나를 숨쉬게 하는 것들
김혜나 지음 / 판미동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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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응원해주고 싶은 저자의 숨쉬기

 

 

나는 저자를 응원하고 싶다.

 

책이 좋은가 어떤가는 책중에 등장하는 인물- 주인공 또는 저자 - 에게 얼마만큼 감정이입이 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 감정이입의 정도가 크면 클수록, 책에 대한 몰입도는 높아지고, 책에 대한 애착이 높아진다. 그러면 책 중의 주인공과 공감하며 그와 같이 책 속에서 활동하게 된다. 그가 아프면 나도 아픈 것 같고, 그가 힘들면 가서 도와주고 싶고, 그가 환호하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현상. 그런 현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나타났으니, 이 책은 그래서 일단 합격점이었다.

 

그 정도는 책 중반을 넘어서자, 임계점에 달했다.

그래서 156쪽의 불쾌한 요가학원에 이르러서는, 뭐 이런 학원이 다 있어? 하면서 저자와 같이 그 학원을 같이 빠져나오는 기분도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 저자의 태도가 바뀌고, 그 학원에서 드디어 숨쉬기를 시작했을 때에는 나도 그 학원을 다녀보고 싶은 마음까지 들 정도였다.

 

그래서 드디어 저자가 숨쉬기 -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를 시작했을 때 나의 가슴을 꽉 막고 있던 - 저자의 풀리지 않는 상황처럼 - 가슴이 뻥 뚫리고, 그의 상쾌함에 나도 동참하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주제 - 요가 -를 전혀 모르는 문외한이 읽으면서도 그런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게 읽혀지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저자의 글솜씨 - 그래서 소설가?- 도 물론 한 몫을 하지만 그것보다는 저자의 솔직성과 젠 체 하지 않는 성격 덕분이라도 하는게 더 적절할 것 같다.

 

요가의 효과, 두 가지만

 

요가에 대해 문외한이라 이 책에 주요 주제로 등장하는 요가에 대해 언급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저자를 따라가면서 들은 이야기로는, 요가의 효과가 대단한데 다음 두가지만 언급하고 싶다. 이것은 저자의 깨알같은 유모어 구사 덕분에 주차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요가의 효과이니, 특별한 기록이 필요할 듯 해서, 기록에 남기고 싶은 것이다.,

 

마트나 백화점에 차를 주차해 놓고는 어디에 세워 뒀는지 몰라 한참을 헤매는 등 건망증이 무척 심했던 분이 요가를 하면서부터 건망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고 한다. (217)

 

주차된 차량을 몸으로 밀어 옮길 때 혼자서는 할 수가 없어서 항상 남편의 도움을 받던 분이 어느 날부터인가는 자기 혼자 힘으로 충분히 그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217)

 

드디어 숨을 쉬다.

 

숨을 쉬었다. 저자가. 이렇게 기쁠 수가!1

뭐 막혔던 숨을 쉬었다는 것이 아니다. 요가에서 말하는 숨을 제대로 쉬었다는 말이다.

 

나도 이 부분, 저자가 숨쉬는 것에 대하여 요가강사 - 남자, 새로 등록한 학원의 남자 강사- 로부터 숨쉬기에 대해 질책을 받으면서 애닳아 하는 것을 읽으면서, 뭐 그리 유난을떨까, 하면서 나도 저자와 같이 덩달아 떨더름해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 강사의 말을 하나 둘씩 듣다 보니점점 납득이 되는 것이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말을 들어보자.

 

<여러분이 살아있는 것은 생명이 있기 때문이죠. 숨이 멈추면 생명도 더 이상 유지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은 을 쉬고 있다는 증거이고요. 그런데 현대인들은 대부분 스트레스와 화 때문에 숨을 잘 쉬지 못합니다.>(200)

 

듣고 보니 백번 맞는 말이었다. 숨쉬기, 누가 제대로 한번 살펴본 적이 있던가? 그냥 숨이 붙어있으면 쉬는게 숨이지, 뭐 별 다른 방법으로 숨을 쉬어야 하나, 하는 생각으로 그냥 지나쳐 버린 숨쉬기.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니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느낌, 가능한 일인가?

<내가 움직여 숨을 쉬고 있는 게 아니라, 숨이 나를 움직이고 있는 이 순간. 마침내 숨이 가득차 오르다가 저절로 멈추는 상태가 되었을 때에는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더 이상 를 가두는 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200)

 

이 글을 읽는 동안에, 저자의 길을 따라 같이 왔기에 이 말이 의미하는 바가, 비록 내 몸은 그렇게 못할지라도 충분히 글의 내용이 이해되었다. 그렇겠다. 맞겠다, 하는 식으로 말이다.

 

 

저자의 간난고초(艱難苦楚) 극복에 박수를

 

이 책은 저자가 치열하게 해온 구도의 궤적을 기록한 책이다.

대개의 경우 구도의 궤적을 기록한 책들은 너무 주관에 치우쳐, 독자들의 지지를 - 매니아를 제외하고 - 받기 어려운 법이다. 이 책 역시 요가를 주제로 한 저자의 체험을 기록하고 있기에 그런 책 중의 하나로 여겨질 것이다. 하여 요가에 대하여 관심이 있다거나, 요가를 잘 아는 독자들은 호감을 가지고 대할 것이나, 요가에 대하여 전혀 지식이 없는 문외한 중의 문외한인 나같은 사람은 선뜻 손에 잡기가 어려운 책일 것이다.

 

그러니 이런 각오를 하고 읽기 시작한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내가 이 책을 다 읽어낼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그저 요가의 자세 - 책 중에 삽입되어 있는 요가의 자세설명 - 나 심심풀이조로 읽어본다, 셈치자.

 

그런데 그런 생각은 1, 청춘, 뚱뚱한 몸, 고단한 마음에서 깨져 나갔다.

이건 단순한 요가 책이 아니구나, 고단한 시간을 보내는 청춘의 이야기다. 그런데 그 청춘의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게 들려왔다. 요즈음 별 볼 일 없는 청춘이 얼마나 많은가, 그중에서도 뚱보라면 그래서 외모부터 비호감이라고 여겨진다면, 그 인생은 청춘은 청춘이로되, 이미 한 물간 인생 취급받는 것이 아닌가? 내 생각이 아니고 요즘 세상인심이 그렇게 돌아간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책, 그렇게 시작하더니,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저자는 인생살이의 속살을 낱낱이 보여주면서, 간난고초(艱難苦楚)를 극복했노라고 기록을 하고 있지 않는가? 그것도 어떠한 우연이나, 요행수 하나없이 그저 순수하게 저자의 그 치열함으로! 그러니, 이 책이 맘에 드는 것이다. 저자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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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치유력 셰익스피어 인문학 - 셰익스피어, 삶의 무대에서 치유의 깃발을 올리다
최용훈 지음 / 페르소나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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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익스피어에게 인생의 길을 묻다.

 

이 책의 가치는 두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인생의 길을 보여주는 인문학

 

첫번 째는 저자가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인문학적으로 고찰함으로서 뽑아낸 우리 인간의 모습, 그리고 인간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들 수 있겠다.

 

저자는 먼저 우리가 세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읽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왜 세익스피어를 읽는가?

그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추구해 온 영원한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j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을 우리는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통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그 해답이 든 상자를 열 열쇠를 손에 쥐게 될 것이다.> (머리말 중에서)

 

그 해답이 든 상자를 열 열쇠,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 열쇠를 손에 쥔 기분이다.

물론 판도라의 상자 속에는 이미 모든 것은 빠져나가고 이제 남은 것은 오직 희망만이니, 그 희망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그 상자를 마져 열어보는 것, 또한 좋지 아니한가?

 

그렇게 이 책은 인생에 대한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을 세익스피어의 작품 속에서 찾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저자는 그런 것을 샅샅이 찾아내어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으니, 저자의 안목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저자는 연이어 말한다.

<우리가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통해 현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조의 영역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는 것은 그가 우리의 열망, 결함, 희망, 사랑, 동경을 통찰력 있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머리말 중에서)

 

저자는 세익스피어의 작품 속에서 그가 뽑아낸 것들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그를 통해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 우리의 내면을 탐색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세익스피어의 위대함을 시대를 초월한 보편성과 현대성에서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의 작품들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며, 인간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해석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10)

 

결국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통하여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고, 우리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열쇠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게 인문학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으니, 저자는 인문학적으로 세익스피어를 훌륭하게 분석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인생의 길을 보여주는 세익스피어

 

그런 성찰이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이 책의 독특한 구조 덕분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게 바로 이 책의 두 번째 가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세익스피어의 작품 중 20개를 소개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이 이루어져 있다.

 

1. 시놉시스 : 작품 줄거리와 주요 포인트 해설

2. 리뷰: 작품배경, 주제설명, 인간과 세상에 관한 세익스피어의 철학을 현대적 관점에서 분석해 놓음

3. 쿼테이션 : 명대사 인용문

- 작품속 명대사에 따른 주된 관점 재조명

- 내용별 주제에 따른 관련 대사 해설.

 

이런 식으로 서술하고 있는데이런 소개글을 통하여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개관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다면, 세익스피어에 대하여 상식적 수준의 지식만 가진 독자들일지라도 세익스피어와 그의 작품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저자의 의도를 따라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그 작품 속에서 저자가 말한 것과 같은 인문학적 성찰을 하고 있는 자기를 발견하게 되며, 인간에 대한 이해가 달라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세익스피어가 말한다 -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

 

또한 여기에서 우리가 지금껏 금언 정도로 들어 알고 있던 훌륭한 발언들이 세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비롯된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

- 햄릿이 그의 어머니에게 한 말. (16)

 

은혜를 모르는 자식을 두는 것은 독사의 이빨에 물리는 것보다 더 아프다!”

- 리어왕의 독백 (38)

 

내가 누구인지 말 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 리어왕의 독백 (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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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시간 - 인문학자 한귀은이 들여다본 성장하는 여자들의 이야기와 그림
한귀은 지음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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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그녀의 시간’ VS. 다가올 그녀의 시간

 

이 책은 내가 읽었던 <모든 순간의 인문학>의 저자인 한귀은 교수가 쓴 새로운 책이다. 그 책에서 롤랑 바르트의 스투디움푼크툼에 대해 처음 들었기 때문에 기억이 남았었는데, 그래서 저자의 책이 나온다는 말에 서슴없이 망설이지 않고 읽기로 했다.

 

바람없이 비가 내리는 토요일 오전, 이란 말로 시작되는 이 책을 바람없이, 그러나 비가 내리지 않는 토요일 오후에 받아서, 읽었다. 읽기 시작한 것이 오후 3시경, 다 읽은 것은 저녁 7시 조금 넘어. 다 읽고 tv를 켜니 <불후의 명곡>, 김수철이 레전드로 나와 있는 프로그램이 거의 끝나고 있었다.

 

그러니까, 약 네 시간 동안 나는 7편의 그녀의 시간을 읽은 셈이다. 일곱 명의 시간이니까. ‘그녀들의 시간이라고 해야 할 듯 하다.

 

헌팅을 망봐주는 마음 VS. ‘헌팅을 지지하는 마음

 

먼저 첫 번째 이야기, 헌팅을 읽었다.

백화점에 물건을 헌팅하러 간 여자, 명은의 이야기다. 백화점으로 헌팅을 하러가니, 물건을 사냥하러 간다는 것이다, 타겟이 되는 물건은 주로 옷가지. 기간제 교사인 명은이 옷 때문에 겪은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옷을 마련하려고 하는데, 그 방법이 바로 백화점으로 가서 헌팅하는 것이다.

 

나는 헌팅이란 말을 생각하기를, 물건을 사러가는 것을, 머리 속에 생각한 것을 목표로 하여 구입하는 것이니 헌팅이라 하는가 보다, 라고 생각하고 읽었다. 언제까지?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 화자가 명은의 친구인 지수를 언급하면서, 지수가 백화점에서 저렇게 옷이 많은데, 우리가 저것들 중에 하나쯤 그냥 가져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하는 데까지 그렇게 평범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지수의 말을 옮긴 그 말이 그냥 한 말이 아닐텐데, 아니나 다를까, 그 뒤로부터 전개된 상황은 백화점에서 헌팅한다는 말은 옷을 훔쳐 온다는 말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그녀를 따라가면서, 제발 이 어찌 보면 철없는 여인의 행동이 그냥 해프닝으로 끝나기를, 그래서 비록 옷을 훔치더라도 그냥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백화점을 빠져나가기를 소망하며 읽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저자는 명은을 기어코 점원의 촉수에 걸리게끔 하고 말았다.

옷을 한 벌 훔쳐 백에 집어넣고 나오는 명은을 점원이 불러 세운다.

손님, 혹시 스커트 두장 들고 피팅룸에 들어가지 않으셨어요?”(39)

 

그런 시간, 그녀의 시간은 얼마만큼의 속도로 흘러가고 있었을까?

내가 그 부분을 읽고 넘어가는 그 시간보다는 분명 더디게 흘러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입술은 빠짝 말라붙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간은 다행히도 무사히 흘러가 명은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니, 돌아가는 지하철을 타게 된다.

 

거기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옷을 훔쳐 넣은 가방에 들어 있던 지갑을 소매치기 당한 것.

그래서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말로 끝을 맺는다.

<지키지 못한 것은 지갑만이 아니었다. 명은은 이미 자기 자신을 내던졌는지도 모른다. 차창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유령같은 자신의 모습이 얼룩져 있었다, 명은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얼굴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내는 일이었다,>(43-44)

 

이 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커멘트가 에필로그에 나와 있는데, 명은의 헌팅을 우리가 망봐주고 있었다는 사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러한 명은의 이야기를 필두로 하여 그녀의 시간들은 이어진다.

 

그림은 이야기를 그려낸다

 

그런데 이야기의 중간 중간에 그림과 그 그림에 대한 간단한 해설을 붙여 놓았다. 그림은 왜 삽입했을까? 물론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그림을 곁들이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혀 놓았다.

 

<글을 쓰면서 인문학자로서 그녀들의 삶에 덧붙이고 싶은 조언이 있었다. 그것을 그림과 그림에 대한 주석으로 담았다.>(9)

 

그렇게 프롤로그에서 그림을 곁들이는 저자의 의도를 분명 알고 시작헀는데, 128쪽까지는 글을 읽고, 또 거기에 곁들인 그림들, 그에 대한 해석들을 읽어가면서도 그 그림과 그런 주석들의 의미가 와 닿지 않았었다.

 

세 번째 이야기 <지금은 별거중>가 끝나는 지점에, 예의 그림이 한점 실려 있었다. 헨리 워카가 그린 <윌리엄 에반스 부인과 그의 아들>.

 

저자는 그 그림에 다음과 같은 주석을 붙여 놓았다. 일부만 소개한다.

<그러니까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엄마 스스로가 성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진숙씨는 언젠가 그 성장의 힘으로 진정한 사랑을 만날 것이다. 진숙씨의 삶은 유예된 모라토리움이 아니다, 아이와의 진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 주석을 읽고나서야, 그 말이 단순히 그림을 해석하는데서 벗어나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지숙씨에 대한 코멘트인 줄 알게 되었다. 저자가 말한 것이 그제야 다가오게 된 것이다.

 

인문학자로서 그녀들의 삶에 덧붙이고 싶은 조언’, 그것이 일곱 편의 이야기들을 새롭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래서 그 이야기들은 비록 이야기 - 겪은 이야기, 들은 이야기, 거기에 덧붙여서 그녀들이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지만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던 것들까지 지만, 이야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가 흐르고 살이 있는 삶의 궤적으로,  구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밑줄 긋고 싶은 아포리즘

 

<우울증이란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이다. 세상을 향한 분노가 자기 자신을 향하는 이유는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오직 자기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18)

 

<뭐든 묵직하게 잡았던 것을 놓치면 마음이 서늘해지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그것이 오랜 사랑이건, 지겨운 관계건.>(56)

 

<모녀가 슬픔을 함께 한다는 것은 각자의 삶이 아니라 하나의 삶을 같이 산다는 의미다>(66)

 

<사랑이 지속되는 이유는 사랑 자체가 지속되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가 늘 자신을 지켜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73)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내면의 나현실의 나사이의 소통이 끊어지면서 생긴다.>(93)

 

<정말 예쁜 여자들은 다 조금씩 죄를 짓고 있을지도 모른다. 남자들을 유혹하고, 남자들을 절망에 빠트리고, 그 남자의 여자를 우울하게 만들고.>(252)

 

<‘성공이 아니라 성장하려면 자신을 풀어주어야 한다.>(281)

 

다가올 그녀의 시간에는

 

이렇게 아포리즘이 될만한 문장들에 밑줄을 긋다보니, 그 대부분이 마음의 상처와 관련된 것임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저자는 그녀의 시간’들에 상처가 가득한 것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가슴아프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들과, 그 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커멘트인 그림들은 저자의 마음을, 그렇게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그녀의 시간은 상처받은 시간이라는 것, 그 상처를 이겨내기 위하여 애쓰고 애쓴 시간이라는 것. 그래서 이제 그녀들에게 남은 시간은 그 상처가 아물고 더 이상 상처받지 않는 평온한 시간으로 채워지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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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아키코 사계 시리즈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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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기를 잘했다고 느끼는 기쁨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문장을 찾았다. 249쪽이다

네기시가 말한다, 아키코가 저녁 식사 자리에 어떤 옷을 입고 갈 것이냐고 물으니 대답한 말이다.

그냥 보통으로 입고 와

그 말에 아키코가 속으로 생각한다. ‘그냥 보통으로?’

이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그게 가장 어렵다고요.“

 

보통인 듯 아닌 듯, 하지만 보통을 넘어서는 책

 

그 말을 아주 훌륭하게 보여준 책이 바로 이 책 이츠키 히로유키의 소설, <사계 아키코>이다.이 책 문자 그대로 보통이다. 그러나 보통으로 자리매김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속에는 아무것도 없으면서 겉으로는 마치 뭐가 대단한 것이 들어있는 것처럼 치장하는게 세상살이의 지혜인데, 이 책은 전혀 그게 아니다. 그러니 이게 보통이고, 더 나아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 역시 그렇다. 그게 가장 어려운 것이다.

 

아 책에는 주인공 아키코와 더불어 그의 자매 3, 그러니까 네 자매가 등장한다.

네 자매의 이름에 대하여는 일본어의 사계(四季) - (하루) 여름(나츠) 가을(아키) 겨울(후유)- 에 각각 자()를 붙여서, 하루코, 나츠코, 아키꼬, 후유코로 이름을 지은 것이다.

 

이 소설의 줄거리를 잠깐 살펴보자. 스포일러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해당출판사의 책 소개에 삽입된 줄거리를 잠시 인용해 본다.

 

<어릴 때부터 공부하는 걸 좋아해서 노상 책만 들여다보았던 아키코. 그녀는 몇십 대 일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립대학 의학부에 입학하지만, 학내 개혁운동을 하다가 공무집행 방해죄로 교도소에 들어간다. 결국 의학부를 그만두고 환경보호 운동에 종사하며 작은 잡지를 발행했지만 혼자 감당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투쟁의 동지이자 옛 연인이기도 한 료스케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설득한다. 그러나 료스케는 그녀의 제의를 거절하고 현실을 바꾸려면 큰 힘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그녀는 료스케의 소개로 환경운동가들이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공격하는 보수 진영의 네기시 의원을 만나 그의 비서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 정치 세계에 뛰어들고 혹독한 현실과 맞서며 고뇌한다.

 

곧게 뻗은 붓꽃의 꽃대를 바라보면, 올곧은 성품을 가진 아키코가 떠오른다. 성공보다는 꿈, 이익보다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 세계로 발을 들이는 아키코. 그녀는 과연 무소속 시민연합의 추천으로 입후보하게 된 후쿠오카의 중의원 의원 보궐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인간은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살지 않아도 괜찮아.

 

네 자매의 인생이 이처럼 재미있게 그려줄 줄이야? 네 자매는 각자의 영역에서 나름대로 살아가면서,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도와주면서 인생의 길을 걸어간다. 그런데 그 살아가는 방식이 다 같지 않다. 그러니 작품 속의 이 말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설인 것이다.

 

<인간은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살지 않아도 괜찮아.>(376)

 

정곡을 찌르는 말의 힘

 

이 작가의 글은 처음 접하는 것이지만, 글에 힘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사람의 정곡을 찌르는 말을 도처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문명이니 역사라는 말을 언급할 때, 거기에는 뭔가 겉도는 듯한 빤한 느낌이 따라붙는다.>(297)

 

이 말이 누구에게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 책 읽는 동안 신선한 충격을 맛보았다.

(‘신선한 충격’. 이런 말, 뭔가 겉도는 듯한 기분! 그런 것을 깨닫게 되다니! 그래서 이 책이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조금 더 인용해보자.

<하루 하루 우리가 먹는 것이며 입는 것, 삶의 디테일, 그런 것을 이야기할 때는 모두들 한결같이 현실감이 있지만, 관념적인 말이 대화에 섞이면 그 즉시 얄팍한 겉핥기 식의 말을 하는게 보통사람들이다.>(297)

 

아키코에게, 그녀의 결정에 뜨거운 박수를!

 

사계(四季) 시리즈의 다른 책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제목이 아키코인만큼 아키코가 주인공이겠다 싶었는데 실상은 네 자매가 모두 주인공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어가면서 이 책의 제목의 주인공인 아키코에 유독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질 때에는 더욱더 관심을 가지고 읽어나갔다.

 

이 장면, 네기시 바사후미가 아키코가 저녁을 먹으면서 아키코에게 의원 출마를 다짐하는 장면. 의원출마를 권하는 그 장면에서 과연 그녀의 대답은 무엇일까, 숨죽이며 그녀의 반응을 읽어나갔다. 출마에 대하여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의 생각을 잠시 들어보자.

<이상이나 꿈이라는 것이 얼마나 미덥지 않고 덧없는 것인지는 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학 때부터 나름대로 정치운동에 참여해 온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그러다가 기성세대가 되면 정반대 방향으로 나가는 동료들에게 나는 아무래도 익숙해 질 수가 없더군요. 오히려 나는 학생 때보다 이상이나 꿈에 한층 더 마음이 끌립니다. 하지만 현재의 정치계는 그런 것이 용납될 만한 무대가 아니예요.>(309)

 

여기까지 읽다가 숨을 훅 들이켰다, 아키코가 진흙탕에 뛰어들려는가 보다, 하는 안타까움으로. 그러나 그녀의 말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키코는 한 마디 한 마디 곱씹듯이 말을 이었다.

그야말로 유치한 이상에 젖은 젊은이라고 비웃으실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는 제 2 인생을 철처히 유치하게 공상적으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309)

 

이 부분에서 나는 보이지 않을 손을 들어 들리지 않을 박수를 보냈다.

그래서 이런 그녀의 말을 들은 네기시 바사후미가 말한 것이 바로 내가 할 말이었다.

<학생 때보다 더 어린아이 같은 이상과 꿈을 좇으려고 하는 사람을 자네가 처음이야.> (310)

 

살아있기를 잘했다고 느끼는 기쁨

 

나츠코에게 후유코가 보낸 편지의 일부에서 작가가 이 책을 통하여 말하려는 것을 발견했다.

<나츠코 언니 나는 지금 정말 살아있기를 잘했다고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어. 이렇게 영원의 시간과 무한한 공간이 교차하는 세계적인 도시의 한 귀퉁이에서 소녀시절부터 동경해왔던 보스호라스 해협의 저녁 노을을 바라보고 있다니,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야.>(283-284)

 

살아있다는 것. 사람이 목숨이 붙어있는 한, 다 살아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더군다나 살아있기를 잘했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일생에 걸쳐 몇 번이나 되겠는가?

 

이 책에서 저자는 네 자매의 이야기를 통하여 살아있는 것을 깨닫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말하고 있다. 후유코는 그 것을 느끼게 된 것, 얼마나 귀한 일인가? 다른 세 자매 역시 각자의 삶 속에서 그런 순간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도 같은 순간을 느껴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 후유코의 다음과 같은 말로 이 소설이 끝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살아있어, 라고 후유코는 생각했다.>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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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와의 대화 - 하버드 의대교수 앨런 로퍼의
앨런 로퍼 & 브라이언 버렐 지음, 이유경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오늘은 어떤 환자들이 있나?”

 

이 책, <두뇌와의 대화>는 하바드 의과대학 교수이면서 보스톤에 위치한 브리검 여성병원의 신경과학부 임상의인 앨런 로피와 저술가인 브라이언 버렐이 쓴 책이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주로 앨런 로피의 임상 사례를 중심으로 하여 신경관련 증세를 앓고 있는 환자들을 어떻게 치료하고 있는가를 기록하고 있다.

 

토끼굴에서 꺼내오기

 

이 책의 원제는 <Reaching down the rabbit hole>인데, 이것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따온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첫 장의 소제목이 'Down the rabbit hole'인데 이 책의 저자는 그 말을 차용하여 이 책의 제목으로 정한 것이다.

 

그럼 이 책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서 이 책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토끼굴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그 관련성은 저자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한데서 찾을 수 있다.

<우리 환자들 각각은 모두 사실상 구멍에 빠졌고, 그들을 다시 꺼내주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33)

 

조금 더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토끼 굴로 뛰어들어 모든 것이 겉보기와 다르고 모든 것이 바깥 세상과는 관련이 없는 이상한 영역으로 들어간다>

 

바로 그 이상한 영역이 위에서 말한 토끼 굴이다.

 

<그 곳은, 붉은 여왕이 앨리스에게 말하듯이, 아침 식사 전 여섯 가지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다고 각오를 하면 도움이 되는 곳이다.>

 

그러니 저자가 마주칠 환자들은 모두다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의 토끼 굴에 들어간 것처럼 그러한 곳에 빠져 있는 셈이다. 그런데 저자는 앨리스에게 말한 붉은 여왕의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그것과는 다른 각오를 비치고 있다.

 

<여왕과 달리 나는 아침 식사 전에 여섯 가지 불가능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도 각오를 할 필요가 없다. 어느 날이든 점심 식사 전에 최소한 여섯 가지 믿기 힘든 일과 마주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33)

 

이미 그런 일을 많이 보기 때문에 굳이 각오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대처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저자만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말이다.

 

그의 환자들 - 토끼 굴을 들여다 보니

 

이제 그 각각 사례별로 대응하는 것을 살펴보기로 하자.

 

횡설수설하기 시작한 야구선수, 빈센트 탈마.

갑자기 정신병자가 된 대학생, 신디 송. 이 케이스는 그녀의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더욱 안타까웠다.

그 외에도 이 책에는 많은 사례들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는 어떻게 그런 증상에 대처하는가?

 

그는 담담하게 말한다.

'아픈 뇌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그에 대한 유일한 해답은 환자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사례별로 대응하는 것이다.'(15쪽)

 

신디 송의 경우만 살펴보자.

그녀는 환시를 보고, 이에 대응하는 것처럼 몸부림치기 시작했으며 길길이 뛰는 증세를 보여 입원하게 되었다.

 

그런 환자를 보고 저자는 다음과 같이 레지던트에게 질문한다.

광견병에 걸린 것처럼 침을 흘리고 있나요?”

답은 이렇다. “, 마치 개처럼요

 

그런 대답을 듣고 저자는 난소성 기형종인 것으로 판단하고 난소를 제거한다.

그로부터 며칠 안에 그녀의 병은 치유되었다. (41)

 

질서를 잃은 뇌를 다시 질서의 세계로

 

질서를 잃은 뇌’(374)라고 그는 증상들을 표현한다. 그는 그러한 무질서의 세계로 편입된 많은 환자들의 뇌를 다시 질서의 세계로 이동시키기 위하여 애를 쓴다.

 

그런 결과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어떻게 끝나는가?’

 

그 말은 자기의 일이 어떻게 될 것인가, 자문하는 것이다.

이 질문을 듣는 - 실제로 독자들은 이 질문을 읽는다’ - 독자들은 무엇을 기대할까?

의사로서 어느 만큼의 일을 해 왔으니, 중간 결산 정도는 하겠거니, 그래서 거기에다가 어떤 다짐도 덧붙일만도 한데, 그렇게 하는 대신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끝나지 않는다.”(23)

 

그의 일은 끊임이 없이 진행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토끼 굴에 빠질 것이니 그의 일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앞에 오는 환자들을 그는 이렇게 진단할 것이다. 연이어서!

 

당신의 뇌에 종양이 있어요.”

당신은 운동 뉴런증이예요.”

당신은 파킨슨 병이예요.”

당신은 방금 회복될 수 없는 뇌졸중을 일으켰습니다.”

 

우리 문외한들이 생각하기에는 그렇게 진단이 되는 신경 관련 병들이 무섭고 힘들 것 같지만 다음과 같은 그의 말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나, 그의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환자들을 안심시키는 말이 될 것이다.

 

오늘은 어떤 환자들이 있나?”

 

그 말 속에는 환자들의 가장 깊은 걱정을 보살펴주는 그의 든든한 손(374)길이 들어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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