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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손잡은 영어 공부 3 - 영어 단어를 통해 정치·사회·문화·역사·상식을 배운다 ㅣ 인문학과 손잡은 영어 공부 3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5월
평점 :
인문학과 손잡은 영어 공부 3
공부하는 책이다. 영어 공부를 다시 한다.
예전에 한창 열심히 했던 영어, 이제 다시 하게 되는데 예전과는 뭐가 다를까?
이 책으로 하는 영어 공부, 몇 가지 이점이 있다.
먼저 인생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을 배운다.
이건 영어와는 상관없다, 별도의 일이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단순 노출 효과, 친숙성 원리, 에펠탑 효과, 단순 친숙 효과. (4-5쪽)
비슷한 의미를 가진 개념들이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고, 또한 그 유래가 다르다.
그런데 그런 말들을 함축한 시가 있으니, 바로 영국 시인 알렉산더 포프의 다음과 같은 시다.
악덕은 소름 끼치는 자태의 괴물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증오하게 돼.
그러나 종종 보게 되고 그 얼굴에 친숙해지면
우리는 먼저 참고 다음엔 연민의 정을 느끼고 그 다음엔 포옹하게 된다.
그러니, 위의 네 가지 개념들이 우리에게 다가올 때에는, 그 대상이 어떤 것인지 철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잘 못하면 심지어 악덕까지도 허용하게 될지 모르니까 말이다.
그 다음에 영어를 새롭게 만나다.
학창 시절에 수험용으로 갈고 닦았던 영어, 실생활에서 쓰지 않으니 녹이 슨지 오래 되었다.
그래서 다시 꺼내 갈고 닦아야하는데, 마침 이 책이 아주 좋은 기회가 된다.
해서 이런 배움 얻는다.
information 앞에 이런 게 붙으면? (187쪽)
mis – 오보, 잘못된 정보
dis – 반대되는, 역방향의 : 따라서 일부러 속이기 위해 흘리는 엉뚱한 정보.
정부 기관에서 어떤 목적을 위하여 허위 정보를 유포한다면, 그게 바로 disinformation이다.
office에 있으면서 이런 뜻도 몰랐다니!
office는 사무실을 의미한다. 그런데 다른 뜻이 있는데, 이런 뜻을 가진 Office는 난생 처음이다.
It is our office to teach now to solve the problem. (237쪽)
이 때 office 는 어떤 뜻으로 쓰였을까?
임무, 직책이란 뜻이다,
그 문제의 해결법을 가르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이런 아포리즘
If you’re having fun, you’re learning . (75쪽)
Every nation has the government that it deserves. (249쪽)
각 나라는 누릴 자격이 있는 수준의 정부를 갖는다.
이런 경구를 읽다보면, 우리의 정부는 어떤가를 자연히 떠올리게 된다.
그러면 이런 말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The duty of a patriot is to protect his country from its government. (248쪽)
country 와 government 가 서로 충돌할 때, 애국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미국 독립전쟁 당시 미국 독립전쟁의 당위성을 역설한 『상식(Common sense)』의 저자 토마스 페인이 한 말이니, 그 의미가 정곡을 찌르는 바가 있다.
그래서 미국의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이 한 다음과 같은 말은 당연한 말이지만 새삼 새겨볼 말이기도 하다.
The care of human life and happiness, and not their destruction, is the first and only legitimate object of good government. (249쪽)
혹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사람에게는 이런 말이 아주 유용하다.
Everyone thinks of changing the world, but no one thinks of changing himself.(143쪽)
모든 사람이 세상을 바꿀 생각을 하지만 자신을 바꾸려고 하진 않는다.
백번 맞는 말이다.
그래서 이 말에 덧붙일 말들이 많이 등장한다.
Be the change you want to see in the world. (143쪽)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세상이 어떤 식으로 변하기를 바란다면 스스로 그렇게 변하라.
그러면 당연히 변화하기를 바라고, 그런 방향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이때 문제되는 것이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이다. 그래서 선택에 대한 말을 찾아보니, 여기 나온다.
I am not what happened to me. I am what I choose to become. (137쪽)
칼 융의 말이다.
나 자신은 나에게 일어난 사건들의 총합이 아니다. 나는 내가 되고 싶어 선택해온 존재다.
그러니 변화하고 싶다면,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의지에 좌우되는 것이 최고의 불행이다.”
- 기원전 1세기 시리아 출신의 로마 작가인 푸블릴리우스 시루스. (166쪽)
이 말을 영어로 읽어보면 이렇다.
The height of misery is to depend on another’s will.
이런 사건, 인물도 알게 된다.
고대 로마의 정치인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AD 23- 79)
그는 베수비오 화산의 분출을 직접 목격하고 싶어 화산에 너무 바짝 다가간 결과, 죽고 말았다. (166쪽)
얼마전 해외 토픽 기사에 화산 분화구 근처에서 인생샷을 남기려다 죽은 사람 기사가 있었는데, 그런 사람이 옛날에도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말, 새겨둘 필요가 있다.
인식의 공유에 대하여 (191쪽)
인식의 공유(shared information)에는 3단계가 있다.
첫째 단계는 모두다 무엇인가를 아는 단계.
둘째 단계는 모두가 알고 있음을 모두가 아는 단계.
셋째 단계는 모두가 알고 있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아는 단계.
언뜻 들으면 말장난 같지만 자세히 음미해보면 그 안에 실상과 진리가 보인다.
아쉬운 점이 있다.
이 책은 수많은 글들의 인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그런 인용문의 근거를 미주에 친절하게 밝혀놓고 있다.
그렇게 인용구를 밝혀놓는 작업 또한 대단한 노력을 한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런데 이런 인용구 표시는 어떤가?
He is dangerous who has nothing to loose. (104쪽)
잃을 게 없는 사람은 위험하다.
이 말은 괴테의 말이라 한다. 저자는 그 말에 미주 번호를 36이라 적어 놓았다.
그래서 미주에 괴테가 어떤 책에 그렇게 말했다고 한 그 책을 밝혀놓을 줄 알고 미주를 보니, 다음과 같았다.
Leonard Roy Frank, ed., 『Quotationary』 (New York: Random House, 2010, p.465
264쪽에 표기된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인용구를 인용한 출처가 『Quotationary』 라는 말인가?
또 있다.
A light heart lives long. (30쪽)
걱정이 없어야 오래 산다.
셰익스피어의 말이라 한다. 거기에 미주 번호가 27이라 써있다.
그랬으니, 당연히 셰익스피어 어떤 작품에 나오는 말이겠지 하면서 미주를 살펴보니 이렇다.
임귀열, 「[임귀열 영어] A light heart lives long. (걱정이 없어야 오래 산다)」, 『한국일보』 2012년 1월 25일. (이 책 256쪽)
저자야 그 출처를 정확하게 밝힌다는 차원에서 인용출처를 표시했겠지만, 과연 그런 식으로 인용문 출처를 아는 게 독자에게 중요한 것일까? 그 대신에 원문이 셰익스피어의 어느 작품에 등장하는 말인지 알려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그 말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사랑의 헛수고』에 나오는 말이다.
Love's Labor's Lost - Act 5, scene 2
KATHARINE
He made her melancholy, sad, and heavy;
And so she died: had she been light, like you,
Of such a merry, nimble, stirring spirit,
She might ha' been a grandam ere she died:
And so may you; for a light heart lives long.
그 말을 우리말 번역은 뭐라 했을까?
밑의 두 줄만 인용한다,
호호 할머니가 될 때까지 살았을 거야.
넌 그렇게 오래 살거야. 가벼워야 오래 살지.
(『사랑의 헛수고』, 지식을만드는지식, 김미예 역, 1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