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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들의 지적 대화 - 세상과 이치를 논하다
완웨이강 지음, 홍민경 옮김 / 정민미디어 / 2024년 11월
평점 :
지식인들의 지적 대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생계를 도모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지식이 아니라 이 시대, 특히 사회와 관련된 지혜와 통찰력이다. (4쪽)
목차에서 저자가 어떤 분야에 과한 통찰력을 전해줄지, 목차를 훑어보자.
PART 01 사회의 법칙
PART 02 교육의 비밀
PART 03 역사의 법칙
PART 04 미래의 퍼즐
그러니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나라의 사회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부터 시작해서 교육 그리고 인류가 거쳐온 발자취인 역사까지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미래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인이다.
중국인이기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사례도 들을 수 있어 좋다. 서양 학자들이 쓴 책을 보면 아시아 쪽 책이나 인물을 거론하지 않는데 비해 중국인이라 중국의 사례도 익숙하게 거론하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서양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장자> (310쪽)
<사기> (310쪽)
<중국 대역사>
<삼국연의> (333쪽)
분구필합 합구필분 (分久必合 合久必分)
고대 중국의 상고시대 (336쪽)
공자 (337쪽)
명나라와 청나라의 역사 (386쪽 이하)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만나는 사항들, 깨닫게 되는 것들이 많다,
몇 가지 적어둔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무엇인가?
도덕과 감정의 유무?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침팬지와 원숭이 역시 감정과 동정심, 심지어 정의감마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312쪽)
도구 사용의 유무?
침팬지 역시 교묘한 방법으로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들은 많이 발견된다.
농업 생산의 유무?
최초로 농업과 목축업을 발명한 생명체는 인간이 아니라 개미였다. (313쪽)
예술의 유무?
침팬지는 낙서같지만 그림을 그린다.
둥지를 짓는 바우어새도 있다.
이런 것으로 보면, 인간은 동물의 세계에서 그리 독특한 존재가 아니다.
언어가 인류에게 가져다 준 발전
언어가 만들어지면서 인간은 비로소 마음속에 생겨나는 생각을 명확히 알게 되었고, 그것이 표현으로 이어지면서 의식적인 도구의 창조가 가능해졌다. (317쪽)
이러한 의문도 우리의 생각을 바꾼다.
휴대전화는 왜 전부 직사각형 모양일까?
이런 의문 가져본 적이 없는데, 이 책에서 비로소 만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싸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만들어야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해서 그런 디자인을 채택한 제품만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329쪽)
내가 들고 있는 휴대전화 역시 직사각형이다. 동그란 원 모양이 아니다.
지도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은?
기술은 역사뿐 아니라 인류의 사고방식도 바꿔놓았다.
예컨대 지도와 시계의 출현은 추상적 사고방식을 갖추게 해주었다. 눈앞에 보이는 실제 장면만 볼 줄 아는 사람에 비해 지도를 볼 줄 아는 사람은 훨씬 고차원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338쪽)
지도가 개발되자 사람들은 추상적인 점과 선을 통해 그동안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공간 구조를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이 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지도가 실생활에서만 유용한 게 아니라, 우리의 사고 체계에도 아주 유용한 도구인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인류 역사상 전쟁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가?
이런 글 읽어보자. 저자의 혜안이 빛나는 대목이다.
컬럼비아대학교의 로버츠 저비스 교수는 1978년에 기술의 발전과 인류 평화에 관한 상당히 흥미로운 이론을 발표한 적이 있다. 그는 역사 속에서 공격성 무기 기술과 방어용 무기 기술이 교대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공격성 무기가 주도권을 잡을 때면 전쟁이 더 빈번하게 일어났고, 방어용 무기가 더 강해지면 전쟁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유럽 역사를 돌아보면 12세기와 13세기에 유럽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성벽을 세웠고 상당히 평화로운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15세기에 대포가 등장하면서 전쟁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16세기에 성형 요새가 만들어지면서 베니스 같은 도시는 거의 난공불락의 땅이 되었고, 유럽은 다시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18세기에 이르러 더 길어진 포관을 장착한 자동화포가 등장하면서 평화는 다시 무너졌다. 무기의 교체와 발전은 제1차와 제2차 세계대전 때 사용한 기관총과 탱크를 거쳐 계속 이어져왔고, 냉전 시대의 궁극적인 방어무기인 핵무기에 대한 공포 때문에 현재까지 평화의 시대가 유지되고 있다. (345쪽)
부디 저비스 교수의 말처럼, 책무기가 방어용으로만 쓰여져, 이 땅에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인간으로 태어나 세상 밖으로 나가 생존하려면 타인의 존재가 필연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고, 그들과의 상호작용은 정해진 규칙의 준수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327쪽)
우리가 변화를 시도하고자 한다면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332쪽)
쉬지 않고 힘껏 달려야 해. 어딘가 다른 데로 가고 싶으면 적어도 그보다 몇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해. (381쪽)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붉은 여왕이 한 말
다시, 이 책은?
진지하다. 이 책은 무척이나 진지하다.
해서 이 책은 열일 제쳐두고 이 책 들고 진지하게 읽어야 한다.
그렇게 읽으면?
이 세상의 흐름을 제대로 알아갈 수 있다.
더하여 생각한다는 것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말 읽어보자.
보통 사람들이 사유할 때 가장 큰 문제점은 감각과 사고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유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고 감정을 표출하는 것에 불과하다. (8쪽)
그저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진지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니컬러스 크리스타키스의 책 <블루프린트>에 대해 이런 평가를 한다.
이 책은 마치 추리소설처럼 논리의 사슬로 여러 실마리를 엮어가며 사유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328쪽)
이 책 <지식인들의 지적 대화>에 대하여 그 말을 그대로 하고 싶다.
이 책은 추리소설처럼 논리의 사슬로 여러 실마리를 엮어가며 사유의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더하여 이런 책들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제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309쪽)
제레드 다이아몬드 <문명의 붕괴> (312쪽)
제레드 다이아몬드 <제3의 침팬지>(312쪽)
데이비드 S. 랜즈 <국가의 부와 빈곤> (3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