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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는 기술 - 영혼의 고귀함,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경이로움에 관한 고찰
롭 리멘 지음, 김현지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4년 8월
평점 :
인간이 되는 기술
저자는 이 책의 제목 『인간이 되는 기술』에 부제를 이렇게 덧붙이고 있다.
<영혼의 고귀함,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경이로움에 관한 고찰>
그래서 다음과 같은 공식이 성립된다.
인간의 모습 + 영혼의 고귀함 = 진정한 인간
저자가 말하는 영혼의 고귀함을 덧붙이기 위해 저자가 고찰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 고찰; 전쟁에서 배우는 삶- 니체의 편지
두 번째 고찰; 어리석음과 거짓에 대하여
세 번째 고찰; 용기와 연민에 대하여
네 번째 고찰; 불안과 몽상
첫 번째 고찰; 전쟁에서 배우는 삶- 니체의 편지
글을 읽는 독자들은 니체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인생에 대한 묵직한 성찰이 들어있는 편지다. 물론 그 편지는 니체가 직접 쓴 것은 아니다. 저자가 니체로 빙의해서 쓴 것이다.
내가 아니라 니체에게 질문을 보냈다면, 타고났으면서도 경험이 풍부한 교사인 그는 그들의 질문에 나의 답변처럼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 답하지 않고 대신 이렇게 보냈을 것 같다. (29쪽)
그런 니체 명의의 편지와 함께 저자는 편지를 보낸다.
그안에 그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꺼낸다. 전쟁, 그러니까 2차 대전중 인도네시아 자바에 있던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 할머니, 이모들과 갇혀있었던 어머니 이야기다.
그 어머니로부터 저자는 인간이 되는 기술을 전해듣는다. 어머니가 경험한 인간이 되는 기술, 글로 책으로 배운 기술이 아니라, 실제 체험으로 배운 기술이다.
즉 첫 번째 고찰은 어머니를 통해 듣는, 전쟁을 삶의 배움터로 보는 고찰이다.
자유는 물론 음식, 건강, 정의, 삶조차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 안 돼.
이 모든 게 얼마나 가치 있고, 또한 잃기 쉬운지를 자각하는 게 인간이 되는 기술인 것이다.
저자의 이모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68쪽)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69쪽)
너희는 자신의 타고남을 숙고해야 한다.
짐승처럼 살고자 태어난 것이 아니라
덕과 양심을 추구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두 번째 고찰; 어리석음과 거짓에 대하여
두 번째 고찰은 어리석음과 거짓을 극복하려는 고찰이다.
이 부분은 특히 읽어볼만하다.
저자는 수많은 지식인들, 그들이 1차대전과 2차 대전을 겪으면서 어떤 생각을, 어떤 일을 했는지를 살피고 있다
여기 등장하는 지식인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시대와 갈등하거나 친밀하거나 하는 등의 활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어리석었던 사람들과 그 반면에 그 어리석음을 자아냈던 거짓을 극복하려했던 지식인들을 만날 수 있다.
세 번째 고찰; 용기와 연민에 대하여
세 번째 고찰의 대상은 에밀 졸라다.
드레퓌스 사건과 관련하여 에밀 졸라가 쓴 큰 반향을 일으켰던 <나는 고발한다>를 집중 고찰하고 있다.
에밀 졸라는 지식인이다. 그는 지식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했다.
저자는 여기서 지식인이라는 개념을 먼저 살펴보고 있는데, 거기에는 당시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가 개입되어 있다.
당시 지식인이라는 말은 이미 존재했다. 당시 파리에서 활동하던 투르게네프는 19세기 후반에 이미 지식인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215쪽)
이런 기록,
지식인들은 진리와 정의라는 보편적인 도덕적 가치의 보호자이자 수호자로서, 인류와 세계의 운명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 (216쪽)
네 번째 고찰; 불안과 몽상
네 번째 고찰은 인간의 창조력과 진정한 사랑을 통한 불안으로부터의 구원에 대한 고찰이다.
사실 이 네 번째 고찰은 조금 의아하다.
글을 누가 썼는지 그 주체가 조금 아리송하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출처>를 보니, Olga Freienberg 와 Boris pasternak가 출처로 표시되어 있는데, 본문에는 정확하게 누가 누구인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의문이다.
내가 그 부분을 제대로 읽었는지조차도 의문이다.
<4번째 고찰>에는 모두 3개의 장이 있는데, 각 장마다 쓴 주체가 다른 것 같다.
‘같다’ 고 표현한 것은 읽어도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4 – 1장
옐레나, 친구인 안나 아흐마토마, 친구인 시인 오시프 만델스탐이 거론된다.
4 – 2장
1장과 비슷한 내용이 등장한다. 아마도 1장을 쓴 사람이 이어서 쓴 듯하다.
그러니 4-1장과 4-2장은 저자의 글이라 할 수 있다.
4 – 3장
4번째 고찰의 3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친애하는 독자에게
제 사랑하는 남편인 미샤이자 작가인 미하일 불가코프의 뛰어난 작품 <거장과 마르가리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44쪽) (244- 272쪽)
- > 이 글은 누가 쓴 글인가?
****
그녀는 꿈에서 깼다. 엘레나가 깨어났다. 죽어가는 작가는,,,,,, (273쪽) - > 이글은 누가 ?
모든 것은 사라진다. 괴로움도......
2000년의 부활절 (273쪽) -> 이 글은 누가?
아마, 244쪽에서 272쪽까지는 저자가 옐라나 세르게예프나 불가코프의 이름을 빌려 쓴 것 같고
273쪽의 글은 저자가 편지글로 쓴 글을 마무리하기 위해 덧붙인 글로 보인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그 글에 조금이라도 설명을 붙여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저자가 그렇지 않았더라도 편집자라도 그 글에 대한 해설을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모든 책은 병 속의 메시지와 같다. 누가, 언제, 어디에서 그것을 보게 될지, 무엇을 초래할지 모른다. (27쪽)
악의 세력은 실제로는 (.........) 검은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흰 옷으로 감싸는 것을 좋아한다. (39쪽)
특히 대학에서의 교육을 통해 무지한 것과 하나만 아는 것이 번성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85쪽)
역사는 우리가 최소한 한 가지의 교훈을 얻을 때까지 계속 반복된다. 절대 잊지 말라는 것이다. (240쪽)
다시, 이 책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이다. 사람의 형체를 갖고 태어나니까, 그래서 동물과 다르게 태어나니까 당연히 인간이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 『인간이 되는 기술』은 형용모순이다.....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꺼림칙한 게 있다.
인간의 탈을 썼다고, 그래서 그저 동물과 다르게 생겼다고 인간이 아닌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인간의 모습은 분명한데, 하는 짓이 짐승과 같다면?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게 아닌가?
해서 이 책은 벌써 제목부터 우리로 하여금 뭔가 생각하게 만든다.
이어지는 성찰 4개,
그글로부터 독자들은 인간임을 자각하게 되고, 인간이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