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시여행자를 위한 노르망디×역사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년 7월
평점 :
도시여행자를 위한 노르망디X역사
여행이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다. 흔히 하는 말처럼 점찍고 사진찍고 오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이 책이 가진 의미는 크다.
저자는 파리 유학 시절에 방문했던 노르망디를 30년이 넘어 다시 찾았는데, 좀더 내밀한 풍경을 보았고 그걸 이 책에 담았다.
그러므로 이 책은 관광 책자가 아니고 또한 어느 한 방향의 여행 안내서도 아니다.
그것은 노르망디라는 지역의 특수성 때문인지도 모른다.
노르망디에는 역사, 문화, 예술 등 모든 것이 살아 숨쉬고 있기에 그렇다.
이 책은 편성이 다른 책과는 다르다.
다른 책들은 대개. 한 지역을 가면 그곳의 모든 것을 한꺼번에 뭉뚱그려 그려 놓는다.
지리, 역사, 문화, 예술, 모든 것을 한 자리에 모아 놓는다.
그런데 이 책은 안 그런다. 따로 따로 보여준다.
그러니까 각개의 항목들이 더 잘 드러나 보이는 것이다.
보여주는 항목은 수도원, 역사. 예술, 해안도시. 평화, 미식,
그렇게 6개의 항목을 따로 보고 느끼면서 이 책으로 노르망디를 여행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수도원을 들른다.
프랑스 역사에서 수도원은 나름 별도로 살펴볼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이니, 별도로 수도원들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몽생미셀 수도원을 비롯하여 5 군데 수도원을 보여준다. 저자가 가본 곳을 마치 옆에서 친구에게 말해주는 것마냥 자상하게 말해준다.
역사는 어떨까?
노르망디는 단지 프랑스 역사만이 아니라, 영국의 역사까지 바꿔놓은 지역이다.
바이킹이 먼저 노르망디에 상륙하여 정착했고, 그 다음 노르망디 공작 기욤이 잉글랜드로 쳐들어가서 새왕조를 개창한 것이다. 그러니 영국의 역사가 바로 이 곳 노르망디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역사적 사실이 있는 곳, 이곳 노르망디에서는 실로 다양한 사건들이 일어나 역사를 바꿔 놓았다. 그런 역사가 있는 곳이 이곳 노르망디다.
예술, 특히 이 항목은 기록해 둘 게 많다.
모네 : 지베르니 (152쪽 이하), 루앙, 르아브르 (204쪽), 에트르타 (220쪽)
바랑주빌 (245쪽)
카미유 피사로 : 에라니 (172쪽)
귀스타브 카유보트 (185쪽)
장 프랑수아 밀레 (193쪽)
기록할 게 많으므로, 넘쳐나는 내용을 여기 다 일일이 옮겨놓지 못한다.
책을 직접 읽어가면서 위 화가들의 삶과 예술을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해안 도시. 르아브르 외
이 항목에서는 해안에 있는 도시들을 거닐며 그 곳 출신 인물들이나 그 사람들의 작품, 그리고 그 도시가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르아브르 : 모파상이 르아브르를 무대로 쓴 소설 <쥘 삼촌> (213쪽)
에트르타 : 모리스 르블랑의 출신지. 그의 소설 <기암성>은 이곳이 무대다. (222쪽)
옹플뢰르 : 에릭 사티 (268쪽)
그랑빌 : 크리스티앙 디오르 (291쪽)
이밖에도 페캉, 디에프, 바랑주빌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평화, 노르망디 평화 기행
천국처럼 평화로웠던 노르망디는 제 2차 세계 대전 때 지옥으로 변했다.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면서 주민들의 일상은 변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연합국이 상륙작전을 시행 겨우 다시 땅을 수복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이곳이 바로 그런 역사의 현장인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 <평화기행>이라는 항목하에 여러 격전지를 살펴보고 있다.
노르망디의 미식 여행
다시 평화를 되찾은 노르망디, 그곳에서 미식을 빼놓을 수 없다.
여행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맛있게 먹고 다니는 것인데, 프랑스의 노르망디는 특히 그렇다.
캉은 내장 요리의 본고장이고, 카망베르 치즈를 맛볼 수 있는 시드르 루트도 있다.
기억하고 싶은 것들
이름 하나, 확인해두자.
불어 이름 기욤(Guillaume)은 영어 이름 윌리엄(William)과 통한다. (82쪽)
그러니 윌리엄 텔은 영어로는 William Tell, 프랑스어로는 Guillaume Tell 이다.
모리스 라벨, 루앙과 관련이 있다.
라벨이 루앙의 리용스라포레에서 <쿠프랭의 무덤 모음곡>을 작곡했다. (131쪽)
라벨이 바로크 시대 작곡가 쿠프랭을 추모하는 의미로 고전적인 양식의 피아노 작품 여섯 곡을 작곡했고, 후일 오케스트라 버전으로도 만들었다. 프랑스에서는 죽은 이들에게 바치는 작품에 통보(tombeau, 무덤)라는 표현을 쓰는데,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자원입대한 라벨은 죽은 동료들에게 이 작품을 헌정했다.
에릭 사티 (268쪽 이하)
에릭 사티의 고향인 옹플뢰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의 성장과 음악 공부, 그리고 수잔 발라동과의 관계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의 작품으로는 <사라방드>, <짐노페디>, <그노시엔>, <벡사시옹>이 있다.
<짐노페디>는 고대 그리스 토기 암포라에 그리스 소년들이 나체로 춤을 추면서 디오니소스를 찬양하는 모습이 그려져있는데, 에릭 사티가 그 그림을 보고 만든 곡이라 한다.
다시. 이 책은?
노르망디, 많이 들어서 알고 있는 이름이다.
2차 대전을 종식시킨 그 유명한 작전이 이루어진 곳, 노르망디 상륙 작전.
그게 이루어진 곳이 바로 프랑스의 노르망디다.
그런데 그곳이 프랑스의 어느 쪽에 있는지 지도를 펴놓고 짚으려니, 어딘지 모르겠다.
파리의 북, 서? 하여튼 동쪽은 아닐테고, 동쪽으로는 상륙할 곳이 아니므로. 남쪽 역시 마찬가지. 그렇다면 북과 서, 어느 쪽이 노르망디일까?
답은? 북쪽이다.
그 곳,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이루어진 곳은?
유타, 오마하, 골드, 주노, 소드. 이렇게 다섯 곳에서 상륙작전이 이루어졌다.
작전에 얽힌 자세한 내용은 310쪽 이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노르망디 작전이 이렇게 이루어졌구나, 하는 역사적 사실, 찾아볼 수 있다.
그렇게 역사적 이름으로 시작하는 노르망디, 독자들은 저자가 친절하게 마련해 둔 지도를 보면서, 프랑스 노르망디 곳곳을 여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