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 아일랜드
김유진 지음 / 한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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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 아일랜드

 

점점 짙어진다.

소설에서 풍겨나는 향이 읽어갈수록 진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 이거 2권으로 넘어가는 거 아닌가, 할 정도로

몰입이 된다. 물론 이야기의 배경에 은은히 풍겨오던 향이 점점 짙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주인공인 다린, 귤에서 따온 이름이란다. 만다린.

엄마가 임신했을 때 귤을 하도 많이 찾아서 아빠가 다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단다. (94)

다린이의 엄마, 아빠.

그리고 다린이와 함께 센트 아일랜드 인턴 시험에 응시하는 꿈의 소년, 소녀들.

김로라, 유지나, 천일랑.

 

그렇게 모인 소년 소녀들이 센트 아일랜드라는 회사의 인턴 시험에 응시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통하여, 그들의 꿈이 어떻게 영글어가는지 보여주고 있다.

 

좋다.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 말로는, 주인공 다린에게 꿈을 주입했다는데, 그게 통했다.

주인공 다린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모습도, 소설속에서 잘 그려지고 있다.

 

밑줄 긋고 새겨볼 글들 특히 향에 대하여

 

공간을 디렉팅하는 게 향 연구의 정점이 아닐까. (43)

 

차갑게 얼어붙은 흙 내음이 흘러나왔다. 눈 내리는 겨울 숲의 냄새였다. (109)

 

모든 공간에는 향이 있고, 그 공간을 구성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통해 그 향은 더욱 풍부해진다. (130)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 냄새, 뜨끈하게 달궈진 솥 밥의 향이었다. (184)

 

신기하게도 위의 글을 읽을 때마다 마치 그 향이 책 속에서 우러나와 후각에 감지되는 기분을 느꼈다, 그만큼 몰입이 되었다는 것이리라.

 

이 소설에 들어있는 비밀 하나.

 

그렇게 무난하게, 그리고 평범하게 소년 소녀들의 꿈이야기로 끝날 줄 알았던 이 소설, 뜻밖의 비밀이 숨어있다. 실상 이건 스포일러에 해당하지만, 이 소설의 후속편을 기대하는 나의 바람을 표현하기 위해선 그걸 밝힐 수밖에 없다는 것, 양해해주시라.

 

다린의 엄마 한주혜가 뜻밖에도 센트 아일랜드와 관련이 있다.

엄마는 센트 아일랜드에서 중책을 맡았었는데.. 그만 사고로 인해 부득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는 것,

그런데 그 사고의 배후에 센트 아일랜드의 창업주 김회장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 마지막 장에 밝혀진다. 그리고 이제 3개월 후 드디어 우리의 주인공 다린이 인턴으로 센트 아일랜드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렇다면, 나같은 평범한 독자들은 당연히 기대한다.

다린이 센트 아일랜드에 들어가 갖은 역경을 무릅쓰고 김회장의 비밀과 엄마의 억울한 사고에 얽힌 비밀을 밝혀내고, 엄마가 다시 그곳에서 일하는 ...

 

엄마의 경우, 이런 복선을 저자는 깔아놓았다.

사고가 났지만 그래서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일하려고 했으면 할 수 있었을 거야. 볼 수 없어도 얼마든지 아이디어를 내고, 업무를 지시하고, 결재하는 것은 가능’(321) 했다는 것을 굳이 밝혀놓는 저자의 마음, 독자는 응원한다.

 

그러니 이제 후속편을 써서, 다린의 꿈을 더욱 더 풍성하게 열매 맺게 해주시라.

그럴 때 지금도 풍겨오는 향, 툴레향은 더욱 더 짙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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