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역사 - 중동의 3천년 역사를 이해한다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시토미 유조 지음, 정애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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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 역사 

 

아라비아는 언제 나에게 알려졌을까?

아마도 고교 시절이 아닐까, 세계사 시간에 배운 이슬람의 창시자 마호메트, 물론 그 이름은 가지각색으로 불린다. 이 책에서는 무함마드.

 

무함마드가 천사 가브리엘의 계시를 받고, 자신이 선지자임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아라비아의 역사는 나에게 알려졌다.

그러니 나에게 아랍의 역사는 무함마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무함마드 이전에도 아랍은 존재했다는 것을 비로서 알게 된다. 그래서 아랍 역사의 범위가 이 책을 읽으면서 넓어지게 된다.

 

1장 도시와 국가의 성립과 발전 아라비아사의 여명

2장 신구세력의 교체와 문명의 변질 기원전 천 년기 말의 변동

3장 오리엔트 세계의 삼극구조화 3세기의 변동과 그 후

4장 아라비아의 고대 말기 여러 세력의 각축

5장 이슬람의 탄생과 발전 아라비아의 신세기

6장 침체와 혼미의 수백 년 중세 아라비아

7장 유럽인의 내항과 오스만조의 지배 근세의 아라비아

8장 독립과 번영 근현대의 아라비아.

 

이 책에서 무함마드의 이슬람 창시는 제 5장에 등장하니, 이 책의 거의 반 되는 지점이다.

아랍의 역사는 무함마드로 인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이슬람의 등장

 

고교 세계사에서 그 많은 항목을 다루느라, 이슬람에 관해 어디 자세한 내용 들을 겨를이 있었을까? 겨우 도시 이름 몇 개와 단어 몇 개로 이슬람 부분을 갈음하고 말았으니, 거기 그 땅에서 당시 역사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미안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제야, 이 책으로 무함마드가 이루어놓은 업적들을 알게 된다.

당시 메카는 전체 인구로 1만명 정도 되는 도시였다. 거기에서 무함마드는 천사 가브리엘을 통하여 유일신 알라의 계시를 받는데 자신이 예언자임을 자각하게 되고, 포교활동에 나서게 된다. 그로부터 히즈라(이주)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에티오피아와 야스립(지금의 이름으로 메디나) 히즈라를 거쳐, 드디어 이슬람의 원년이 시작된다. 서력 622716.

 

그 다음에 벌어진 사건들은 다음과 같다.

 

메카 정복 (290쪽 이하)

메카 정복에서 특기할 일은 메카를 무혈 정복하였는데, 무함마드는 그길로 카바 신전에 가서 내부의 우상을 모두 파괴했다고 전해진다. (293) 이슬람은 일신교다.

 

대정복의 시작 (294쪽 이하)

여기에서 특기할 것은 저자의 이런 생각이다.

 

메카 정복 이후 아랍의 개종은 대부분이 개인적인 회심이 아니고 부족의 존립을 무함마드로부터 보증받기 위해 집단적으로 개종한 데 지나지 않았다.(301)

 

이슬람 사 초기 단계에서는 아랍을 열심히 무슬림으로 만든 것은 무함마드가 설파한 교의가 아니라 지하드에서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301)

 

여기서 지하드, 라는 말이 등장한다. 성전(聖戰)이다.

메카, 히즈라, 지하드. 이런 세 단어로 띄엄띄엄 존재하던 이슬람 역사가 드디어 이 책에서 문장으로 만들어지면서 앞뒤가 연결되는 것이다.

 

유럽이 아랍을 어지럽히다.

 

그후 아랍인들의 세계로 있던 아랍은 돌연 세계사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바로 유럽인들이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것이다 ,

 

그 장이 어찌보면 아랍의 역사에 가장 분주한 부분이 아닐까. 해서 7장과 8장은 아주 중요한 장이다. 현대에 근접하기도 하려니와, 현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지역들이 형성되는 시기이니 말이다.

 

7장 유럽인의 내항과 오스만조의 지배 근세의 아라비아

8장 독립과 번영 근현대의 아라비아.

 

그런 오랜 역사를 거쳐, 이제 아랍에는 이런 나라들이 산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수장국 연맹,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예멘.

 

이런 것 알게 된다.

 

무함마드인가, 마호메트인가?

 

지금껏 알고 있었던 이름은 마호메트, 이 책에서는 무함마드,

같은 인물이지만 부르는 게 다른 것이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대체 어떤 이름이 진짜(?)인가.

 

무함마드는 이슬람의 예언자이며 성사(聖使, 영어: holy prophet, last prophet of Islam)이다. 마호메트 또는 모하메드(Muhammad, Mohammed, Mahomet) 등은 아랍어 여러 방언의 발음 변이 및 아랍어를 차용한 여러 언어의 발음 차이로 생긴 변이형이다. (위키백과)

 

따라서 무함마드가 진짜 이름이다. 고맙다. 이 책 덕분에 진짜 이름도 찾았다.

 

비단 제작 기술, 퍼지다.

 

비단은 522년에 동방으로 파견된 네스토리우스파 수도사가 누에알을 대나무통에 숨겨 오면서 중국이 유출통제를 하던 양잠기술이 비잔틴에 전해졌다고 한다. (245)

 

그렇게 해서 비단은 비잔틴에, 또 비슷한 방법으로 목화는 고려에 전해졌다.

 

다시 이 책은?

 

이 지역을 둘러싸고 유럽 열강들이 서로 치고박고 싸웠던 것들을 생각하면, 그 시간은 피로 얼룩진 시간이었을 것이다. 아랍의 역사를 읽으며, 실제 그 땅에서 살아내야 했던 사람들은 과연 이 역사를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무릇 인간의 역사는 어느 한 곳 안타깝지 않은 데가 없지만, 아랍의 역사는 더더욱 그렇다.

 

안타까움은 또 하나 있다. 이 책의 판형이 조금 더 컸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많은 양의 정보를 담은 책이라서 그런지 책 판형이 적으니, 책 내용 구성 편집이 힘들어보인다. 그 좁은 지면에 그려진 지도도 보기 어렵고, 책이 두꺼우니 책을 펴고 접을 때 힘드는 것은 당연지사. 다음 쇄를 찍을 때는 판형 변경을 고려해보는 것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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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음악 취향은 - 음반 프로듀서가 들려주는 끌리는 노래의 비밀
수전 로저스.오기 오가스 지음, 장호연 옮김 / 에포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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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음악 취향은

 

사람들은 어떤 음악에 반응하는가?

아니 나는 왜, 어때서, 어떻게, 어떤 음악에 반응하는가?

 

그런 흥미로운 주제가 이 책에서 펼쳐진다.

요즘 클래식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나 자신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이 책으로 그런 질문들을 해보는 기회로 만들어보자는 마음에서 이 책을 읽어 보았다.

 

사람들이 음악에 반응하는 일곱 가지 차원

 

이 책은 사람들이 음악에 반응하는 차원이 7가지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한다.

 

진정성, 사실성, 참신성, 멜로디, 가사, 리듬, 음색

 

7가지 차원을 분류해보면, 미적 차원과 음악적 차원으로 나눌 수 있다.

 

미적 차원 : 진정성, 사실성, 참신성

음악적 차원 : 멜로디, 가사, 리듬, 음색

 

어느 것이 자신에게 우선시되는 차원인지?

 

이런 7가지 차원은 각각 개별적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저마다 독자적으로 즐거움을 안겨준다. 예컨대. 음악에서 진정성, 사실성, 참신성, 멜로디, 가사, 리듬, 음색, 이렇게 7개의 차원이 어느 하나라도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만약 그런 즐거움은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음악을 들으면서 모두 어느 하나의 차원에서라도 즐거움을 반드시 느낄 것이다.

 

그런데 이런 7가지 차원을 구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어떤 차원이 다른 차원보다 더 즐거움을 선사하는 차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바대로 살펴본다면, 7개의 차원 중 어느 것이 자기에게 더한 즐거움을 주는 것인지, 알아볼 수 있다.

 

예컨대 진정성에 대하여,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가장 강력하게 반응하는 음악은 가장 나다운대목이 어느 지점인지 드러낼 수 있다. 몽상에 잠기거나 꿈의 나래를 펼칠 때 내 마음이 어김없이 향하는 바로 그곳이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청취 프로필에 딱 들어맞는 음악의 특징을 파악함으로써 여러분은 그저 더 좋은 청자가 되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가장 내밀한 본질을 더 잘 알게 된다. 우리가 음악의 진정성이라는 개념에 높은 가치를 두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가 의식적으로 진정성을 경험할 때 우리의 자아상을 구현하는 뇌의 연결망이 작동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63~64)

 

그래서 이런 말이 가능해진다.

 

음반이든 연애 상대든 우리는 나를 최고로 나답다고 느끼게 하는 대상과 사랑에 빠진다. (64)

 

가사는 모호할수록 나의 노래가 된다.

 

우리는 왜 노래를 들으며, 그 내용이 자기 자신의 경우를 노래한 것이라 느끼는 것일까?

여기 저자는 이런 해답을 내놓는다.

 

음악 작사가들은 대체로 시간, 공간, 인물을 익명으로 두기 때문에 청자가 가사를 개인의 사연으로 삼기가 쉬워진다. (198)

 

작사가는 이런 모호함을 의도적으로 이용하여 청자가 더 몰입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199)

 

이런 모호함은 청자가 의미를 찾으려는 과정에서 여러 가능성을 탐험하도록 만든다. 그러는 과정에서 그 노래의 가사가 자기의 마음을 노래한 것처럼 여겨진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미국인이니 당연히 예로 들고 있는 노래가 외국곡이지만, 굳이 외국곡을 듣지 않고 우리 음악 중에서 몇 곡만 들어보면, 가사의 모호함이 얼마나 자신을 그 노래 속으로 끌어들이게 되는지 깨달을 수 있다.

 

클래식 관련 이야기도 읽어보자,


독자들은 이 책에서 다양한 음악을 경험할 수 있다.

그 중에 클래식도 얼마든지 만나게 된다

 

그 첫 번째 바흐 <마니피카트 D 장조, BWV 243>

 

<마니피카트 D 장조, BWV 243>을 들어보자. 실제로 들으면서 이 부분을 읽었다.

J. S. Bach: Magnificat BWV 243

https://www.youtube.com/watch?v=3EPk6zOaLH0

 

바흐는 이 곡에서 공저자인 오기를 전율케하는 초월적인 환희의 감정을 표현한다. 다섯 성부가 주고받는 대위법과 대칭적이고 완벽하게 균형이 맞는 음정들 사이로 감정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흐른다. 정규 음악 기술에 익숙하지 않는 청자들도 곡이 영혼에 직접적으로 말을 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56)

 

두 번째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

 

전하는 말에 의하면 라벨은 친구 앞에서 손가락 하나로 피아노를 두들기며 이 멜로디를 연주했다고 한다, 그는 악절에서 반복되기를 갈망하는 뭔가가 느껴진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곡은 멜로딕한 주제를 계속 반복하는 식으로 진행하며, 반복할 때마다 악기를 달리하고 보강하며 집요한 리듬이 점차 커지고 극적으로 바뀐다. 멜로디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 다만 층을 이룬 오케스트레이션과 역동적인 타악기의 가세로 곡의 힘을 늘린다. (176)

 

지금까지 라벨의 <볼레로>에 대하여 여러 설명을 들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적확하게 표현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글을 읽어가는 순간, 볼레로의 멜로디가 들려오기 시작하며 점차 리듬이 커지는 듯한데, 그것은 분명 착각이 아닐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에서 저자가 분석하고 있는 7개의 차원, 즉 진정성, 사실성, 참신성, 멜로디, 가사, 리듬, 음색 중 처음의 4개는 음악과 약간 동떨어진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 내용을 잘 살펴보면 그게 오히려 음악을 대하는 자세를 바로 해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가 결론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 아닐까?

 

첫눈에 반한 사랑이라는 현상은 여전히 대부분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우리는 사랑이 상대방을 속속들이 아는 것에 근거하지 않음을 안다. 실은 정반대다. 가장 큰 매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바로 그것, 순간적으로 알아채는 신체적 매력인 것같다. 단 한번 쳐다보았는데 묘한 끌림을 느낀다. (337)

 

첫눈에 반한 사랑처럼, 음악도 첫귀에 반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바로 나의 음악 취향인 것이다. 물론 그 취향은 한 자리에 멈추지 않는다. 그 누가 말한,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라는 말대로 음악에 대한 취향은 변하며 확장되며 결국은 음악에 대한 사랑은 깊어지는 것이다.

 

그런 것을 알게 해주는 책, 이 책에서 음악 취향의 다양함을 알게 되었으니, 음악에 탐닉하는 방법이 다양해진다. 더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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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란
이광재 지음 / 목선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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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란

 

이 책은 소설이다. 조선 시대 임진왜란 시기를 배경으로, 계유정란을 피해 낙향한 선비 이안의 후예인 이유(李瑜) 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먼저 등장인물 먼저 살펴보자. 인물 관계도가 필요하다.

 

이안(李岸) : 이유의 고조

이석(李碩) : 이유의 조부 (69)

 

생부 이장영(李長榮) - 아들 (이곤, 이유, 이진)


이곤(李琨) : 생부의 장남, 영광 남산리 거주

후실

후실의 딸 가희(佳姬)

 

동생 이진(李瑨

이유는 막내아들 홍원(弘謜)을 이진의 양자로 보낸다.


양부 이억영(李億榮)

이유는 영광 남산리에서 태어났지만 숙부의 양자가 되어 부안 도화동에서 살게 된다. (57)

 

이유(李瑜) - 아들 (이홍순, 이홍의(李弘誼), 이홍원)

부인 부안 김씨(扶安 金氏) - 장수 현감을 지낸 김수복의 딸 (70)

 

줄포 김진도(金賑道)

김진도의 아들 김수범(金秀範)

 

거북손 : 후에 이유는 그를 아들로 맞아들여 홍걸이라는 이름을 준다.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

 

임진왜란 당시 백성이 모진 고초를 겪고 있을 때 조정은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그저 제목숨 부지하느라, 백성들의 고초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섬사람들은 육지 소식을 꾸준히 듣고 있었고 임금이 평양과 안주를 거쳐 의주로 행차한 사실까지 꿰고 있었다. (80)

 

그런 임금을 위해 백성들은 쌀을 모아, 바치자는 의논이 이루어진다.

 

그 졸렬한 임금을 위해 곡식을 모으는 일이 선뜻 내키지 않습니다. 이참에 그쪽 눈에라도 들려는 사람처럼 비루하게 느껴집니다.

임금이 아니라 국체를 지키자는 일입니다.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이라도 함께 탄 배에 구멍이 나면 힘을 합쳐 활로를 찿겠지요. (70)

 

참으로 순박한 백성들이다. 국제 정세가 위급한 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무엇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권력을 누가 훔쳐갈까봐 신하들을 의심의 눈으로, 그래서 무고한 사람들을 곶감처럼 꿰어 죽인 선조에게 주인공 이유는 무한 환멸을 느낀다. (69)

 

그렇게 환멸의 대상인 선조 임금을 위해 백성들은 목숨을 다해가면서 충성을 다하고 있다. 참으로 순박한 백성들이다. 대체 왜?

 

그때 대체 조정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선조는 정여립이 역모를 꾀한다는 중상만 믿고 전주와 나주의 선비 천여 명을 도륙한 장본인이다. (67)

 

고관의 자식들이 밤마다 벌인다는 술판과 군신들이 나라를 버리고 도망갈지 논하는 것이 과연 국가 대사인지 이유는 치를 떨었다. (94)

 

의식의 확장

 

지금껏 맛보지 못한 음식이 이토록 즐비한즉 세상은 얼마나 넓고 도저한가. (49)

 

이 말을 읽으면서  음식 타령? 한가하게 지금 음식을 말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싶었는데 그 후에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의식이 확장되는 경험을 하는 것 보니, 이 말이 다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더 읽어보자.

 

마사나리란 자의 학식을 예단할 수 없으나 전장을 누비고 다닌 일개 하급 무사의 식견이 놀라웠다. 한 가지에 골몰하면 일체를 깨친다더니 그를 두고 하는 말인 듯 했다. 지금껏 맛보지 못한 음식이 이토록 즐비한즉 세상은 얼마나 넓고 도저한가. 어쩐지 이유는 왜국을 하찮게 보는 내심의 허세가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보려는 방식만으로 상대를 대하는 태도야말로 편협하지 않은가. (49)

 

이런 경험을 한 주인공 이유는 의주에서 여진족이자 조선인인 사내를 만나 가히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사유와 의식이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후 그는 내면의 변화를 계속 경험하게 된다.

 

그후 이유는 자신의 눈이 어디 먼 데로 향하는 것을 깨달았다. (165)

 

그의 부인 김씨도 예사롭지 않은 사람이다. 그 부인의 눈에 남편의 이런 변화가 읽힌다.

 

하지만 근심이나 의분보다 무언가에 대한 갈등이며 회의요, 의구심이 얼굴에서 읽혔다. 경서를 들추되 글자나 구절을 보는 게 아니라 집요하게 무언가 궁리하는 모습이었다. 장애물을 만난 짐승처럼 나아가지 못한 채 한 곳을 맴도는 중이었다 .(210)

 

백성을 발견하다.

 

이번에 보니 나라를 지키는 것은 요로에 앉아있는 자들이 아니라 재야의 선비들과 백성입니다.(163)

 

이유는 그의 어깨를 가만히 눌러주고 천막에 들었다. 코앞의 적을 맞아 다들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안으로 눌러가며 잘들 버티고 있었다. 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는 이 전쟁을 통해 조선이 얻은 것은 사실 너무도 컸다. 백성의 발견이 그것인데 하루아침에 패산한 관군을 대신해 기울어진 전쟁을 책임진 건 오로지 향촌에서 징발된 촌민과 의병이었다. (264)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길을 막고 나선 의병들에게 묻기를

산으로 피신하면 일본군은 그냥 지나갈 것입니다. 그들도 무사히 고향에 가고 싶으니까요. 헌데 어찌 길목을 막아 어려움을 자초하십니까, 하니 답변이 이렇다.

 

조선의 이 곤궁한 처지가 너무도 치욕스럽고 창피하네. 조선에도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명국이나 야인들에게 말하는 사람이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쉽지 않다는 본보기를 만방에 새겨놓아야 하네.(266)

 

그 말은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이 말 우리 모두가 새겼으면 한다.

 

세자(후일 광해가 되는)를 만난 이유의 발언, 들어보자.

 

명나라에 대한 지나친 저자세는 조선의 협상력을 떨어트릴 것입니다. 협상력을 떨어트리지 않는 자존심을 조선은 왜 갖추지 못한단 말입니까?


오직 예와 의로써 타국을 긍휼히 여겨 원조하는 나라는 천하에 없습니다.


성을 높이 쌓으면 밖을 보지 못합니다. 매처럼 높은 눈으로 보소서. (200)

 

전주의 용머리 고개 대장간에서

 

거북손이의 손에 들린 환도를 고경명이 힐끗 보았다. 그것은 김진사가 전주 용머리 고개 대장장이에게 부탁해 제작한 것이었다. (111)

 

이 문장에 언급된 전주 용머리 고개, 전주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뜻밖의, 그러나 반가운 지명이다. 지금도 전주에는 용머리 고개에 대장간이 많이 있다. 그런 대장간이 임진왜란 때에도 있었다니. 신기한 일이다. 해서 기록해둔다.


다시, 이 책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몇 편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책처럼 감동적인 것은 처음이다.

그건 무엇보다도 주인공인 이유라는 인물이 감동적인 인생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부안의 어느 의병장을 알게 되었는데, 정유재란 당시 왜군과 싸우다 전사했을 뿐 아니라 부인도 함께 전사했다고 한다. (292)

 

그런데 그 인물이 예사 사람이 아닌데 소설 속 인물이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진짜 우리 역사에서 살아 움직였을 인물 말이다.

 

실제 인물인 이유를 발굴해내어, 조선이 임진왜란을 이겨내는 데 큰 몫을 했던 게 바로 백성이라는 것을 알도록, 그래서 우리 민족의 역사가 굴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소설 속 인물로 재창조한 저자의 저력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확인하게 된다. 감동 또한 같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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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밤 - 문명이 풀지 못한 미스터리를 읽는 밤
기묘한 밤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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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밤

 

이 책은?

 

이 세상에는, 우리 인류의 역사에는 과학이나 이성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많이 존재한다. 소위 미스터리한 사건들이다. 그런 미스터리한 사건들, 기묘한 이야기 중에서 이 책은 23개의 이야기를 뽑아 다음과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해 싣고 있다.

 

1장 필론의 7대 경관

2장 세계 곳곳의 불가사의

3장 고대 도시 속 미스터리의 흔적들

4장 잃어버린 대륙 아틀란티스를 찾아서

5장 미스터리의 근원 고대 이집트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까지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신기하고 기묘한 이야기로 알고 있던, 인류 역사에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사건들을 한꺼번에 모아놓고, 그 실체를 파고 들어가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이 책 한 권으로 인류 역사상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사건들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신화, 전설에서 역사로 바뀌는 순간들

 

또하나 이 책의 특징이라 할 것은 바로, 신화 또는 전설로 여겨지다가 기술의 발전 덕분에 뒤늦게나마 실재한 역사임이 밝혀진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책에서는 아직도 신화에 머무르고 있는 것들이 이 책에서는 신화의 영역에서 역사의 영역으로 재분류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몇 개 그런 곳들을 만난다.

트로이 (230)와 크레타 섬의 미노스 문명 (231)이다.

 

트로이와 미노스 문명은 신화로 여겨져, 그리스 신화 책에서 어디까지나 신화의 영역에 놓였던 것들인데, 이 책에서는 그 곳들이 실제 존재했던 것이라는 것을 증명해 밝히고 있다.

 

트로이와 미노스, 그곳들이 역사의 현장이었다는 것을 밝힌 사람은 하인리히 슐리만과 아서 에반스다. 특히 트로이 유적지를 발굴하여 그곳이 실재 역사의 한 부분이었음을 밝히는 데에는 슐리만의 인생이 들어있다.

그 부분에 대하여는 이 책뿐만 아니라 유튜브 <기묘한 밤>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영화에 관련된 인물, 사건들

 

미스터리는 영화에서도 단골로 등장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예컨대 <인디아나 존스> 등 그런 영화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그런 영화들이 뜻밖에도 실제 사건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이 책에서 알게 된다.

 

인디아나 존스 <레이더스>와 마우솔레움 (64)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레이더스> 편에서 유적지 발굴 현장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은 아나톨리아 지방의 고대 국가 카리아를 다스렸던 마우솔로스의 무덤을 발굴하는 현장을 참고한 것이다.

 

<툼 레이더>와 앙코르와트 (132)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는 영화 <툼 레이더>에서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그런 영화 이야기와 함께 앙코르와트가 발굴되기까지의 흥미진진한 역사가 이 책에 들어있다.

 

라슬로 알마시와 <잉글리시 페이션트> (211)

 

<잉글리시 페이션트>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라슬로 알마시는 실제 인물이다. 이 책에서 비로소 그것을 알게 된다. 해서 이 영화를 다시 한번 봐야겠다. 물론 이 책을 참고로 하여 그의 행적을 잘 살펴보면서 말이다.

 

유럽인들, 다른 문명을 파괴하다

 

유럽에서 제국주의가 한참 성행하던 때, 유럽국가들은 세계 곳곳을 누비며 식민지 쟁탈에 혈안이었다. 단지 식민지 백성들을 착취하는 것으로 만족한 것이 아니라 식민지의 문화를 깔보고 자신들의 문화를 심기에 바빴다. 그 결과 많은 식민지 문화재들이 파괴되고 말았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다른 문명을 파괴한다는 데 죄책감이 없었다. 오히려 자신들의 우수한 문화를 알려준다고 잘 못 생각했다. (129)

 

어디 그뿐인가, 잉카제국도 그렇게 해서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런 것 알게 된다.

 

태종 2(1402) 조선에서 제작된 세계지도인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에도 알렉산드리아의 등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57)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라는 이름은 역대 나라의 수도를 표시한 지도라는 뜻으로, 이 지도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이기도 하다.

 

그런데 저자는 그렇게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지도에 등장한 알렉산드리아가 어떤 경로로 알려지게 되었는지, 언급하고 있지 않는데, 그게 무척 궁금해진다. 태종 2년에 우리 선조들이 이집트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니, 신기한 일 아닌가?

 

다시, 이 책은?

 

<기묘한 밤>은 이 책을 설명하는 주요한 키워드다.

기묘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을 읽는 밤이라는 말이다.

또한 <기묘한 밤>, 인류 역사상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많은 사건들을 파헤치고 있는 유튜브의 명칭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그 사이트를 알게 되어 반가웠다. 거기를 방문해보니, 진기한 사건들, 기묘한 이야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동안 무척 궁금해하던 사건들이 거기 다 모여있는 것이었다.

 

그런 미스터리 사건들을 파고 들어가면서, 이제 점점 미스터리의 영역에서 과학과 이성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는 사건들을 만나는, 이런 기쁨을 이 책에서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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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선택, 카멀라 해리스
이채윤 지음 / 작가교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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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선택 카멀라 해리스

 

이 책은?

 

미국의 정치인 카멀라 해리스의 전기물이다.

카멀라 해리스는 요즘 그야말로 핫한 미국의 정치인이다.

미국의 현 대통령 조 바이든이 다음번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포기하고, 대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지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 부통령이면서 다음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나선 인물이니 그만큼 관심이 가는 인물이다.

 

그녀는 어떤 인물인가?

 

이름은 카멀라 데비 해리스. Kamala Devi Harris.

현직 미국의 현직 부통령이다.

그런 그녀에게 붙은 수식어가 화려하다.

 

미국 최초의 여성, 흑인, 아시아계 부통령. 그리고 미국 대통령 후보,

만약 그녀가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이겨 대통령이 된다면, 또다시 붙게 될 수식어는 더 화려해질 것이다.

 

여기 이 책에 소개된 그녀의 약력 또한 화려하다.

 

19641020일 출생

1990년 캘리포니아 변호사 시험 합격

1990년 오클랜드 알라메다 카운티 검사 시작

2003년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 선거에 당선

2010년 캘리포니아 검찰총장 선거에서 당선

2016년 미국 상원의원 당선

2020113일 미국 최초의 아프리카 계 및 남아시아계 부통령 당선

202482일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그야말로 그녀에겐 관운이 따르는 모양이다.

목적한 바 직에 도전할 때마다 어김없이 승리의 여신은 그녀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 대통령 후보직에 들어서게 된 것도, 신기할 정도였다.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을 나이 문제를 가지고 공격하자, 뜻밖에 해리스가 그 방패막이가 되면서 대통령 후보가 되었으니 말이다.

 

승승장구, 그 이면에는?

 

대개의 영웅전에는 영웅의 멋진 모습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기술된다.

영웅으로서 약점이 될만한 것들은 감추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 책의 주인공인 해리스에게 그렇게 감추고 싶은 면은 없을까?

그래서 이 책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 있는가?

 

이런 기록이 보인다.

제 8 장, 09 <위키피디아 페이지 수정으로 본 카멀라 해리스> (194쪽 이하)

 

20206월 카멀라 해리스가 조 바이든의 러닝 메이트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에 해리스 관련 기사 중 논란이 되었던 경력에 관한 기록들이 삭제되거나 수정되는 일이 벌어졌다.

저자는 그 일을 거론하면서 그 사건이 해리스의 이미지를 보호하려는 시도로 해석되지만, 투명성과 신뢰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한다. (196)

 

그녀의 부통령 직에 대하여

 

카멀라 해리스는 현직 미국 부통령이다. 따라서 그녀의 부통령 직 수행에 관한 평가가 당연히 있어야 하는데, 이 책에서는?

 

2020113일에 부통령 직을 시작했으니. 지금 거의 4년이 되어간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녀의 부통령 직 수행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하는데, 이 책에 언급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통령 취임식 (192)

부통령으로서의 첫해 (200)

부통령으로서의 업적 (203)

 

이런 기록, 어떨지?

 

카멀라 해리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역임하며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민주당 집권 4년 동안 그녀는 코로나 19 대응, 이민자 문제 해결, 형사사법 개혁 등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으며, 여성과 소수자 권리보호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녀의 리더십과 정책은 앞으로도 미국 사회의 평등과 정의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206)

 

그녀의 부통령으로서의 업적에 대하여는 모두 4쪽을 할애하여 기록하고 있는데. 위에 인용한 부분이 그것의 끝 부분이다. 원래 부통령이란 직이 대통령 직에 가려 뚜렷한 차이를 내보일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무미건조한 평가가 아닌가.

 

다시, 이 책은? - 해리스 이제 대통령을 향하여

 

요즘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그녀의 가족사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도 첨언해두고 싶다.


미국의 정책 방향이 아무래도 우리 국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는 처지이니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될지, 우리나라로서는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지금 강력한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의 정책 방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그런 독자들의 관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마지막 장인 제 9 장에 <미래와 미국 대통령>이란 타이틀 아래 해리스의 정책과 공약들은 소개하고 있다.

 

우리의 관심은 거기에 있다. 과연 이 책의 제목처럼 <최고의 선택, 카멀라 해리스>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누구에겐 최고, 누구에겐 최악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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