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스의 반란
방주 지음 / 큰집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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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스의 반란

 

이 소설을 읽는 내내, 힘들었다.

소설의 줄거리가 문제가 아니다. 등장인물들이 소설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하느라 내뿜는 감정들을 소화하느라 무척 힘들었다. 그러니 그런 인물들과 시종일관 함께 해야 했던 작가는 어땠을까? 아마 이 소설을 마치고 나서 며칠간 앓아 누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나 인생만사가 그렇지 않은가, 보낼 사람 빨리 보내고, 새롭게 맞이하는 사람,,,,,

, 그런 이야기가 떠오른다면, 너무 쉽게 말하는 게 아닌가도 싶다.

하여간 이 소설, 대단하다.

 

먼저 등장인물과 그들의 관계도 알아보자.

 

최장수 : 영원 바이오의 회장

이민나 (본명은 이순영, 11) : 최장수의 정부, 최유진의 생모

최유진 : 최장수의 아들, 이 소설의 실질적 주인공

한준 : 최유진의 복제 인간,  최유진의 상대역 

한태린 : 한준의 어머니

이예나 : 이민나의 복제인간

리사 : 누군지는 이 책 150쪽을 참조하시라.

 

영원바이오는 최유진의 주도하에 생명공학을 더욱 발전시켜, 다양한 기술로 복제 인간까지 가능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는 생명을 만드는 것 이외에는 거의 만능 수준인 회사로 설정되어 있다.

 

이 소설의 모티브

 

바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나르시스가 이 소설의 모티브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나르시스는 자기 모습에 반하여 다른 데는 전혀 눈길을 돌리지 않고, 자신의 얼굴만 바라보다가 결국은 죽고 말았다. 그런 신화가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는데, 주인공인 최유진이 바로 그리스 신화의 나르시스 역을 맡았다.

 

소설의 첫부분에 거울 앞에 선 최유진이 등장한다

영화로 치자면 주인공의 얼굴이 첫화면에 클로즈업되는데, 거울 앞에 전신 나신을 드러낸 모습이다. 그리고 격렬하게 이어지는 역동적인 장면은 이 책 8쪽을 참조하시라, 19금이 분명하다.

 

그렇게 시작된 첫 장면에 이어, 그의 머릿속 생각들이 드러난다.

 

자신의 사랑을 이룰 방법을 생각한다.

 

나 자신과 사랑에 빠졌다면, 나 자신을 하나 더 만들면 되지 않는가? (10)


이 생각이 소설을 일관되게 움직이는 모티브가 된다.

그래서 그는 복제인간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복제 인간 중 가장 마음에 든 인물이 바로 한준이다.

 

그래서, 최유진은 한준의 사랑을 얻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한준 옆에 인물들을 하나씩 제거하고, 고립시킨 다음에 드디어 정체를 드러내며 접근한다.

거울 속에 비친 자기자신을 사랑했는데, 그 거울속 인물은 생명이 없으니, 이제 생명있는 존재가 자기의 사랑에 반응하기를 기대하며 접근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게 가능할까?

 

한준은 그렇게 접근한 최유진을 과연 사랑할까?

아니다. 사랑은커녕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이 나르시스의 반란이다. 복제인간인 주제에 똑같이 생긴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니, 최유진 입장에서는 반란이다. 그래서 나르시스의 반란이다.

 

그런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사용하는데, 그게 독자의 입장에서는 고역이다.

이때쯤이면 많은 독자들이 최유진을 응원하는 게 아니라, 한준을 응원하게끔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원대한 계획, 노림수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소설이니 자세한 줄거리 소개는 금물이다, 더군다나 이 소설은 특히 그렇다.

그러나 이것, 하나는 말할 수 있다.

 

인간이 겪어야 할 모든 고난을 한준은 다 경험한다.

사랑 미움 등 감정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몸으로도 더 심한 고통을 겪는다.

동성으로부터의 치욕적인 능욕과 마음에도 없이 겉으로만 그런 척을 해야 하는 와신상담의 시간들도, 또한 궁형을 받는 것 같은 여성으로의 성전환까지. 이럴 때는 저자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대체 왜 신은 이런 고난을 아무런 잘못없는 나에게 준다는 말인가요? 그런 원망이 줄기차게 한준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중간 이야기는 너무 길어서, 길어도 너무 길어서

 

생략한다. 한준이 나중에 만난 은인 같은 존재 리사에게 이렇게 말했듯이 말이다.

 

언젠가 너에겐 말해줄게. 하지만 ..... 너무 복잡해서, 지금은 말하기 힘들어. (178)

 

그러니 그 중간 이야기, 전하기 너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 그 이야기는, 독자 스스로 찾아 읽으시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다시, 이 책은?

 

저자의 결론, 읽어보자.

 

살아있으면 살아가야 한다. 행복해야 한다. 나도 행복하면서 주변도 행복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 아마 그것이 살아있는 생명으로서의, 인간으로서의 본능일 것이다. (227)

 

그게 인간의 본능이라고 한다.

해서 저자는 이 소설의 주인공 한준에게 이런 기쁨을 선사한다

 

준은 영원히 잃을 것만 같았던 그 본능을 다시 찾은 기쁨으로 몸을 떨었다. (227)

 

가능하다. 언젠가 우리 인간의 기술이 발달한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복제 인간 창조는 물론, 수명도 얼마든지 가감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한 때, 만약 도덕과 윤리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그때는 이 소설같은 일이 분명 벌어질 것이다. 그런 때 저자와 같은 결론을 내릴 존재도 없을 터인데. 그건 여태껏 보지 못한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다. 한 인간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에게도 그러할 것이다. 그런 디스토피아를 예견해 준 선지자적인 저자의 수고에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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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 한달 완성 스페인어 말하기 Lv.1 - 스페인어 왕초보 탈출 프로젝트 한권 한달 완성 스페인어 말하기
이세미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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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 한달 완성 스페인어 말하기 Lv.1

 

유럽의 학교를 무대로 하는 성장소설을 읽다보면, 주인공들이 어린 시절에 고생고생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라틴어 등을 공부하면서 동사, 형용사 변화를 규칙적으로 또는 불규칙적으로 변화하는 것들을 외우느라 애먹는 것이다.

그런 힘들고 힘든 변화를 외워야 하는 유럽의 언어, 시작해보자.

이 책,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교재다.


그저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를 듣다가, 문득 스페인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 펴들었는데, 그래서 조금 더 깊게 스페인을 이해하고 싶었을뿐인데. 이게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니다. 이 책으로 조금더 스페인에 다가선 기분, 이건 분명 기분만은 아니다.

 

여기 나의 바람을 어찌 알았는지 세비아에 관한 정보도 들어있다.

<쉬어가기> 코너에 스페인에 대한 각종 정보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 세비야가 소개되고 있다. <플라맹코가 시작된 안달루시아의 보석> (133)

 

이 책의 구성은?

 

각 과마다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늘의 주제

오늘의 회화

오늘의 핵심 표현

오늘의 Plus+ 실전 회화

오늘의 연습문제

쉬어가기

 

쉬어가면서, 스페인의 문화도 같이 알아볼 수 있는 것, 이 어학책의 특징이다.

 

, 그럼 그 안으로 들어가보자.

 









먼저 발음편이다.

 

아무래도 비교가 되는 것은 영어다. 알파벳 이름은, 그리고 알파벳 문자의 발음은?


C가 다르다. C는 어떤 경우는 casa 까싸, cerveza 세르베싸로 달리 난다.

GH도 다르다.

그밖에 또 다른 것들은?

 

그렇게 문자 알파벳부터 차근차근 하다보면, 일단 발음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기야 발음이 문제겠는가? 듣는 게 더 문제지.

 

그 다음 인칭대명사는 어떤 게 있는가?

 

인칭 대명사

yo

tu

el, ella, usted

 

ser ~ 이다. (영어로 치자면 be 동사라 할 수 있다.)

영어에서 그랬던 것처럼 주어에 따라 변화가 이루어진다.

이런 것이, 어렵지만, 외국어 공부를 하는 매력이 아닌가?

 

yo, tu, el (ella, usted)

각각 soy, eres, es 로 바뀐다.

 

그 다음 인칭대명사의 복수로 들어간다. 그런 식으로 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페인어의 성

 

왜들 그런지, 외국어에서는 단어마다 성이 있다. 희한한 일이다.

우리 한글은 그게 없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스페인어에서는 남성은 0로 끝이 나고, 여성은 a 로 끝이 난다.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것이 Romeo maria. o로 끝나니 남성, a 로 끝나니 여성, 이런 식이다.

 

e로 끝나는 단어에는 남성도 있고, 여성도 있다.

 

스페인어에서 복수 만들기

 

이런 경우 영어에서 배운 방법이 쓸모가 있다.

e 또는 es를 단어 뒤에 붙이는 방법이다.

모음으로 끝난 경우는 바로 s를 붙이고 자음으로 끝나는 경우는 es를 붙인다.

물론 z로 끝이 나면 ces를 붙인다. 해서 actriz(여배우)actrices 가 된다.

 

다시, 이 책은?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일은 즐겁다. 재미있다.

언어에 더하여 그 나라의 문화와 사회를 함께 배우는 일이니 재미 없을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어학 학습서의 가치는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책에 대하여 서평을 쓰는 것은 어렵다.

다른 나라 말이 하루 이틀에 되는 것이 아닌데, 겨우 며칠 읽고 배우면서 그 책 전체를 판단한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떤가?

겨우 입문 부분에 들어섰지만, 느낌은 온다. 일단 영어를 배웠으니. 이제 다른 언어도 뭔가 감이 오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분명하다.

저자의 인도를 따라 하나씩 차근차근 그런 변화를 외우다 보면, 점점 익숙해지고, 그 안에서

규칙을 배우게 되고, 또 불규칙 변화중에서도 어떤 규칙을 발견하게 된다

그게 바로 외국어를 배우는 기쁨이 아닐까. 이 책의 방향과 방법, 따라갈만하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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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정에 결혼했다 Endless 2
한지수 지음 / &(앤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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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정에 결혼했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살고 있다. 그 많은 사람들은 제각각 살아가면서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은? 역사가 되거나 소설이 된다.

독자들에게 더 의미있는 흔적은 대개 소설가가 수습한다. 사람들은 그저 살아가고 사라지지만, 소설가가 그 흔적을 수습해서, 이 세상에 남겨두는 것이다. 사람들의 평생은 그렇게 마무리된다.

소설가의 눈에, 소설가의 촉수에 잡힌 그 흔적들이 소설로 되는 것이다.

 

여기 모두 7, 그 안에는 몇 몇이 살고 있을까?

7 X 1이 아니다. 각 편마다 딸린 식구들이 또 몇 몇 있으니, 더 많다.

그런 사람들의 흔적을 여기에서 만나, 읽는다.

 

그들의 삶에 음악이 흐른다.

 

어떤 흔적?

그들의 삶에는 음악이 있다. 저자는 그들의 삶에 음악이 있다는 것을 포착한다.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에선 첼로가 흐른다.

 

재석은 도립악단에서 첼로를 담당했다.(59)

틈만 나면 재석의 첼로 줄을 건드려서 낮고 음산한 소리가 울리게 했고, 그 순간을 틈타 최대한 모아 올린 젖가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는데, (60)

 

그리고 <배꼽의 기원>에서는 정지용의 <향수>가 흘러나온다.

 

당신은 늘 <향수>라는 노래를 연습하는 도중에 눈물을 글썽였다.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 가 나오는 부분에서 당신은 매번 숨을 멈추었다. (174)

 

그리고 <페르마타>애서는 고요한 쉼표가 흐른다. 쉬고, 좀 더 길게 쉬고....

 

또한 <나는 자정에 결혼했다> 에는 <전람회의 그림>이 카페에서 흐른다. (293) 전시장 근처에 있는 카페이니 그런 선곡 얼마나 안성맞춤인가.

 

정감이 가는 인물들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 무엇보다 소설 속 인물들이 마음에 들어야 한다. 그래야 그 인물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주인공 뒤를 정겨운 마음을 지니고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여기 소설집에서 그런 인물들을 만난다.

 

<미란다 원칙>에서 화자인 와 나가 근무하는 복지관에 봉사활동을 하러 나온 녀석. 모 건설업체라는 조직의 중간보스다, 다른 말로 하면 조폭쯤 되겠다.

조폭이다 싶으니 눈 갈 게 없는 인물이겠는데, 이게 인물이다. 그래서 그의 죽음이 의외인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도처에서 만난다. 그래서 이 소설집이 재미있는 것이다.

 

이런 기막힌 안성맞춤이 있나!

 

같은 소고기라도 해도 다르다.

소를 수입해서 3년간 기르면 국내산이라도 표기할 수 있어. 하지만 한우는 이 땅에서 태어나고 자란 소들에게만 한우라고 할 수 있는 거야. (56)

 

이런 지식을 새롭게 받아들였는데, 이게 소설의 주요한 줄거리가 될 줄이야!

그 지식에 기반을 둔 이런 대화로 저자는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를 완성한다.

 

이번 결혼 기념일에는 무슨 선물을 할까?

한우를 낳고 싶어요, (72)

 

재석과 사이룽, 그리고 그 사이에 태어날 한우를 응원하는 마음이 저절로 든다.

 

2인칭 소설도 한번 읽어보자.

 

이 소설집에서 두 편이 2인칭으로 진행이 된다.

<배꼽의 기원><나는 자정에 결혼했다>

 

2인칭 소설의 서술 기법은 희한하다. 2인칭이 가능하려면 2인칭 대명사인 당신이라는 말을 하는 1인칭 서술자가 필요한데. 1인칭 화자가 누구인가, 그것 또한 문제다.

 

2인칭 소설은 더 의미있는 독서가 된다.

 

무엇보다도 소설가는 문장이 좋아야 한다.

 

이런 문장 읽어보자. 문장이 좋다. 더해서 문장에는 몇 가지 의미를 함축해야만 의미가 있는데, 이런 글 읽으면서 보물을 발견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이 인생이란 게 이 골프장 같아서 말이죠. 그냥, 곳곳에 벙커가 널려있잖습니까? (117)

 

이 말은 이런 글을 보완해서 읽으면, 인생이 무엇인가 깨닫게 된다.

 

볼이 제일 잘 떨어지는 곳에 정확히 벙커가 있잖아......

잘 생각해봐, 왜 그렇게 설계를 했는지.(118)

 

다시, 이 책은?

 

작가의 사명이 여기에 있다.

독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작가의 가장 으뜸되는 사명이 아닐까? 그래서 독자들은 그런 작가의 인도를 받아, 글을 따라가면서 다양한 인생 체험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 경험은 간접적이긴 하지만.

 

그래서 소설을 읽을 때 다양한 인물을 만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면, 그건 일단 합격이다.

 

또 있다. 이런 고통도 우리가 느껴야만 한다는 것을, 저자는 보여준다.

<이불 개는 남자>에서 무대가 되는 카리브 모텔, 두 사람이 만난다. 남과 여다.

무언가 이 생길 것만 같은 두 남녀. 그들은 서로 흔적으로만 만난다.

 

방안의 모든 벽을 다시 한번 꼼꼼하게 살핀다. 남자가 어깨를 부딪혔을 저기 어디쯤 그가 내려놓고 간 고통이 아직 묻어있는지 모른다. (221)

 

이 세상을 살아온 사람들의 흔적을 세밀화처럼 그려 보여준, 그리고 보이지 않은 사람들의 고통까지도 헤아려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작가, 그는 작가의 사명을 이 책에서 다했다. 사람들의 흔적을 완전하게, 그리고 고통까지도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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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고 난처한 미술 전시회 - 41명의 거장과 명화 속 숨은 이야기
야마다 고로 지음, 권효정 옮김 / 유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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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고 난처한 미술 전시회

 

이 책은 여러 가지 장점을 찾아볼 수 있는데. 가장 좋은 점은 이것이다.

 

책을 펼치면, 먼저 이런 정보들이 보인다.

 

한눈에 보는 서양 미술 연표

   - 여기에는 1400년대부터 1960년까지

       미술 사조와 그에 속한 화가들을 일목요연하게 분류해놓았다.

        해서, 이 연표로 서양 미술 사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어서 인물관계도를 제시하고 있는데, 다음 5개 사조에 속한 인물들이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르네상스, 북유럽 르네상스, 바로크, 인상주의, 포스트 인상주의.

 

이 책에 등장하는 화가들

 

모두 41명이다.

그림 사조와 관련해 화가들을 정리해볼 수 있다.

 

그중에 하나,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화가들 :

 

신고전주의 :

    자크 루이 다비드

   도미니크 앵그르 : 다비드의 제자

낭만주의 : 외젠 들라크루아

   들라크루아는 신고전주의에 반기를 들었다.

 

여기에는 두 사조의 대립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프랑스 미술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군림한 앵그르는 들라크루아가 아카데미 회원이 되는 것을 강력히 반대했다. (186)

 

처음 보는 그림들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

 

<마리 드 메디시스의 초상>, 1622년 작이다.

 

왜 이 그림에 관심이 가느냐 하면 그녀는 프랑스의 앙리 4세와 결혼한 인물이다.

이자벨 아자니가 출연한 영화 <여왕 마고 (1994)> 로 잘 알려진, 프랑스 역사상 아주 유명한 왕이 앙리 4세인데, 그는 두 번 결혼했다.

앙리 4세는 첫 번째 아내와 결별하고, 마리 드 메디시스와 결혼한다.

그러니까 그녀, 마리 드 메디치(Marie de Medici, 1573-1642)는 프랑스의 앙리 4(Henri IV de France, 1553- 1610)의 두 번째 아내인 것이다.

 

루벤스는 마리 드 메디시스의 의뢰로 그림 여러 점을 그렸는데. 이 책에는 그 중 3 점이 실려있다.

 

<마르세유 상륙> (131)

<마리 섭정 시대의 풍요와 행복>(191)

<마리 드 메디시스 초상> (191)

 

흥미로운 사연 있는 그림들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1829~1876)

 

우리에게 <오필리아의 죽음>으로 잘 알려진 존 에버렛 밀레이가 아주 흥미로운 그림을 그렸는데. 제목이 <나의 첫 설교><나의 두 번째 설교>이다.

 

밀레이의 <나의 첫 설교><나의 두 번째 설교> (286, 287)

 

그는 딸 에피가 처음으로 교회에 가 설교를 듣는 모습을 그렸다. 그 때 아이 나이는 다섯 살이었다. 진지하게 설교를 듣는 아이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그리고 같은 장면의 모습을 1년 후에 다시 그렸는데, 제목은 <나의 두 번째 설교>.

두 번째 설교에서는 아이의 모습이 달라져있다. 첫 번째 설교를 들을 때와는 다르다. 그 모습이 더 귀엽고 사랑스럽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림을 자세히 보거나, 사연을 자세하게 읽어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알거나 들어온 것과는 다른 것들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몇 가지 그런 사연들을 만난다.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다.

 

뭉크의 <절규>

 

너무나 유명한 뭉크의 <절규>

지금껏 들어왔던 이야기는 이 그림이 놀라서 소리를 지르는, 절규하는 자신은 그린 것이라 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주장을 펼친다.

 

이 그림을 자세히 보면 손으로 귀를 막고 있다, , 이 인물은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큰 소리를 듣고 놀란 것이다, 이 그림은 뭉크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하늘이 핏빛으로 물든 황혼 무렵, 그는 다리 위에서 갑자기 큰 소리를 듣고 본인도 모르게 귀를 막았다. 그러나 그 소리는 항상 죽음의 공포에 떨었던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낸 소리없는 외침이었다. (356)

 

인상파라는 말은 원래 폄하?

 

인상파라는 말, 원래 그렇게 부른 것은 폄하할 의도였다고 알고 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1874 바티뇰파 화가들은 마침내 염원하던 그룹 전시회를 열었다. 그곳에서 모네의 <인상, 해돋이>를 본 평론가 루이 르루아가 확실히 인상은 전해지지만, 미완성 벽지보다 형편없다고 폄하한데서 인상파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많은 책에 쓰여있다.

그런데 그 기사의 전체 문장을 잘 읽어보면 르루아는 결코 인상파를 폄하하지 않았다.

르루아가 풍자신문 <르 샤리바리>에 기고한 기사는, 풍경화의 대가로 여겨지는 가상의 나이 많은 화가가 작품을 깎아내리면, 르루아가 이를 옹호하는 형식으로 재미있게 쓰여 있다. , 르루아가 암묵적으로 비판한 것은 인상파의 새로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전주의 화가 쪽이었다. (236)

 

다시, 이 책은?

 

그림은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한다. 그래야 어느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예뻐 보인다. 그렇게 제대로 된 그림 감상을 위해서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 책, 은밀하고 난처한 미술 전시회를 통하여 그런 방법을 배운다. 해서 그림이 이제 제대로 보이는 것이다.

 

더해서 이 책의 특징을 여럿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중에 하나, 이런 특징은 저자가 <프롤로그>에 이렇게 밝혀놓은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서양 미술사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화가들이 활동한 연대순으로 배열했다.

이 책은 시대별, 화가별 인덱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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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누아르 달달북다 3
한정현 지음 / 북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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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누아르 (달달북다03) 

 

이 책은?

 

소설이다. 단편소설, 그것도 무지 짧은 단편소설이다.

그러나 장편(掌篇)이 아닌 제대로 격식을 갖춘 단편이다.

오히려 어지간한 장편(長篇)소설보다 새길 게 훨씬 많다.

 

그리고 짚고 넘어갈 게 있는데, 이 소설 안에는 소설이 또 있다.

그것을 알고 읽어야 이 소설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다.

해서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먼저, 이름에 얽힌 사연

 

사연없는 인생은 없다. 또한 이름 또한 사연이 없는 사람은 없다,

여기 이 소설의 작가는 그것을 안다.

그래서 주인공 이름을 아주 멋지게, 사연을 입혀 지어 주었다.

 

주인공 이름은 선이다, ,

성은 박. 해서 박선이다. 박선.

 

선이라는 이름은 멀쩡해 보이지만 사실 자()자조차도 붙이기 귀찮았던 아버지의 마지막 선택이었다. (33)

 

등장 인물은? 선을 포함해서....

 

, 그리고 미쓰리 언니.

 

미쓰리 언니의 이름은?

그리고, , 즉 박선의 이름은? 다른 이름이 있을지.....

일단 그 정도 알고 소설 읽어보자......

 

소설, 미쓰리 언니가 쓴 소설, 장르는 무엇일까?

 

미쓰리 언니는 사라지던 날, 선에게 종이 한 뭉치를 맡긴다.

그게 소설이었다. 누아르 소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선과 미쓰리 언니가 나누는 대화, 들어보자.

 

장르? 장르가 뭐에요?

주제요. 여자가 성공하는 장르가 있다고 한다면 나는 그걸 세상에 없는 이야기, 환상소설이라고 하겠어요. (50)

 

미쓰리 언니가 쓰는 소설에는 여자 성공 뭐 그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자가 성공하는 이야기는 애시당초 글러먹은 거라는 것. 그래서 미쓰리 언니가 쓰려는 것은 누아르, 여성들은 다 죽어간다는 서울의 이야기.

 

그래서 미쓰리 언니가 쓴 소설은 누아르다. 이런 식이다.

 

여자를 때리고 구박하는 남자들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이 세상이 망할 거라는 내용.

특히 그런 남성들에 대항해서 최고의 여성 킬러가 등장한다는 것. (56)

 

그래서 선에게는 현실성이 없게 보인다. 그렇게 현실성이 없어야 하며, 마지막에는 주인공이 멋지게 죽어가는 것, 그게 누아르 아닌가?

 

그리고 미쓰리 언니가 왜 그런 소설을 썼는가, 에 대한 이유도 소설 말미에 들어있다는 것이다.

 

로맨스가 아니에요. 이 세상은.

여자에게야말로 누아르 장르가 필요해요.

누아르는 여성 장르여야 해요. (57)

 

또 하나의 소설, 선이 쓴 소설

 

아니 틀렸다. 또 하나의 소설이 아니라, 원래의 소설이다.

이 원래의 소설 속에 미쓰리 언니가 쓴 소설이 들어있는 것이니, 이게 원래의 소설이다.

 

그렇게 소설을 써서, 선은 누군가에게 말을 건다.

그 누군가는 바로 이 소설의 작가, 한정현이다.

 

선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미래라는 것을 직감한다. 이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에게 말을 걸어본다. 그렇게 작가는 작가 자신을 소설 속에 포함시킨다. 메타, 아니 역메타..인가?

 

선은 미쓰리 언니로부터 배운다,

 

미쓰리 언니와 알게 된 후, 선의 눈에도 너무 많은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51)

 

언니, 나도 소설 좀 읽어볼래요. 언니가 좋아한다는 게 뭔지, 그 세계가 뭔지 언니를 따라

나도 가볼래요, 거기에 답이 있을 거 같아요.(61)

 

그리고 다시 반전

 

이것을 적는 것은 스포일러다.

작가가 꽁꽁 숨겨 놓은 것 하나가 있다.

반전이다. 그러니 작가가 천재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반전이다.

 

아니다, 그걸 말해버리면, 작가는 싫겠다.

그냥 이 정도 말해 두어야지.

독자들이여, 이 책 64쪽을 자세히 읽어보시라. 거기에 뭔가 있다.

 

아니, 책 읽는 독자라면 그 정도 눈치는 다 있는 것 아닌가. 뭘 그런 것 가지고 호들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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