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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요리 99
글보리 지음, 구구 킴 그림 / 강단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남자를 요리(料理)하라
제목이 우선 심상치
않다.
<남자
요리 99>
이 책 제목중
‘요리’라는
말은 요즘 대세인 ‘요리(料理)'가
아닐까?
해서
남자를 요리하는 방법 99가지,
뭐
그런 의미가 아닐까?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이
책에는 남자인 나도 몰랐던 남자의 숨은 속살이 여과없이 들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그런 물 좋은 재료들 -
싱싱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날 것처럼 비린내 마져 풍기는 -
을
가지고 남자를 요리한다는 것,
그런
의미가 분명하다.
해서 여성 독자들에게는 아주 솔깃한
책 제목임이 분명하다.
남자인
나도 그런 제목에 혹해서 이 책을 집어들었으니,
여자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다양한 요리 재료들
그러면 이 책 안에 들어있는 요리의
주재료가 되는 남자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불안에 떠는
남자,
자기와
싸우는 남자,
자기
속에 빠진 남자,
두려움을
숨기는 남자,
혼자
노는 남자.
대충
분류해봐도,
족족
나를 바라보는 것 같다.
물론
여기에서 ‘나’란
남자를 대표하는 주어이다.
그러니
나 자신만 그렇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
무척
위로가 된다,
저자는 그런 재료들을 골라내어
놓는데,
안타깝지만,
읽을
때에 속이 쓰린 것들도 많다는 것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저자는 99가지로
남자의 심리를 구분,
제시한다.
다양한 요리 방법들
부뚜막의 소금도 넣어야 짜다는 우리
속담처럼,
그런
재료를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그 요리 방법이 억망이면,
공연히
재료만 허비라는 꼴이 될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 재료들 아주 맛깔나게 요리하는 기법이 훌륭하다.
그런 요리 방법을
찾아보자.
먼저 심리학이 있다.
그렇게 찾아낸 재료들을 어떻게
요리하느냐?
심리학으로 저자는
요리한다.
이런
식이다.
81번
재료다.
(188쪽)
“여자가
170은
돼야지!”
어떤가?
이
재료는 어떻게 요리하면 좋을까?
저자는 이런 재료를 먼저
재정의한다.
여자가
170은
돼야지,
라고
부르짖는 남자의 심리를 보여주기 위하여 재정의 하기를,
이런
남자는 ‘
키
큰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라고
한다.
그다음 단칼에 그
재료,
썰어버린다.
“난쟁이
콤플렉스다.”
심리학으로 한 칼에
자른다.
속이
후련한 맛이다.
여자
키가 170은
돼야 한다는 생각을 남자가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두말 할 나위 없이 “난쟁이
콤플렉스”라는
것이다.
‘콤플렉스!’
그다음 요리는 어떻게 진행이
되는가?
주욱 읽어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작은
남자가 큰 여자를 만나는 것은 능력이다.
비슷한
친구들한테서는 졸지에 우상이 된다.
보란
듯이 키 큰 친구들 앞에 데리고 간다.
보상심리다.
남자는
그깟 일에 목숨 건다.
원래
쪼잔해서 그렇다.
키
큰 여자가 훨씬 대범하다.
생긴
대로 노는 거다.
남자는
원래 그렇다.>(188-189쪽)
‘콤플렉스’로
크게 썰더니,
그
다음에는 ‘보상심리’로
자근자근 썰기 시작한다,
그
다음 아주 다진다.
‘남자는
그깟 일에 목숨 건다’
그
다음 푸욱 끓이면 요리가 완성된다.
“남자는
원래 그렇다”
그렇게 주어진 재료를 심리학으로
요리하니,
제법
그럴듯한 요리가 되지 않는가?
그 다음 기법은
문학으로 양념을 치는 것이다.
24쪽의
<내
첫사랑은 고등학교 때였지>를
보자.
남자가 첫사랑을 말하는
대목이다.
저자는 이것을 요리하면서 이렇게
시작한다.
“사랑은
불현 듯 찾아온다.”
그렇게 시작한 요리는 나중에
심리학으로 정리는 되지만,
그
전에 문학이라는 방법으로 맘껏 양념을 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어느
순간에!
선생님으로,
친구의
여자로,
이웃집
딸로,
헤르만
헤세는 ‘모든
시작에는 마력이 깃들어있다’고
했다.
사랑의
시작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우울이
환희로,
불행이
행복으로 바뀌는 엄청난 경험을 하게 한다.
(24쪽)
이런 것을
읽으면서,
만들어지는
요리의 맛을 미리 맛볼 수 있지 않을까?
비록
그것이 입에는 쓴 요리라고 할지라도!
왜냐면,
이
요리는 이렇게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남자는
늘 그리움에 몸서리친다.
여자는
왜 늘 나를 떠날까?
백날
묻고 또 묻지만 답은 없다.
모른다는
것만 안다.
아!
외롭다.>(25쪽)
전체적인 맛
이 책의 맛은
좋다.
맛있다.
먹을만하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남자란
요리재료,
맛은
찌질하다.
맛이
없다.
그래도 저자가 그러한
재료-
찌질하고
맛도 없는 -를
가지고 맛깔나게 요리해준 솜씨에 감사한다.
그래서 마지막 장의 마지막 말
-
비록
저자가 성소수자에 한 말이지만 -
은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암튼
그가 어떤 형태의 삶을 살던 인류는 그들을 모두 수용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229쪽)
여기서,
‘그들은’은
남자,
‘인류’는
여자로 대치해서 읽어보면,
‘그들은’은
‘인류’에게
고마움 느껴야 한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