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 메뉴 선택을
도와드립니다.
맞다,
책의
제목 <점심
메뉴 고르기도 어려운 사람들>이
의미하는 것처럼 점심 메뉴 고르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사무실 밖으로
나가는 발걸음,
가벼워야
할 그 시간에 하나 걸리는 게 있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바로
무엇을 먹을까 하는 선택의 문제다.
한식,
중식,
또
분식?
하여튼
사무실 앞 먹자 골목에 다다르기까지 결정을 해야 할텐데,
이런
고민이 비단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마냥 좋기만
할까?
이
책,
바로
그런 선택의 문제를 앞에 둔 인간의 심리를 파헤쳐보는 책이다.
그러니
흥미에 앞서 읽어보고 그 선택의 문제,
해결해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러한 선택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득일까,
실일까?”
(26쪽)
선택이란 말 자체가 품고 있는
의미,
둘
이상의 어떤 대상 중에서 하나만 가져야 한다는 것,
그것이
원천적인 문제인데,
더하여
이제 그 선택의 폭이 두 개가 아니라 더 많아졌으니 그게 단순히 좋은 것,
득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게
이 책의 전제이다.
선택하는데 따르는 문제점
그렇게 해서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봉착한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선택안이 많으면 소비자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그만큼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탓에 의욕이 꺾일 수 있다.
(28쪽)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으면 실제로
선택한 것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선택하지
않은 것들의 매력을 생각하다 보면 선택한 것에서 오는 즐거움이 줄어들기 때문이다.(29쪽)
그런 전제하에 저자는 이 책을
저술하는 목적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우리가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현명하게 선택하는 법을 배우고,
중요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지나친 걱정을 내려놓은 방법을 배운다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고 믿는다.>(13쪽)
선택을 선택하는 법
이 책은 그래서 이런 실제적인
선택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책이기에,
무척
실용적이다.
실제
생활에 적용해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을 읽고난 다음,
바로
먹자 골목에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을 듯 하다.
그런
마음으로 일상의 모든 선택에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그럼 저자가 이에 대해 조언하는
것을 몇 가지만 살펴보자.
선택의 원칙을 나름 정한다.
<자신이
하는 선택에 따르는 비용을 더 잘 알게 되면,
어떤
영역에서는 선택을 아예 관둘 수 도 있고 설사 그 정도 까지는 아니어도 대충 선택안을 몇 개 정도로만 고려하겠다,
혹은
시간과 노력을 얼마 정도만 들이겠다 하는 식으로 대략적인 원칙을 세우게 될 수 있다.>
(258쪽)
실상 살아가면서 이런 선택의 원칙을
가지고 어떤 일 또는 물건을 선택하는 사람을 드물 것이다.
그런데
이 원칙을 비단 물건을 구매하는 선택에만 적용할 게 아니라,
어떤
일을 하면서도 수많은 선택지가 앞에 있게 되는데,
이런
원칙을 만들어 놓고 적용하면 좋을 듯 싶다.
극대화를 삼가고 적당히 만족한다.
극대화란 오직 최고만 지향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극대화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그
의미는 ‘오직
최고만 추구하고 수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90쪽)
<극대화자는
절대 충족될 수 없는 기대를 품는다.
극대화자는
후회,
기회비용,
사회적
비교 때문에 누구보다 심각하게 고민하고,
결정의
결과가 기대만큼 좋지 않을 때 누구보다 크게 실망한다.>(261쪽)
그래서 그렇게 최고만을 추구하는
극대화자에게 저자는 다음과 같은 충고를 한다.
<‘적당히
좋은’
것을
수용하는 법을 터득하면 의사 결정 과정이 간소해지고 만족감이 커진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적당한 만족자가 극대화자보다 못한 경우가 많을지도 모르나 ‘최고’가
잡힐듯한 순간에조차 ‘적당히
좋은 것’을
수용하는 적당한 만족자가 최종 결정에 대한 만족감은 대체로 더 크다.>(261쪽)
이 설명에
만족했다.
만족할
뿐만 아니라,
만족의
극대화를 추구하느라,
그
과정에서 기쁨을 잊어버리고 잃어버리는 것을 생각하면,
‘적당히
좋은 것에 만족하는 삶’이
얼마나 여유로움을 제공해주는지!
이것
역시 물건 선택의 문제에서 삶의 전반적인 선택의 문제로 전환해서 생각할 수 있다.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내린다
이런
조언,
듣고
보니 유쾌하기까지 하다.
마음을 바꿀 수
있으면,
다시
말하면 지금 내가 선택해서 집으로 가져간 물건을 다시 바꿀 수 있다 생각하면,
그
물건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
당연한
일이다.
매장에서
보았던 다른 물건을 가져왔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에 지금 손에 잡힌 물건이 성에 차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어지간한
사람은 환불 불가능한 가게보다 환불 가능한 가게를 선호한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바꾸는 것이 허용되기 때문에 실제로 마음을 바꿀 확률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한다.
마음을
바꿀 수 있으면 결정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265쪽)
그렇게 하는 경우 사람 마음의
움직임을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결정을
돌이킬 수 없으면 최종 결정에 대한 만족도를 증진하기 위해 각종 심리적 작업을 열심히 벌이게 된다.
결정을
번복해도 괜찮으면 그런 작업을 그만큼 열심히 하지 않는다.>(265-266쪽)
이
책,
읽으면서 아주 기분이
좋았다.
내가 어떤 일을 결정해야 했던
순간,
그
선택의 기로에서 헤매고 있었을 때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래
그때 내가 그랬지,
그런
마음이었지’,
하는
생각에 웃음지었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그러한
선택의 시간마다 선택하게 되는 나의 마음 상태를 읽을 수
있기에,
그런
선택을 슬기롭게 또한 유쾌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이제 먹자 골목에서도 무엇을 먹을까 하는 생각하느라 굳이 헤매지 않아도 되겠지? 인생 메뉴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