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곡자 - 장악하고 주도하는 궁극의 기술
공원국.박찬철 지음 / 시공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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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자

 

귀곡자는 공자맹자 등 잘 알려진 인물과는 달리 신비에 쌓인 인물이다.

그래서 그의 실재 여부에 대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데이에 대하여는 이 책의 <귀곡자해제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참고가 될 것이다.

 

그런 논의는 별도로 하고귀곡자의 내용을 다룬 이 책은 참으로 취할 것이 많다.

 

먼저 이런 말 읽고 나니이 책 마음에 쏙 든다.

그래서 읽을 마음이 더 생긴다.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남의 말을 정확히 듣는 것이다나의 말은 주장을 펼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의 뜻을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 필요하다. (46)

 

<반응(反應)>편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파악하기 위한 방법을 논하는 중에 나온 말이다.

일을 같이 할 사람들의 진심을 파악해야 하는데상대의 말을 통해 상대를 파악하는 방법이 바로 상대의 말을 정확히 듣는 것이라는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파악하려고 할 때 그 마음이 앞서 상대의 말은 귀기울이지 않고 내가 무슨 말을 할 것인가만 골돌하게 생각하기 쉬운데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그 말을 새겨본다면나의 욕망을 가라앉히고 상대의 말을 깊이 들어야 하는 것이다.

(47)

 

귀곡자는 어디에 쓰는 책인가?

 

귀곡자는 중국 전국시대에 활약한 종횡가의 비조로 알려져 있다.

비조(鼻祖)란 <어떤 학문이나 기술 따위를 처음으로 연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합종책과 연횡책을 주장한 소진과 장의가 그의 문하생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인물이 귀곡(鬼谷)에 은거하고 있었기에 귀곡자(鬼谷子)’라 부르며그의 가르침을 기록한 것이 귀곡자이다.

 

그런 귀곡자의 가르침을 (공동저자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살펴보고 있다.

 

하나의 큰일을 이루어 나가는 단계를 설명한 책이다. (8)

현대적인 용어로 바꿔 말하면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과정을 논하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저자는 이 책이 중국 고전 중에서 이런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지혜와 방략을 제시하는 거의 유일한 책이라 평한다. (8)

듣고 보니 그렇다논어맹자노자의 도덕경』 등 여러 고전을 살펴보면 귀곡자에서 볼 수 있는 내용과는 결이 다른 것이다. 해서 귀곡자는 특이한 책이다보통의 중국 고전과는 방향이 다른 책이다.

 

해서 이 책을 순서대로 읽어보면서하나의 큰일을 이루어 나가는 단계를 차근차근 생각해 볼 수 있다저자 말대로 현대적인 용어로 말한다면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 순서는 이렇다.

패합(?闔), 반응(反應), 내건(內?), 저희(抵?), 오합(?合)

췌마(?摩), 비겸(飛箝), (), (), ()

 (인터넷이 귀곡자의 뜻깊은 한자들을 받쳐주지 못하니, 안타깝다.)

 

좀더 알기 쉽게 저자가 붙여놓은 설명을 함께 적으면 다음과 같다.

 

상황을 분석한 뒤 시작을 결정하라 패합(?闔)

주변의 진심을 파악하라 반응(反應)

함께하는 자의 마음을 얻어 굳게 결속하라 내건(內?)

틈이 생길 가능성을 미리 제거하라 저희(抵?)

대세를 살피고 방향을 결정하라 오합(?合)

정보에 우위를 차지하라 췌마(?摩)

상대를 높여 장악하라 비겸(飛箝)

말의 힘으로 상황을 주도하라 ()

사람에 따라 쓰는 방법도 다르다 ()

결단으로 성과를 얻는다 ()

 

저자가 일일이 한자의 뜻을 풀어주면서 귀곡자를 설명하고 있기에 한자를 모르는 세대도 읽는데 문제가 없다는 점 밝혀둔다특히 각 장마다 저자가 원문과 함께 번역문을 실어놓았기에 본문에서 해설을 읽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생각하면 원문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역시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역사를 읽어내는 아주 귀한 틀을 제공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유익했다 싶은 점은, ‘역사를 읽어내는 틀을 깨닫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저희>편이다 

한자표기가 인터넷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니 그냥 한글로 표기한다.

 

희는 아주 작은 금이 간 틈을 말한다그 작은 금이 커서 큰 틈새가 되는데그틈이 생길 가능성을 미리 제거하라는 것이 <저희>편의 골자라 하겠다.

 

저자는 원문의 <저희>를 설명하기 위해 역사에서 실례를 가져온다.

큰일이 일어나기 전에는 반드시 징조가 있다그래서 사전에 틈을 파악하여 그 틈이 커질 가능성을 차단하라는 것인데그 사례가 삼국지의 한 부분이다. (96쪽 이하)

 

조조와 원소가 붙은 관도대전에서 있었던 일이다.

조조가 원소를 격파한 다음에 원소의 문서창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조조의 부하 중 몇이 원소와 내통한 사실이 드러난다이때 조조가 바로 이 틈을 제거한 방법이 실로 창조적이다,

 

그는 그 문서들을 다 태워버린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문서를 만약에 조조가 보았다는 것을 내통한 부하가 알게 되었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그 부하는 분명 좌불안석나중에 조조를 제거할 방법을 강구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그런 부하들을 제거한다고 해도자기 군사의 손실에 불과할 뿐이니 아예 처음부터 문서를 태워버림으로 내통한 부하의 마음도 사고병력의 손실도 덜고또한 조조 자신도 마음 편하게 부하들을 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게 틈을 없애라는 <저희>의 가르침을 창조적으로 적용한 조조의 지혜인 것이다.

 

또한 청나라가 명나라를 이어 중국을 제패한 다음에 <삼번의 난>을 대하는 전략도 <저희>편을 이용한 것으로 저자는 분석한다.

 

다시이 책은?

 

저자는 아주 구체적인 역사적 사례를 통해 귀곡자를 알기 쉽게 해설하고 있다.

그런 방법으로 독자들은 두 가지를 한꺼번에 취하게 된다일석이조다.

 

하나는 귀곡자를 아주 쉽게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요.

또 다른 하나는 거기에 사용된 역사적 사실들을 배우면서 그 역사 속에 숨어있던 전략적 지혜들을 또한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귀곡자이제 그 신비를 벗고 현대에 필요한 가르침으로 다시 나타난 것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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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철학은 처음이야 - 흔들리는 10대, 철학에서 인생 멘토를 찾다 처음이야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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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철학은 처음이야

 

철학을 책으로 배웠다배웠었다.

그러니 철학은 나에게 그저 글로만 떠오르는 분야다.

어떤 철학 주제가 나오면 먼저 그것을 누가 말했더라누가 어떤 말을 했더라하는 식으로 철학은 다가온다.

 

그래서 이 책을 잡게 되었는데철학을 진짜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철학은 어떻게 하는가?

남의 이야기 말고철학자들의 고담준론 빼고진짜 철학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저자인 박찬국 교수는 몇 권의 책으로 알고 있었던지라이 책으로 그분의 육성을 듣는다 생각하고 철학을 진짜 해보는 심정으로 읽었다.

 

<프롤로그>의 첫마디가 그런 내 마음에 어떤 확신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철학은 여러분에게 낯선 학문일 겁니다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철학은 우리 삶 가까이에 있습니다우리는 일상에서도 철학적인 논쟁을 합니다. (4)

 

그렇다나는 그간 철학하면 고담준론만누구 누구 어떤 철학자가 이런 것에 대해 어떤 말을 했더라하면서 책부터 찾아볼 생각부터 했던 것이다. 실상 내가 생각하는 것친구와 대화하는 것그런 것들이 철학인줄도 모르고 말이다.

 

저자는 이런 말로 우리의 생각을 북돋워준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철학적 물음들에 대해서 분명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의견을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이런 점에서 보면 우리는 이미 철학자입니다. (6)

 

이 책에서 얻은 것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차분하게철학을 한다 생각하면서 읽어갈 수 있었다.

 

인간을 역사적 존재라고 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인간의 자유상상력시간의식은 어떻게 연관될까요?

 

역사 깨나 읽었다고 생각한 나도이런 문제를 마주하니 답이 나오지 않는데이걸 이 책에서 철학의 분야로 읽어보게 된다.

 

저자는 역사의식을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시간의식에서 찾는다. (183)

 

인간이 역사적 존재라는 것은 단순히 인간의 역사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우리가 사는 사회는 역사 속에서 형성되어 온 것이므로 우리의 모든 삶은 역시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다. (194)

 

바람직한 종교란?

 

요즘 각종 사이비 종교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 그릇된 종교가 종교의 가면을 쓰고 횡행하는 것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책 7장에 <바람직한 종교와 그렇지 않은 종교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는 그래서 특히 의미가 있다.

 

7장은 이런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들이 종교를 믿는 이유가 궁금해요!

사해동포주의라는 이념은 신화일까요진리일까요?

좋은 종교와 나쁜 종교는 어떻게 다른가요?

내가 열심히 기도하면 신이 모든 걸 들어주실까요?

 

그중 세 번째 항목 중 중요 부분만 요약해 본다.

에리히 프롬이 말한 것들 중 새겨볼 만한 발언이 보인다.

 

인류에게 사랑의 능력을 불러일으키는 종교가 있고 그렇지 않은 종교가 있다.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종교를 인본주의적 종교라 하고,

그렇지 않은 종교는 권위주의적 종교라 한다.

 

인본주의적 종교는 인류는 모두 존엄하며 다른 인간을 제 몸처럼 사랑하라도 가르친다.

이런 점에서 사랑과 자비를 가르치는 기독교와 불교는 인본주의적 종교라 할 수 있다. 

반면 권위주의적 종교는 어떤 특정한 교리에 대한 믿음과 특정한 예식 체계에 대한 참여를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긴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기독교인본주의적 종교라 했지만교리에는 두 개의 색채가 다 들어있다는 것역시 프롬은 지적하고 있다. (150)

 

다시이 책은철학하는 자세철학하는 방법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바로 철학하는 자세와 방법이다.

저자의 다른 책에서도 이미 느낀 것이지만저자는 참 친절하다.

 

철학을 그저 책으로만 배운 나같은 사람에게차분차분 철학의 주제를 고르는 법을 설명하고 그런 것들이 저 멀리 있는게 아니라바로 우리 곁에 있으며 또한 그것들을 '생각'하면 얼마든지 다른 철학자에 의지하지 않고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읽는 내내 모든 설명들이 납득되어 차곡차곡 나에게로 건너와 쌓이는 듯했다.

 

이게 바로 책읽는 기쁨이 아닐까?.

철학을 생각으로 하는 진짜 철학 공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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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2 - 청소년을 위한 논어 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2
판덩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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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2

 

논어가 새롭다.

논어를 이렇게 읽어보니논어가 다른 책이 된다.

그러니 우리 공자님이 달라졌어요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저자가 논어를 대하는 태도가 예스럽지 않다.

이런 저자의 자세가 먼저 마음에 와 닿는다.

 

학습과 탐색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것이야말로 논어의 핵심정신이다. (13)

그래서 저자는 논어를 공부와 관련시킨다.

이 책은 그런 저자의 논리를 따라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이 된다.

 

1도대체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2공부를 잘 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3공자가 들려주는 톱클래스 전략

4배움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라

 

그래서 이 책에는 공부와 관련된 논어의 구절이 많이 등장한다.

이는 저자가 기존의 논어』 해석을 따라해서가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논어를 해석한 덕분이다.

 

예컨대공자의 이런 말도 새로운 시각으로 새겨보게 된다.

 

興於詩(흥어시立於禮(입어례成於樂(성어락)

논어』 <태백>에 나오는 구절이다.

 

공자 말하길나는 시로 시작해서예로 일어섰고음악으로 완성했다. (151)

 

저자는 이 말에서 공부의 3단계를 찾아낸다.

 

興於詩(흥어시시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단계

立於禮(입어례예와 관련된 것을

成於樂(성어락음악으로 배운 내용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공자는 음악교육을 매우 강조했는데그의 학당에서는 늘 거문고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하며 수업 시간에도 항상 악기가 옆에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음악으로 인성을 다스렸고그것이야말로 배움의 완성이라고 보았다.

 

이런 것도 알게 된다.

 

니체는 르네상스에 대하여 :

니체는 르네상스의 골자를 허례허식을 떨치고자 한 정신으로 보았다르네상스가 위대한 이유는 과거의 종교적 허례허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람들의 진실한 감정을 표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25)

 

(이글의 출처를 밝혀주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있다니체의 수많은 저작 중에 어디에 그런 내용이 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저자가 소개하는 책들 중

 

안티프래질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132)

 

깨지기 쉬운 이란 의미를 갖는 말 프래질에 반대를 뜻하는 안티를 붙여서 만든 저자의 신조어로 충격을 받으면 더 단단해진다는 의미를 갖는다저자는 말하길 세상은 불확실성으로 가득차 있는데 그런 불확실성에 잘 대응하려면 리스크 대응 능력즉 안티프래질의 특성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한 게임과 무한 게임제임스 P.카스 (135)

이 책의 저자는 사람은 무한 게임의 플레이어처럼 살아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글 밑줄 긋고 새겨본다.

   

나침반은 정북의 방향을 가리킨다그러나 그 길에 있는 늪사막과 협곡을 알려주지 않는다그러니 우리는 스스로 늪을 돌아가고 함정을 피해 가야 한다때로는 먼 길을 돌아가야 할 때도 있다. (141) - 링컨의 발언이다. 

 

우리는 세상에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어떤 한 가지 기능을 담아내기 위한 도구가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12)

 

이 말은 뒤에 언급되는 군자불기(君子不器)의 사상(131)과 연결되어 더 폭넓게 진행이 된다.

 

새로운 지식을 공부할 때가장 중요한 것은 대뇌에 자극을 주는 것이다. (94쪽)

 

아쉬운 점 몇 가지가 있다.

 

첫째인용되는 논어의 출처를 밝혔으면 좋았을 것이다.

저자는 논어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논어의 어디에 들어있는 구절인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둘째한자를 한글로 읽어가는데오자인지 어쩐지 이상한 것들이 보인다.

 

一以貫之 일일관지 (15)

제대로 읽으면 일이관지로 읽어야 한다.

 

양지미고 (仰之彌高) (43)

이 말은 42쪽에는 앙지미고라고 했으므로 43쪽의 양지미고는 오자로 보인다.

 

사자성어 화이불실(華而不實)’은 화이부실로 읽어야 하는 것 아닌가? (55)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지도?

 

일지기소무 (93)

이것의 한자 원문은 이렇다日知其所亡 (93)

한자가 잘못인지아니면 한글로 읽기를 잘 못했는지 알려면 논어에서 해당구절을 찾아봐야 하는데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 출처를 이 책에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아 그 출처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

 

논어 <자장>에 나오는 구절이다한문이 맞다日知其所亡

그러면 그 한자를 잘 못 읽은 것이다제대로 읽으면 일지기소망이다.

 

다시이 책은?

 

이 책의 결론은 이것이다.

 

현대의 발달한 과학적 연구 역시 잇달아 공자의 가르침이 옳다는 증명을 결과로 내놓고 있다그래서 논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얄팍하게 해석만 보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책 속에만 존재하는 명언 정도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진짜 우리 삶에생활에공부에 적용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배울 수 있어야 진정 살아 있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14)

 

이 책으로 논어를 새롭게 만나공자님을 다시 뵙게 되니 즐겁다.

그래서 논어의 첫 구절이 이런 게 아니겠는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學而時習之不亦說乎兒)`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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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읽어주는 여자 - 공간 디자이너의 달콤쌉싸름한 세계 도시 탐험기
이다교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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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읽어주는 여자

 

여행이다.

공간 읽어주는 여자를 따라서 유럽 등 각지를 여행한다.

 

공간 읽어주는 여자란저자가 공간 디자이너로 일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공간을 디자인하는 업무인지라아무래도 공간 즉 도시를 보는 안목이 남다르다.

 

해서 저자가 보여주는 도시는 다르다.

 

먼저 이 책에서 저자가 보여주는 도시는 다음과 같다모두 18곳이다.

저자는 유럽의 8개 도시를 보여주고파리는 깊숙하게 보여준다.

인도에서는 역시 8개 도시를 보여주고그 다음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을 오래 보여준다.

 

저자는 그런 도시에서 무엇을 만났을까?

 

버려지는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 수많은 건축가를 만났다. (19)

 

흥미있는 건축물이 많은 런던에서 그래도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축물은 단연 테이트 모던이다. (25)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건물 꼭대기마다 달린 도르래가 있어 인상적이다. (37)

집이 좁아 가구나 짐을 옮길 때 사용하기 위함이다.

 

저자가 묵은 곳은 기독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호스텔인데그 위치가 아주 절묘하다.

홍등가 깊숙한 골목에 있다는 것이다. (38)

 

재미있는 것은 공중화장실이 유료인데운하 근처에는 무료가 많다고 한다그 이유인즉 마약이 합법화 되어 있는 그곳에서 마약에 취헤 운하에서 소변을 보다가 운하에 빠져 죽는 경우가 많다는 것그걸 방지하기 위해 운하 근처 공중화장실은 무료!

 

암스테르담에서 저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축물은 수상 아파트 실로담. (40)

 

베를린에서 저자는 먼저 영화 이야기를 꺼낸다.

<베를린 천사의 시>

<인생은 아름다워>

<글루미 선데이>

<피아니스트>

<쉰들러 리스트까지.

 

<쉰들러 리스트>에서 건져낸 말은?

많은 유대인들을 살려낸 쉰들러에게 유대인들이 감사의 표시로 반지를 만들어 선물했는데거기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고,

탈무드의 한 구절인데, ‘하나의 생명을 구한 자세상을 구한 것이다.’(45)

 

저자가 보여주는 공간은 유대인 추모 공원과 유대인 박물관 (46- 52)

 

다음은 그라츠(Graz)

가보지 못한 곳이라 더 관심이 가는 곳이다.

거기에서는 기괴한 모양의 건축물이 보인다마치 외계인이 마악 착륙했는데 타고 온 우주선 같다쿤스트 하우스다사진 올린다.


 

 

쿤스트 하우스는 그라츠 사람들에게 친근한 외계인으로 불리는 지능형 현대 미술관이다. (56쪽 이하)

또하나 볼 곳이 있다. 인공섬 무어인젤이다.

 

스위스 바젤을 지나 독일의 국경도시 바일 암 라인으로 간다.

 

이런 식으로 저자를 따라 유럽을 한 바퀴 돌고 드디어 파리에 도착한다.

파리에서는 어떤 것들이 저자를 기다리고 있을까?

다른 도시하고는 약간 다른 결로 저자는 파리를 대하고 있다.

먼저 헤밍웨이 그리고 우디 알렌이 만든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통해 조금 과거로부터 파리를 짚어나간다그런 파리가볼만 하지 않은가.

 

실상 이 책에서 보는 것은 단지 건축물만이 아니다그걸 설계하고 만든 사람그리고 그것을 이용해서 무엇이 바뀌었는가까지 살펴보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통찰력 있는 안목으로 그 많은 것중에서 몇 개를 골라 우리에게 내어 놓은 것이리라.

 

눈여겨 볼 사람들도 많다.

르코르뷔지에는 특별히 더 그렇다.

그에 관하여 저자는 특별 대우를 해서 이 책 73쪽에서 91쪽까지이다.

그가 관련된 건축물을 일일이 소개하는 것도 좋지만그의 어록을 기억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위대한 시대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정신이 필요하다. (85)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지고 만다전해지는 것은 사유뿐이다. (91)

 

이 말에 대하여는 저자가 한마디 거든다이렇게 말이다.

결국 사유만 남는다는 그의 말은 인생에서 건축은 거들뿐 본질은 자신이 어떤 생각으로 사느냐에 따른 것이다. (91)

 

다시이 책은?

 

이 책은 공간이라는 주제로 여행을 한 공간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여러 나라의 도시와 그리고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며 건진 통찰의 기록들로 가득하다.

 

여기서는 이런 사유기록해 둔다.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등장하는 사람들 이야기다.

 

여주인공 아드리아나는 황금시대를 동경했고,

황금 시대를 사는 고갱은 미켈란젤로가 사는 르네상스 시대를 동경했다.

길펜더가 동경하던 시대의 예술가들도 그들의 현재는 늘 불만스러웠다,

어쩌면 미래의 누군가는 내가 사는 지금을 동경할 것이다. (113)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을 인용해놓고 있다.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

 

그런데 새로운 눈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는 새로운 풍경을 일단 봐야 한다고 믿는다.

새로운 것들을 봐야그것도 제대로 봐야 그걸 보는 눈이 생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책이다.

저자를 따라 각지를 여행하며 새로운 것들을 바라보며새로운 눈을 갖게 되는 가치 있는 여행을 재미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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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과 우주론 - 블랙홀 박사가 들려주는 우주학당 강의 노트
박석재 지음 / 동아엠앤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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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과 우주론

 

웜홀에 대하여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웜홀이 재조명받게 된 것은 우연한 사건 때문이었다항해 중이던 우주 탐사선 한 대의 신호가 갑자기 소멸되었는데아무리 경로 추적을 해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탐사선은 아주 엉뚱한거의 우주의 반대편이라고 말할 법한 장소에서 발견되었다한 물리학 연구팀은 이 신호 소멸을 끈질기게 추적했다그리고 마침내당시 탐사선이 연구 목적으로 발생시켰던 특수한 액시온 입자선이 우주 공간의 웜홀을 활성화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이어진 후속 연구는 우주 개척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웜홀은 원래 아주 불안정해서 우주선과 같은 거대한 물체와는 상호작용하지 않는다는 정론이 뒤집혔고실종된 탐사선의 사례를 따라 웜홀을 안정화할 수 있는 기술이 속속들이 발표되었다.

우리 우주에는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웜홀들이 있었다인류는 단지 이 통로들을 이용하기만 하면 되었다.

 

천문학 학술지에 등재된 논문인가?.

천만에. 위에 인용한 글은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란 소설집에 수록된 같은 제목의 SF 소설의 한 대목이다. (위의 책, 162-163)

 

거기 소개된 웜홀은 과연 사실일까?

웜홀을 통해서 우주의 반대편이라고 말할 법한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웜홀이란실제로 존재하는 개념이다이 책에서 웜홀을 설명하는 것을 들어보자.

 

블랙홀 2개를 이어놓은 것을 웜홀이라고 해웜홀은 중력이 만드는 통로인데 영어로 ‘worm hole’, 즉 벌레 구멍이라는 뜻이야이 학술용어는 사과의 한 쪽 표면에서 다른 쪽 표면으로 기어가는 벌레가 구멍을 통해서 더 빨리 갈 수 있다는 것에서 비롯됐지뉴턴 때문에 중력을 설명할 때 늘 사과가 인용되는데 덕분에 사과 속 벌레까지 출세했어. (109)

 

그러니 사과 한 쪽 표면에서 중심부를 통과하는 구멍을 파고 들어가면 반대편 표면으로 나오는 것가능하다는 것이다그래서 웜홀이라는 개념이 우주 이동에서 활용되는 것이다그런데 그게 이론상으로는 가능할지라도 과연 실제로도 가능할까?

 

이에 대하여 저자는 이런 설명을 하고 있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웜홀은 원래 블랙홀과 블랙홀을 연결하는 통로야중력장 방정식을 풀면 웜홀에 대한 답이 엄연히 있어그런데 문제가 있었지. (110)

 

그러니 애초부터 웜홀이란 개념은 블랙홀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그저 우주 아무 데서나 한 쪽 표면을 파고 들어가 다른 쪽 표면으로 짠 하고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가 있다고 했는데그 문제가 무엇일까?

 

한쪽에서 블랙홀로 들어가 살아남아서 다른 쪽 블랙홀에 도달한다고 해도 빠져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지따라서 이번에는 무엇이든지 내놓기만하는 화이트홀이 출구에 있어야만 했어그래서 SF 작가들은 화이트홀을 발명했지즉 블랙홀과 웜홀은 과학적 근거가 있지만 화이트홀은 없어. (110)

 

그러니 인간이 블랙홀로 들어가 다른 쪽 출구인 화이트홀로 나올 수는 없으니웜홀은 어디까지나 SF속에서나 가능한 장치일 뿐이다.

 

그러나 여기 호킹이 한가지 여지를 남겨두었다.

 

화이트홀은 한동안 우리의 희망 사항으로 남아있었지만 호킹이 작은 블랙홀은 화이트홀과 다름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서 다소 과학적인 입지를 차지하기 시작했어. (110)

 

그것이 SF 작가들에게 희망가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게 SF 작가들에게는 대단히 희망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었다오늘날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나 영화치고 웜홀을 통한 시공간 여행을 빌리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다또하나 이런 전제가 붙으면 SF 작가들에게 웜홀은 이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설사 우리 인류가 과학이 덜 진보해 웜홀을 통한 여행을 할 수 없다하더라도우리보다 더 발전한 외계 고등 생명체가 웜홀을 통해 우리에게 올 수 있다는 가정이 많은 SF 의 토대가 되고 있다. (110)‘

 

그러니 김초엽 작가의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시대 배경은 현재가 아닌엄청한 과학 기술이 발달한 시대로시대가 다른 것이다.

 

어떤 시대인가? 이런 시대다.

 

인류가 고작해야 달이나 화성에 발을 내디디고 태양계 밖으로는 무인 탐사선만 날려보내던 시기를 지나진정한 의미에서 우주 곳곳을 개척하게 된 계기가 바로 워프 항법이었다. (김초엽 위의 책, 156)

 

그런 시대이니 블랙홀도 화이트홀도 문제가 될 게 없다따라서 웜홀은 고차원 웜홀‘(의의 책, 161)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현실과 SF는 엄연히 다른 법우리의 현실은 이 책에 기반을 두고 있다.

 

SF를 읽는데도현재 기술을 이해하는데도

 

이 책은 SF를 읽는데도또한 현재 기술을 이해하는데도 유용하다.

 

다음 사항을 설명해보라는 질문을 받는다고 해보자.

 

a.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을 구분해보라. (18)

 

b. 지구인이 왜 그렇게 화성을 짝사랑해왔는지 설명해보라. (156)

 

c. 뉴턴의 중력이론과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의 차이점은? (159)

 

d. 지구 탈출속도는? (27)

 

이런 것도 재미있는 질문이 될 것이다.

 

e. 10,000,000을 10의 거듭제곱으로 나타내라 (39)

 

f. 가수 이정현이 부른 블랙홀 노래는? (148)

 

다시이 책은?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자.

 

a. 특수상대성이론은 특수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쉬운 이론이고일반상대성이론은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어려운 이론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은 1905년에 발표되었고일반상대성이론은 10년 뒤인 1915년에 발표되었다.

 

b. 화성이 여러 면에서 지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화성의 하루는 24시간 40분으로 지구의 하루와 비슷하다공전궤도면에 대한 자전축의 경사각도 24도로 지구의 23,5도와 별반 차이가 없다.

 

c. 뉴턴의 중력이론에서는 천체가 낙하하는 물체를 잡아당긴다고 생각하는데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에서는 천체가 휘어놓은 시공간으로 물체가 들어간다고 한다.

 

d. 초속 11.2 km.

 

e. 솔직히 이 문제를 읽고 당황했었다. 거듭제곱은 고등학교 시절에 배우던 것 아닌가그런데 이 책에서 답을 읽으니 그렇게 쉬운 것을 공연히 미리 겁먹고 쫄았다 싶다답은 0이 7개니까 10의 7제곱이다.

 

f. 이정현의 이런 노래 있는 줄 처음 알았다노래 제목이 ’GX 339 4’

 

가사는 이렇다.

 

가시가 저 꽃에 찔려 가시가 다시나 탐이나

가 다시 나 네가 나와 나 네가 다시 나되고서

 

(RAP) 지금 다가오는 아픔을 즐기며

너의 힘 때문에 한점으로 오므라든

너의 힘 안쪽의 막대한 힘 때문에

난 저 빗속으로도 탈출 못하지

 

야 야 빅뱅야 빅뱅야빅뱅야 빅뱅야

 

가시가 저꽃에 찔려 가시가 다시나 탐이나

가 다시 나 네가 나와 나 네가 다시 나되고서

 

(RAP) 지금까지 난 우물 안의 개구리였지

어떡하지 나 그만 밖으로 나왔어

우물안의 개구리라 말했기 때문이야

사상의 지평면 그곳은 나의 별야

 

야 야야 야야 야야 야야

야 야야 야야 야야 야야

 

가사 곳곳에 음미할 부분이 보인다빅뱅에 대한 적절한 가사다.

심지어 사상의 지평면이란 가사를 읽으면서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사상의 지평면이란블랙홀의 표면을 말하는 것이다

event horizon 이다. (이 책 33, 110쪽을 참고하시라)

 

이 책나의 하늘에 대한 눈을 더 크게 뜨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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