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의 비밀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201
리처드 스템프 지음, 정지인.신소희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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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생각의 나무에서 나오는 세계의 교양선은 항상 눈여겨 보고 있는 시리즈 가운데 하나이다.  선명한 사진자료와 풍부한 해설이 예술적 안목을 높여주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번에 만난 [르네상스의 비밀]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르네상스에 대한 의미 외에 우리가 알지 못하던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 작품 속에 담긴 언어 코드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컸다. 르네상스는 이전의 중세 시대와는 다른 다양하고 자유로운 표현의 예술 부흥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전의 예술에 비해서 상대적이고 주관적으로 많은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예술가들의 활동에 의해 르네상스 시대 만의 예술 언어 코드를 가지고 있었으리라.

총 3부로 구성된 책 내용을 살피면 2부가 가장 흥미롭다. 2부의 제목 또한 르네상스의 언어이다. 표상과 약어, 남성과 여성, 빛과 음영, 신들과 여신들, 형태와 기능등..르네상스 때의 작품들이 갖고 있는 코드를 이해하기 위해 분석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었는가는 몰랐기에 르네상스 예술에 대한 코드를 하나씩 이해하는 흥미로움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3부의 테마별 그림읽기는 2부에서 얻은 르네상스 예술을 이해하기 위한 코드를 바탕으로 감상의 폭을 넓혀 준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하더라도 숨겨진 코드를 이해하면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폭은 한층 더 넓어 진다고 생각된다. 일반적인 문예부흥기라고 인식하고 있는 르네상스가 아닌 이 시대의 예술품이 갖고 있는 숨겨진 언어를 이해한다면 진정한 문예 부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 가지 아쉬움은 원전의 제목인 ' the secret language of  Renaissance'를 살기기 위해서 '르네상스의 비밀'이라고 한 것 같은데 이 보다는 르네상스 예술 언어에 대한 이해를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르네상스의 예술언어'가 좀더 근접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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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 Vol.1 제제와 마법의 강, 신의를 찾아서
남강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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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실 자기개발서라는 수식어를 동반하고 있는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편이었다. 도식적이거나 너무나 강한 어조를 취하는 방식에 식상했기 때문인 것도 있다. 이번 책은 자기개발서라는 문구를 동반함에도 표지와 제목에서 주는 묘한 마력에 이끌려 관심을 갖게 되었다.

마치 환상적인 마법의 세계가 펼쳐질 듯한 외국풍의 그림 표지는 기존의 자기개발서에서 보았던 느낌과는 사뭇 달랐고 내용 역시 소설적인 구성이 한껏 돋보이는 책이었다.

 

자기 존재의 부재 상실을 경험하게 되면 누구나 의지하고자 하는 사람을 찾게 된다. 그 의지는 지금의 모습에서 벗어나고픈 혹은 새로워지고 싶은 욕망 때문일 것이다. 이 책 속에서도 누구나와 다르지 않는 상실감에 젖은 인물이 마법사 친구를 통해 자신의 마음의 병을 고쳐줄 신의를 찾아 나선다.

신의를 만나기 위해서는 강을 건널 뱃삯으로 필요한 마법 열매 일곱개가 필요하다. 그 마법열매를 얻기 위한 여행에서 자신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 지는 것이다. 마을을 돌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상황은 결코 남의 것이 아닌 나의 일이 된다. 나의 경우를 돌아보게 하는 여행의 연속이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만난 신의가 바로 다른 위대한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의 내면이라니..정말 많은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서 변화를 겪지만 그 외부적인 변화가 자극으로만 다가오고 진정 내 내면에 자리잡지 못한다면 단순기간의 변화로 그치기 마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을 경험을 통한 내면의 동화였다. 외부 자극에 의한 변화는 진정한 나의 변화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팽글팽글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귀찮은 듯 내면의 나 자신의 잊고 지내려고 했던 사람들에게 자극이 될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환상 여행을 하는 듯한 소설적 구성 안에 진정한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여 상실감에서 벗어나도록 하라는 작가의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결국 내 삶을 변화시킬 마법의 힘은, 치유의 힘은 내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책 제목의 마법사는 어떤 존재인가? 바로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도록 도와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매개체이다. 그런 매개체로 만난 마법사가 이제는 나 자신이 되어서 가끔 지치고 힘들어 하는 내 친구들이 상실감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마법사 바이러스는 널리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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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별에선 엄마가 보이겠지요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1
히구치 토모코 글.그림, 김난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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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한 번 보고 다시 또 한 번 보고...

책을 읽으면서 그림에서 보여지는 느낌이 얼마나 경쾌하고 밝던지 자칫 이 책을 즐거움이 가득한 책으로 착각할 뻔 했다. 월급날 아이들을 불러서 함께 맛난 걸 사서 공원에 가서 별을 보고 먹다가 상상의 별나라 여행을 하고 일기를 쓰는 단순 생활 동화 말이다...

책을 읽는동안 약간의 어리둥절함으로 갸웃거리게 하는 부분은 바로 엄마의 부재때문이다. 엄마의 부재는 사실 이 책 곳곳에 묻어난다. 월급날 엄마만 빼고 만나는 부자..공원에서 별을 보다가 순간이동 로켓을 타고 여행을 한다면 먼 옛날의 지구를 거쳐 4년 전의 엄마의 모습을 그리는 장면에서는 확실한 엄마의 부재를 인지할 수 있다. 밝게 웃고 있는 아이들과 월급날이라고 아이들을 불러 내는 아빠의 웃는 얼굴 뒤에는 슬픔이 숨겨져 있엇던 것이다.

아이들의 웃음이 너무 해맑고 귀여워서 자칫 그림만으로 이 책 속에 녹아있는 슬픔을 찾지 못할 뻔 했다. 책을 읽던 딸아이도 한 번 읽고 역시 또 한 번을 다시 읽더니 "얘네들 엄마가 없나봐..너무 슬프다"라고 한마디 한다. 입이 찢어져라 웃는 아이들의 웃음 때문에 책을 읽던 내 마음은 더 저려 오는 것 같았다. 슬프다고 눈물을 펑펑 흘리는 것보다 그 슬픔을 이겨내는 웃음이 때로는 더 강한 슬픔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순간 이동 로켓을 타고 몇 년 전 엄마의 품 속으로 가고 싶어하는 아이의 소원이 꿈에서라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와 내 아이에게 주어진 평화로운 현재의 시간에 감사하는 마음도 한번 더 느끼게 하는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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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의 여정
소냐 나자리오 지음, 하정임 옮김, 돈 바트레티 사진 / 다른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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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실 책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단지 현대판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정도 외에는..책 표지를 보면서 기차 위에 앉아 있는 소년의 122일 간의 긴 여정이겠구나..배고프고 힘든 여정인데도 불구하고 엄마를 찾아 가는 따뜻한 이야기겠구나...가 전부였다.
그런데 책을 펼쳐들고 엔리케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엄마를 찾아 떠나는 아이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나려고 했던 안이함에 얼마나 얼굴을 붉혔는지 모른다. 단순히 엄마를 찾기에는 이 가혹한 현실이 여지없이 드러나 있기에 부끄러움과 분노로 얼굴을 붉히게 되었다.

저자인 소냐 나자리오는 현실을 들여다보고 어렵게 사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려하는 살아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많은 작품과 그 작품에 현실을 담아내려고 몇 년에 걸쳐 경험을 하는 그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 역시 엄마를 찾아 온두리스에서 미국까지 장장 122일간의 엔리코의 여정을 그녀 역시 똑같이 경험하고 쓴 책이다.

그렇다면 15살의 엔리코의 어머니 리우데스는 왜 가족과 떨어져 미국으로 가야했는가? 대개의 경우가 그렇듯이 빈곤한 현실이 가족의 분열을 야기시킨다. 혼자서 아이들을 키우기에는 너무도 힘들었던 그녀는 언제 만날 지도 모르면서 돈을 벌기위해 아이들을 남겨두고 미국행을 감행하게 된다.그녀의 미국행으로 남겨진 아이들은 윤택한 삶을 누리기 보다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더 목이 말라있고 결국 엔리코는 엄마를 찾아 먼 여정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면 몇 시간만에 도착할 미국땅에 122일이나 생사의 벽을 넘나들면서 힘든 여정을 밟아야 하는 이유는  갖지 못한 자들의 밀입국임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가야하는 길이기에 그 과정에서는 강탈과 폭행, 강간 등 수많은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

그것이 현실이었다. 한 명의 엔리케가 아닌 수많은 또 다른 엔리케가 겪고 있는 현실..잘 사는 나라는 풍요로움은 그 나라 사람들에게 해당한다. 그것도 정말 아무것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제외되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땅에 살고 있는 인디오나 흑인들에게도 인색한 그것이 밀입국을 감행하는 못사는 타국인들에게 주어질 수 있는 혜택일 리가 없다. 인권을 부르짖고 함께 사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자고 하는  현실은 실제는 너무도 냉혹하다.

엔리케의 여정을 답습한 소냐 나자리오는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으리라..내가 아니 내 주변에서 일어 날 수 있는 그들의 삶을 보여주고 그들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랬으리라..삶이 행복이기보다 생존 그 자체인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있기에 나아질 수 있는 내일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엔리케의 여정을 통해서 지금도 수없이 떠나는 또 다른 엔리케들에게 아픈 삶이 지속되지 않도록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가장 기본적인 가족의 행복마저 유린당한 그들의 삶을 보면서 무관심하던 우리의 양심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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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나의 발견 방법서설 나의 고전 읽기 6
김은주 지음, 이해정 그림, 르네 데카르트 원저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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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세움 고전읽기 시리즈는 읽을 수록 매력에 빠지게 되는 시리즈이다.

지난 번에 로크의 [통치론]을 읽고 학창 시절에 읽어 보지 못한 통치론의 참맛을 알고 얼마나 기뻤던지 모른다. 이번에 읽은 책은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이다. 데카르트 하면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했던 철학자로 연역적 귀납법의 대표적인 철학자로 배웠던 기억이 난다. 사유하는 방법으로의 연역법과 귀납법도 실제적인 삶에서 필요하기 보다는 시험을 위해서 외우기 급급했었다.

데카르트 그가 철학사에서 남긴 위대함은 과연 무엇인지 그의 첫 작품인 [방법서설]을 통해서 엿볼 흥분에 들떠있음을 감출 수 없다. 테카르트의 [방법서설]은 사고의 방법에 대한 데카르트의 자전적인 경험담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적 사고를 위해서 관념이 아닌 경험을 통해 사유하고 그 근본에 서 있는 것은 인간의 의식을 통한 사유. 그 의식의 기저에는 이성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철학서임에도 불구하고 자서전을 읽는 것같은 편안함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매력인 것 같다. 데카르트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서 그의 철학적 체험을 경험하게 된다. 철학적 경험의 바탕에는 무조건적인 수용이 아닌 의심을 통한 탐구로 이어진다. 우리 정신의 힘을 강하게 하는 것은 의문을 갖는 것이고 그로 인해 답을 안고 또 다른 의구심을 낳아 새로운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데카르트가 방법서설을 통해서 주고자 한 것은 철학적인 사고, 가장 근본적인 의문을 갖는 자세를 함께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그의 명석함에 동조를 하면서도 또 다른 의문을 갖고 정신을 재무장하도록 할 것을 그는 권하고 있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통해 의문을 통한 철학적 사고의 여행길에 동참할 기회를 얻게 된다. 철학적 사고의 주체로서 자아의 이성을 중시하면서 내가 속한 그 사회를 좀더 떨어진 시선으로 의문을 갖고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 기회를 빌어 그의 다른 작품에 손을 뻗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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