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 유튜브 스타 과학자의 하루 세상은 온통 시리즈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 배명자 옮김, 김민경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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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물론 나는 수학보다 몸서리칠 정도는 아니고, 물리를 제외한 다른 과학(화학, 지구과학, 생물)은 좋아하는 편이었기에 나쁘지 않다. 물론 그렇다고 과학에 관심이 많거나 잘한 것도 아니다.

(나는 문과형 인간이기에... ㅋ)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상당히 놀라웠다.

자신의 출생의 비밀(?)까지 공개할 정도로, 저자는 자신에게 화학이 얼마나 예쁜 내 새끼 인지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한다. 자신이 보고 경험하는 모든 것을 바라보며 분자를 이야기하는 그녀이기에, 타인이 화학을 사랑하지 않는 것에 대해 몹시 아쉬운 것 같다.

그런 끌어넘치는 화학 사랑이 이 책 가득히 드러나있다.

(저자 소개 사진이 커피를 마시는 사진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비커를 들고 있는 사진이라니...!)

저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화학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깊이 관여되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잠에서 깨고, 모닝커피를 마시고, 양치를 하고, 핸드폰을 사용하고, 요리를 하는 매일매일 반복하는 삶에서 말이다.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를 한다면 아마 책을 보다 덮었을 것이지만, 그녀가 하는 이야기는 지극히 우리의 삶이다.

덕분에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워킹맘이다 보니, 아침마다 출근 준비와 더불어 아이를 등원시키는 것이 정말 고역이다.

일어나지 않는 아이를 깨우고, 씻기고, 아침을 먹이고, 옷을 입히는 시간이 쉽지 않기에 말이다.

특히 아이 깨우기는 정말... ㅠ(어린 시절 나를 생각하면 우리 엄마도 참 고생이 많으셨겠다 싶다ㅠ)

우리 집 안방에는 늘 암막 커튼이 쳐있다. 물론 커튼을 걷는 경우는 청소할 때 정도이다.

대신 어두운 안방에 불을 켠다. (인공 빛이다.)

책을 읽으며 화학반응과 더불어 아이를 깨우는 다른 방법을 하나 알게 되었다.

바로 자연채광! 자연채광이 주는 코르티솔이라는 성분이 잠을 깨운다고 한다.

그리고 모닝커피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 책에는 이렇게 실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덕분에 화학 지식뿐 아니라,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나 상식도 풍부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런 화학이라면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유튜브에도 관련 이야기가 많이 있다고 하니(물론 외국인인지라... 한국어로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같이 참고하면서 읽으면 더 유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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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 90세 현직 정신과 의사의 인생 상담
나카무라 쓰네코 지음, 오쿠다 히로미 정리, 정미애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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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부터 미래를 위해 당장의 고통은 감내해야 한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살기 시작했다.

덕분에 참을 수 있는 의지가 생기긴 했지만, 뭔가를 하다가 힘들거나 어려워지면 해결 방향을 찾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 혹은 고통이라고 생각하게 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미래를 위한 또 하나의 안주가 되어버렸다고 할까?

90세지만 현재도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의 글이 그런 나에게 오히려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그녀의 삶과 글을 통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또 다른 삶의 철학을 깨달았다고 할까?

물론 그렇다고 저자가 쾌락주의자 거나 비관주의자 혹은 그 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 같지는 않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내일을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마 나처럼 조금은 극단적인 모습으로 현재를 버티고 있는 사람에게 주는 조언이라고 할까?

저자는 주어진 환경에서의 자족을 이야기한다.

너무 빡빡하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저자의 글 한 줄은 마치 인자한 할머니와 다과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라고 할까?

그렇다고 강요나, 자기 자랑이 담겨 있지도 않다.

그저... 나는 이런 인생을 살았어요,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정도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 말이다.

나 역시 워킹맘으로 살고 있어서 그런지, 가끔 주변에서 그렇게 모든 것을 다 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타고난 성향이 완벽주의자기도 하고, 하는 업무 덕분에 그런 성향이 더 강해지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결국 지치고 힘든 것은 나였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 저자의 책을 만났다.

그동안 선배들의 조언에 그냥 웃으며 흘렸던 것들이 책을 읽으며 생각났다.

이 책은 나이에 상관없이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부담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각자의 고민과 환경은 다르지만 우리 안에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들, 앞이 안 보이는 답답함 등이 조금은 씻길 것 같기 때문이다.

또한 직업관과 돈에 대한 이야기들도 기억에 남는다.

직업은 돈벌이를 위한 것이라는 것. 결코 돈 벌기 위해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지 말라는 말.

더 나아가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고(거의 없다는 것이 맞겠지만... ㅋ),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지 못했다고 힘들어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청년들 넘어 청소년들에게도 도움이 될 이야기였던 것 같다.

오랜만에 부담감을 덜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도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지만, 너무 애쓰지 말자.

어쩌면 다가올 미래를 위해 포기하는 지금의 기회비용이 더 클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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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만찬 -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서철원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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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라는 작품은 종교와 상관없이 한번 즈음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수와 그의 12명의 제자가 예수의 잡힘을 앞두고 모여서 식사를 하는 장면이 그려진 그림 말이다.

물론 성경에서는 그 당시의 이야기나 분위기, 그곳에서 나누었던 내용들이 담겨있다.

과연 이 최후의 만찬과 소설이 어떤 내용을 품고 있을까? 제목부터 표지 그림까지 너무 궁금했다.

이 책은 신해년 10월 부모의 신주를 태우고, 제사를 거부한 죄 몫으로 처형된 천주교 신자 윤지충과 권상연의 죽음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판결을 내린 최무영은 임금인 정조에게 그 사실을 보고하러 온다.

당연히 임금의 뜻이라 생각했던 그 판결이 사실은 노론들의 입김으로 작용했다는 사실...

정조는 그들에게 참수형을 내리고 싶지 않았다. 단지 비세의 실선인(책에 이 표현이 자꾸 뭔가를 생각나게 한다.) 그들에 의해 임금의 뜻과는 다른 결과가 내려졌을 뿐이다.

그러면서 최무영은 윤지충의 집에서 본 그림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로 그 그림이 최후의 만찬이다.

단지 그림인데, 그 그림 안에 여러 가지 이야기가 얽히고설켜있다.

작가의 생각이 참으로 놀라웠다.

정조는 그 그림을 김홍도에게 보여주고, 뜻밖의 답을 얻게 된다.

그림을 보고한 최무영도, 그림의 내용을 듣고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 정조도, 그리고 그 그림을 본 김홍도의 대답도 모든 게 놀라울 뿐이다.

서양의 그림 속의 우리나라 인물들이 들어있다니...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런 것일까?' 하는 기분에 사로잡혀서 묘하게 몰입되었다.

이토록 탄탄하게 구성했기에,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게 아닐까? 하는 놀라움은 역시 읽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종교적인 내용을 차용하여 소설을 쓰다 보면, 여러 가지 논란이나 문제에 휩싸일 수 있다.

나 역시 종교를 가진 사람인지라, 종교에 반하는 내용의 글을 읽으면 사실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니 말이다.

아마도 성경의 내용을 그린 그림을 토대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반감이 생기지 않았고, 우리의 역사와 절묘하게 연결되어 그려진 내용이다 보니 나름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그 상황에 들어가다 보니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되었다.

소설 속 가득 등장하는 익숙한 위인들의 이름과 더불어, 신앙 앞에서 목숨을 버린 그들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감정을 일으키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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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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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이 신기하다. 29초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29초라는 시간은 절대 길다고 느낄 수 없는 시간이니 말이다.

29초가 긴 시간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어떤 시간보다도 길고,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었다는 사실을 소설을 만나면서 알게 되었다.

세라는 대학의 시간강사이자, 남편 닉과는 별거(남편의 외도?) 상태로 남매를 키우며 살아가는 워킹맘이다.

그녀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고, 또한 전임강사로의 승진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교수 앨런 러브록은 그런 세라에게 끊임없이 잠자리를 요구한다.

아니, 그는 그동안 많은 여자들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성추행. 성폭행해 왔다.

학교를 넘어서 전공분야에서는 탑인 인간이기에 그의 추악한 짓을 만천하에 공개하고 싶지만, 워낙 막강한 힘을 가진 인간인지라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그런 러브록의 자선 파티에 초대받은 세라는 승진의 꿈에 부풀어있지만, 결국 마지막 승진 인터뷰에서 러브록에 의해 꿈은 날아가 버린다. 분노에 찬 세라는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에, 한 여자아이가 납치될 상황을 목격하고 그를 제지하게 된다.

그 후 그녀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그녀가 구해준 여자아이의 아버지 볼코프의 전화였다.

그는 그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세상에서 없애버리고 싶은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기를...

세라는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단 하나의 이름이 생각난다. 2년간의 노력을 수포로 만들고, 성희롱을 일삼는 그 남자.

과연 세라는 불코프의 제안에 응할 것인가?

이 책의 제목 29초는 바로 세라와 불코프가 한 전화 통화 시간이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노력한 세라. 하지만 단 한 사람에 의해 그 꿈은 좌절되고 만다.

그녀에게 과연 그런 시간이 다시 주어지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까?

아니 그런 시간이 과연 올 것인가?

같은 워킹맘의 입장인지라... 책을 읽으면서 많은 울분과 분노를 느꼈다.

모든 것은 세라의 선택이지만 말이다.

한참 이슈화되고 있는 성추행. 성폭행. 미투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단지 책 속에만 있는 이야기 같지 않았다.

분명 세라 같은 상황이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것이기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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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 삶, 용기 그리고 밀림에서 내가 배운 것들
율리아네 쾨프케 지음, 김효정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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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으면서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했다. 사실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해봤다.

하지만 제목 그대로(물론 표지 삽화에도 등장하지만) 비행기 추락 사고로 하늘에서 떨어졌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17살 소녀 율리아네 쾨프케의 이야기가 담긴 실화이다.

물론 이 책은 그녀가 한참 나이가 들어서 그 당시 이야기를 회고하면서 쓴 글이다.

당시 경황이 없어서 잘못 알려진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와 사고로 목숨을 잃은 엄마의 이야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그들 가족의 이야기들이 책 가득 펼쳐진다.

사실 크나큰 사고를 당하게 되면, 트라우마가 생기는 경우가 상당하다.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비행기 사고였기에 비행기 타는 게 불가능할 거라는 내 예상과 달리 그녀는 비행기를 타고 있다. (물론 비행기가 흔들리는 상황들은 그녀에게 상상 이상이 고통을 여전히 가져다주기도 한다.) 또한 부모님의 대를 이어 페루와 독일을 오가며 팡구아나 지역을 보전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

(어쩌면 그 일을 하려면 비행기는 필수적인 요소이기에 참아내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녀의 생존은 기적이긴 하지만, 단지 100% 기적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부모님과 함께 상당히 어린 시절부터 야생에서의 생활에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동물학자이자 생태학자였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그녀는 사고 이전에 꽤 오랜 시간 밀림 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그렇기에 사고가 벌어졌을 때(물론 나무가 울창한 밀림에 떨어졌기에 상대적으로 덜 다치긴 했지만), 구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을 그곳에서 버텨낼 수 있었다.

그녀는 그런 기억들을 차근차근 글로 풀어낸다. 아마 피부로 경험한 밀림에서의 경험들이 그녀에게 큰 도움이 준 것은 사실이고, 그래서 그녀가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자신을 다시 인간 세상으로 되돌려준 그 자연에게 부족하지만 그 값을 갚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구나 원하지 않는(혹은 피하고 싶은) 결과 앞에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면서 후회를 하게 된다. 아마 그녀 또한 댄스파티를 고집하지 않고, 엄마의 말대로 하루 일찍 비행기를 탔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주어졌을까에 대해 많은 자책을 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는 이미 주어졌고, 그녀가 후회해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지금의 이 시간들을 의미 있게 살아갈 수밖에는...

꽤 어린 시절, 그것도 어머니의 마지막 말을 들은 그 기억은 그녀에게 여전히 강한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여전히 비행을 할 때마다 떠오르기에 말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어머니의 몫까지 말이다. 어쩌면 행운아라고도 할 수 있는 끔찍한 비행기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

그녀의 삶을 통해 나 또한 이렇게 극적이지는 않지만 많은 것을 받고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좀 더 의미 있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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