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목욕탕
마쓰오 유미 지음, 이수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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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큼 수상한 목욕탕의 이야기. 책의 중반부를 넘어가면 그 "수상한"의 뜻이 드러난다. 생각지 못한 반전 같은 느낌의 행운 목욕탕의 이야기를 한번 만나보자.

사쿠마 리오, 사쿠마 사오 자매는 오래전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까지 여읜다. 19살인 사오는 학교를 자퇴하고, 타인과 대면하는 것을 어려워하기에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리오가 번역 일을 해서 버는 것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집세도 저렴하고 주인 할머니와 관계도 좋아서 그나마 지내는 데 어려움이 덜하지만 할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게 되어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비워줘야 할 상황이 된다. 그러던 차에, 변호사 사무실 조수인 구라이시라는 사람이 리오를 찾아온다. 외삼촌의 재산을 상속받는 내용이라는 말에 리오는 당황한다. 알기론 어머니는 다른 가족이 없는 걸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어머니 아가키 시즈코는 오빠 스나다가 있었다. 외할머니가 갑작스러운 병으로 몇 년 간 투병을 하면서, 옆집 부부가 시즈코를 대신 길러줬다. 시간이 지나고, 외할머니가 낫게 되지만 이미 시즈코와 정이 흠뻑 든 부부는 시즈코를 입양하고 싶어 한다. 어느 날, 부부는 시즈코를 데리고 사라진다. 아이를 빼앗기게 될까 봐 두려웠던 부부는 야반도주를 한 것이다. 그렇게 시즈코와 헤어지게 된 외삼촌 스나다는 동생을 찾지만, 동생은 이미 사망한 터였다. 대신 조카들을 거두려고 했지만, 그 역시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그의 유언만이 조카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유산을 상속하는데, 조건이 있었다. 행운 목욕탕을 계속 경영하는 것과 직원인 미나카타 엘렌, 미나카타 글렌 남매를 계속 일하게 해줘야 하는 것이었다. 머물 곳이 없던 차인지라 리오와 사오 자매는 스나다의 조건을 수락한다.

엘렌과 글렌을 만난 사오는 그들이 왠지 모르게 인간 같지 않은 이질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그래서 오히려 대하기가 편하다는 말을 한다. 한편, 기존 행운 목욕탕을 찾던 고객들로부터 과거 외삼촌인 스나다가 자신들의 고민을 종종 해결해 줬다는 이야기를 하며 아쉬워한다. 목욕탕을 찾은 할머니 고객들이 고민 아닌 고민을 털어놓게 되는데, 저녁식사 시간 동생인 사오에게 이야기를 전하자 사오는 생각보다 쉽게 답을 찾아주게 된다. 기왕이면 질문을 같이 듣는 게 더 좋을 거란 생각에, 사람을 대하는 걸 어려워하는 사오는 카운터 아래에 숨어서 사연을 같이 듣게 된다. 그리고 사오만의 답을 리오를 통해 전달한다.

어느 날, 한 할아버지 고객이 시계를 놓고 온 이야기를 한다. 불이 꺼진 목욕탕에 갔다가 익숙한 목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그 목소리가 전 주인이자 사망한 외삼촌인 스나다였다고 한다. 이상한 생각이 드는 리오. 그리고 얼마 후, 세무서에 근무하는 고객 미무라로 부터 목욕탕의 회계가 석연치 않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리오. 직원들의 급여가 터무니없이 낮고, 물이나 전기세 역시 너무 적다는 이야기였다. 리오는 이래저래 이야기들이 신경 쓰인다. 확인해 보니 엘렌과 글렌이 받는 급여가 너무 적었다. 저녁 늦은 시간, 목욕탕 영업이 끝났는데 미무라가 시계를 놓고 갔다는 말에 시계를 찾으러 남탕에 갔다가 초록색 불빛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를 듣고 탕을 본 리오는 엘렌과 글렌 남매와 이야기를 하는 한 남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외삼촌인 스나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뜬금포였다. 초월자, 정령, 미물 등의 단어를 보게 되다니... 읽으면서 그저 요증 유행하는 힐링 소설일 거라는 생각에 여러 번의 복선을 지나쳤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엘렌과 글렌의 정체와 관련이 있었다. 그들의 정체에 크게 놀란 리오와 달리,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사오의 반응도 또 다른 맛이었던 것 같다. 역시나 수상한 목욕탕에서 일어난 이야기. 하나 둘 퍼즐 조각처럼 맞춰지는 이야기 속에서 목욕탕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두 자매와 두 남매의 색다른 케미 역시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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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보는 사나이 2부 : 죽음의 설계자 1
공한K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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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보는 사나이 1부를 너무 흥미롭게 읽었다. 총 3부작 6권으로 이루어진 시리즈였는데, 내심 2부가 언제 나오나 기다리던 차에,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1부에 등장했던 주인공 남시보는 드디어 경찰이 된다. 그리고 당시 살인누명을 쓰면서 시보, 소담과 알게 된 민우직 팀장은 강력 2팀에서 특수본 총괄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여전히 악은 거세다. 이번에도 만만치 않은 사건이 벌어진다.

강남의 20대 여성이 연쇄살인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첫 번째 사건이 벌어졌을 때, 민우직 경정은 연쇄살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특수본을 구성하길 원했으나 위에서 허락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세 번째 피해자가 나오게 되고 드디어 특수본이 구성된다. 민우직 경정과 과학 수사대 범죄분석계 팀장인 도민 경감, 프로파일러인 나영석 경위, 서울지검 특수 2부 한 서울 검사와 최우철 경위, 나상 남경사, 그리고 박민희 순경이 합류하게 된다.

사실 이 사건에 민우직과 최우철은 앞서 1년 전 일어난 여대생 이민지 성폭행 사건을 암암리에 조사하고 있었다. 그녀가 자살하며 남긴 USB에는 충분한 증거자료가 들어있었다. 문제는, 그녀가 지목한 성폭행범이 바로 국회의원 이필석이라는 사실이다. 그녀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많이 애를 썼지만, 역시 권력자를 잡아넣는 것은 쉽지 않았다. 증언을 하기로 했던 그녀의 남자친구마저 출석 전에 자살하게 되면서 사건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던 차에 피의자였던 이필석이 자살을 하게 된다. 한편, 강남 20대 여성 연쇄살인사건의 피해자들은 모두 두개골이 함몰되고 자상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사망한다. 그들의 시신에서는 별무늬가 발견된다. 사망 후 시반을 이용해 무늬를 찍은 것이다. 문제는 범인이 남긴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하지만 특수본은 다음 사건을 막고 살인자를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시체를 보는 사나이 남시보는 자신의 능력을 통해 미리 범죄를 예측하고, 사건 전에 사람들을 구한다. 뺑소니 사고로 죽을 뻔한 할머니의 사고를 보게 된 시보는 사수 몰래 사건 현장에 가서 무사히 할머니를 구한다. 문제는, 그의 능력이 전과 달라졌다는 것이다. 전에는 사건 현장에서 시체를 발견하면 두통을 심하게 느끼고 당사자를 만나면 정신을 잃었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정신을 잃지는 않는다. 대신 사건이 일어날 장소에서 같은 장면을 환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시보의 능력을 아는 민우직은 시보를 특수본에 합류시킨다. 과연 시보는 자신의 능력을 토대로 범인을 검거할 수 있을까?

2부에서도 여전히 권력자의 추잡한 민낯이 드러난다. 1부와 마찬가지로 경찰과 정치인들이 유착되어 있는 상황을 목도하게 된다. 우리 사회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아서 씁쓸하기만 하지만, 소설 속에서는 과연 이런 우리의 답답함을 어떻게 해결해 줄까? 다음 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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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소크라테스의 말 - 스스로에게 질문하여 깨닫는 지혜의 방법
이채윤 엮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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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들은 모든 사물과 모든 사람들로부터 배우고,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서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미 모든 답을 가지고 있다.

소크라테스 하면 자연히 떠오르는 철학이라는 단어.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가 헷갈린다. 그들 사이에 있는 한 사람 플라톤. 그리스철학자 하면 자연히 떠오르는 인물들이 아닌가 싶다. 소크라테스의 말 이전에 초역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먼저 접했던 기억이 있다. 비슷한 제목인지라,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기억하고 있는데 같은 저자의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철학을 좋아하다 보니, 드문드문 철학자들의 저서들을 읽었다. 놀라운 것은 소크라테스의 많은 저서들이 있는데, 그 책 모두 소크라테스가 직접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성경이나 불경 역시 예수나 석가모니가 기록한 것이 아닌 것과 같은 맥락이라 보인다. 그렇다면 누가 기록했을까?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플라톤 그리고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에 인용되거나 기록되었던 것을 토대로 이 책이 만들어졌다. 물론 제자인 플라톤 역시 철학자였기에 이게 정말 스승의 이야기일까 의심스러운 내용들도 있다고 한다.(플라톤의 이론과 소크라테스의 이론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의심스러운 내용들(플라톤의 말 같은)은 골라내었다고 한다.

철학은 참 방대하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것 같다. 책 속에 담겨있는 소크라테스의 말 역시 그렇다. 인간, 지혜, 교육, 가족과 이웃, 우정과 사랑, 도덕, 시민의 권리와 의무 및 자유, 돈, 정의, 예술, 죽음, 행복 등 다양한 주제를 논하고 있다.

사실 철학서를 읽는 것이 늘 부담인 이유는, 풀어내는 말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막상 시작은 하지만 끝까지 읽지 못하는 이유 역시 그럴 것이다. 다행이라면 이 책은 명언집처럼 소크라테스의 저서 중에서 각 주제와 관련이 있는 글만 짧게 기록되어 있다. 또한 글 아랫부분의 출처가 명시되어 있기에 추후 관심이 있다면 실제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2,500년 전 철학자의 말이 2,500년 후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영향을 미친다. 소크라테스 하면 떠오르는 무지의 지의 구체적인 표현들뿐 아니라 삶을 살며 부딪치게 되는 각가지 관계와 삶의 형태들이 책 속에 담겨있다. 주옥같은 글들을 통해 역시 소크라테스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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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아르테 미스터리 15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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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이, 영혼의 단짝이자 내 전부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내 가장 소중하고 오래된 친구 세 사람 중 한 명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

런던 경찰청 범죄과학수사관인 케이트에게는 20년간 우정을 나눈 소중한 친구 3명이 있다. 브리스틀 대학 동기였던 로언, 제니퍼, 이지가 그들이다. 매년 여름이면 4인방은 함께 여행을 떠났다. 매년 이어오던 전통이 깨지게 된 것은, 5년 전 로언이 오데트를 임신하여 만삭이었을 때였다. 그리고 5년 만에, 40살이 된 이들은 다시금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번에는 가족들과 함께 프랑스 코르비에르 별장으로다.

남편 숀과 딸 루시, 아들 대니얼과 함께 별장을 향해 가는 케이트. 성공한 사업가인 로언은 남편 러스, 딸 오데트와 함께, 여전히 매력적인 몸매를 가진 제니퍼는 남편 앨리스터와 10대 아들 제이크, 이선과 솔로인 이지는 혼자 도착한다.

요 근래 들어 유난히 핸드폰에 집착하는 숀. 별장에 도착해서 수영을 하자는 대니얼과 함께 나간 숀의 핸드폰에서 계속 문자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케이트는 남편의 문자를 본다. 그리고 그 문자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케이트를 몰고 간다. 그녀 몰래, 프랑스에서 결정을 하자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들이 도착한 곳은 프랑스고, K는 그녀 케이트다. 남편 숀은 정말 친구 중 하나랑 바람을 피우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놓고 보니, 남편 숀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반면 그녀의 모습은 어떨까? 사업에 성공해 조만간 큰돈을 벌게 될 로언, 숀의 전 여자친구이자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제니퍼, 숀의 가장 오래된 이성친구이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고백한 이지. 누가 숀의 불륜 상대라는 말인가? 케이트의 소중한 사람들과의 일주일 휴가는 고통스럽고 끔찍한 시간으로 변해간다.

딸 루시를 둘러싼 사건, 제니퍼의 10대 아들 이선과 제이크의 탈선행위, 끊임없이 떼만 부리는 5살 오데트까지... 그녀들의 휴가는 녹록지 않다. 마음이 복잡한 그녀는 수영장으로 나갔다가, 로언의 남편 러스가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그는 아내인 로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말에 그녀 역시 숀의 불륜을 고백해야 하나 고민하지만, 좀 더 명확한 증거를 잡기 위해 털어놓지 않는다. 의심의 눈으로 보기 시작하자, 친구들 모두 숀의 불륜 상대로 보인다. 결국 그녀는 숀의 핸드폰으로 불륜 상대인 코럴 걸에게 문자를 보내 만나자고 하는데...

직업병인 걸까? 물론 이상한 눈으로 보기 시작하면 모든 게 왜곡돼서 보이긴 할 듯하다. 벽돌 분량이지만, 일주일 간의 여행기이다. 주된 이야기는 숀과 그의 불륜 상대 코럴 걸을 찾기 위한 케이트의 이야기지만, 그녀를 둘러싼 다른 사건들이 하나 둘 등장한다. 단지, 그녀가 범죄과학수사관이기 때문에 그녀의 친구들을 상대로 범인 아닌 범인을 찾기에 혈안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녀 역시 그런 전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던 것도 같다. 친구의 남편과 바람피웠다는 오해로 친구는 이혼을 하고, 친구의 전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는 등 케이트 역시 그리 괜찮은 사람은 아니었다. 놀라운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이들이 20년간 우정을 쌓았다는 것이다. 나라면 절대 만나지 않을 것 같은데...

생각지 못한 반전이 몇 개 숨겨져 있다. 설마.... 하며 읽다가 심장이 떨어질 뻔하기도, 안도하기도 한다. 과연 숀의 불륜 상대는 누구일까? 아니 그 문자가 진짜 숀과 불륜녀가 주고받은 문자가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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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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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음주 운전을 했다 해도 비가 오지 않고 그때 나나가 울지 않았더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운이 나빴을 뿐이다.

20살 대학생 마가키 쇼타는 아르바이트에서 만난 구라야마 아야카와 사귀고 있다. 일을 마치고 친구들과 선술집에서 꽤 많은 양의 술을 마신 쇼타. 여자친구 아아캬는 문자로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헤어지겠다는 엄포를 논다. 이미 늦은 시간이라 버스도 끊기고, 걸어가기에는 거리가 있는 터라, 쇼타는 자동차를 가지고 가기로 한다. 부모님은 지방에 내려간 터라, 집에는 고양이 나나 혼자 남아있다. 나나가 안쓰러웠던 쇼타는 나나를 데리고 길을 나선다.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는 나나를 보던 차에 차가 뭔가를 친다. 처절한 비명을 들은 듯한데, 설마 사람일까 두려워진 쇼타는 공포에 사로잡혀 차를 유료주차장에 세워두고 집으로 돌아온다. 과연 쇼타가 친 것은 무엇일까?

새벽 이른 시간에 어머니 핸드폰 번호로 전화가 걸려온다. 받으니 자신은 아게오 경찰서 교통과에 근무하는 사와다 형사라고 한다. 길에 어머니인 노리와 기미코의 핸드폰이 떨어져 있어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와 함께 어머니로 보이는 노인이 사망했다는 소식. 3시간 넘는 거리에 사는 마사키는 여동생 구미에게 연락을 한다. 집에 갔더니 아버지인 노리와 후미히사는 39도 넘는 고열로 앓고 있었다. 새벽 1시에 어머니는 왜 길을 나선 것일까?

다음 날, 80대 할머니가 뺑소니 사고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문제는 차에 치이고 200미터를 끌려갔다는 사실이다. 자수해야 할까? 그가 자수하는 순간 잃게 될 것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자신의 미래는 물론, 교육계에서 유명인 사인 아버지 마가키 노리유키, 결혼을 앞두고 있는 누나는 파혼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던 차에, 사와다가 쇼타의 집을 찾아온다. 전날 밤 12시에서 2시 사이에 차를 운전했는지를 묻는다. 점점 좁혀오는 수사망. 경찰은 이미 쇼타의 행적에 대한 조사를 끝냈다. 쇼타는 고민한다. 차를 몬 것은 맞지만 사람을 치였는지 몰랐고, 자신이 운전할 당시 파란 불이었다고 주장한다.

독감에 걸린 아버지 후미히사에게 어머니 기미코의 사망 사실을 전하는 마사키. 범인이 잡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재판장에 나간다. 하지만 후미히사는 참여하지 않는 대신 녹음을 요청한다. 쇼타의 증언을 듣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르는 마사키. 사고가 나자마자 기미코를 병원으로 옮겼으면 살 수 있었을 텐데... 시신의 훼손이 너무 심해 자신만 겨우 어머니의 시신을 볼 수 있었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작별할 시간조차 없었다. 그런 그가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자신의 죄를 과연 뉘우치고 있기나 한 걸까?

쇼타의 재판 상황을 들은 후미히사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생각한다. 부쩍 인지능력이 떨어진 터라, 아들인 마사키는 자신과 같이 살자고 이야기하지만, 후미히사는 거부한다. 과연 그가 마음먹은 일은 무엇일까?

한편 사고의 원인 제공을 했던 아야카는 어떨까?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믿는)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은 남자친구 쇼타에게 그녀 역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와 예전과 같은 연인 관계는 아니지만,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숨기고 있는 큰 비밀에 대해 언젠가 털어놓고 싶기도 하다.

용서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사고를 내고 4년이라는 시간을 감옥에서 보낸 것이 과연 속죄가 될 수 있을까? 사회파 소설이지만 섣불리 이해되지 않았다. 누구의 입장에 서냐에 따라 물론 잣대는 달라질 것이다. 이런저런 사람들과 만남을 통해 쇼타의 혼란스러움이 잘 드러난다. 자신은 죄책감에 악몽까지 꾸고 있는데, 타인을 죽인 다른 사람은 별것 아니라 생각하는 모습을 본 후다. 그와의 이야기를 나누다가 20대의 젊은 시절 4년을 감옥에서 썩고, 미래마저 저당잡혀버린 자신은 이미 속죄 이상을 했고, 오히려 피해자라는 말에 죄책감이 점점 자기합리화로 변해가는 모습은 좀 씁쓸했다. 그럼에도 포기하기 보다 자신의 과거를 떳떳하게 밝히는 모습은 또 다른 시작이 된 것 같다. 그렇다고 평생을 속죄하는 심정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는 것은 과연 옳은 것일까? 답은 각자에게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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