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플리카 2 - 운명의 아이 YA! 6
한정영 지음 / 이지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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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우리 현실이야. 그들의 말은 언제나 진실이 되고,

우리는 그들의 필요에 따라 이용될 뿐이지.

클론뿐만이 아니야.

동맹 시민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이야.

우리의 삶은 우리가 아니라, 언제나 그들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어."

1권 중반부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휴먼 AI 3-7 세븐틴. 원체인 세인의 아빠이자 동맹시 안보국장인 류지호와 차 안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차가 추락한 기억이 마지막이었다. 그런 그가 눈을 뜬 곳은 익숙하지 않은 곳이었다. 다행히 그는 인간이 아닌 패티 티슈(클론)이었기에 회복이 빠른 편이었지만, 얼굴에 입은 화상은 동맹시의 기술이 있어야 원래대로 회복이 될 수 있을 정도로 큰 부상을 입는다. 여전히 정체성에 대해 고민 중인 세븐틴. 녹두가 계속 자신을 구해주는 이유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혹시 자신을 이용하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녹두는 패티 티슈들을 돕기 위한 반시연대 활동을 하고 있다. 동맹시 사람들에게 신체의 일부를 빼앗기는 것뿐 아니라, 이곳저곳 개척과 도시 건설, 각종 3D 업무는 물론 로즈 게임의 총알받이인 몹 역할까지 하며 번 돈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안다미로를 구입하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녹두를 만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지는 세븐틴. 결국 자신을 도와준 녹두와 뜻을 같이 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밝혀진 녹두의 정체. 당연히 인간이라 생각했던 녹두는 세븐틴과 같은 휴먼 AI 2세대인 클론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반시연대 활동을 하는 것일까? 그녀 역시 원체의 질병 때문에 만들어진 존재였다. 원체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터라, 과거 의대생이었던 원체(조안)처럼 의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부상당한 세븐틴을 치료해 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클론이기에, 그녀 역시 안다미로가 필요했다.

류지호와 세븐틴의 차 사고를 필두로 동맹시는 제3거류지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마치, 제3거류지에 있는 클론들이 동맹시를 위협하는 행동을 했기에 어쩔 수 없이 동맹시와 제3거류지를 지키기 위해 행동한다는 미명하에 거짓 뉴스를 퍼뜨린다. 롯 타워를 비롯하여 아무 죄 없는 클론들은 동맹시의 무력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한다.

그런 상황에서 세븐틴은 AI의 개발자인 솔로몬 박사가 로즈 게임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을 은별로부터 듣는다. 그동안 게이머로 참여했었기에, 익숙한 로즈 게임 안으로 들어가서 몹으로 참여하여 승리를 하게 되면 게임의 개발자인 고스트가 찾아올 것이라는 사실에 로즈 게임의 몹으로 참여하기로 한다. 게임 중 세븐틴은 함께 게임했던 다로 뿐 아니라 원체인 세인을 만나게 되고, 계획대로 고스트로부터 연락을 받게 된다.

한편, 동맹시의 공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녹두는 은별에게 세븐틴과 함께 피하라는 말과 함께 반시연대의 실질적인 리더인 마더를 찾으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렇게 어려움 속에서 마더를 만나게 된 세븐틴. 그녀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데...

AI 기술이 접목된 미래의 세계지만, 현재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 기득권인 동맹시 거주자들은 자신들의 소유를 더욱 늘리려고 하고, 절대 나누려 하지 않는다. 클론이 무슨 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아니고, 신체의 일부분뿐 아니라 그들의 노동력, 더 나아가 그들의 몸을 자신들의 순간적인 쾌락에 사용하려고만 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옳은 일인 양 선전하기도 한다.

신분 상승을 했던 세인의 아버지 류지호. 그도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위성도시에 살면서 클론들을 위해 힘썼던 그가 권력과 돈의 맛을 들이더니 변해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자리가 사람을 바꾸는 것 같다. 권력의 맛을 한번 보면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테니 말이다. 청소년 소설이기에 대놓고 자극적인 요소들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내용은 처절할 정도로 우리의 모습을 닮았다. 처음 접하는 이야기임에도, 읽는 내내 떠오르는 사 건들이 있어서 가슴이 쓰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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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플리카 1 - 조작된 기억 YA! 5
한정영 지음 / 이지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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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늘 이렇게 쫓기며 산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는 나도 그들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을.

패티 티슈(클론)를 사냥하는 게임인 로즈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세인. 그는 선택받은 소수만이 살 수 있는 동맹시에 산다. 그날도 패티 티슈를 사냥하는 중이었다. 게임 종료시간을 앞두고 몹을 사냥하던 중, 이상한 환각을 보게 되고 보스 몹 사냥에 실패하게 된다. 요 근래 들어 이상한 환각이 종종 보였다. 1년 전 발병해 꾸준히 치료받고 있는 요한슨 증후군 때문이라 생각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다.

동갑내기 소꿉친구인 리아가 함께 제3거류지를 방문하자는 부탁을 해온다. 엄마의 면허증을 해킹해 차를 몰고 가던 중, 리아는 제3거류지에서 "녹두"라는 사람을 만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만나기로 한 롯 타워를 향해 가던 중, 외눈박이 패티 티슈 소녀를 만나게 되고 세인은 충격을 받는다. 그들을 공격하려는 패티 티슈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능력을 보이는 자신에게 놀라는 세인. 녹두를 만나서 들은 얘기는 더 놀라웠다. 그가 동맹시에 사는 세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듣게 되는데...

엄마의 면허증을 해킹한 사실을 알게 된 동생 세나는 로즈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고자질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건다. 그렇게 참여한 게임에서, 사냥하려는 몹의 가면을 벗기자 앳된 남자의 얼굴을 보고 놀라는 세인. 결국 이번 사냥도 실패로 끝나고 만다. 다시 그와 마주치게 되고, 그는 AI 3세대 은별이라는 패시 티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은별 역시 녹두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세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서는 과정 속에서 많은 혼돈이 일어난다. 한의 의문이 생기자 의문은 꼬리의 꼬리를 물게 되고, 모든 기억의 퍼즐이 하나 둘 맞춰진다. 그가 환각 속에서 만났던, 미술관에 남긴 그림 속 자화상의 정체는 과연 누구일까?

"다만 네 목숨이 소중하다는 걸 스스로 깨달았으면 좋겠다.

어떻게 태어났든 이제 네 삶은 네 몫이라고."

돈만 있으면 불법도 서슴없이 저지르고, 그 돈으로 자식의 미래를 바꾸고자 하는 가진 자들의 횡포는 소설 속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외부에서 동맹시로 건너올 수 없도록 높디높은 벽을 쌓고, 패티 티슈를 통해 필요한 장기와 신체의 일부를 적출하고 버려두는 일은 일상이 되어 버린다. 그렇게 버려진 패티 티슈들은 살기 위해 게임의 몹이 되기도 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아가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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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의 섬 아르테 미스터리 8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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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큼 표지가 으스스한 괴기스러움을 드러낸다. 칼을 쥐고 있는 손과 바닷속에서 드러난 손 그리고 빨간 피가 물처럼 흐르는 듯한 섬을 향해 작은 배가 빛을 밝히고 들어가는 중이다.

수재로 다방면에 뛰어난 능력을 가졌던 오하라 소사쿠는 직장에서 심각한 가스라이팅을 겪고 끝내 자살시도를 하지만, 갑작스럽게 집을 찾은 아버지 덕분에 목숨을 건진다. 결국 고향으로 돌아온 소사쿠는 어린 시절 죽마고우였던 아마미야 준과 미사키 하루오와 재회한다. 심각한 우울증을 앓는 소사쿠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하루오는 여행을 제의한다. 그렇게 셋은 세토 내해에 있는 무쿠이섬으로 여행을 떠난다. 공교롭게 그들이 떠난 날짜는 8월 24일.

어린 시절 준은 영능력자 관련 프로에 심취해 있었던 터라, 자신의 사연을 영능력자였던 우쓰기 유코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 우쓰기 유코가 사망하기 전 했던 예언은 무시무시했는데, 그 내용인즉슨 20년 후, 저 너머 섬에서 참극이 일어날 것이며, 여섯 영혼이 명부에 떨어지리라는 것이었다.

배를 타고 무쿠이 섬으로 향하던 찰나, 특이한 복장의 한 여자가 나이 많은 노인과 큰 소리를 내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된다. 그녀는 준 일행에게도 섬에 들어가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바로 우쓰기 유코의 저주가 조만간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을 우쓰로 레이코라고 소개했다. 배가 떠나기 직전, 똥 머리를 한 여자 에헤라 가즈미가 뛰어오고 있었다. 준 덕분에 그녀는 배에 탈 수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무쿠이 섬을 향해 떠난다. 섬에 도착해 예약했던 여관에 도착하지만, 원령이 내려온다는 이유로 예약을 강제로 취소당한다. 결국 다른 숙소를 알아보다 민박 아소에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가즈미와 여행 온 모자, 레이코를 만나게 된다. 이번에도 레이코는 원령의 저주 이야기를 꺼내게 되는데, 잠깐 들른 경찰관 다치바나 아키지와 이야기를 하다가 레이코(본명은 야마다 다미에)가 산 근처까지 갔다는 소리를 듣고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식사 자리를 파하고, 목욕을 한 후 잠이 든 일행.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루오가 보이지 않는다. 폭풍으로 비가 내리는 와중에, 하루오를 찾아 나선 준과 소사쿠는 바다에 사망한 채 떠 있는 하루오를 발견하게 된다. 주위의 민가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어느 누구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결국 다치바나에게 신고를 부탁하게 되고, 아키지는 마을의 풍습을 이야기하며 하루오의 시신을 손대지 못하게 당부하고 자리를 떠난다.

한편, 하루오의 시신을 살펴보는 가즈미는 석연치 않음을 알게 된다. 실족사로 말했던 다치바나의 말과 달리 하루오의 시신의 뒷머리가 들어간 것을 발견하게 된다. 과거 간호사였다는 그녀의 정체는 우쓰기 유코의 손녀인 우쓰기 사치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러면서 다치바나가 이야기했던 풍습은 원래는 없었다는 주장을 하며, 하루오가 살해당한 것 같다고 주장하는데... 과연 하루오는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것일까? 그렇다면 범인은 누구일까? 그와 함께 원령의 저주가 과연 시작된 것인가? 하루오의 사망과 함께 이번에는 경찰관인 다치바나가 사망하게 되는데...

저주처럼 죽어가는 사람들이 생긴다. 정말 20년 전 우쓰기 유코가 예언했던 원령의 저주는 사실일까?

고립되어 타인의 고통에 관심을 갖지 않는 무쿠이 섬사람들의 모습과 하루오의 사망 이후 준과 소사쿠의 행동들에서 현대의 우리의 이면이 반사되어 보인다. 씁쓸하고, 무섭지만, 한편으로는 내뱉은 말이 어떻게 돌아오는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실상 진짜 공포는 사건 현장이 아닌 우리의 생각과 행동, 마음속에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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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읽는 사도신경
윤석준 지음, 한동현 그림 / 퓨리탄리폼드북스(PRB)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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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성경은 '죽음'으로 부터 '생명'을 창출하시는 하나님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립니다.

곧 '출생'과 '중생'과 '부활'은 모두 '죽음으로 부터의 생명'이라는 점에서

일관된 그림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뚜벅이 직장인이다. 출퇴근 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읽는이라는 문구와 사도신경이라는 문구가 책 안에서 어우러진다. 이동하는 시간이 무료한지라 그 시간에 나는 거의 책을 읽는다. 이 책 역시 그랬다. 내게는 지하철만큼이나 사도신경도 익숙하다. 오랜 시간 교회를 다녔고, 뜻도 모르는 사도신경을 유치원 다시던 시절부터 외웠다. 그랬기에 익숙하지만, 그 뜻을 곱씹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사도신경의 고백에 수많은 사람들의 피가 담겨있다는 사실만 기억에 날 뿐이다.

그토록 익숙한 두 개가 책 안에는 묘한 이질감으로 묶여있었다. 지하철 하면 즐거운 공간이라기보다는 인간 냄새나는, 쪄들어있는 이라는 이미지에 가깝기 때문이다. 자유의지로 무엇을 하기보다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받아내는 매체라는 저자의 말이 와닿았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지하철은 일상의 공간이었다. 그런 일상의 공간에, 일상적이지 않고 다분히 종교적인 사도신경이 일상으로 들어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그래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첫 장부터 무릎을 치게 되었다. 개역개정 사도신경의 시작은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이다. 과거 사용했던 사도신경인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이다. 둘의 차이가 눈에 보이는가? "전능하신"이 어디에 걸리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과거 사도신경의 경우 "천지를 만드신"에, 개역 개정의 경우는 "아버지 하나님"에 걸린다고 한다. 이 둘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과거의 경우 천지를 만드신 전능하신 하나님은 대단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나와는 연관이 없는 분이라 해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역개정의 전능하신 하나님은 내 아버지가 되신다. 전능한 능력을 지닌 하나님이 바로 내 아버지 시라는 뜻이다. 그 하나님은 자녀인 우리를 위해 세상을 창조하시고, 세상을 움직이고 계신다. 이 한 줄만 읽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 모든 것을 만드신 하나님이 바로 내 아버지 시라는 의미이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내용들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그동안 의미 없이 예배시간마다 내뱉었던 사도신경 안에 이런 깊은 의미와 뜻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했다.

또 예수의 동정녀 탄생과 고난이 연달아 이어지는데, 나 또한 반신반의했던 기억이 있다. 공생애의 3년간 일어난 많은 일이 있는데, 사도신경 안에는 전부 생략된 것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 또한 의미가 있었다. 이미 오래전에 나와 같은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제네바 교리문답을 보면, 같은 질문과 답이 있으니 말이다. 그에 따르면 예수의 속죄 사역만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계속 읽어보면 그 의미를 여실히 깨달을 수 있다.

짧으면 짧을 수 있고, 때론 무슨 의미인 지 이해가 안돼도 그냥 무턱대고 외웠던 사도신경 안에 이렇게 깊은 의미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내 피부에 와닿은 이야기가 담겨있었다니...! 이 책을 접한 후 만나는 사도신경은 다른 의미였다. 마치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된 기분이라고 할까?

그리스도인이라면, 사도신경을 의미 없이 암기하고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강력히 권한다. 하나님의 섭리와 예수그리스도로 인한 구속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신앙고백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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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9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한상남 옮김, 찰스 산토레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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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는 가냘픈 두 발이 칼날에 베이는 듯 아팠지만

그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음이 더 아팠기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 읽었던 인어공주의 결말은 너무 가슴이 아팠다. 생명의 은인을 알아보지 못한 왕자. 그런 그를 사랑해서 아름다운 목소리는 마녀에게 주는 대신 다리를 얻은 인어공주.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게 된 인어공주의 결말은 비슷한 것 같았지만, 그리 비극적이지는 않았다. 물론 해피엔딩이 아닌 것은 여전했지만 말이다.

인어 왕국의 왕에게는 다섯 명의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그중 우리가 아는 인어공주는 막내딸이었다. 인어공주들은 15살이 되면 바다 위로 올라가 인간 세상을 구경할 수 있다. 할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보다 더 신나는 세상 이야기를 알고 싶었던 공주에게 5년은 너무 긴 시간이었다. 드디어 5년이 지났다. 인어공주는 멋진 장식을 하고 바다 위로 올라간다. 마침 큰 배에서는 축제가 열리고 있었고, 인어공주는 모든 것이 신기했다. 그중 왕자의 얼굴이 가장 좋았다. 바다 왕궁의 조각상과 닮은 듯한 그를 보고 사랑에 빠져버렸다.(잘생긴 건 만국 공통어인가 보다. 인어에게도 통하는 걸 보니 말이다.) 갑자기 바닷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파도가 치고, 천둥이 치기 시작한다. 성난 바다에 배는 아수라장이 된다. 그리고 인어공주가 정신을 차렸을 때, 배는 조각이 나 있었고 왕자는 물속에 빠져서 깊은 바닷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바다에서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지만, 인간은 바다에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한 인어공주는 왕자를 안고 해변가로 간다. 해가 뜨기 전까지 왕자 곁을 지키다 사람들의 소리에 바다로 몸을 순간 인어공주. 교회에서 나온 여자가 가까이 갔을 때 왕자는 깨어난다.

 

 

 

금사빠 인어공주는 결국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몰래 마녀에게 간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마녀에게 목소리를 주는 대가(인어공주는 인어들 사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로 다리를 얻게 된다. 대신 걸을 때마다 칼로 다리를 도리는 듯한 통증과 피가 난다. 인간이 된 인어가 꿈꾸는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왕자와 결혼해 영혼을 갖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 심장이 터져 물방울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를 들었음에도 인어공주는 왕자를 포기할 수 없었다.

익숙한 이야기지만, 멋진 그림과 함께 좀 더 촘촘한 이야기를 마주하다 보면,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사랑에 빠지면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서 무모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인어공주처럼 말이다. 인어공주의 아름다운 외모를 좋아했지만, 왕자는 그녀와 결혼할 수 없었다. 그녀가 자신을 구해준 공주와 닮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왕자를 구해줬다고 믿는 그녀 역시 솔직했어야 했다. 그녀가 왕자를 구해준 것이 아니었다고 말이다. 어쨌든 깨어난 왕자를 교회로 데리고 들어가긴 했지만, 왕자가 바다에서 해변까지 나올 수 있었던 것에 대한 증언은 오로지 인어공주만 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목소리를 잃었다.)

왕자의 배신(?)에 물방울로 변할 수밖에 없는 인어공주에게 재기의 기회가 있었다. 언니들이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마녀에게 주고 구해온 칼이었다. 막 결혼한 신혼부부의 방까지 몰래 들어간 인어공주.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아마 익숙한 인어공주 동화겠지만, 마지막 한 장은 색다른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이 한 장이 가슴 아픈 인어공주의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반전시킬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인어공주는, 여전히 예뻤지만 답답하기도 했다. 그놈의 사랑이 뭐라고... 이래서 죽일 놈의 사랑이라고 부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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