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의 계단 학습 일력 : 한자편 (스프링) 무한의 계단 학습 일력 (스프링)
아르누보 편집부 지음 / 아르누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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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일력이 붐이었던 것 같다. 일력의 장점이란, 매일매일 꾸준히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꾸준히"가 필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무언가를 성실히 해나간다는 것은 당장에는 티가 안 나 보이지만, 어느 순간 대단한 효과를 발휘할 때가 온다는 말과도 같다.

뭐라도 하나 더 시키고 싶은 엄마의 마음의 우리 집에도 상당히 많은 일력이 있는데, 문제는 초반에는 관심을 가졌다가 몇 주가 지나면 그 상태로 멈춰있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가 너무 많아서 그런가 싶어서 몇 개는 정리를 해줬는데도 별 차이가 없었다. 초반에는 관심을 보이다가 왜 그럴까 싶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다 싶었다.

우선 아이뿐 아니라 나부터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꾸준한 습관이 들지 않았다는 점과 이것저것 할 게 많아서 바쁘다는 점. 무엇보다 아이들은 "재미"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생각보다 아이의 관심을 끌 재미라는 요소가 적다는 점일 것 같았다. 그런 면에서 무한의 계단 학습 일력 한자 편은 "재미"를 끌어낼 수 있는 일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력을 보자마자 아이가 아는 척을 해서 좀 놀랐다. 나는 모르는 제목이었는데, 아이는 이미 알고 있는 캐릭터와 내용이었다는 점에서 우선 관심을 끌었다. 아이들은 금발 질려 하기 때문에 색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우선 일력의 기본 템은 매일 하나의 한자다. 한자와 함께 만화가 등장하고, 한자어를 통해 파생되는 다른 단어들도 있다. 책 오른쪽에는 해당 한자가 몇 급 한자 검정시험에 등장하는지와 난이도가 별로 표시되어 있다. 매일 꾸준히 한자를 눈으로만 익히는 것도 좋겠지만, 직접 써봐야 실력이 내 것이 되다는 사실.



중간중간 한자를 써볼 수 있는 날도 있다. 아직은 따라 그리기 수준이지만, 직접 손으로 써본 한자는 좀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맞다. 학습지를 통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한자 공부를 하고 있는데, 게임 식이라서 한자를 기억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일력을 보면서 아는 체하는 한자가 꽤 돼서 나름 만족스럽다. 반대로 일력을 통해 배운 한자를 학습지에서 만나도 동일한 반응을 한다. 아이와 함께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부모도 같이 반응을 해줘야 할 것 같다. 오늘 아침의 일력이 무엇인 지 같이 읽고 써보고 눈으로 익히면 같이 문해력을 늘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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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수수께끼 200 - 풀수록 똑똑해지는 바이킹 어린이 퀴즈 백과 시리즈
신기한생각연구소 지음 / 바이킹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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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가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는 단연 수수께끼와 난센스 퀴즈다. 한동안 매일 태권도를 다녀와서 그날 배운 퀴즈를 내게 물어봤다. 당연히 반은 답을 모른다. 나도 깜짝 놀랄만한 답이 생각보다 많아서 꽤 재미있었고, 그런 내 반응에 아이 또한 재미있어했다. 그러고 보면 나도 그만할 때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 절친인 아이와 함께 주말에 놀이터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둘이 뭔가 준비물을 잔뜩 적어서 가지고 오자고 했단다. 그중에는 둘이서 함께 만든 우정 노트가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수첩 한쪽 편에 잔뜩 수수께끼 문제가 적혀있었다. 둘이서 문제를 내면서 어찌나 즐거워하던지....! 그래서 이 책을 보는 순간 신나 할 아이가 생각났다.

아니나 다를까... 책을 받은 날부터 아이는 신이 났다. 물론 내용 중에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도 상당수 있다.(참고로 우리 아이는 초1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아이가 흥미 있어 할 문제들만 뽑아서 냈다. 문제를 내면서 아이도 나도 너무 흥미로웠다. 세상에 이렇게나 기발한 퀴즈가 있다니!! 싶은 문제도 여럿이다. 또 이 중에는 여러 번 읽고 아예 암기를 하는 문제도 몇 개 생겼다. 학교에 가져갈래? 했더니... 우선은 반에서는 읽기 힘들다고 한다.(우리 아이 학교는 아침에 10분 독서시간을 비롯해서 독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데, 반에서 읽을 수 있는 기준이 있다고 한다. 워낙 FM 인지라... ㅠ) 그래서 외워가겠다는 아이를 보면서 그 정도인가? 싶었다. 며칠 후, 신이 나서 온 아이는 친구들에게 어떤 문제를 내고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신이 나서 설명했다. '이야...! 이 책 한 권이면 반에서 인싸가 되겠는데...'싶다.

개인적으로 내가 꼽은 흥미로웠던 수수께끼 몇 개를 적어본다.

Q. 세종대왕이 만든 죽은?

A. 미음(ㅁ)

어렸을 때는 그저 흥미로운 말장난 정도의 퀴즈라고 생각했는데, 성인이 돼서 접하니 장점이 보인다. 남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문제와 답을 찾아간다는 것. 그만큼 열린 생각을 가져야 나올 수 있는 문제와 답이라는 사실에 아이와 함께 문제를 풀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Q. 화장실을 다녀온 원숭이를 다섯 글자로 줄여서 말하면?

A. 일본원숭이

이 두 개의 문제는 내가 읽으며 진짜 빵~터진 문제였는데, 이보다 더 기발한 문제도 가득하다. 세상에 이렇게 기발할 수가! 싶을 정도다. 물론 아이들과 어른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문제가 다르다는 것도 나름 흥미롭다. 아이와 함께 답을 찾아가며 창의력과 재치, 흥미와 가족애 등 다양한 장점들을 기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아이와 함께 재미있는 수수께끼 탐험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 부모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새록새록 느낄 수 있고, 그 사이 업데이트된 수수께끼의 맛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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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웅의 AI 강의 2025 - 인공지능의 출현부터 일상으로의 침투까지 우리와 미래를 함께할 새로운 지능의 모든 것
박태웅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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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라는 단어가 이제는 너무 일상에서 익숙한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AI와 생활을 분리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마치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것처럼 AI 역시 우리의 삶 속에 깊이 침투해있다. 한 번씩 걸려오는 안내전화뿐 아니라, ARS로 무언가를 물으면 이제는 AI 상담원과 통화가 연결되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쓰는 회사 프로그램에도 AI가 탑재되어 있는데, 원하는 양식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순식간에 목차부터 칸까지 일목요연하게 만들어 주는 것을 보고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과연 AI의 출현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면만을 선사한다고 할 수 있을까? 박태웅의 AI 강의 2025는 2023년 나온 박태웅의 AI 강의의 최신 업그레이드판으로, 좀 더 발전한 AI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AI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독자도 읽을 수 있도록 각 개념을 그림과 표 등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제는 익숙해진 챗 GPT를 중심으로 거대 언어 모델들의 정체와 그들이 어디까지 성장해있는지에 대해 마주할 수 있다.

머신러닝이나 딥러닝, 자연어 등의 용어들도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낯선 단어들을 좀 더 편안하게 마주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예나 비슷한 사례들을 담아둔 것도 좀 더 이해가 쉬웠던 것 같다. 놀라운 것은, 당연히 과거보다 현재의 AI가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과거의 AI가 더 효과적이었다는 부분도 있었다. 워낙 많은 정보들을 탑재하고 계속 발전하다 보니 AI의 능력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떤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좀 더 명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변호사시험이나 SAT 시험 등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받는 AI가 3~4살 어린아이들도 구별하는 사진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아이들도 많은 경험을 통해 언어를 습득하고, 판단을 하게 되는 것처럼 AI에게도 많은 소스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 소스와 정보들을 통해 AI는 조금씩 더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AI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었다. 물론 AI는 강점도, 장점도 많다. 우리의 생활을 좀 더 빠르고 편안하게 이끌어 준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AI의 발전으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가지 면은 꼭 한번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다. 가령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왜곡된 정보가 제공되는 경우 인권침해는 물론 편파적인 정보를 노출시킬 위험이 있다.(물론 현재도 그런 문제가 여러 번에 걸쳐 일어나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오픈 AI에 의해 처음 챗 GPT가 등장했을 때는 비영리단체였으나, 현재는 MS의 참여로 비영리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다. MS의 지원 이후 일어난 AI 윤리팀 해고 및 개발자들에 의해 강요된 각서 작성 등의 문제는 AI의 발전과 더불어 꼭 한번 짚어봐야 할 문제라고 볼 수 있다.

AI에 대해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AI에 대한 입문서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전체적인 발전사를 비롯하여 향후 발생될 문제점을 다 각도로 설명하고 있기에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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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위로 - 모국어는 나를 키웠고 외국어는 나를 해방시켰다
곽미성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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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는 무엇도 아름답게 치장해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

과도하고 그저 형식일지언정 사랑이 겉으로 드러나야 행복한 사람들의 언어가 프랑스어다.

그리하여 알면 알수록 까다로운 이 외국어를 나는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는 것이다.

p. 55

십여 년 전에 아는 언니가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 그리고 십수 년 후에 박사학위와 함께 대학 강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며 언니가 떠오른 이유는, 저자의 상황과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언니는 한국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었다. 그런 언니가 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문학이다. 자세한 사정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놀라울 따름이었다. 내가 느끼는 피아노와 문학은 괴리가 컸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영화의 맛을 알게 되면서 프랑스를 동경하게 된다. 결국 아무것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프랑스로 떠난다. 프랑스어 초보반 부터 해서 다음 해 대학 입학의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고군분투한 저자는 결국 대학에 입학한다.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졸업에 비해 입학이 어려운 편인데 비해(물론 요즘은 토익점수나 등등 졸업이 예전보다 쉽지 않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수능을 뚫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싶다.), 프랑스는 입학은 수월하지만 매년 학생 정원 줄어들기에 졸업까지 가는 게 쉽지 않다고 한다. 당연히 그녀가 쓰는 언어인 프랑스어 자체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 개인적으로 고등학교 3년 동안 프랑스어를 배웠는데, 기억에 남는 건 인사 정도다.(나는 3년 동안 뭘 배운 걸까?) 그것도 20세 성인이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지 우리도 잘 알고 있지 않나?

책을 읽으며 프랑스라는 나라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 것 같다. 자신들만의 프라이드를 가지고 산다는 생각은 올해 파리 올림픽을 보면서도 느꼈는데, 책 안에 담겨있는 프랑스인들의 모습은 또 다른 맛과 멋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답답하고 고지식해 보이는 면도 있었지만) 기억에 남는 내용은 남편인 R 과의 이야기였다. 프랑스인인 남편도 대학에서 알게 되어 결국 결혼을 한 저자는 또래의 한국인-프랑스인 친구와 만난 적이 있었는데, 친구가 하는 프랑스어를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의 행동이 그녀 옆에 있는 프랑스인 남자친구를 상당히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어에서는 백지와 같은 외국인들인지라, 아무래도 상대의 말투나 어법 더 나아가 행동까지 닮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저자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R에게 의탁하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그때부터 비로소 독립할 수 있었다는 말이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우리 아이들이 떠올랐다. 우리 아이들 역시 백지상태로 내 언어습관을 받아들이고 있을 텐데 싶어서 식은땀이 났다.

20년 넘게 외국인으로 살면서 여전히 프랑스어는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저자. 능숙하게 말을 해도 여전히 가슴 한 편에는 생각하지 않고 내뱉을 수 있는 고국에 대한 애정이 남아서 그런 것 같다. 그럼에도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 을 알고 그것을 선택하는 용기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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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 - 세상의 기준에 좌절하지 않는 어른의 생활법
양승렬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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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고수는 열린 태도와 자세로 배움을 지속하고

자신만의 것을 창조하기 위해 끊임없이 갈고닦는 사람입니다.

논어와 조선의 그림이 만났다. 신선하다는 표현을 쓰는 게 적절한 지는 모르겠지만, 오래된 두 장르의 만남이 내게는 꽤 신선했다. 제목을 읽는 순간,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논어도 논어지만, 조선의 그림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논어를 생각하며 그린 그림이 아니었음에도, 둘은 참 잘 통했다. 아마 그만큼 이 둘을 어울리게 배치하고, 그 안에 들어있는 의미를 찾아낸 저자의 역량이라 할 수 있겠다.

하루 논어라는 제목이 담겨있지만, 365일은 아니고, 총 64일의 논어와 그에 어울리는 그림이 등장한다. 큰 주제 안에 매일의 소 주제가 있다. 그리고 그와 연관되는 논어의 한 구절과 그와 연관되는 그림이 한 점 실려있다. 내게는 논어보다 그림이 더 낯설다. 물론 저자의 이름은 꽤 낯익은 인물들이 많다. 허초희(허난설헌)을 비롯하여 정선이나 김홍도, 김정희, 신윤복처럼 당 대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익숙한 이름들과 달리 그림들은 하나같이 낯설었다. 눈에 익은 그림은 김정희의 세한도와 윤두서의 자화상 정도뿐이었다. 그래서 내겐 더 신선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조선의 사회를 주도했던 성리학. 그리고 그 성리학의 바탕에는 공자의 논어가 있다. 사실 조선이라는 사회의 분위기와 그 사회를 주도한 학문에 대한 생각을 하자면, 공자의 논어가 상당히 고루하고 가부장적이고, 딱딱한 (소위 꼰대) 학문이 아니었나 하는 선입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논어는 보수적이기보다는 개방적이었고, 논어를 말하는 공자 역시 가부장적이기보다는 열린 마음의 사람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정치가가 되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공자 역시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함에 대한 삶의 상처(?)가 있지 않았을까? 물론 논어는 공자가 직접 집필한 게 아닌 그의 제자들에 의해 남겨진 책이긴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공자의 모습과 말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울림을 준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

개인적으로 한빛비즈의 책을 좋아한다. 특히 내 돈 내산 했던 (드디어 시리즈의 반을 읽었다.) 퇴근길 인문학 시리즈처럼 부담스러울 수 있는 주제를 어렵지 않게 풀어내서, 지식의 깊이를 조금씩 늘려주는 작품들에는 1등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역시 그렇다. 깊이가 있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어조와 단어들로 매일의 논어와 조선의 그림을 소개한다. 논어 하면 떠오르는 선입견을 무참히 깰 수 있는 책이라 생각이 든다. 하루에 5페이지 분량(그중 한 페이지는 그림이고, 또 반 페이지는 논어의 구절이다.)을 통해 여러모로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저자가 풀어낸 논어의 뜻과 그림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뜻이 묘하게 겹쳐지면서 꽤 잔잔한 울림을 준다. 매일 아침 혹은 일과의 마지막 시간에 한 편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해 보자. 저자의 말처럼, 저자가 풀어준 논어를 통해 가지를 뻗어 나만의 사색을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하루 논어임에도 64일만 담겨있다는 것은 앞으로 2,3 편이 계속 나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 저자는 힘들겠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괜스레 다음 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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