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기네스북 - 기록으로 보는 범죄의 세계
이윤호 지음, 박진숙 그림 / 도도(도서출판)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흥미로운 주제의 책이다. 기네스북은 익히 알고 있지만, 범죄계에서의 기네스북이라... 얼마 전 전문가들이 범죄에 대해 다루는 프로그램을 방영한 적이 있었다. 생각보다 다양한 범죄들이 있었고, 범죄의 수법이나 준비가 치밀하고 잔인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범죄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고 갈수록 지능적이 되어 가기 때문에 범죄의 형태는 물론 이런 것도 범죄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범죄의 면을 보여주기 위해서 말이다. 이 책 또한 그런 의도가 아닐까 싶다. 기록을 통해 만난 범죄들을 통해 좀 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범죄학에 대해 조금이나마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저자 역시 이해와 예방이라는 단어를 주제 속에 등장시킨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책 속에 등장하는 범죄들은 이미 드러나있고, 범인도 잡힌 경우다. 기네스북이라는 이름처럼 최초 혹은 최고, 최대에 속하는 범죄들이 등장한다. 큰 주제 안에 담겨있는 소 주제들 속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있는 데 그 또한 범죄학과 연관되어 있는 주제 같다. 범죄유형이나 범죄자, 경찰과 과학수사, 방화 범죄 그리고 요즘 두각을 나타내는 사이버범죄까지 말이다. 두 번째 주제에는 테러와 환경 관련 범죄, 기업범죄와 교정 제도(수형자, 교도소), 법원과 세계 변화를 일으킨 범죄에 이르기까지 범죄와 연관된 많은 사건과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 범죄자들 이야기를 읽으며 실소가 나기도 하고, 끔찍한 콜롬비아 연쇄살인 강간범은 올해 만기 출소한다는 소름 끼치는 이야기도 담겨있었다. (읽으며 급 조두순이 생각났다ㅠㅠㅠ) 또한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의 차이라던가, 경찰견에 대한 이야기와 로봇, AI 경찰에 대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범죄 프로파일러에 관심이 많은데, 최초의 범죄 프로파일링 잭 더 리퍼 사건을 만날 수 있었다.

두 번째 주제의 경우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테러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기업범죄가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너무 잘 아는 세게 유수의 기업들이 등장한다. 물론 그중에 이미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던 범죄들도 있었다. 폭스바겐 사건처럼 말이다. 그 외에 교정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우리나라의 교정 제도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이 책은 범죄 기네스북이니 아무래도 우리나라 이야기보다는 세계적으로 꼽힐만한 이야기만 등장하기에 우리의 교정 제도에 대해 조금이나마 다루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생각이 들었지만, 범죄는 정말 진화하고 있고 도처에서 벌어질 수 있다. 범죄로부터 안전한 곳은 사실 없다고 본다. 그럼에도 범죄를 밝혀내기 위해 많은 노력과 진보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범 협박 시 주의사항 - JM북스
후지타 요시나가 지음, 이나라 옮김 / 제우미디어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제목만큼이나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살인범을 협박하다니...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라면 쉽지 않을 터다. 아야나 케이코는 대학 졸업반 학생이다. 홀어머니 아래서 공부 중인 케이코는 생활고에 시달린다. 그래서 결국 그녀가 선택한 아르바이트는 호스티스다. 태풍으로 비가 억수같이 오던 밤, 손님인 세무사 시마자키와 택시를 타고 가던 중 그의 추행에 케이코는 택시에서 내린다. 그리고 걷던 중 가끔 손님으로 가게에 들르던 쿠니에다 고로를 본다. 비를 뚫고 한쪽 다리는 절면서 뭔가 불안해 보이는 게 수상했다. 다음 날, 쿠니에다를 마주친 멘션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순간 케이코는 그 사건의 범인이 쿠니에다가 아닐까 하는 강한 의심에 휩싸인다.

한편 친구의 소개로 요시키 코타로와 어울리게 된 케이코는 그가 같은 고향 출신에 대기업 섬유회사 사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지만 그의 앵앵대는 목소리가 걸리는 케이코는 그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정도로 코타로를 대한다. 케이코가 출판사 취업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코타로는 지인 중 출판사에 근무하는 타구치 카즈마사라를 소개해 준다. 당장 취업을 도와줄 힘은 없지만 다른 곳을 알아봐 줄 수 있다는 말을 하는 타구치. 사실 속내는 케이코를 꼬시고 싶다는 것임을 코타로는 이야기해 준다.

범인이라 생각하는 쿠니에다는 생각보다 매너가 좋았다. 케이코에게 부담을 주지도 않고, 정중하기까지 하다. 인간적으로 쿠니에다를 좋게 보는 케이코는 그러면서도 그에게 협박을 해서 돈을 받아낼 생각을 한다. 결국 우연히 만난 동료의 가발을 보고 케이코는 구체적으로 협박을 진행할 계획을 세운다. 가발과 화장법을 다르게 하는 것은 물론, 협박범에게 돈을 받을 호텔을 답사하고, 협박편지를 만들 신문과 지문이 남지 않게 장갑까지 구매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번화가의 우체통에 편지를 넣는다. 협박 일로부터 6일 후 2,000만 엔의 돈을 준비하라는 편지 말이다. 엔지니어 인재파견 회사의 사장인 쿠니에다 이므로 그만한 현금은 있을 거라 생각하는 케이코. 근데, 케이코를 본 사람이 있다. 코타로가 소개해 준 모임에서 알게 된 요네지마라는 자동차 회사 사원이다. 과연 케이코는 살인범을 협박해서 무사히 돈을 받아낼 수 있을까?

제목과 같이 케이코는 살인범을 협박해 돈을 얻어내고자 한다. 평소에 좋게 생각하는 사람으로부터 말이다. 그 자체가 놀라웠다. 그마저도 얼굴을 보는 사람인데 말이다. 역시 추리소설답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정말 나쁜 사람은 살인범일까? 읽다 보니 살인범 보다 더 나쁜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리고 그들의 실제 정체를 알게 되면 또 다른 생각이 마구 솟아오른다. 역시 악역은... 따로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층집 - 어둠을 찢고 들려오는 의문의 소리
박성신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층간 소음 관련 사건사고를 매체에서 많이 접할 수 있다. 나 역시 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에, 층간 소음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다. 코로나로 가정 보육을 하게 되면서부터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둘째가 아직 갓난아기이기 때문에 마스크도 못쓰는 지경인지라, 큰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 워낙 늦게 자는 아이인지라, 10시 넘으면 걷는 소리에도 부쩍 신경이 쓰인다. 아무리 입이 닳도록 뛰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인지라 까먹기도 일수다. 그나마 요즘은 잠깐이라도 뛰어놀 수 있도록 잠깐씩 바깥공기를 쐬어주는데, 아이는 그 시간을 참 행복해한다. "이제 뛰어도 되죠?"라는 아이의 질문이 때론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다.

책 속에는 층간 소음에 관한 4명의 작가들의 연작소설이 담겨있다. 사실 한국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 번은 들어본 이름의 작가들이다. 추리소설 작가들답게 담겨있는 이야기가 만만치 않다. 섬뜩한 이야기에 설마...를 이야기하지만 실제 뉴스를 보면 층간 소음으로 인한 살인사건이 등장하기에 딱히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4편의 소설 중 두 번째 있는 윤자영 작가의 카오스 아파트의 층간 소음 전쟁이라는 소설이 가장 기억에 오래 남았다. 유난히 소리에 예민한 1402호 노부부가 살해되었다. 유력한 용의자로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1502호 박승관이 지목된다. 1402호 권은경 할머니는 잔디밭에 쓰러진 채 발견되었고, 안전고리가 잠겨있는 집 안에서는 남편 오경일이 침대에 칼에 찔린 흔적과 함께 사망한 채 발견된다. 결국 형사들은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13층과 14층, 15층의 사는 주민들의 증언과 알리바이를 확인하는 형사들은 생각지 못한 사건을 해결할 열쇠를 찾게 되는데...

사실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층간 소음에는 모두가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는 사실이다. 위 아랫집의 층간 소음으로 인한 다툼은 함께 사는 다른 집에도 피해를 일으킨다. 싸우는 소리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원래 한번 거스르는 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리기도 한다고 한다. 이미 서로 간의 감정이 격해져서 작은 소리에도 색안경을 끼게 되기도 하고 말이다.

얼마 전 본 프로그램에서 층간 소음에 대한 범죄 이야기를 다루며 건물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실제 층간 소음은 바로 윗집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각선 혹은 옆집 소리를 윗집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미 층간 소음으로 관계가 어그러진 상태이기에 서로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아무래도 아파트의 경우 다세대가 살고 있기에 일반 주택에 비해 층간 소음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코로나가 만 2년 넘게 진행되다 보니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층간 소음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기도 하는 것 같다. 층간 소음에 대한 실제적인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의 이야기와 함께, 범인을 찾아가는 추리의 맛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답다 추하다 당신의 친구
사와무라 이치 지음, 오민혜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멸시하면서도 원하고 있다. 가까이하긴 싫어도, 지켜보면서 즐기고는 싶은 것이다.

추한 인간을, 추하게 무너져가는 인간을.

자기가 다음 표적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고, 계속 구경꾼으로 존재할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

얼마나 어리석은가. 얼마나 야비하고 천박한가.

도립 요쓰카도 고등학교 3학년 2반 한 여학생이 자살을 한다. 하무라 사라사. 반에서 소위 엄친아로 불리는 아름다운 외모의 여학생이었다. 그녀의 자살은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다 줬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사라사가 자살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시간이 얼마나 지난 어느 날, 노지마 유나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다. 갑자기 얼굴에 여드름이 돋아나고 하얗게 고름이 들고 터지는 것이 순식간에 일어난다. 담임인 마이카 역시 수업 시간 중에 급작스럽게 고름과 피로 덥히는 유나의 얼굴을 목도한다. 유나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유어 프렌드의 저주를 이야기한다. 사실 유나는 반에서 아름다운 외모 그룹에 속해있는 아이였다.

사건이 일어난 후 같은 학교 아오야마 선생에게 들은 히메사키 레미의 저주 이야기에 마이카는 놀란다. 유나가 자신의 얼굴을 보고 말했던 유어 프렌드의 저주가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사건 이후 반 분위기는 삽시간에 공포와 의심으로 가득 찬다. 소위 외모에 자신 있는 그룹은 다음 타깃이 자신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외모에 자신이 없는 그룹은 범인으로 의심받기도 한다. 남학생들은 자신의 주변 여학생에게 유나와 같은 끔찍한 사건이 일어날까 봐...

그러다 외모 그룹의 3위인 나아스기 치아키의 책상에서 저주의 편지가 발견된다. 사라사의 팬이었던 가노 마미는 저주의 범인을 찾기 위해 반 아이들의 탐문수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우연히 구조 게이와 함께 길을 가다가 예쁜 외모 그룹의 추종자인 아라키 가오리와 오하라 사스키를 만난다. 구조 게이는 몇 년 전 사고로 얼굴을 다친다. 얼굴에 생긴 흉 때문에 늘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그날 이후 자연스레 섞여서 이야기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신경을 쓰면 다친 상처가 화끈거리기도 한다. 그런 구조의 속 사정을 모르는 아라키 가오리와 오하라 사스키는 구조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날카로운 말을 서슴없이 해댄다. 근데, 그 순간 갑자기 아라키 가오리의 얼굴이 괴상하게 변하기 시작하는데...

 

 

 

외모지상주의는 사실 우리 사회에서도 만연하다. 댓글로 얼평을 하고, 자신의 기준에 못 미치는 사람들에게는 여과 없이 악플을 남기는 건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 모습은 비단 남뿐 아니라 가까운 사이에서도 겪을 수 있다. 담임인 마이카 역시 그런 상처를 지닌 사람이다. 어린 시절부터 엄마로부터 예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수시로 듣고 살아온 그녀였기에 웃는 얼굴이 습관이 되었다. 슬프고, 힘든 순간에도 굳어진 웃는 얼굴 덕분에 오해를 받기도 한다. 사실 책을 읽으며 나 역시 어린 시절 이야기가 떠올랐다. 가게를 했던 우리 집 손님들 중 동생과 나를 비교하며 동생이 더 예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어느 날부턴가 손님들만 보면 누구도 묻지 않았는데, 나 스스로 " 내 동생이 더 예뻐요."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고 한다. 내 모습을 보고 엄마는 너무 미안하고 속이 상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사실 너무 어린 시절이기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말이 내 자존감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사실 범인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한 추리소설이지만, 소설 속 누구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외모가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서슴없이 이야기하는 사회 속에서 상처를 주는 사람도, 상처를 받는 사람도 결국은 상처투성이가 되기 때문이다. 외모보다는 내면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가장 먼저 대면하는 것이 외모기에 씁쓸해진다. 아마 인류가 계속되는 한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버릴 수 없겠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발칙한 예술가들 - 스캔들로 보는 예술사
추명희.정은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주위에 음악을 하는 지인이 몇 명 있는데, 특징이라면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이다. 예전부터 우스갯소리로 현하는 사람(특히 바이올린)은 만나지 말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해준 친구가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 친구도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이다. 발칙한 예술가들 속에서 만난 30인의 인물들은 그들의 명성만큼이나 특이하고 예민한 삶을 살았다. 그래서 대작들을 남긴 것일까 싶기도 하고, 대작을 남긴 대신 이런 추문들에 휩싸인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위 말하는 평범한 삶은 아니었던 것 같다.

스캔들이라 적고 로맨스라 읽는 부제처럼(때론 내로남불 일수도) 그들을 둘러싼 사랑 이야기는 현재 들어도 충격적일 정도로 놀랍기도 하다.(나름 개방된 사회라는 21세기에 사는 나도 놀라운데, 당시였으면 정말 손가락질을 받을만한 스캔들도 상당하니 정말 시대를 앞서가는(?) 예술가들이었던 것 같다.) 사실 음악인들의 스캔들 중 몇몇은 매체나 책을 통해 들은 적이 있었는데 화가들의 스캔들은 거의 다 처음 듣는 것이어서 신선했다.

음악인 중에도 금사빠가 꽤 있었다는 것(리스트, 바그너, 드뷔시 등)과 지고지순한 사랑의 순애보를 보여준 모차르트 그리고 소위 가짜 뉴스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은 비발디 등 음악가들의 사생활이 담겨 있는 1부 속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실 음악만 들으면 참 서정적이고 아름답기도 한데, 음악과 그들의 사생활이 얽히니 뭔지 좀 색안경이 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랑 앞에서는 처음처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기에, 그 감정 그대로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해봤다. 그럼에도 자신의 집도 아닌 쇼팽의 집에서 불륜을 벌인 리스트와 마리 플레옐의 이야기는 상당히 쇼킹했던 것 같다.

반면 미술인들의 사생활 속에 담긴 이야기들 중 가장 놀라웠던 것이 바로 다빈치 이야기였다. 다빈치 실제 이름과 그 뜻부터 놀라웠다. 레오나르도 디 세르 피에로 다빈치가 본명인 그의 이름의 뜻은 빈치 지역 출신의 세르 피에로의 아들 레오나르도라는 뜻이란다. 우리가 부르는 다빈치가 "빈치 지역 출신"이라는 지역명일줄이야...ㅎㅎ

두 번째 놀라웠던 것은 그가 사생아였다는 것이다. 아버지 피에로는 사실 약혼자가 있었는데, 잠시 고향을 방문했다 원 나이트를 했던 카테리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바로 다빈치였다. 이런저런 성장과정을 겪으며 할아버지, 아버지, 숙부 등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살았기에 사실 다빈치의 성격이나 성장과정에는 알지 못하는 상처가 참 많았을 것 같다. 세 번째 놀라웠던 것은 동성애와 ADHD였다. 이것저것 벌리기는 잘하지만 마무리를 못하는 중도포기작이 많았다는 것과 성 혐오와 여성보다는 남성들과의 관계에 관심이 많았다는 증거가 발견되는 걸 보면 다빈치의 천재성 만큼이나 특별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시 뛰어난 작품을 남기는 사람들인 만큼 평범한 감정을 소유하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런 희로애락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 또한 해봤다. 요즘처럼 어디든 나가는 때에 책을 통해 오랜만에 음악 감상도, 작품 감상도 할 수 있었다. 각 인물들의 시작 페이지에 QR코드가 담겨 있어서 랜선 미술관 투어와 음악회를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함께 곁들이면 참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비범한 작품에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사랑에 예민한 이들이기에 그 마음을 담은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