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그럼에도, 나는 말했습니다 - 직장맘·대디 11인의 인터뷰집
서울시 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 / 서울시 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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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4년 동안 한 회사를 다니면서 결혼과 두 번의 출산, 육아를 경험했다. 큰 아이를 낳기 일주일 전에 출산휴가(출휴)를 들어갔고, 출휴 당일도 인수인계가 안되었다는 핑계로 출근을 강요당했다. 출산 당일 진통을 하면서도 회사의 전화를 받았고, 아이를 낳고 조리원에서도 회사 업무를 했다. 아이를 출산한 지 백일도 되지 않아서 복직을 강요받았고, 결국 여러 이유로 육아휴직(육휴)을 일부만 쓰고 조기 복직을 했다. 원래 자리도 아니고 지점의 캐셔 자리로 복직을 했고, 그마저도 내가 본사에서 하던 업무 때문에 시즌에는 본사로 출근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워낙 작은 중소기업이었고, 스타트업 기업이었기에 회사에 대한 애정도 컸기에 불합리하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복직을 선택했다. 사실 내가 하는 업무 자체가 회계와 인사노무 업무였기에 출휴와 육휴관련 업무들에 대해 스스로 처리해야 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둘째를 낳고는 상황이 더 힘들었다. 첫째 출산 때처럼은 아니지만 휴직 중에도 여전히 이런저런 압박과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아는 노무사님이 계셔서, 그분과 이런저런 상담을 하다가 서남권 직장맘 지원센터를 소개받았다. 노무사님들과 상담을 하면서 여러 가지 조언과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 책을 마주하고 우선 많이 반가웠다. 책에 내 이야기가 소개되진 않았지만, 나 역시 출휴와 육휴을 쓰면서 서남권 직장맘 지원센터의 도움을 여러 번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참 속이 많이 상했다. 나와 같은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직장맘 .대디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책에도 등장하지만, 나 역시 육휴기간 중 들었던 말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한 직원이 자신의 ERP 비밀번호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전화를 했는데, 첫 마디가 "과장님은 늘 쉬고 계신데, 저는 이제 휴가를 가려고 휴가원을 올려야 하는데 비밀번호가 기억이 안 나서 전화했어요."였다. 늘 쉬고 계신데라니...

그때 알았다. 회사에서 나는 늘 쉬고 있는, 일하지 않고 놀고 있는 직원이구나...!하는 생각 말이다.

또 하나 육휴을 사용하고 복직했을 때, 대표로부터 참 많은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우선 원래 자리인 본사로 복직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나랑 같이 일하는 직원이 내가 복직한다는 소리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나중에 퇴사를 하기 전, 그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은 내 복직 날짜조차 몰랐고, 대표랑 그런 이야기를 한 번도 나눈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또 당시 여직원이 입사해서 결혼과 출산을 한 게 내가 처음이었는데, 내가 선례가 되어서 다른 직원들도 다들 육휴를 달라고 하면 어떻게 회사가 돌아가겠느냐는 말과 함께 이제는 결혼 안한 여직원은 절대 뽑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내 일을 다른 직원들이 나눠서 하고 있기에(후임을 뽑지 않고 직원들이 분배해갔다.), 너의 휴직이 길어질수록 다른 직원들이 힘들다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이럼에도 너를 위해 다른 직원을 뽑지 않고 기다려주는 거니 회사의 이런 배려를 기억하고 회사의 말을 따르라는 이야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책에도 나와 비슷한 사례가 등장한다. 아이를 낳고 육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다양한 불이익을 받고, 출휴를 사용도 하기 전에 권고사직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그에 비하면 나는 출휴와 육휴를 사용했으니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이를 낳는다는 이유로 직장맘. 대디들은 눈치를 보고 불이익을 감수한다. 여전히 이런 내용의 글에 댓글에는 회사에 피해를 주면서 자신이 원해서 아이를 낳았으니 감수해야 한다는 댓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에 등장하는 직장맘. 대디들은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했고, 결국은 그 결과를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중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불이익을 겪고, 직장 내 따돌림을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인터뷰할 수 있었던 것은 같은 경험을 하고, 앞으로 같은 상황에 처할 직장맘. 대디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려운 상황과 답답한 마음을 어느 곳에도 토로할 수 없을 때 서남권 직장맘 지원센터를 통해 많은 위로와 도움을 받았던 경험. 나 역시 해봤기에, 이 책의 내용이 남일 같지 않았다.

혹시 같은 이유로 고민 중이라면, 직장맘 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보자. 각 지역별로 직장맘 지원센터가 있으니,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문을 두드려보자.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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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아는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 - 세계적 재정 전문가 아빠와 딸이 함께 쓴 8가지 자립 습관
데이브 램지.레이첼 크루즈 지음, 이주만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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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런 까닭에 나 역시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에게 봉투를 이용해 소비하는 법을 가르치라고 권했다.

돈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어려서부터 가르치면 성인이 되어 온갖 빚에 허덕일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

 유치원 때부터 저축을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지극히 타의에 의해서였지만 말이다. 일주일 중 하루는 저축을 하는 날이었다. 당시는 돈의 개념을 잘 몰랐었는데, 엄마가 유치원 가방에 넣어주는 통장과 돈을 전달하면, 통장에 돈을 넣어주었다. 내가 은행과 저금을 인지했던 때는 초등학생이 되어서다. 일주일에 한번 동네에 새마을금고에서 학교에 와서 통장 처리를 해주었다. 당시는 큰돈은 아니고 부모님이 주시는 동전들과 지폐 몇 개를 잘 모아서 얇고 길쭉한 통장을 들고 쉬는 시간에 줄을 서서 저금을 했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처음으로 내 손으로 통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세뱃돈으로 받는 용돈을 꼬박꼬박 모아서 저금을 했다. 당시는 이율이 꽤 높았던 것 같다. 얼마 안 되는 돈을 저금하고 숫자가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참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그런 습관이 지금의 소비습관을 만들어 준 것 같다. 책을 읽고 보니 나는 지극히 저축형 인간이었던 것 같다. 돈을 쓰는 것보다 숫자가 늘어나는 것(기왕이면 숫자를 딱 맞추는 것을 좋아해서 조금 더 큰 금액을 저금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을 보는 게 쓰는 것보다 더 즐거웠던 것 같다.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20여 년이 되었는데, 신용카드를 만든 지 오래되지 않았다.(물론 지금도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재테크에 대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적금을 들고 만기가 되는 것을 습관처럼 하고 있다.


  어릴 때야 부모가 자산과 재정관리를 해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스스로 경제에 대한 개념을 가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에 비해 요즘은 아이들 시야에서 경제가 무엇인 지, 저축과 소비에 대한 실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가정에서 직접 삶으로 보여주는 부모의 교육이 무엇보다 큰 효과를 내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버지와 딸이 함께 쓴 경제습관에 관한 실제적인 책이다. 재정전문가인 아빠 데이브 램지 역시 과거에 파산에 이를 정도로 힘든 경험을 했고, 그 이후 자녀들에게 재정관리에 대한 교육을 시키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이가 스스로 재정관리의 습관을 가지게 하기 위해 부모가 하는 행동들을 볼 때 정말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이 집안일 등을 해서 직접 번 돈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자기 스스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맡겨두는 것은 물론 자녀의 실수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에는 누구보다 부모의 큰 인내심이 필요하다. 나 역시 저축형 인간이다 보니, 아이의 소비습관에 관해 첨삭을 많이 하는 편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매주 천 원의 용돈을 주고 있는데, 한참 관심이 많은 아이돌 포카를 몇 주치 용돈을 모아 덥석 사는 모습을 후에 목격하고 잔소리를 참 많이 했다. 내 안에는 소비는 나쁜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있어서였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소비는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알게 모르게 아이에게 주입했던 것을 반성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 스스로 경험해 보는 것에 중요함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실패도 아이에게는 경험이 된다.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주는 버릇을 가지게 되면, 아이는 스스로 경험하고 실행하는 경험을 잃게 된다. 그런 경험을 놓치게 되면 훗날 성인이 되어서도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될 수 있단다. 그렇기에 실패한 경험이라도 아이가 직접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자녀와 함께 시간을 내어 책을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부모와 자녀에 입장에서 함께 쓰인 책이기에 함께 읽으며 재정관리의 습관을 정해 보고,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가지면서 소비와 저축의 습관을 가지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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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듣기 싫은 말 백배 활용법 - 그 어떤 피드백에도 휘청이지 않겠다는 다짐
이윤경 지음 / 한빛비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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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렇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관계를 끓는 손절이 아니라 단단한 마음 근육이다.

 사회생활 경력이 강산을 두 번 변화시킬 만큼 쌓였다. 여러 경험이 쌓였지만, 여전히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는 편하지 않다. 특히 낮은 자존감 때문인지, 타인으로부터 듣는 피드백은 여전히 쉽지 않다. 물론 사람마다의 성향이 있긴 하지만, 들을 때마다 쉽지 않다. 때론 감정이 처절하게 무너져내리기도 하고, 그 사람의 눈치를 보기도 한다. 때론 쓴소리를 들을까 봐 두려워 더 과하게 내가 한 일을 확인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피드백이 안 오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정당하지 못한 피드백을 들었을 때 여유롭게 받아칠만한 노하우와 테크닉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다행이라면 책 안에 등장한 예를 통해 그 방법들을 조금 편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책 안에는 참 다양한 모습의 피드백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해하기 좋게 다양한 예가 등장한다. 세상은 넓고 해당 사항에 대한 반응들 역시 다양하다. 책을 읽으며 정말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쓴 게 아닐까? 싶은 내용들도 꽤 많았다. 물론 그중에는 내 이야기도 있었다. 


 우선 피드백을 들었을 때 격하게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책에 등장한 직원 중에는 피드백을 들으면 우는 직원이 등장한다. (우리 회사에도 그런 직원이 있다.) 문제는 무슨 말을 해도 울면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눈물을 보이면서 자신의 서사를 만들어내고 표현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 누구도, 그 눈물이 당황스럽고 부담스러워서 제대로 된 피드백을 줄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다. 결국 그에 대한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바로 자신에게 돌아간다. 왜냐하면 피드백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결국 그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변화시켜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려는 경우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피드백이 듣는 사람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기도 하다. 바로 그를 구별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나의 발전을 위한 피드백이라도 그 표현법이 긍정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다.


 책을 읽으며 공감 가는 내용들이 여럿 있었다. 그중 하나는 피드백에 이토록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이유에 대한 내용이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것을 '지는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진짜 이기는 길은 ' 내 말대로 그냥 관철하는 것, 결국 내 의견이 맞았음을 증명하는 것' 이 아니다.

내 것에 상대의 의견을 보태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는 것이라는 생각은 타인의 피드백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한다.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렇기에 설령 그 말이 맞더라도, 그에 대해 수긍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것은 지는 것일까? 


 저자는 이 상황에서 피드백을 다른 각도로 바라보기를 권한다. 피드백의 주도권을 내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타인의 말을 듣는 마음과 그에 대한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단다.



책 안에는 다양한 피드백에 대한 반응법이 등장한다. 물론 타인의 피드백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저자가 감동했던 내용들(배우고 싶은 모습들)도 등장한다. 한편으로는 옳지 않은, 다분히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 가짜 피드백을 주는 상대에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지도 등장한다. 내 경우도 뭔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모두 내게서 찾는 경우가 많은데 책에도 비슷한 상황이 등장한다. 세상에 모든 것이 내 탓일 수는 없다. 우선 가짜 피드백을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는 공격의 화살이 사람을 향하는가, 일을 향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또한 '카더라'에 근거했는지와 목표 자체를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우선 책을 읽으며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피드백에 울컥하고, 감정이 동요하고,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그래도 상당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피드백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방법들을 마주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물론 한순간에 여유를 가지고 피드백에 자연스럽게 반응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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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정원 - 2000년 지성사가 한눈에 보이는 철학서 산책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박재현 옮김 / arte(아르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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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철학에 대해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다. 철학에 관한 책을 1년에 적어도 5권 이상은 읽는데, 그러면서도 여전히 철학을 찾고 또 찾는다. 나를 이를 이해도의 문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다르다는 것, 있어 보이는 것과 있는 것도 다르다는 것을 잘 안다. 많이 읽음에도 속 시원하게 이 철학은 이것이다!라고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은 내 이해도의 탓이라 생각한다. 읽고 돌아서면 또 백지가 되는 철학에 대한 미천한 이해력이 철학서를 찾고 또 찾게 만든다. 여러 번 읽다 보면 언젠가 아!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철학에 관한 책을 읽고 또 읽는다. (물론 깊이가 깊어지는 건 부담스러워서, 한 권에 철학 한 이론에 대한 강한 통찰이 있는 책보다는 두루두루 살피는 책을 더 자주 읽는다. 덕분에 입문서만 읽는 느낌이랄까?)


 생각보다 두꺼운 이 책은 그래도 철학과 정원을 같이 언급하기에 부담도가 좀 덜어지는 효과가 있다. 예쁜 노란색이 가득한 표지도 두려움을 조금 줄여준다. 하지만 두께는... 2,000년의 철학 이야기가 담겨있으니 이만한 두께 면 그래도 어디냐! 싶지만, 한두 장만 넘겨보면 부담감이 확 줄어든다. 이 책안에 각 철학자에 대한 분량이 인당 4페이지 내외다. 100명 * 4페이지 = 400페이지 분량이니 말이다. 당연히 두꺼워질 수밖에 없는 거 아닐까? 그러니 졸지 말고 읽어보자.


 책 안에는 그리스 고대철학부터 꼼꼼히 모든 걸 꿰고 철학자들과 그들의 사상을 등장시키지 않는다. 철학사가 아닌 그들의 철학의 주제를 가지고 배분했으니 말이다. 그러니 여러 시대를 돌고 돌아 그들의 철학을 마주할 수 있다. 제목은 철학서(혹은 철학 논조)와 저자의 이름이다. 시대순도 아니고, 연결고리가 있는 것도 아니니 원하는 대로 읽어도 좋겠다. 관심 가는 철학자를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


 이 많은 철학자 중에서 기억에 남는 철학자가 있다는 것은 뭔가 진한 여운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것과 전혀 다른 부분을 발견해서 기억에 남았고, 한번은 읽고 싶던 책인데 덮어놓고 있던 책을 만나 서기도 하다. 100명을 다 소개하기에는 읽다가 지칠 수도 있고(출판사에서 절대 원하지 않기도 할 테니) 딱 두 명만 이야기하고 싶다.


 에피쿠로스 학파의 에피쿠로스 쾌락과 해리 G. 프랭크퍼트의 개소리에 대하여다. 에피쿠로스가 전자, 프랭크퍼트가 후자다. 당연히 쾌락주의자 에피쿠로스기에 즐기자! enjoy 위주일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통찰이 보인다. 


'소유물'이 아니라 '즐기는 상태'가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당연히 내가 소유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가지고 있는 게 쾌락이 아닐까 싶었는데, "응! 아냐." 란다. 내가 어떤 생각과 방식으로 행동하고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 그렇기에 인생은 내가 선택하는 것의 결과다. 그렇기에 인생은 고난이 아닌 즐거운 것이다. 무한 긍정주의는 아닌 것이, 당장의 고통은 앞으로의 쾌락을 준비하는 시간이니 고통이 아니다. 물론! 선택을 잘해야 한다. 고통스럽지 않도록 말이다. 내가 만족하면 뭐 OK다. 그리고 그 만족은 내 내면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니, 마음을 잘 잡고 즐거움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개소리에 대하여는 책의 제목이다. 50여 페이지의 짧은 책인데, 샀는지 기억이 안 난다. 이 책을 추천한 유명한 교수의 강의를 짧게 들었는데(방송에 자주 보이는 사람이다.), 제목이 너무 특이했다. 50페이지인데,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말에 아마 마음을 접었던 거 같은데 여기서는 4페이지로 축약해 주니 감사할 따름.


 왜 사람은 개소리(헛소리)를 하는 걸까?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해야 할 의무나 압박, 혹은 발언의 기회가 그 주제에 대한 지식을 초과!! 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아는 척하고 싶은데 차마 자존심 때문에 모른다고 할 수 없어서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것이 바로 개소리로 나타나는 것이란다. 


 '그러고 보니... 나도 개소리를 종종 하고 있네'에 생각이 미친다. 저자가 이 주장을 펴낸 이유가 이라크 전쟁 때 미국과 영국의 정치적 발언에 화가 나서라는데, 지금도 여전히 개소리를 하고 있는 여럿이 있기에...! 이 책은 앞으로도 꼭 필요할 거 같다. 읽어봐야겠다. 꼭!!


 짧지만 임팩트 있는 철학의 정원 속에서 100명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을 마주하니 괜스레 뿌듯해진다. 100명을 이렇게 단숨에 만나도 되나 싶어 미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가성비 넘치고, 시간을 효율적(80/20 법칙이 다시 등장하는 건가?- 얼마 전에 읽은 자기 계발서다.)으로 사용한 것 같아서 괜스레 뿌듯해진다. 이 책을 완독했다고 철학은 좀 알지!! 하는 개소리를 하지는 말자. 재미있었으니, 좀 더 깊은 철학의 세계로 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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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리 - 다섯 가지 키워드로 보는 초예측 지정학
최준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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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된 것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내가 너무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하는 점과 어느 나라나 좋은 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선 전자의 이미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남의 떡이 커 보였던 것을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다고 놔 할까?


 책을 읽는 내내 새로운 내용들을 많이 경험했다. 그래도 꽤 많은 내용을 알고 있다고 자부했던 내가 책을 읽으며 참 많은 걸 안다고 착각! 하면서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물론 그만큼 흥미롭고 놀랄만한 내용들도 많았다. 저자가 남긴 사인 한 줄 "세상은 넓고. 신기하고 궁금한 일은 많습니다."가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등장한 내용들은 책의 초반에 지도와 함께 등장한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나라들의 등수(?)가 나오는데, 안타깝게도 어디에도 우리나라의 이름은 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아주 의외에 내용들도 있었다. 의외로 캐나다가 순위권 안에 있는 게 많다는 사실이다. 삶의 질 3위, 면적 2위다. 나라의 땅이 2위라니...! 이건 꽤 큰 충격이었다. 큰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 하면 당연히 러시아와 중국, 인도가 아닐까? 싶었는데 나라의 면적 면에서 캐나다가 중국보다 넓다는 사실에서부터 흥미로웠다. 이건 새 발의 피!! 이보다 더 흥미롭고 놀라운 이야기들이 책의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가득 차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운 내용은 복지국가로 유명한 스웨덴에 대한 내용이었다. 세금이 어마어마한 대신 모든 것에서 복지가 잘 되어 있다는 스웨덴의 민낯을 확인하면서 정말 경악했다. 

 

 우선 시작은 스웨덴의 복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동일 업무에 대해서는 동일 임금이 원칙인 스웨덴은 그래서 정규직 와 계약직에 대한 차별이 없고, 회사가 달라도 하는 업무가 같으면 동일한 임금을 받기에 노동쟁의가 심하지 않다고 한다. 당연히 인구가 적기에 노동시간 단축을 주장하는 노동자들도 없다.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생산을 맞출 수가 없다는 사실을 본인들이 더 잘 알아서다.) 


 직원을 해고할 때도 우선 다른 직무를 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보장한다고 한다. 대부분 그렇게 되면 본인의 자리를 잘 찾기에 회사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한다. 경기가 나쁘거나 매출이 줄었을 때 구조조정이 가능한데, 구조조정 대상자는 신입 직원들이라고 한다. 구조적으로 그렇게 되기에 누구도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는 게 우리나라와 많은 차이가 있다. 보통 스웨덴의 최고액을 받는 직원들은 입사 10년 차까지인데,  그 이후부터는 급여가 오르지 않는다고 한다. 


 거기다 월급에 따라 세금이 결정되는데, 2억을 받는 사람은 세금으로 9천여만 원을 낸다. 물론 급여가 적어도 세금을 낸다. 무임승차자를 최소화하는 정책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정말 획기적이고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문제는 지금부터다.


 스웨덴은 대기업을 정책적으로 보호한다. 대기업에 요구하는 것은 번 만큼 세금을 내시오! 다. 문제는 일반 월급쟁이들에게는 그렇게 과한 세금을 내라고 하지만, 취득세와 재산세는 많이 낮다. 결정적으로 상속세는 아예 없다. 우리나라 재벌들 사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게 바로 상속세인데, 스웨덴은 상속세가 없다니 아이러니하다. 당연히 상속세가 없으니 부는 계속 세습된다. 거기에 기업의 법인세율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단다. 


 스웨덴의 높은 세금과 사회복지 때문에 당연히 빈부 격차가 작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완전한 오산이다. 상위 10%가 전체 자산의 74%를 보유하고 있고, 하위 50%는 자산 보유가 -2.4%란다. 빚이 더 많다는 말이다. 이 부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세금을 올리면 주식을 팔고 타국으로 이주하겠다는 엄포를 놔서 결국 부유세를 폐지했다고 한다. 우리가 생각한 스웨덴의 이미지와는 달리, 내부는 곪고 있는 거 아닐까?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말리는 세계 최초로 백색 수소를 생산한 국가다. 처음 시작은 우물에서 가스가 나왔다는 이야기였다. 석유탐사권을 획득한 정치가이자 사업가 알리우 디알로는 이 말에 성분을 분석해 보니 98%의 순수한 수소라는 것을 알게 된다. 석유에 비해 미래의 에너지로 각광을 받는 수소 말이다.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전쟁과 내전을 겪으며 황폐화된 말리에 이런 뜻밖의 보물이 있을 줄이야! 물론 말리의 수소 발견은 비슷한 지질을 가진 타 국으로 전달되어 이곳저곳에서 수소가 매장되어 있음을 확인했고 그에 따라 여러 탐사에 투자가 유치되기도 했다.


책을 읽다 보니 이해가 안 되는 각 나라들의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편으로는 자원이 풍부한 땅을 타고나는 것도 마치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이 자신들의 복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나라처럼 어떤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는 또 그 안에서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수밖에 없겠다 싶기도 하다. 결국 사람은 어떤 환경에 처하든 살게 되어 있구나! 싶기도 하다. 풍요롭고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던 스웨덴의 민낯과 아무것도 없던 말리의 수소, 러시아의 천연가스 등 각 나라의 이해 집산을 통해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가지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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