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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여행 - 그리스 로마 신화
김춘희 지음, 찬H 그림 / 더블:엔주니어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리스 로마신화에는 유난히 괴물들이 많이 나온다. 눈이 100개 달리거나, 머리가 3개 있는, 한눈으로 사는, 얼굴은 소지만 몸은 사람인... 정말 하나같이 개성이 뚜렷한 괴물 군단이다. 문제는 그리스 로마신화의 등장하는 신들의 이름도 헷갈리는데 괴물의 이름까지 어떻게 기억하냐?는 것이다. 다행이라면, 괴물만 따로 정리해 준 책이 있다는 사실! 덕분에 그리스 로마신화에 대한 지식이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
괴물 하면 늘 문제 있고, 성격이 포악하고, 괴물이 될만한 행동(?)을 했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제일 놀라고 미안했던 인물은 바로 메두사다. 메두사 하면 떠오르는 무시무시한 마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누굴 보든 다 돌덩이로 만들 만큼 무시무시한 능력을 지녔기에, 그 사실만 보고 메두사를 죽인 페르세우스는 영웅 중의 영웅 대접을 받는다. 근데, 메두사가 이렇게 된 데 원인 제공을 한 신이 있다. 바로 포세이돈과 아테나다.
아테나 여신을 섬기는 여인이었던 메두사는 무척 아름다운 여성이었다고 한다. 그랬기에 그녀의 미모에 반한 포세이돈의 구애로 둘은 연인 사이가 된다. 신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될까? 문제는 아테나 여신이 순결을 맹세한 처녀신이었다는 사실이다. 자신을 따르는 메두사가 (결혼도 하지 않고) 포세이돈과 사랑을 나누었다는 사실에 불같이 화가 난 아테나는 메두사의 머리카락(아름답기로 유명했던)을 뱀으로 만들어 버리고 흉악한 모습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렇게 혐오스러운 모습을 가진 메두사를 보는 사람마다 돌이 되어 버리는 괴물이 되고 만다. 그리고 결국 아테나의 도움을 받은 페르세우스에 의해 목이 잘린다. 문제는 메두사의 피에서 페가수스와 크리사오르가 나왔다는 사실! 메두사는 사실 포세이돈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마주하고 다시 본 메두사에게 안타까운 감정이 더 많이 생겼다. 그저 포세이돈을 사랑한 죄에 대해 메두사에게 주어진 결과는 너무 처참했으니 말이다.

유달리 책 안에서 해리 포터의 이야기를 자주 찾아볼 수 있었던 것도 흥미로웠다. 책에 등장한 아거스 필치는 진짜 미운 털이 박힌 인물 중 하나인데, 이 이름이 바로 눈 100개의 괴물 아르고스에서 따왔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바실리스크도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데, 해리 포터의 저자가 그리스 로마신화의 도움을 받았구나! 하는 걸 또 이렇게 알게 되니 흥미로웠다.
그저 괴물이라는 무리로 볼 때는 괴상하고 흉악하고 무섭기만 했었는데, 책을 통해 마주하니 이런 괴물들을 창작해낸 고대인들의 지혜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게 된다. 낯설고 헷갈리는 괴물이 아닌 이제는 아! 하고 떠오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또 다른 주인공들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