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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돈의 흐름을 읽어라 - 이익이 아닌 현금으로 기업가치 보는 법
강대준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회계 일로 밥을 먹고 산 게 거의 20년인데, 우리 회사의 재무제표만 봤지 타 회사의 재무제표를 유심히 본 기억은 없다. 있다면 오히려 4학년 졸업을 앞두고 마케팅 과목에 과제로 했던 해외의 기업을 창업했을 때 경영에 관련된 내용과 함께 재무제표를 제출하는 리포트를 했을 때였던 것 같다. 물론 당시는 재무제표가 뭔 지도 모르고 막연하게 숫자를 껴 맞춰가며 억지로 했기에 솔직히 이게 정말 맞는지 검증도 안 하고 과제 제출에만 집중했었다.
4년 동안 중급회계 이상을 배웠지만, 솔직히 그때는 분개하는 법조차 이해가 안 되었다. 오히려 졸업 후 회계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그때 배웠던 내용이 이거였구나!를 알게 되었다. 물론 현직에서 회계 업무를 하고 있지만, 요즘 웬만한 회사만 돼도 회계사무소에 기장을 맡기고 자체 기장을 한다고 해도 회계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 내용이 재무제표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관되고, 리스크가 뭔지까지 깨닫기 쉽지 않기도 하다.
다행히 재무제표에 관련된 책들을 여럿 읽으며 조금씩 기업의 흐름과 재무제표로 드러나는 문제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제목에 재무제표가 들어있긴 하지만, 재무제표를 해석하는 원론적인 내용에서 한 걸을 더 나아가 기업의 생리와 실제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그렇기에 회계 담당보다는 투자를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흑자 도산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회사는 이익이 나는데, 결국 폐업을 하게 되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왜 이익이 남에도 도산을 하게 되는 걸까? 그 이유 중 하나는 현금흐름 때문이다. 재무제표의 자산 계정에 들어가는 내용 중 현금과 당좌예금도 있지만 매출채권으로 불리는 외상매출금도 있다. 바로 이 외상매출금은 물건을 팔았지만 아직 대금을 수취하지 못한 미래의 받게 될 자산인 것이다. 문제는 외상매출금 중에도 소위 뜯긴 악성채권들이 버젓하게 살아있다는 사실이다. 부채와 외상매입금, 미지급금처럼 당장 나가야 할 돈이 많은데, 실제로 외상매출금이 회수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기에 기업의 기본은 현금흐름이 원활해야 한다.
책에서 흥미롭게 읽은 부분 중 하나는 이디야와 스타벅스에 대한 비교였다. 점포 수가 많은 (약 3,000개) 이디야 보다 스타벅스(약 2,009개)의 매출이 월등히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커피 단가가 높아서라기에는 그 안에 담긴 사실이 다르다. 이디야 매장은 가맹점으로 운영되는 데 비해, 스타벅스 매장은 전부 직영점이라고 한다. 이 차이가 재무제표상에 크게 드러난다. 스타벅스의 매출은 전체가 다 본사 매출에 포함되지만, 이디야는 각 가맹점 매출로 나누어지기에 실제 본사에서 가맹점에 공급한 원두나 인테리어 등의 비용만 매출로 잡힌다. 그뿐만 아니라 책에는 농심과 쿠팡 등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기업들을 예로 들어 그들의 매출과 업종에 따른 차이점을 통해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방법 또한 배울 수 있다. 요즘 문제가 되는 연결재무제표 역시 이 책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배운 바를 각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면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도록 재무제표를 확인할 수 있는 곳 또한 별도의 장으로 설명해 주고 있으니, 책을 완독한 후 한번 타 회사의 재무제표를 통해 배운 지식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