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가지 테마로 읽는 도시 세계사 - 철학의 도시 아테네부터 금융의 도시 뉴욕까지 역사를 이끈 위대한 도시 이야기 테마로 읽는 역사 9
첼시 폴렛 지음, 이정민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시하면 떠오르는 곳은 어디가 있을까?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의 유명한 도시들의 이름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누군가는 우리나라의 대도시인 서울과 부산, 인천, 대전 등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런 기대감과 궁금증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도시들은 당연히 유명세를 가지고 있긴 했지만, 그보다 해당 테마에 대한 정확한 이미지와 실제 역사적 사료 등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서울은 눈에 띄는 테마가 없어서 빠진 걸까? 솔직히 이 책 어딘가에 등장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마지막 장까지 우리나라의 어떤 도시도 만나지 못해서 아쉽기는 했다. 그럼에도 고개가 끄덕여지거나, 책을 읽으며 새롭게 발견한 도시들이 많았던 것이 그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상쇄해 주었던 것 같다.


 도시들의 세계사이기에, 이 책에 등장하는 도시들 사이의 역사의 길이는 다르다. 우리가 고대 문명이라고 일컫는 지역의 도시들을 비롯해서, 한번 즈음 들어본 도시들, 여전히 그 명맥을 이어가는 도시들이 등장한다. 상대적으로 서양의 도시들이 많긴 하다. 그래도 장안, 교토, 항저우 등이 등장하긴 한다.(근데 왜 우리의 서울은 없는 거냐고!!) 





도시가 낯설지만 이름은 들어본 이유는 성경 속 지명들 때문인 것 같다. 가령 우르나 여리고, 우루크 등의 고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낯설지는 않았지만 무엇으로 유명한 지는 몰랐는데 덕분에 정리가 좀 되었다. 얼마 전 중국사에 대한 책을 읽어서 그런지 송나라의 장안과 항저우가 반가웠는데, 항저우가 최초의 지폐를 발명한 곳이라는 사실이 꽤 흥미로웠다. 당연히 지폐는 서양에서 발명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얼핏 있었던 것 같다. 아직 동전조차 제대로 유통되지 않았던 시대에 벌써 지폐를 만들어서 사용했다니 놀라울 뿐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는, 지폐가 나라에서 필요를 위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민간부분, 그것도 상인들이 상거래를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냈다는 사실이다. 물론 지금처럼 통용되는 지폐라기보다는, 약속어음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결국 이런 발명은 정부가 동전을 약속어음으로 교환해 주는 제도를 허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역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가 맞는 것 같다.



 금속활자 하면 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인 것이 확실한데, 우리는 금속 인쇄를 지극히 나라에서 필요한 부분에 사용했다는 것이 마인츠에게 그 자리를 빼앗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그 밖에도 코로나19를 겪으며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게 돼서 그런지 기원전 2,500년 경에 이미 하수도와 개인 목욕탕과 화장실, 공중목욕탕을 가지고 있었던 모헨조다로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 복잡한 상수도와 위생 장치, 배관과 하수도 시스템까지 발명할 수 있었다니! 근데 신기한 것이 이렇게 앞서가는 문화 속에서 있었던 모헨조다로의 왕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아니! 왕 없이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이끌어갈 수 있었을까 싶다.


 40개의 도시를 여행하며, 세계사 수천 년의 역사를 함께 만날 수 있었고, 도시 안에 담겨있는 문화와 그에 대한 역사까지 한 번에 마주할 수 있어서 꽤 흥미로운 세계사 여행이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