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모닝에서 중요한 건 단순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얼마나 일관적으로 해낼 수 있는가'하는 부분이다.
한참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붐을 이룬 적이 있었다. 당시 학생이었던 나는 그 책을 읽으며 한동안 자극을 받았던 것 같다. 물론 그 후 직장 생활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자연스레 아침형 인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동기요인이 사라지니 역시 다시금 "좀 더 자자, 좀 더 눕자"의 자세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직장을 그만두고 나니 그동안 내가 출근하기 위해 아이들 역시 일찍 일어나야 했다는 사실이 제일 마음에 걸렸다. 그러다 보니 제일 먼저 틀어진 것이 기상시간이었다. 나 역시 아침에 출근할 곳이 없어지니 자연스레 늦게까지 책을 보거나 할 일을 하고 결국 새벽에 잠들어 늦게까지 자는 생활이 몸에 배기 시작했다. 한 달여를 그렇게 보내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슈퍼 모닝! 제목을 보는 순간, 아침형 인간의 후속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는 슈퍼보다는 모닝에 방점이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아침형 인간을 기반으로 한 것은 맞다. 저자 역시 하루 중 자신이 스스로 어떤 영향도 없이 컨트롤할 수 있는 시간으로 새벽 혹은 아침 시간을 꼽았기 때문이다. 다른 점이라면 거기서 더욱 확장해서 삶의 전 영역을 스스로 계획하고 점검하고 조정하며 성과를 이루어나간다는 것이다. 확장판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내가 보기에 저자는 흙수저도 아니었던 것 같고, 창업하기 전까지 다녔던 회사 역시 공기업으로 굳이 무언가를 바꿔야 할 정도로 피폐한 삶은 아니었던 것 같다.(내가 읽었던 대부분의 자기 계발 책의 저자들의 경우 낙오하고 관리되지 않은 삶을 바꾸기 위해 시작한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상당히 계획 지향적인 사람인 것 같다. 인생의 목표를 정해놓고 그에 따라 추진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20대에는 규모 있는 회사에서 경험을 쌓고, 30대 초반에 퇴사를 한 후 창업을 했으니 말이다. 사실 놀랍기도 하고, 이렇게 빡빡하게 살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나 또한 상당히 계획적인 사람인데, 저자가 세운 12개 영역의 목표와 경험치 등을 토대로 한 KPI 지수까지 산출해 내는 것을 보고 입이 벌어졌다.
우선 시작은 내가 왜 슈퍼모닝을 이루어야 하는지의 명확한 이유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저 성공하고 싶어서, 돈 많이 벌고 싶어서 와 같은 이유는 초반에만 힘을 실어줄 뿐, 장기적으로 삶을 끌고 갈 구체적인 동기부여가 되지 못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5WHY를 통해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이유를 먼저 세우기를 조언한다. 나 스스로 명확한 동기가 세워진 후에야 실행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삶의 각 영역을 기업을 경영하듯이 구체적으로 세분화해 세워나간다. 물론 처음에는 가장 관심 있고, 시급한 영역부터 하나씩 실행하길 조언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 말이다. 저자는 계획을 세우는 것뿐 아니라 계획의 실패 후도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24시간을 살면서 25시간짜리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작은 단순하고 성취하기 좋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실행이 안 되었을 때 수시로 계획을 들여다보고 수정하는 습관 또한 필요하다. 이는 저자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다녔던 회사에서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저자는 과거 국방과학연구소의 연구원으로 근무했는데, 무기를 만들고 그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원하는 목표치에 닿지 않을 때마다 수시로 수정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그 내용을 슈퍼 모닝에 대입한 것이다.
우리가 어떤 일을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헛수고했다'라고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게임 캐릭터에게는 헛수고라는 게 없다.
낮은 수준의 아이템이라도 나오거나, 약간의 경험치가 쌓이거나, 숨은 이벤트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실은 우리 삶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공인된 결과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해도 분명 내 삶에 경험치를 높여준다.
저자는 자신이 지키고 있는 슈퍼모닝 1시간 루틴 SWORD 또한 소개한다. 사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 역시 다시 예전의 패턴을 찾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본격적으로 그동안 하지 못했던 계획들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마구 밀리기 시작했다. 운전 연수, 캘리그래피 수업, 큰 아이 태권도 학원 보내기, 취업 준비와 각종 이직 수업들... 거기의 날짜가 정해져 있는 서평들까지... 나 역시 결국 내 시간 중 오롯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은 새벽시간밖에 없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리고 아직 없애지 않은 과거 알람 시간인 6시에 맞춰 기상을 했다. 첫날인지라 우왕좌왕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결국 놓칠 수 있었던 오늘의 할 일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사실 시작이 반이기도 하지만, 작심삼일이기도 하다. 오늘이 첫날 그리고 내일이 둘째 날, 셋째 날은 주말부터 이어지는 연휴다. 저자는 365일 매일같이 슈퍼모닝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인증까지는 아니더라도, 나 역시 아침 시간을 관리해서 인생을 관리하고 주체적으로 내 삶을 경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