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만나면 책을 죽여라."
콤비 개그로 유명했던 개그맨 고명환을 어느 순간부터 티브이에서 볼 수 없었다. 그런 그가 작가이자 사업가 그리고 강연자로 변신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그가 책을 가까이하게 된 계기가 된 교통사고에 대한 이야기는 자세히 언급되어 있진 않지만(궁금해서 검색해서 알게 된 내용이다.), 삶의 큰 고비를 넘기며 그의 삶이 전환되었다니 이럴 때를 전화위복이라고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책을 읽고 싶지만 책을 손에 잡는 게 힘든, 혹은 책만 잡으면 집중이 안 되는 독자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책이다. 저자는 책의 시작부터 마지막 장까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자신의 삶을 들어 설명한다. 자신 또한 매일의 삶이 지겹고, 무엇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할지 막막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책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게 되었고, 책을 읽으며 함께 생각을 하다 보니 아이디어가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책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하지만 소위 책 맛을 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독서 초보자들의 가장 큰 걱정이 아닐까? 저자는 그런 독자들을 위해 자신이 책 맛을 들이기 시작한 방법을 설명해 준다.
이 책은 총 2개의 큰 주제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는 왜 독서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면, 2부는 독서의 단계별로 독서의 패턴 혹은 깊이 있는 독서를 위한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2부에서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빗대어 독서의 3단계(낙타, 사자, 어린아이)로 설명한다.
'남들도 다 그래'에 속한 사라들은 자본주의 삼각형의 아랫부분을 차지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이쪽에 위치한 사람들은 스스로 뭔가를 하려 하지 않는다.
모든 문제를 외부 탓으로 돌리며 그 자리에 머무른다.
책을 읽고 사자가 된 사람들은 "난 안 그래!"라고 외치며 점점 위로 올라가
결국 소수들만 차지하는 삼각형의 맨 위쪽에 자리한다.
자본주의는 늘 이런 구조로 이뤄져 있었다.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조차 종종 책태기라는 게 올 때가 있다. 책이 참 좋은데, 한 번씩 진도가 안 나가고 책 읽는 게 싫어질 때도 있다. 읽고 싶은 책이 가득할 때뿐 아니라, 때론 읽을 책이 밀려있을 때는 빨리 읽어야 한다는 압박에 내용을 이해하기 보다 읽는 것에 의의를 둘 때도 있었다. 그럴 때는 당연히 독서의 본질이 흐트러질 때가 있다. 저자는 그런 독자들(이 정도면 사자의 단계라고 한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용기가 욕심으로 바뀌면 지친다. 용기와 욕심을 구분할 수 있어야 진정한 사자다.
용기는 당장 눈앞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도 믿고 계속 나가는 꾸준함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책을 만나면 책을 죽이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내가 갖지 못한 경험이나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큰 이유를 차지할 것이다. 그렇다 보니 책은 늘 진실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라고 여겨질 때가 있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책을 죽이라고... 다시 설명하자면 이 말은 책의 내용에 휘둘리고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바꾸지 말라는 말이다. 물론 책의 저자들은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글을 통해 표현하기에 그 부냐의 좀 더 깊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맞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책의 내용이 전부 사실은 아니라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서 자신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책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눈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각 단계에 읽으면 좋을 책 리스트가 담겨있다. 어디까지나 추천도서이지, 이 또한 진실이라 할 수는 없다. 인생 책은 사람마다 다르고, 때마다 다르다.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으면, 하루 10쪽을 읽겠다는 목표라도 정해서 시작해 보자.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