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너머의 통일 - 남북한에 전하는 동서독 통일 이야기
이대희.이재호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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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9일 동서독의 통일 30주년을 앞두고 두 명의 프레시안 기자가 남북한에 들려주는 동서독 통일 이야기.
두 기자는 20일 동안의 독일 취재를 통해 느낀 점과 인터뷰 내용들을 이 책 속에 잘 담겨놓았다.

독일 사람들의 인터뷰를 찬찬히 읽어보면 동독 사람들은 통일을 원하지 않았던 것 같다. 동서독의 경제 차이가 있었지만, 구 동독 사람들은 자기들의 삶에 만족하고 있었다. 구 동독인들이 자유와 통일을 동일시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통일 당시 동독에서도 개혁의 바람이 불어 조금씩 진행되고 있었다고 한다. 통일은 했지만 감정의 골은 남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도 통일 독일에 깊이 남은 분단의 상처이다.

통일을 했어도 구 서독과 구 동독에 살았던 사람들이 각자 느끼는 바가 달랐고, 구 동독 사람들이 느끼는 박탈감, 수치심 등이 더 컸다고 얘기한다. 대외적으로는 서독 사람들의 관점으로만 통일이 비춰지는 점도 구 동독 사람들에게는 탐탁치 않은 것이었을 것이다.

독일 내부에서도 독일의 재통일은 완성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나의 국가가 만들어지고, 체제가 통일되고, 정치 제도와 경제 시스템이 하나가 되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동서로 갈라져 있다고 한다. 2018년 10월 메르켈 총리가 동일 재통일 28주년 기념행사에서 "통일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서로 전급하고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통일은 성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사회적인 타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동서로 갈라진 사람들의 골은 여전할 것이라는 얘기다.

통일된 체제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자로 살아오는 인터뷰이도 있었고, 통일 체제에서 가장 피해를 본 건 구 동독 여성노동자라는 얘기도 있었다. 독재 체제였던 동독의 과거 청산문제 또한 독일 사람들이 짊어저야 할 과거사이다.


두 명의 저자(기자)가 독일을 찾은 이유는 독일에서 한반도를 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독일 재통일로부터 우리가 무엇을 배울 것인지, 그리고 동독 사람들의 삶에서 남북한이 배워야 할 이야기를 찾고자 방문했다고 한다. 한반도의 남북한은 독일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얘기한다. 남북한의 평화 공존을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떤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도 조금은 알게 되었다.

책 후반부의 뤼디거 프랑크 교수의 인터뷰를 보면서 완전한 통일은 없지만 한반도 통일이 독일 재통일 과정과 흡사하리라 전제는 잘못된 오류라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범식 주독 한국 대사의 인터뷰를 보면 독일 통일에서 배울 점이 눈에 들어온다. 하나는 빌리브란트 정부의 대 동독 원칙과 다른 하나는 통일에의 의지이다. 무리하게 통일을 서두르지 말고 통일에의 전망과 비전을 꾸준히 갖고 가면서 통일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대사는 얘기한다.
어릴 적 불렀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어릴 적부터 통일을 염원했지만, 아직 남과 북은 통일되지 않았다. 우리의 통일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독일도 마찬가지다. 독일 재통일을 보면서 우리는 통일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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