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알랭 드 보통 지음, 지주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프루스트...
작년에 만났다가 인사만 하고 헤어진 사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2권을 글자 읽으면서 보냈다.
속으로 이거 뭐지?
문제는 내 속에 있는 데 애끗은 프루스트 탓을 해보았다.

이번에는 우회전술이다.
‘좋아하세요‘ 시리즈로 공략하자.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넘어서
알랭 드 보통의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만났다.
다른 출판사에서 개정판으로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이란 제목으로나와있다.

​문장 하나하나가 섬섬옥수다.
가로와 세로가 매끄럽게 엮어져
내 마음속에서 물결친다.


모두 9부분으로 되어 있다.
하나. 현재의 삶을 사랑하는 법
둘. 자신을 위한 독서법
셋. 여유 있게 사는 법
넷. 훌륭하게 고통을 견디는 법
다섯. 감정을 표현하는 법
여섯. 좋은 친구가 되는 법
일곱. 일상에 눈을 뜨는 법
여덟. 행복한 사랑을 하는 법
아홉. 책을 치워버리는 법

​프루스트를 만나러 왔다가 알랭 드 보통도 만났다.
프루스트의 단면들을 오밀조밀 알맞게 맞추어 놓아
편한 게 프루스트를 대할 수 있게 되었다.
알랭 드 보통에게 감사드린다.
2019.11.14.목



이제부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프루스트를 면회할 시간이다.
기다려진다...

불행보다도 더 인간이 신경을 쓰는 것은 거의 없다. 만약 우리가 지구에 떨어진 것이 오로지 고통만을 겪으라는 사악한 창조자의 뜻이었다면, 우리가 불행에 정열적으로 반응하는 것은마땅히 축하해야 할 일이다.
<하나, 현재를 삶을 사랑하는 법> 9쪽

현실에서 모든 독자는 자기 자신의 독자가 된다. 책이란, 그것이 없었다면 아마 독자가 자신에게서 결코 경험해 보지 못했을어떤 것을 분별할 수 있도록 작가가 제공하는 일종의 광학 도구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책이 말하는 바를 독자가 자신 속에서 깨달았을 때 그 책이 진실하다는 것이 입증된다.
<둘, 자신을 위한 독서법> 35-36쪽

만약 천재의 새로운 걸작을 읽게 된다면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경멸했던 우리 자신의 성찰들, 우리가 억압했던 기쁨과 슬픔, 우리가 깔보았지만 그 책이 문득 우리에게 가치를 가르쳐주는 감정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세계를 발견하고 기뻐하게 될 것이다.
<둘, 자신을 위한 독서법> 42쪽

그는 신문을 매우 주의 깊게 읽었다. 그는 단신조차도 건너뛰지 않았다. 그의 상상력과 공상 덕분에 단신들은 하나의 온전한 비극적 또는 희극적 소설이 되었다.
<셋, 여유 있게 사는 법> 50쪽

˝행복은 몸에 좋다. 그러나 정신의 힘을 길러주는 것은 고뇌다˝라고 프루스트는 말했다. 고뇌는 우리의 정신으로 하여금우리가 행복했다면 회피했을 일종의 체조와 같은 것을 하게 한다. 사실, 우리의 정신적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진정으로 우선시된다면 그것이 갖는 함의는 다음과 같다. 만족보다는 불행이, 그리고 플라톤이나 스피노자를 읽는 것보다는 고통스러운 연애를 추구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 좋으리라는 것이다.
<넷, 훌륭하게 고통을 견디는 법> 94-95쪽

허영, 열정, 모방심리, 추상적인 지성, 습관이 오랫동안 우리의 눈을 가려 왔으며, 예술의 과제란 그것들을 치우는 것이다.그럼으로써 예술은 우리를,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이 우리에게알려지지 않은 채 숨겨져 있는 깊은 층위에 도달하도록 이끈다.
<다섯, 감정을 표현하는 법> 142쪽

˝그는 가장 훌륭한 청자(聽者)였다. 절친한 동료들 사이에 있을 때에도 그는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려고 항상 겸손하고 정중하게 배려하였고 대화 주제를 강요하지도 안 했다. 그는 대화의 소재를 다른 사람들의 생각 속에서 찾았다.
<여섯, 좋은 친구가 되는 법> 147쪽

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봄으로써 생길 수 있는 행복은 프루스트의 치유 관념에셔 핵심적인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불만이,삶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우리가 삶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일곱, 일상에 눈을 뜨는 법> 192쪽

원할 때 바로 드레스덴에 갈 수 있거나 카탈로그를 보고 나서 바로 옷을 살 수 있다는 게 부자의 좋은 점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재산으로 자신의 욕망을 그렇게 빨리 충족시키기 때문에 저주를 받았다 할 수 있다. (중략) 그러므로 그들은 덜 혜택받은사람들이 감수해야 하는, 욕망과 기쁨 사이의 시간적 간격을 경험할 기회가 없다. 이러한 시간적 간격은 겉으로는 못마땅한 일이지만, 셀 수 없는 막대한 이득을 준다.
<여덟, 행복한 사랑을 하는 법> 227쪽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를 깨닫기 위해서는 대가가 느꼈던 것을 자신 속에서 다시 그려 보려고 하는 것보다 더 좋은방법이 없기˝ 때문에 독서를 해야 하는 것이다.
<아홉, 책들 치워버리는 법> 244쪽

우리 속 깊은 곳에 있지만 어떻게 들어가는지는 알지 못했던 집의 문을 마법의 열쇠로 열어주는 한, 우리의 삶에서 독서의역할은 유익한 것이다. 반면에 독서가 정신에 자신만의 삶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지 않고 그 자리를 차지해 버린다면, 그것은 위험해진다. (중략) 반대로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완전히준비된 꿀처럼 책갈피 사이에 놓여 있고, 도서관의 책장에서 꺼내서 보는 수고만 하면 되며, 몸과 마음이 완벽한 평온한 상태에서 수동적으로 맛을 보면 되는, 물질적인 어떤 것으로서 나타날 것이다.
<아홉, 책을 치워버리는 법> 247쪽

˝내가 지금 흠뻑 빠져 있는 프루스트와 비교하면 어떻든 아무것도 아니다. 프루스트의 정수는 최고의 감수성과 최고의 집중력을 결합시켰다는 데 있다. 그는 나비의 그림자의 마지막 결까지도 추적한다. 그는 현(絃) 만큼이나 질기고 나비의 피부만큼이나 섬세하다. 그리고 나는 그가 나에게 영향을 줄 뿐 아니라나 자신이 쓴 모든 문장들에 내가 화를 내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 버지니아 울프-
<아홉, 책을 치워버리는 법> 255쪽

우리가 방문해야 할 것은 일리에 콩브레가 아니다. 프루스트에 대한 참된 경의란 그의 눈을 통해서 우리의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지, 우리의 눈을 통해서 그의 세게를 보는 것이 아닐 것이다.
<아홉, 책을 치워버리는 법> 268쪽

교훈은? 프루스트가 러스킨에게 내린 것과 같은 평결을 내리는 것보다 그에 대해 더 큰 경의는 없다는 것. 즉 그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너무 오랜 시간을 들인 사람들에게는 그의 작품 또한 결국에는 어리석고, 광신적이며, 구속적이고, 거짓이며, 우스꽝스럽다고 판명될 것임에 틀림없다는 것. 심지어가장 훌륭한 책들조차도 내팽개쳐야 한 하게 마련이다.
<아홉, 책을 치워버리는 법> 269-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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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리바바 2019-11-14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를 읽기시작했다가 왠지 헤르만 헤세의 느낌과 비슷한 기시감이랄까요... 썩 유쾌하진 않은 느낌에 덮었던 기억이...
끝까지 완독하시길!!!

초록별 2019-11-14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응원해 주시어 감사드려요~~^^ 감기 조심하세요...
 
결론부터 써라 - 당신의 메시지 전달력을 극대화하는 논리적 글쓰기의 힘
유세환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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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결론부터 써라.

블로그를 쓰기 시작한 지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지금도 어디서 어떻게 써야 할지 망설여진다.
글쓰기의 관련된 서적도 꽤 읽어 보았는데 내 생각대로 잘 써지지 않는다.



처음부터가 문제가 아니었을까?
그냥 처음에 결론부터 쓰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서평이든 독후감이든 블로그든 카페든 이젠 편하게 써보자~~^^

​* 덧붙이는 글*
105쪽에 리처드 니스벳 교수의 <생각의 지도>라는 책이 소개되어 있다. 작년에 읽은 책으로 동. 서양의 사고방식의 차이를 있음을 알고 다소 놀란 적이 있다. 특히 소설을 읽을 때 적용해보면 나름 재미도 있다. 일독을 권한다.



논리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이 써야 한다. 우선 잠정적 결론8과 이유부터 간략하게 한 문장으로 먼저 써라. 그러면 독자의 눈으로 자기 글의 논리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글쓰기의 고통에서 벗어나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다.
14쪽

논리적인 생각이 있어야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논리적인 글을 쓰면 논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
16쪽

서론(잠정적 결론 문장), 본론(이유 1,2,3), 본론(이유 1,2,3 결론문장)이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기본 구조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독자가 관심을 가질 내용을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해야 하면, 독자가 궁금해하는 것에 답을 주어야 한다. 독자는 글쓰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21쪽

자신의 생각에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독자들은 글쓴이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원한다. 관행적 글쓰기 방식과 집단주의 문화의 압력을 넘어 자신의 생각을 먼저 빨리 쓸수록 논리적인 글이 되기 쉽다.
29쪽

논리적 글쓰기의 결정적 비결은 독자가 가장 갈망하는 바로 그것을 글 쓰는 자신에게 제공하면서 글을 쓰는 것이다.
38쪽

서론은 미끼이고 설계도이다. 독자들이 서론만 보아도 글의 핵심 주장과 근거, 본문의 전개 순서를 알 수 있어야 한다.
56쪽

특별한 결론이 없는 보고서나 책들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중략) 반복적인 속독을 권한다. 일단 빨리 반복해서 핵심 사항 위주로 읽고 후에 필요하지만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집 중직으로 읽어나가야 한다.
93쪽

영미 문화권에 속한 학생들은 처음부터 직선적으로 제시하며 논리를 전개했다. 셈족 계통의 중동 지역 학생들은 지그재그 형태로 논리를 제시했다. 반면, 아시아권 학생들은 주변부에서 시작ㅎ해 나선형으로 핵심에 접근해가는 방식으로 논리를 전개했다. <캐플란 교수, 대조수사학>
104쪽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7가지 원칙

1.하나의 중심 개념을 잡아라.
2.문단까지도 결론부터 써라.
3.결론을 차별화하라.
4.원칙에 따라 구조화하라.
5.중요한 순서대로 써라.
6.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써라
7.문장은 짧게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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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11-13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비가 와서 날씨가 차갑습니다.
초록별님,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초록별 2019-11-13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녁에 외출해보니 찬바람이 솔솔~~^^ 서니데이님, 따스한 차 많이 드시고 편안한 저녁되세요...
 
변신 고려대학교 청소년문학 시리즈 1
프란츠 카프카 지음, 김재혁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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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침대에 누워 있는 자기 몸이 흉한 해충으로 변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갑각처럼 단단한 등을 지고 누워 있었으며, 머리를 약간 쳐들자 활처럼 줄이 죽죽 간 갈색의 둥근 배가 보였다. 배의 꼭대기에는 금새라도 미끄러져 떨어지리 듯이 이불이 간신히 얹혀 있었다. 다른 덩치에 비해 형편없이 가느다란 수많은 다리들은 그의 눈앞에서 어쩔 줄 모르고 아른거렷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그는 생각했다. 꿈은 아니었다. 그의 방은, 그래 좀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인간의 방은 눈에 익은 네 개의 벽 사이에 조용히 놓여 있었다.

9-10쪽

‘이렇게 일찍 일어나다 보니.‘ 그는 생각했다. ‘사람이 멍청해지는 거야. 사람은 잠을 제대로 자야 해. 다른 영업사원들은 하렘의 여인들처럼 살고 있어. (중략) 부모님이 그에게 진 빚을 다 갚을 만큼 돈을 모으게 되면- 그러려면 아마도 앞으로 오륙 년은 더 걸리겠지- 반드시 그렇게 하고야 말 거야. 그러면 나는 인생의 일대 전환을 이루어 내는 거야. 하지만 지금 당장은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급선무야. 다섯 시 기차를 타야 하거든.‘

12-13쪽

˝잠자 씨.˝ 이번엔 업무대리인이 목소리를 높여서 소리쳤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 당신은 지금 당신 방에 틀어박혀서 그저 네, 아뇨 정도로만 대답하면서 당신 부모님한테 쓸데없는 큰 걱정을 끼치고 있소. 지나가는 말로 덧붙이자면 당신은 듣도 보도 못한 야릇한 방식으로 당신의 직업상의 의무도 소홀히 하고 있어요. 나는 여기서 당신의 부모와 당신의 사장의 이름으로 말하고 있소.

28쪽

그레고르가 문틈을 통해서 보니 거실에는 가스등이 켜져 있었다. 그러나 매일 이 시간쯤이면 아버지가 석간신문을 큰소리로 어머니나 때로는 여동생에게 읽어 주곤 했었는데 지금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중략) ‘ 이 집 식구들은 정말 조용히도 사는군.‘

48-49쪽

부모 역시 그레그르가 굶어 죽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겠지만 그가 무엇을 먹는지에 대해 말로만 듣는 것 이상의 것은 알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여동생은 부모가 겪을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려고 한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아도 그들은 지금 당장 많은 슬픔을 겪고 있을 테니까.

55쪽

가족들은 고맙다며 돈을 받았고, 그는 돈을 기꺼이 건에주었지만, 어떤 특별한 온기 같은 것은 더 이상 생겨나지 않았다. 다만 여동생만은 그레고르와 여전히 가까웠다.

59쪽

그러나 그레테의 말을 듣고 사뭇 불안감을 느꼈는지 어머니는 옆으로 비켜서면서 갈색의 커다란 반점이 꽃무늬 벽지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야 말았다. 어머니는 자기가 본 것이 그레고르라는 것을 채 의식하기도 전에 거친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하느님, 맙소사, 하느님 맙소사!˝ 그러면서 그녀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양팔을 크게 벌린 채 소파위로 털썩 쓰러져 꼼찍도 하지 않았다.

77-78쪽

아버지는 소파에 몸을 깊이 파묻얼 뿐이었다. 두 여자가 그의 양쪽 겨드랑이를 끼고 나서야 그는 두 눈을 번쩍 뜨고 어머니와 여동생을 번갈아 보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다. ˝이게 내 인생이야. 이게 내 옛 시절의 안식이야.˝ (중략) 그사이 어머니는 바느질거리를, 여동생은 펜을 얼른 던지고서 아버지의 뒤를 쫒아가 아버지를 얼른 다시 부축해야 했다.

88-89쪽

˝내다 버려야 해요.˝ 여동생은 큰소리로 말했다. ˝그 방법밖에는 없어요, 아버지. 저게 그레고르라는 생각을 떨쳐 버려야 해요. 우리가 그렇게 믿는 한 우리는 불행해질 뿐이에요. 저게 어떻게 그레고르일 수 있어요? 저게 만약에 그레고르라면 저런 짐승과 인간은 함께 살 수 없다는 것을 진작 깨닫고서 자발적으로 이 집에서 나갔을 거예요.

110쪽

그는 눈물을 머금으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족을 떠올려 보았다. 자신이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은 어쩌면 여동생보다 그 자신이 훨씬 더 결연했다. 그는 이렇게 마음을 비우고 이런저런 생긱을 하면서 있었다. 그때 시계탑의 시계가 새벽 세 시를 알렸다. 그는 창밖이 서서히 밝아 오기 시작하는 것을 아직은 느꼈다. 이윽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의 머리가 푹 고꾸라졌고, 그의 콧구명에서는 마지막 숨결이 약하게 새어 나왔다.

114쪽

˝자 이제,˝ 잠자 씨는 말했다. ˝우리는 하느님께 감사할 수 있게 됐어.˝ 그가 성호를 긋자 나머지 세 여자도 따라했다. 시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던 그레테가 말했다. ˝저것 좀 보세요. 정말 말랐어요. 아주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요. 음식을 해서 들여보내면 다시 그대로 나왔어요.˝

116쪽

이윽고 그들 세 사람은 함께 집을 나섰다. 벌써 몇 달째 해 보지 못했던 일이었다. (중략) 그리고 그들의 목적지에 도착하여 딸이 맨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젊은 몸을 쭉 뻗었을 때 그것이 그들에겐 그들의 새로운 꿈들과 훌륭한 뜻을 위한 확증처럼 보였다.

122-123쪽

몇 개월만에 독서 토론으로 다시 읽게 된 ‘변신‘
상황에 따라 마음이 형형색색으로 바뀌 듯 다시 읽은 ‘변신‘은 제목 그대로 변신을 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가슴이 먹먹해진다.

​자본주의, 금전만능주의, 돈...
현재에서도 화두인 이 단어들이 100여전에도 핫 이슈였는지...
바쁜 현대인들의 자아상실과 소외감...
혼밥, 혼술...

​고전이란 시대를 초월한다는 말을 절감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를 제치고 이 책을 선택하였는데
베스트 초이스였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나 자신부터 이런 조리에 맞지 않는 즉, 부조리한 사고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다음은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이다.^^;

​프란츠 카프카에게 감사드린다.

2019.11.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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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그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침대에 누워 있는 자기 몸이 흉한 해충으로 변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갑각처럼 단단한 등을 지고 누워 있었으며, 머리를 약간 쳐들자 활처럼 줄이 죽죽 간 갈색의 둥근 배가 보였다. 배의 꼭대기에는 금새라도 미끄러져 떨어지리 듯이 이불이 간신히 얹혀 있었다. 다른 덩치에 비해 형편없이 가느다란 수많은 다리들은 그의 눈앞에서 어쩔 줄 모르고 아른거렷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그는 생각했다. 꿈은 아니었다. 그의 방은, 그래 좀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인간의 방은 눈에 익은 네 개의 벽 사이에 조용히 놓여 있었다.

9-10쪽

‘이렇게 일찍 일어나다 보니.‘ 그는 생각했다. ‘사람이 멍청해지는 거야. 사람은 잠을 제대로 자야 해. 다른 영업사원들은 하렘의 여인들처럼 살고 있어. (중략) 부모님이 그에게 진 빚을 다 갚을 만큼 돈을 모으게 되면- 그러려면 아마도 앞으로 오륙 년은 더 걸리겠지- 반드시 그렇게 하고야 말 거야. 그러면 나는 인생의 일대 전환을 이루어 내는 거야. 하지만 지금 당장은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급선무야. 다섯 시 기차를 타야 하거든.‘

12-13쪽

˝잠자 씨.˝ 이번엔 업무대리인이 목소리를 높여서 소리쳤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 당신은 지금 당신 방에 틀어박혀서 그저 네, 아뇨 정도로만 대답하면서 당신 부모님한테 쓸데없는 큰 걱정을 끼치고 있소. 지나가는 말로 덧붙이자면 당신은 듣도 보도 못한 야릇한 방식으로 당신의 직업상의 의무도 소홀히 하고 있어요. 나는 여기서 당신의 부모와 당신의 사장의 이름으로 말하고 있소.

28쪽

그레고르가 문틈을 통해서 보니 거실에는 가스등이 켜져 있었다. 그러나 매일 이 시간쯤이면 아버지가 석간신문을 큰소리로 어머니나 때로는 여동생에게 읽어 주곤 했었는데 지금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중략) ‘ 이 집 식구들은 정말 조용히도 사는군.‘

48-49쪽

부모 역시 그레그르가 굶어 죽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겠지만 그가 무엇을 먹는지에 대해 말로만 듣는 것 이상의 것은 알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여동생은 부모가 겪을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려고 한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아도 그들은 지금 당장 많은 슬픔을 겪고 있을 테니까.

55쪽

가족들은 고맙다며 돈을 받았고, 그는 돈을 기꺼이 건에주었지만, 어떤 특별한 온기 같은 것은 더 이상 생겨나지 않았다. 다만 여동생만은 그레고르와 여전히 가까웠다.

59쪽

그러나 그레테의 말을 듣고 사뭇 불안감을 느꼈는지 어머니는 옆으로 비켜서면서 갈색의 커다란 반점이 꽃무늬 벽지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야 말았다. 어머니는 자기가 본 것이 그레고르라는 것을 채 의식하기도 전에 거친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하느님, 맙소사, 하느님 맙소사!˝ 그러면서 그녀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양팔을 크게 벌린 채 소파위로 털썩 쓰러져 꼼찍도 하지 않았다.

77-78쪽

아버지는 소파에 몸을 깊이 파묻얼 뿐이었다. 두 여자가 그의 양쪽 겨드랑이를 끼고 나서야 그는 두 눈을 번쩍 뜨고 어머니와 여동생을 번갈아 보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다. ˝이게 내 인생이야. 이게 내 옛 시절의 안식이야.˝ (중략) 그사이 어머니는 바느질거리를, 여동생은 펜을 얼른 던지고서 아버지의 뒤를 쫒아가 아버지를 얼른 다시 부축해야 했다.

88-89쪽

˝내다 버려야 해요.˝ 여동생은 큰소리로 말했다. ˝그 방법밖에는 없어요, 아버지. 저게 그레고르라는 생각을 떨쳐 버려야 해요. 우리가 그렇게 믿는 한 우리는 불행해질 뿐이에요. 저게 어떻게 그레고르일 수 있어요? 저게 만약에 그레고르라면 저런 짐승과 인간은 함께 살 수 없다는 것을 진작 깨닫고서 자발적으로 이 집에서 나갔을 거예요.

110쪽

그는 눈물을 머금으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족을 떠올려 보았다. 자신이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은 어쩌면 여동생보다 그 자신이 훨씬 더 결연했다. 그는 이렇게 마음을 비우고 이런저런 생긱을 하면서 있었다. 그때 시계탑의 시계가 새벽 세 시를 알렸다. 그는 창밖이 서서히 밝아 오기 시작하는 것을 아직은 느꼈다. 이윽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의 머리가 푹 고꾸라졌고, 그의 콧구명에서는 마지막 숨결이 약하게 새어 나왔다.

114쪽

˝자 이제,˝ 잠자 씨는 말했다. ˝우리는 하느님께 감사할 수 있게 됐어.˝ 그가 성호를 긋자 나머지 세 여자도 따라했다. 시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던 그레테가 말했다. ˝저것 좀 보세요. 정말 말랐어요. 아주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요. 음식을 해서 들여보내면 다시 그대로 나왔어요.˝

116쪽

이윽고 그들 세 사람은 함께 집을 나섰다. 벌써 몇 달째 해 보지 못했던 일이었다. (중략) 그리고 그들의 목적지에 도착하여 딸이 맨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젊은 몸을 쭉 뻗었을 때 그것이 그들에겐 그들의 새로운 꿈들과 훌륭한 뜻을 위한 확증처럼 보였다.

122-123쪽

몇 개월만에 독서 토론으로 다시 읽게 된 ‘변신‘
상황에 따라 마음이 형형색색으로 바뀌 듯 다시 읽은 ‘변신‘은 제목 그대로 변신을 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가슴이 먹먹해진다.

자본주의, 금전만능주의, 돈...
현재에서도 화두인 이 단어들이 100여전에도 핫 이슈였는지...
바쁜 현대인들의 자아상실과 소외감...
혼밥, 혼술...

고전이란 시대를 초월한다는 말을 절감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를 제치고 이 책을 선택하였는데
베스트 초이스였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나 자신부터 이런 조리에 맞지 않는 즉, 부조리한 사고에서 벗어
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다음은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이다.^^;

프란츠 카프카에게 감사드린다.
2019.11.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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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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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는, 아마도, 가끔은 그녀를 필요로 하리라.... 하지만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잠들고 깨는 데 필요하다거나 열정적으로 필요해서가 아니라 본능적으로만 필요로 하 뿐임을 그녀는 때때로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가만히, 가슴 아프게 고독들 되씹었다. <1장 17쪽>

'이런 외모를 가진 사람이 저렇게 사냥꾼 같은 모피 옷을 입어서는 안 되는데.'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순간 그녀는 그를 챙겨 주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그는 그녀 나이의 여자에게 모성애를 불러일으키기에 꼭 알맞은 그런 부류의 청년이었다.
<2장 24쪽>

"내가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 폴?" (중략)"당신은 이기주의자가 아냐. 당신은 일 때문에 바쁜 거잖아. 당신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 "아니. 내 말은 당신에 대해 어떠냐는 거야. 내가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
<3장 31쪽>

"그리고 당신,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 <4장 43-44쪽>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그 구절이 그녀를 미소 짓게 했다. 그것은 열일곱 살 무렵 남자아이들에게서 받곤 했던 그런 종류의 질문이었다. 분명 그 후에도 그런 질문을 받았겠지만 대답 같은 건 한 적은 없었다. 이런 상황, 삶의 이런 단계에서 누가 대답을 기대하겠는가? 그런데 그녀는 과연 브람스를 좋아하던가?(중략) "브람스를 좋아 하세요?" 그녀는 열린 창 앞에서 눈부신 햇빛을 받으며 잠시 서 있었다. 그러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그 짧은 질문이 그녀에게는 갑자기 거대한 망각 덩어리를, 다시 말해 그녀가 잊고 있던 모든 것,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질문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여겨졌다.
<6장 56-57쪽>

"폴, 진정해. 그런데 당신 그 풋내기와 뭘 했지?" 그가 물었다. "브람스를 들었지." 그녀가 중간중간 웃어 가며 말했다. "브람스 애긴 집어치워...""하지만 이건 브람스에 관한 애긴걸..." (중략) "폴, 난 당신을 완전히 믿어. 이토록 말이야! 당신이 그런 풋내기를 마음에 들어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난 참을 수가 없어." <7장 71쪽>

"장난꾸러기 시몽, 당신의 편지는 너무 슬프더군요. 나는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에요. 사실 난 당신이 없어서 쓸쓸해요. 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이상 잘 모르겠어요. 시몽, 빨리 돌아와요." <8장 78쪽>

메지와의 관계를 끝내는 대로 사태를 바로잡고 폴과 결혼하리라. 로제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었고 자기 자신조차 신뢰할 수 없었다. 그가 확신하는 유일한 것은 그 무엇으로도 부술 수 없는 폴의 사랑이었고 몇 년 전부터 그녀에게 집착해 온 자기 자신의 마음뿐이었다. <10장 86쪽>

"당신과 점심을 먹자고 하면서 한낱 풋내기 청년과의 불장난 이야기를 들을 줄을 생각 못했어."로제가 말했다. "당신이 벌이는 어린 여자와의 불장난 이야기를 할 생각이었겠지." 폴이 즉각 응수했다. "그게 훨씬 더 정상적이지." 그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폴은 몸을 떨었다. <13장 114쪽>

"당신은 지쳐 있어. 당신은 버림받은 남자 역할을 연기했지만, 그건 당신 자신의 상상의 소산일 뿐이야. 난 당신에게 애착을 느껴, 시몽. 몹시 집착하고 있다고. 요즘 일 때문에 생각이 딴 데 가 있었던 것뿐이야." 그녀가 말했다. <14장 125쪽>

그가 폴의 집에서 깬 이런저런 물건들은 적어도 100가지는 되리라. 그가 물건을 깰 때마다 폴은 언제나 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마지막으로 깨뜨린 것은, 위스키를 담으면 독특하게도 금빛 도는 적갈색으로 보이는, 매혹적인 크리스털 잔이었다. 그녀의 아파트 안에서는 모든 게 그런 식이었다. (중략) 그는 다시 몸을 구부려 담배를 끄고, 잠 속으로 빠져들기 직전 자신은 지금 불행하다고 중얼거렸다. <17장 144쪽>

"시몽, 시몽." 그런 다음 그녀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이렇게 덧붙였다. "시몽, 이제 난 늙었어. 늙은 것 같아.." 하지만 시몽은 그 말을 듣지 못했다. 그는 두 눈에 눈물을 가득 담은 채 층계를 내려갔다. (중략) "미안해. 일 때문에 저녁 식사를 해야 해. 좀 늦을 것 같은데..." <18장 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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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들이 묘사를 잘 한다는 어느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며칠 동안 조금씩 읽어 나갔다. 맛있는 비스킷을 조금씩 깨물어 먹듯...
25세라는 나이에 감성을 짙은 이런 소설을 쓴 사강.
술, 도박, 마약 등 인생 전반에 걸친 영화 같은 삶을 살다간 그녀.
사회적, 도덕적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그녀.
간단한 스토리를 밀도있지만 부드럽게 써내려간 필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평소 브람스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있었던 나는 과연 사강이 어떻게 브람스를
써 내려갈까 하고 궁금해하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조용히 넘겼다.
클라라를 마음속으로 사모했던 브람스의 처럼 사강은 시몽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를 풀어 나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폴이 나중에 로제에게 간 것은 시몽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었을까?
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시몽에게 가야 하지 않았을까?
왜 시몽이 자꾸 생각날까?



말년에 코카인을 소지했다는 죄목으로 이런 명언을 남긴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이 글귀를 읽으면 니체가 생각난다.

모든 궤도 안에 있는 것이 안전할지 모르나 재미가 있을까?

​다음은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라는 알랭 드 보통이 책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사강이 닮고자 했던 프루스트.

​이 책을 읽게 해준 프랑수아즈 사강님께 감사드린다.

2019.11.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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