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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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의 사람들을 살펴보면 성격이 활달하고 사교성이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용하고 생각하기 좋아하고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 외향적 또는 내향적이란 사람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그럼 태어날 때부터 외향적일까? 아니면 태어나서 환경에 의해 바뀌는 것일까? 궁금해하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수전 케인은 프린스턴과 하버드 법대를 우등생으로 졸업한 귀재이다. 물론 그는 조용한 성격의 책벌레였다. 대학 졸업 후 월드스트리트 변호사가 되었다. 그러나 내성적인 자기 성격이 변호사란 직업이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한 그는 성격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왜 세상은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고 내향적인 사람은 자기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성격을 감추려 하는 걸까?‘ 그는 자신과 같이 내향적인 사람들이 얼마나 위대한 지를 증명해 보이기 위해 변호사를 그만두고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7년간의 노력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고 <콰이어트> 출간 즉시 <타임지>에 커버스토리로 게재되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된다. 현재 케인은 강연을 하고 있으며 <뉴욕타임스>, <타임>, <사이콜로지투데이지>에 칼럼을 쓰고 있다.

작년에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란 책을 읽었다. 동, 서양인들의 사고의 차이점에 대해 쓴 책인데 서양인은 외향적, 동양인은 내향적이라고 일반화한 내용이다. 이 책에도 그런 내용이 나오는데 케인은 일반화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대체로 그렇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케인은 사람이 태어날 때 성향이 정확히 정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전문과와 실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으면 환경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좀 더 인내심이 강하고 사고가 깊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성향이 다름을 서로 인지하고 이해하며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세상에는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우리 몸은 60조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이 세포들마다 23,000개의 유전자가 들어있다고 한다. 그러니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것이 좋거나 나쁠 수는 없는 것이다. 고정관념과 편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 공감하며 도와주고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게 만들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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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성격을 개조할 수도 있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까지다. 타고난 기질은, 우리가 어떻게 살았든 간에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라는 존재의 상당한 부분은 유전자, 두뇌, 신경계에 따라 정해진다. 하지만 몇몇 고 반응성 십 대들에게서 나타난 융통성은 이와 반대되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고 우리가 그것을 이용해 성격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 성향은 50%를 물려받을 수도 있고 100%를 물려받을 수 있다. 반응이 적은 아이들은 아장아장 걸을 무렵 벌써 위험을 자초하기 시작하여 어른이 될 무렵에는 다른 어른들이 느끼는 위협에 눈 하나 깜빡하지 않게 된다. 반면 반응성 높은 아이들은 예술가와 작작, 과학자와 사상가로 자라날 확률이 높은 까닭은 새로운 것을 싫어하는 경향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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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초인 열린책들 세계문학 209
조지 버나드 쇼 지음, 이후지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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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처음 접했을 때 <인간과 초인>이라는 제목을 보고 '니체'가 떠올랐다. 물론 부제가 '희극과 철학'이었다 하니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1,2,4막은 잭 태너와 앤의 이야기가 주요 테마이다. 주인공은 잭 태너이고 여주인공인 앤 화이트필드이다. 배경이 자본주의가 성장하는 시기이고 가부장적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쇼는 파격적으로 적극적인 앤을 등장시킨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거짓말을 잘하고 목적지향적인 여성인 앤이 태너에게 집요하게 청혼을 마지막에 태너는 결국 결혼을 승낙하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의 정점은 3막에 있다. 주인공 태너가 산적에게 잡히고 두목 멘도사와 대화하다가 잠이 든다. 꿈속에서 돈 후안과 아나, 석상, 마왕이 등장한다. 이 곳에서 지옥과 천국의 개념은 다소 다르다. "현실을 지배하는 자들의 집인 천국과, 현실의 노예들이 집인 지상, 그곳들로부터 유일하게 숨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지옥이죠" (p.178-179)라고 돈 후안이 말한다. 그리고 "인간의 종교가 무엇이지? 나를 증오하는 하나의 핑계요. 인간의 법률은 무엇이지? 당신을 교수형에 처하기 위한 하나의 핑계고. 인간의 도덕은 무엇이지? 상류 계급이 되는 것! 이것은 생산하지 않고 소비하기 위한 하나의 핑계요. 인간의 예술은 무엇이지? 살육의 그림을 홀린 듯이 바라보기 위한 하나의 핑계지. 인간의 정치는 무엇이지? 숭배. 전제 군주는 사람을 죽일 수 있으니까 말이요."(p.184-185)라고 마왕이 말한다. 3막에서는 돈 후안과 마왕의 설전을 통해 버나드 쇼는 초인을 발전시켜야 된다고 말하고 있다.

버나드 쇼는 "나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나의 전 작품을 적어도 2번 이상 읽고 그것을 10년이상 계속해야 한다"라고 했을 정도로 내용이 난해하다. 이 책은 쇼의 말대로 여러 번 읽어야 조금 이해가 될 듯하다. <피그말리온>이란 다음 책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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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독서 - 완벽히 홀로 서는 시간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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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부하는가>에 이은 이 책의 저자 김진애는 건축가이며 전 국회의원이다. 800명 동기생 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그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MIT에서 건축 석사, 도시계획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도시건축가로 활동하다 18대 국회의원으로 거쳐 지금은 공부와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왜 공부하는가>에서는 그의 15세부터 MIT 유학시절의 공부에 관한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면 이번 책 <여자의 독서>는 그의 독서 이력서라 볼 수 있다. 여성으로서 그의 생활에 영향을 미쳤던 여성작가들의 모습을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토지>의 박경리부터 <올란도>의 버지니아 울프까지 40명의 작가들을 분야별로 나누어 작가가 기쁨과 공감 그리고 용기를 얻었던 부분을 진솔하게 적었다.

이 책은 여성들이 쓴, 여성을 위한, 여성 작가의 책과 삶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남성들도 읽음으로써 여성과의 공감대가 형성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여성들이 바라본 세계를 좀 더 넓고 깊게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바야흐로 남녀평등사회이라고 말하지만 여전히 성차별이 곳곳에 남아있다. 지구가 하나이듯이 남성과 여성도 하나이다. 차별이 아니고 차이점이 있으면 서로 보듬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보듯이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나 '혼자'만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 아름다운 공존을 하기 위해서 여성작가들의 눈에 비친 세상을 한 번 들여다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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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 살인 사건 - 카뮈의 <이방인>, 살아남은 자의 이야기
카멜 다우드 지음, 조현실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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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이방인>의 뫼르소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상황을 기초로 해서 소설이 전개될 것이라는 나의 예상을 저자는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오늘, 엄마는 아직 살아있네.'이다. <이방인>은 '오늘 엄마가 죽었다.'로 시작된다. 이 소설은 <이방인>의 뫼르소에 의해 살해당했던 아랍인의 동생 하룬은 화자로 등장한다.

70대가 된 하룬은 한 대학생에게 형 무싸가 죽은 후 졸지에 형을 잃은 소년과 아들을 잃은 엄마의 처절한 투쟁을 포도주 몇 잔의 취기로 털어놓는다. 거기에는 뫼르소에 대한 분노와 형에 대한 연민의 정이 가득하다. 동생이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이방인>에서 자기 형의 이름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알제리인이 아니라 단지 '아랍인'으로 언급된 것이다. 또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대비는 <이방인>에서는 낮에 살인이 이루어지지만 <뫼르소, 살인사건>에서는 밤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뫼르소는 유럽인이었지만 '기독교 세계'를 비판하였지만, 하룬은 아랍인이었지만 '이슬람 세계'를 비판한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저자 카멜 다우드는 알제리 저널리스트이다. 알제리와 프랑스 <르몽드>지 외에 다른 언론 매체들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실제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비판으로 위협을 받기도 했다.

이 작품은 그의 첫 장편소설로 2013년에서는 알제리에서, 2014년에서는 프랑스에서 출간되어 큰 호응을 받았다. 2015년에는 '콩쿠르상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했다.

카뮈의 <이방인>을 읽고 다우드의 <뫼르소, 살인사건>을 읽으면 만족감이 두 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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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3-22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페스트 광고가 많이 보이는데 이 책도 읽으면 좋겠네요.
초록별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편안하고 좋은밤되세요.^^

초록별 2020-03-22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지네시죠~~^^ 오늘은 완연한 봄날씨여서 주변 작은 강가에 갔었어요. 코로나로 모두 힘들지만 활기차 보였어요. 이 책은 넘 재미있어요.ㅎㅎ... 함 읽어보시면 자기 형에 대한 애기가 첨부터 끝까지 나와요... 이해가 되요... 행복한 꿈 꾸세요...
 
수전 손택의 말 - 파리와 뉴욕, 마흔 중반의 인터뷰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수전 손택 & 조너선 콧 지음, 김선형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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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식은 육체의 굴레를 넘어> 에 이어 두 번째 책이다. 에디터 조너선 콧이 소설가, 수필가, 극작가, 영화감독, 사회 운동가인 그녀를 그녀가 45세 되던 1978년 6월 파리, 11월 뉴욕에서 인터뷰 녹음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전 편에서와 같이 그녀의 군더더기 없고, 정확하고 요란스럽지 않고 꾸밈없는 모습이 더욱 리얼하게 그려진다. 어린시절, 독서습관, 좋아하는 작가들, 인생에 대한 자세 등등을 기탄없이 말하고 있다. 인터뷰한 내용이라 전 편보다 다소 산만함이 있지만 그래도 그녀의 사유의 폭은 가히 짐작하기 쉽지 않다. 지난 번 <마르케스의 말>을 읽었는데 다음 <말> 시리즈는 무엇으로 할까 행복한 고민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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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는 제게 여흥이고 휴식이고 위로고 내 작은 자살이에요. 내가 모든 걸 잊고 떠날 수 있게 해주는 작은 우주선이에요."(63)
: 제 독서는 전혀 체계적이지 못해요. 굉장히 빨리 읽는다는 점에서 아주 운이 좋은 편이죠. 단점도 많아요.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식하답니다. 구조주의나 의미론이 무슨 뜻인지 설명해보라고 하면 아마 말을 못하 거예요."

- "사진에 대해 글을 쓰는 작업에 흥미를 갖게 된 건 사진이 이 사회의 모든 복잡성과 모순과 모호성 들을 투영하는 중심적 활동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호성이나 모순이나 복잡성은 사진의 본질이며 또한 우리가 사유하는 방식이기도 하죠." (91)

- 작가의 사명은 세계에 주의를 기울이는 거라고 말했지만, 저 자신에게 스스로 부과한바 작가의 소명은 온갖 종류의 허위에 맞서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에요.(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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