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일본어능력시험 완전공략 500제 N1 언어지식(문자·어휘·문법) - 일본 아스크와 독점계약
마츠모토 노리코 & 사사키 히토코 지음 / YBM일본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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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전에 일본어능력시험 1급을 이미 취득했지만, 2010년부터 새로 개정되어 실시되는 일본어능력시험 N1도 갱신 차원에서, 그리고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해서 원서를 접수해 두었다. 예전의 문자어휘 파트와 독해파트의 문법 부분을 합쳐서, 언어지식 파트를 만들었고 이 책 <신 일본어능력시험 완전공략 500제 N1 언어지식>은 4주 안에 언어지식 파트를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다. 

먼저 이 책은 일본에서 출판된 책을 번역한 것인데, 뒤의 해설 부분이 꽤 자세하고 쓸만하다. 문형이나 관용어구, 한자의 음독과 훈독 등 꽤 유용하게 공부할 수 있는 내용들이 뒤의 해설에 들어있다. 또한 책에 등장하는 한자들을 획수별로 정리해 놓은 리스트와 품사별 어휘 리스트, 그리고 문형 리스트 역시 눈길을 끈다. 문제의 난이도는 딱히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적정 수준인듯 하다.

4주 동안 풀도록 구성되어 있긴 한데, 막상 책을 펴보면 글자 크기도 꽤 크고 문제 수도 아주 많지는 않다. 이건 참으로 아쉬운 부분인 것이, 대부분의 다른 일본어능력시험 대비 학습서들에서도 똑같이 보이는 점인데, 우선 JPT 대비서 같은 책들과 비교하면 글자의 크기가 꽤 커서 비슷한 두께나 페이지수라도 담고 있는 내용은 많지 않다. 너무 글씨가 작아도 눈이 피로하고 불편한 점이 있지만, 너무 커도 좀 아쉬운 마음이 든다. 또한 1일치 분량이 15문제씩밖에 안 되기 때문에, 굳이 그 일정에 맞추지 않고 작정하고 풀면 며칠만에도 풀고 끝낼 수 있을듯 하다.  

그동안에 항상 일본어능력시험을 볼 때마다 문자어휘에서 많이 틀린 듯 한데, 청해 같은건 단시간에 늘지 않으니 막상 단시간에 가장 점수를 올리기 쉬운 부분이 문자어휘가 아닐까. 아직 다 풀지는 못했는데 시험일인 7월 4일 전까지 3일동안, 열심히 벼락치기(?)해서 전부 풀고 시험장에 들어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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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조선인의 가슴 속
신숙옥 지음, 배지원 옮김 / 십년후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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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절판된 책이고 인터넷서점 데이터베이스에도 없어서 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오늘 우연히 들른 헌책방에 떡하니 이 책이 꽂혀 있어서 데려왔다.  <자이니치, 당신은 어떤 쪽이냐는 물음에 대하여>, <악인예찬> 등을 쓴, 재일동포 인권운동가 신숙옥의 책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초판만 나오고 절판된 듯 하다. 정말로 운이 좋게 구한 것이다.

<자이니치...>에서와 같이, 재일동포의 현실에 대해 다룬 책인데 읽으면서 정말로 가슴이 아팠다. 나만 해도 어릴 때에는 재일동포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고(굳이 변명을 하자면 학교에서도 부모님도 그 어디에서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었을 때에도 재일동포라면 일본에서 온, 돈 많은 깍쟁이의 이미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서점에서 마주친 테사 모리스-스즈키의 <북한행 엑소더스>를 읽고 재일동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들이 어떠한 이유로 언제 일본으로 건너가게 되었고 그 뒤로 어떻게 살았는지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일본인이나 한국인으로부터 받는, 황당하거나 화나는 질문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보면서 어린 시절의 나와 같이, 재일동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무심코 던지는 질문에 재일동포들은 착잡한 마음을 갖게 된다는 것을 느꼈다. 일본어 잘 한다는 말도, 국적에 대한 질문도, 재일동포는 돈이 많다는 편견도...전부 그들에게는 상처가 되는 것이다. 나의 무지가 그들을 슬프게 했다...

辛淑玉先生,
신숙옥 선생님,
小さい頃, 在日韓国人たちがアメリカやヨーロッパの海外同胞たちのように自分が願って日本に渡った人々だと分かったこと
어린 시절, 재일동포들이 미국이나 유럽의 교포들처럼 자신이 원해서 일본으로 건너간 사람들인줄 알았던 것
日本と韓国の物価差のため在日韓国人は韓国人より金持ちだと思ったこと
일본과 한국의 물가 차이 때문에 재일동포는 한국인보다 돈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 것
何年前ある喫茶店でバイトした在日の青年に日本語が上手だと誉めながら羨んだこと
몇년 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자이니치 청년에게 일본어 잘한다고 칭찬하며 부러워한 것
その外,自分なりの先入観を持って在日韓国人を思ったこと
그 외에 나름의 선입견을 갖고 재일동포를 생각한 것
私の無知さが在日韓国人たちを悲しくしたこと,本当に申し訳ございません...
저의 무지가 재일동포들을 슬프게 한 것, 정말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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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의 고백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
미시마 유키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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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 <금각사>로 유명한 작가다. 일본 근대문학에서 꽤 비중있는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가면의 고백>이 출간되어서 망설일 것도 없이 읽게 되었다. (그 전집에 참 좋은 작품이 많다. 시마자키 도손의 <파계>, 오에 겐자부로의 <아름다운 애나벨 리 싸늘하게 죽다> 등, 일본문학의 중요한 작품들을 꽤 접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주인공인 '나'는 다름아닌 미시마 유키오 자신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실제로 그의 연보에 등장한 여러 사건들이 소설 안에도 등장하며, 그가 어린 시절부터 어떠한 생각을 했고 어떠한 환경에서 자랐으며 나이를 먹어서는 어땠는지, 20대 초중반까지의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동성애적 성향을 성장과정 및 주변환경과 결부시켜 논리적으로 피력한 것 자체가 당시의 일본 문단에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한다. 소설 중간중간 등장하는 라틴어 단어 역시 흥미롭다. 일본어로 썼으면 추잡하게 보일수도 있는 단어들인데, 라틴어로 적으니 학술적인 느낌이 든다. 세바스티아누스의 순교 장면에의 매혹이나 연상의 동급생의 육체를 보고 느낀 것, 그리고 살해당하는 왕자나 미소년 등의 잔혹한 공상 등 꽤 용기가 필요한 이야기를 그는 담담하게 적어나가고 있다. 

'예술가로서의 생활이 적혀 있지 않은 이상 모든 것은 완전한 허구이며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완전한 고백의 픽션을 만들려 했다.'라는, 노트에서의 미시마의 말은 <가면의 고백>에서의 괴로운 묘사들을 통하여 완성된다. <금각사>와는 또 다른, 비유적인 레토릭이 인상깊었고 표현하기가 쉽지 않지만 슬픔과 아름다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또한 이 작품과는 관계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1970년 45세의 나이로 자위대의 궐기를 촉구하며 자위대 총감실에서 할복자살을 한 것이 씁쓸하고 착잡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미시마 유키오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엇을 생각했는지 약간이나마 알 수 있게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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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세계
막스 피카르트 지음, 최승자 옮김 / 까치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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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우연히, 이 책 <침묵의 세계>를 읽게 되었다. 예전에 보았던 카르투시오 수도회에 대한 영화 <위대한 침묵>이 생각나서였기도 하고, 또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까치글방에서 출판된 책들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에도 그만큼 믿음이 간 것이다. 그리고 역시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었다.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닌, 그보다 더욱 진정한 침묵에 대해 이 책은 다루고 있다. 확실히 이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말들과 언어들이 범람하고 있고, 침묵과 대면하게 되는 것은 하루 중 얼마 안되는 짧은 시간 뿐이다(그마저도 없을수도 있다). 언어는 성스러운 침묵을 기초로 하는데, 그 침묵을 잃어버렸기에 사이비 말, 곧 피카르트가 말하는 잡음어(雜音語)가 판치는 것이다. 또한 언어의 침묵보다 머릿속의 침묵이 더 힘들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잡다한 생각들로, 진정한 침묵 안으로 들어가기란 굉장히 힘든 듯 하다.

이 책 <침묵의 세계>에서는 인간이 침묵의 세계를 어떻게 사유하고 경험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언어와 사유, 사상, 예술, 사랑, 역사 등이 침묵을 토대로 해서 나오지 않는 한 우리의 존재는 오간 데 없고 공허한 지껄임만이 떠돌게 된다. 침묵을 찾아 전원이나 외진 곳으로 간다고 해도 거대한 도시와 자기 자신의 소음을 그대로 가지고 간다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침묵 안에서 자기 자신과 대면하는 법을 우리는 익혀야 할 것이다.  

사실 꽤 어려운 철학적인 담론을 다루고 있지만, 의외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책이다. 한번 후다닥 읽고 말 책이 아니라, 한 챕터씩 꼭꼭 씹어먹고 또 깊은 생각을 해야 제대로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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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착란
다자이 오사무 지음, 박현석 옮김 / 사과나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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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사양> 등으로 유명한 다자이 오사무, 그의 작품을 읽으며 허무하고 퇴폐적인 모습에 정말이지 많은 공감을 했고 이는 일본 근대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의 작품에 영향을 받은 다른 작가들도 꽤 있다. (다카노 에쓰코의 <20세의 원점>에도 다자이 오사무가 언급되어 있다.) 나 역시 만약 작가가 된다면 다자이 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다. 그런데 얼마 전에 나온 이 책 <청춘의 착란>은 그가 발표하기 위하여 쓴 문학 작품이 아니라,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글과 엽서 등을 모아 놓은 책이다. 

<인간실격>에서도 어렴풋이 짐작은 할 수 있었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다자이의 처절한 삶의 분투가 편지글에서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 방심한 맨얼굴을 본 느낌이랄까. 생활의 어려움으로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하는 글, 빨리 죽고 싶어서 견딜 수 없다는 말, 약물중독과 폐결핵 등으로 항상 나빴던 건강 상태 등...아마 다자이가 자신의 사후에 이런 편지글 모음이 발표될 줄 알았더라면 화를 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사적인 편지글들에도 그의 문학적인 재능은 드러나 있고,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역시나 일본 최고의 문인답다는 생각이 든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 7월 말일까지, 고향의 형수님께 50엔 돌려 드리면, 200엔을 또 새로이 빌릴 수 있다는 묵계가 있어, 저, 나날의 안일, 대여섯 명의 친구, 선배, 스승으로부터, 적지 않은, 빚 있어, 독서, 사색, 집필, 혹은, 일가 담소의, 여유, 잃어, 옛, 지기, 하나 떠나고, 둘 떠나고, 바늘방석, 불의 강, 피의 연못, 위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 같은 기분으로, 잠든 동안에도 지옥, 50엔, 간절하게, 고갈, 비참함 따위, 망각, 광란의 28세, 지금은, 마음이 변하여, 이 이상 말하는 것, 견딜 수 없어, 내 멋대로 <신초> 편집장 나라사키 쓰토무 씨에게, 궁핍한 사정 거짓 없이 피력, 간청할 때, 문득, 나의 그릇됨, 오만, 무례를 깨닫고, 그와 같은 행동, 두어 번 거듭되면, 저, 구천직하九天直下, 하룻밤 사이에, 룸펜, 보기 좋게 사회적 파산자, 될 것, 불을 보는 것보다 더 명백,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내 죄, 누구보다도 깊이 후회, 누구보다도 모질게 채찍질, 어젯밤의 죄, 평생 걸린다 해도, 값을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청춘의 착란> p.94 중 발췌) 

이 부분은 일종의 산문시 같아서, 굉장히 경탄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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