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정민우 <자기만의 방> : 버지니아 울프의 동명의 글이 생각나는 제목이지요. 항상 가장 작은 자들의 삶과 연대하려고 하는 저로서는,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책입니다. 사실 저는 약 1년 가량 작은 방을 세내어 자취를 해본 적은 있지만 고시원 생활을 해 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경험자 친구들의 말을 들어 보면, 고시원의 생활이 그다지 편안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더욱이 창문이 없는 방이라면, 일광 부족으로 우울증에 걸려서 나오는 경우도 꽤 된다고 하네요. 공간도 꽤 좁고, 방음이 되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의 생활 소음이 들려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화재 등에 취약한 점 역시 존재하구요...
하지만 이러한 주거 형태가 생긴 데에는, 일종의 수요와 공급의 측면이 있을 듯 합니다. 전세, 월세 등의 다른 주거형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물론 요즘의 괜찮은 고시텔들은 전혀 싸지 않은 듯 합니다. 시설 역시 원룸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고...) 보증금을 필요로 하지 않아서 저렴한 주거를 구하는 사람들의 니즈에 맞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고시원과 그 생활에 대한 책을 읽으며, 주거의 사회학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건강에 해로운, 창문 없는 방 같은 주거형태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교도소 방에도 창문은 있는데...)
나가이 다카시 <그날, 나가사키에 무슨 일이 있었나> : <묵주알>, <영원한 것들> 등을 쓴 나가이 다카시 박사의 책입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의사였고,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으로 인해 가족들을 모두 잃었습니다. 이 책에서 그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처참하게 파괴된 당시 나가사키의 실상을 통해 원자폭탄에 대한 인류 최초의 기록을 완성하였습니다. 저자 역시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백혈병으로 사망하게 됩니다...저는 요즘 핵에 대한 여러 가지 책을 읽으며, 제가 반핵주의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밤중까지 휘황찬란하게 전기 켜놓는 것을 자제하는 등 전기를 절약해서, 원자력 발전소를 안 짓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인류 모두를 위해 좋지 않을까요?
악셀 하케, 조반니 디 로렌초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 10년쯤 전, 저와 비슷한 나이임에도 굉장히 현실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던 어떤 지인에 대해 현실적인게 지나치다 못해 속물적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때 저는 꽤 몽상가에 가까웠고, 사실은 나이를 먹은 지금도 하나도 철이 들지 않은 채 그대로인듯 합니다. 하지만 역시 세상에 물들어서(?)인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여러가지를 재고 계산해 보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환멸에 빠지기도 합니다.
'당신은 세상과 타협한 것이 아니라, 세상에 굴복한 것이다'라는, 어디선가 본 문장이 생각납니다. 설사 타협을 한다 해도, 속물이 된다 해도, 덜 타협하고 덜 속물이 되고 싶습니다. 마음같아서는 죽을 때까지 철모르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갖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고 싶습니다.
최성일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 : 들뢰즈, 가타리, 데리다, 지젝, 발터 벤야민 등 어디선가 많이 들어보기는 했는데, 정확히 어떠한 주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인지는 모르는 사상가들이 꽤 있습니다(제가 무식해서일지도...흑)
그런데 이 책은, 그러한 우리 시대 지성인 218명을 다루고 있고 목차를 보니 익숙한 이름들도, 그리고 약간 낯선 이름들도 있어서 꽤 내용이 궁금해집니다. ^^
엘리자베스 영 브루엘 <아렌트 읽기> : 지금까지 제가 읽은 책들 중 상당수에 등장했던 이름 한나 아렌트,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그녀가 유대인이었고 파시즘을 비판했다는 것밖에,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듯 합니다. 저도 전체주의라면 딱 질색을 하기 때문에, 아렌트의 사상에 많은 부분 동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주요 저서인 <전체주의의 기원>, <인간의 조건>, <정신의 삶>을 읽기 전에, 안내서 격인 이 책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이 리스트는 아직 확정은 아닙니다. ^^)
제가 이미 갖고 있는, 6월 출간 도서들 : <분노하라>, <윤리학의 배신>, <살인의 역사>, <체르노빌의 목소리>, <승자의 음모> 그러므로 이 책들은 선정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