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 주세요.
김영진 <백석 평전> :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여우난골족> 등의 시를 통해 백석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특유의 맛은, 언어로 가히 형용할 수가 없었지요. 국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한국 시인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 그의 작품들을 다룬 <정본 백석 시집>이 나왔고, 이제는 <백석 평전>이 나왔군요. 시인 백석은, 그리고 인간 백석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이 책 출간된것 보자마자 위시리스트에 넣어뒀습니다. ^^
마이크 데이비스 <자본주의, 그들만의 파라다이스> : 신자유주의는 가히 악의 축이라고 말할만 합니다. 가진 자들과 다국적기업만의 배를 불리고 약자들과 제3세계를 한없이 짓밟는, 그리고 더욱 무서운 것은 그것이 전세계적으로 멀쩡히 용인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그들은 그들만의 성을 쌓아서, 열심히 '구별 짓기'를 하는 중이죠. 심지어는 국내에 꽤 퍼져 있는 일종의 '뉴요커 스타일' 추구 같은 현상도 일종의 구별짓기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정작 뉴요커들은 그렇게 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일종의 허상이지요.) 그들만의 파라다이스, 언제까지 가나 두고 보겠습니다. ^^
슬라보예 지젝 <폭력이란 무엇인가> : 예, 로쟈님의 책에서도 꽤 자주 언급된...바로 그 지젝입니다. 눈에 보이는 주관적 폭력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객관적 폭력, 즉 상징적 폭력과 구조적 폭력이 더 무서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자유주의 같은 것도 일종의 구조적 폭력이겠지요. 소수의 잘나가는 자들에 의해 다수의 민중들에게 가해지는...결코 읽기가 녹록하지 않을듯 하지만 이 책을 통하여 폭력에 대한 사유를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벤자민 클라인 허니컷 <8시간 VS 6시간> : 제가 평소에 하던 생각과 똑같은 생각이 담긴 책이라 너무 읽고 싶습니다. 사실 보통의 노동 시간은 8시간이라고 규정되어 있죠. 사실 이렇게 정해진 것도 아주 오래된 일은 아니고, 19세기나 20세기 초중반까지의 영국이나 유럽의 공장에서는 하루에 14~15시간 이상의 노동을 시켰다고 합니다. 그것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들이나 여성들을 착취해왔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은, 법에는 8시간이라 규정되어 있어도 실제로는 그 이상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지요. 특근, 야근, 잔업 등 표현은 다양하지만...이는 삶의 질과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많은 돈을 벌더라도 막상 그 돈을 쓸 시간도 없이, 집에서는 잠밖에 잘 수 없는 그런 생활은 행복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루에 6시간만 노동하고, 물론 돈도 그만큼만 벌고, 나머지 시간을 자신의 공부나 취미, 등에 활용하거나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많이 일하는 것이 절대 미덕이 아닙니다. 많이 일함으로서 득을 보는 것은 노동자가 아니라 사용자니까요. (야근수당을 주면 다행, 안 주는 곳도 많지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반드시 읽고 싶습니다. 이런 것이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덤으로 일자리도 여러 사람이 나눠 가질수 있겠지요.
최성태 <지상의 위대한 도서관> : 도서관, 인류의 사유와 사상이 모두 집결된 곳이라 할 수 있지요. 사람은 몇십 년 후에 죽더라도, 책은 남을 것입니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같은 것을 생각하면, 역시 도서관은 일종의 로망으로서 아주 적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