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으로 바라본 하루 - 일상 속 어디에나 있는 수학 찾기
오스카 E. 페르난데스 지음, 김수환 옮김 / 프리렉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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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을 펴보니 글씨가 커서 놀랐다. 식이 많이 나오니 시원시원하게 여백을 많이 둔 것 같긴 한데, 168페이지의 원서가 272페이지가 됐다. 뭐 여전히 얇긴 하다. 나름 재미있는 주제를 골랐을 터이니 추상적인 미적분을 배우는 학생들이 옆에 놓고 보면 동기부여도 되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처음에 했는데, 읽으면서 한숨이 나왔다. 두 번째 예인 "어떻게 유리 함수가 토마스 에디슨을 좌절하게 했을까" 부분이다(22 페이지 이후). "유리 함수"란 말에서 일단 한 번 멈춤. '유리수인 함수인 모양이군.' 유리수란 어떤 수의 비로 나타낼 수 있는 수이다. "V와 연관된 전선의 길이 l과 반지름 r은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어."란 말 다음에 그 유리 함수가 나온다.


r(V) = k (P0*l)^(0.5)/V


원래 책에는 제곱근 기호로 나오는 것을, 입력이 안 돼 0.5 제곱으로 나타냈다. "V와 연관된 전선의 길이 l과 반지름 r"? 난 이런 걸 그냥 못 넘어 가겠다. 바로 이해가 안 되니까.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다가 원문을 찾아보니 이렇다: "The radius r and length l of the power line are related to V by" 그리고 식이다. '전선의 반지름 r과 길이 lV와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어' 정도로 번역하면 될 것을 왜 이렇게 번역했을까... 원저의 뜬금 없는 식도 마음에 안 든다(왜 그런지 설명은 없다). 결국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직류로 보내자면 전압이 거리에 따라 너무 빨리 떨어지므로 교류로 보내는 방식이 승리했다는 얘기이다. 이건 그냥 물리이다. "유리 함수"라는 거창한 식으로 시작해서 나오는 건 별로 없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 다음 주제인 "공기 중에 숨어 있는 로그"(32페이지 이후)에서는 라디오 얘기를 하면서 "91.7 FM", "90.9 FM"이라는 말이 나온다. 주파수 91.7 메가헤르츠를 얘기할 텐데 왜 91.7 FM이라고 하나 이상해서 찾아보니 원서도 "91.7 FM"이라고 한다. '아, 역시 수학자'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더 읽다 보면 거리에 따라 FM 신호의 세기(본문에는 "강도"라고 나옴)가 어떻게 줄어드는지를 얘기하는 식이 나오면서 "방사력"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방사력"?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다. '방사하는 힘?' 원서에서는 "radiated power"이다. 복사되는 또는 방출되는 파워, 파워는 일반물리학 책에 '일률'이라고 나온다. 한국물리학회 용어집을 찾아보니 power는 다음과 같이 번역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1) 일률, (2) 전력, 동력, (3) 능력, 출력, (4) 거듭제곱, 멱. 일률이 너무 낯설면 '출력' 정도가 좋을 것 같다. 여기서부터 이 책을 읽기가 싫어졌다. 훑어보면 나오는 예는 거의 물리이다. 뭐 결국 수학(미적분학)을 이용하여 세상을 설명하는 물리 찬가 같은 느낌? 시니컬한 리뷰는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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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2 17: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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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2 19: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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