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 도스또예프스끼의 삶과 예술을 찾아서
이병훈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품절


자신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에 의해 인간으로 창조된 형제들의 육체, 피, 영혼은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데 익숙한 사람, 더할 수 없는 모욕으로 신의 형상을 하고 있는 다른 사람을 멸시할 수 있는 권력과 그런 가능성을 경험해본 사람은 이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권력에 도취하게 된다. 포악함은 습관이다. 이것은 차차 발전하여 마침내는 병이 된다. 나는 아무리 훌륭한 인간이라 해도 이러한 타성 때문에 짐승처럼 난폭하고 우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피와 권력은 인간을 눈멀게 한다. 인간은 점점 거칠어지고 타락한다. 급기야 인간의 이성과 감정이 가장 비정상적인 현상들을 달콤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125쪽

폭군 앞에서 인권과 시민권은 영원히 박탈되고, 인간적 가치의 회복, 회한, 소생의 가능성은 거의 사라지고 만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횡포는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권력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런 현상에 대해 무관심한 사회는 이미 그 기초가 썩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말해서 인간이 다른 사람을 체벌할 수 있는 권리는 사회적 비리의 하나이며, 사회 안에 존재하는 모든 문명의 맹아와 시도들을 제거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며, 필연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사회 붕괴의 완전한 근거인 것이다. -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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