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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은 저항이다 - 시스템은 우리를 가질 수 없다
트리샤 허시 지음, 장상미 옮김 / 갈라파고스 / 2024년 11월
평점 :
서평] 휴식은 저항이다/시스템은 우리를 가질 수 없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멍때리기 대회를 본적이 있다. 독특하다, 그런데 저런 걸 왜?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멍때리기가 심장박동수에 안정을 주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 지고, 이때 뇌도 휴식을 취하게 된다는 정보를 접하고 가끔 의도적으로 멍때리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조금 우습다 생각도 해보면서. 그런데 휴식은 저항이라는 조금 더 독한 제목을 달고 휴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저자 트리샤 허시는 미국의 시인, 공연예술가, 신학자, 공동체조직가로 ‘낮잠사역단의 낮잠의 주교’로 소개한다. 낮잠 사역단도 생소하지만 낮잠의주교라는 말은 오묘한 느낌을 준다. 혹시 사이비아냐 하는 호기심까지.
나는 쉬었기에 살아남았다는 저자의 문장에서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쉼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나역시 직장을 다니면서도 조금 휴식이 필요하다는 간절함을 가지고 있고, 어떤 때는 그만 여기서 쉬어야 하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을 할 때가있다. 그만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모두에게는 휴식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요구되어지는 수많은 것들이 우리에게 쉼이라는 것에서 멀어지게 한다.
[휴식은 저항이다]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것에대해 자본주의와 과로문화에 깊게 세뇌되어 있음을 말한다. 저자의 시대적인 배경에서 자본주의와 백인우월 주의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잠은 죽어서 자는 것이다. 가만히 쉬고 있으면 뒤처지는 것같아 불안하다 등 이러한 말들을 쉽게한다. 그런데 이러한 말들이 우리에게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자본주의의 폐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거부하고 탈출 할 수 있는 것이 휴식, 낮잠이라는 것을 통해 가능하다. 이것을 탈식민화라고 표현한다. 저자는 쉰다는 것은 더 많이 움직이는 과로문화의요구에 대한 창조적 대응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휴식은 저항이라고 강조한다. 저자의 낮잠사역단에서 진행하는 휴식은 저항이다 운동은 흑인여성주의, 흑인해방신학, 아프리카미래주의, 몸학 등에 기반을 두고 있다. 시대적으로 흑인이 백인에 의해 노동력을 착취당하던 시대에 그들의 저항에서 휴식의 힘과 메시지를 발견한다. 이것을 현대의 자본주의에 대비시키면서 우리 시대의 현실을 바라보게 한다. 저자는 [휴식은 저항이다]에서 차마시기, 명상하기, 춤추기, 멍때리기 등 자신이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소개한다. 어떤 계획을 세우고 여행을 가거나, 시간을 정해놓고 잠을 자거나 그런것도 필요없다.
낮잠사역단은 체제가 어찌하든 누가 뭐라하든 상관하지 않고 휴식을 취한다. 누구도 우리에게 쉬라고 얘기해주지 않기에 허락을 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부분은 조금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휴식을 통한 저항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역시 우리는 지켜내고, 감내해 내야 하는 부분이 역시 있으므로. 정도껏, 적당히도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도서는 참 독특하다. 어쩐지 낮잠사역단의 낮잠교주에게 휴식에 대한 교리를 듣고 빠져들게 되는 기분이 든다. 이거 조심스러운데 하는 생각까지 들면서.
[휴식은 저항이다]를 읽어 나가면서 나 역시 나 스스로 휴식이라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고, 그저 나에게 주어진 일과들을 해결하는 것에만 몰두했음을 확인하게 된다. 가볍게 쉼을 생각하는 것과 실행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도서내용 중>
p37. 많은 이가 과로문화는 손 닿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모든 행동을 조종하는 괴물이라 믿지만, 현실에서 과로문화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과로문화를 형성한다. 그것은 우리가 매일 하는 행동, 기대, 스스로와 서로를 둘러싼 세상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문화적으로 모든 면에서 과로문화의 거짓말을 믿도록 사회화되고 조종당하고 세뇌되어왔다. 자본주의 체제가 번영하려면 생산성과 노동에 관한 우리의 잘못된 믿음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 교훈을 내면화한 우리의 영은 좀비처럼 변하고 몸은 지쳐버렸다. 그래서 고도로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양 위장하고 자신과 서로를 다그친다.
p102. 우리의 휴식 사역에서 ‘꿈’이라는 요소는 형이상학적이고 영적인 것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선형적이고 실제적인 현실의 제약에서 벗어나는 시간이다. 해체작업을 할 때는 ‘실용적인 것’이라는 틀에 붙들려 있으려는 생각을 멈추어야 한다. 과로문화는 머릿속을 점령해 활개치며 신성한 우리 몸의 기능을 끌어올리지 못하게 한다. 지치고 피곤한 우리 몸과 마음에는 엄청난 지식과 지혜가 잠자고 있다.
p140. 나는 지배적인 문화의 거짓말에 세심하게 저항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탈세뇌 과정을 당신에게 제안하고 싶다. 이것은 거룩한 공간이다. 창조적이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며 포괄적이고 변화하는 공간이다. 속도를 줄이는 일의 반대편에 무엇이 있을지 두려워 하지 말고 재능과 타고난 장기를 펼칠 수 있는 성스러운 공간으로 여겨보자.
p181. 휴식은 미래의 우리를 보게 해 주는 약이다. 휴식은 현재를 뒤흔들어 발명의 공간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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