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트 -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
최인철 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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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처럼 혐오가 만연한 시대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도 작년에 그런 혐오를 경험했습니다. 저는 대구에 살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산 지가 40년이 넘어서 너무나 사랑하는 도시인데 작년에 코로나19가 대구에서 시작해서 전국적으로 번지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대구를 욕하고 대구 사람들을 못 나오게 통제해야 된다는 글들을 보면서 50가까이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사람들이 비난하고 욕을 하니 화가 나면서 동시에 위축되고 부끄러웠고 대구에 산다는 걸 숨기게 되더라고요. 정당한 이유도 없이 모두 똘똘 뭉쳐 비난을 해대는 혐오를 경험해 보니 혐오가 얼마나 무분별하고 폭력적인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혐오가 왜 이렇게 만연하고 도대체 혐오는 왜 생기는 건지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소위 우리가 석학이라고 부르는 그 분야에 최고 전문가들이 혐오에 대한 강연을 하신 것을 책으로 옮겨 적은 것입니다. 듣는 강연을 옮긴 것이라 책을 읽는 게 정말 편안했습니다. 듣기만 하는 것보다 의미 전달도 잘 되고 실제로 제 앞에서 강연하는 것 같아서 몰입도 잘 되었습니다. 아 진짜 이렇게도 책을 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나 시대에 맞는 트렌디한 주제에 전문가들의 강연을 한 번에 몰아서 들을 수 있어서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혐오에 대하여 막연하게 문제라고만 생각하던 것을 누군가가 조목조목 짚어주니까 이해가 확 되었습니다. 옆에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정말 완벽한 책 읽기였습니다. 이 책은 혐오에 대하여 교과서 같은 책입니다. 누구나 다수의 집단에 소속되길 원하고 내가 그 집단 속에 있다는 것에 대하여 안심과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하니 혐오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인간이므로 소수를 혐오하는 일을 멈춰야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나와 남이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다수나 소수나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런 사회를 물려주고 싶으면 혐오에 맞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나 유익한 책 읽기여서 많은 분들도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왜 이렇게 서로를 극도로 혐오하게 되었는지 우린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 길을 제시해 주는 아주 멋진 책입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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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유미리 지음, 강방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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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사는 곳은 지방이라 그런지 요즘에는 노숙자들을 잘 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노숙자들이 많았습니다. 노숙자들을 마주치게 되면 일단 놀라게 되고 그들의 지저분하고 독특한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지면서 안 봐야지 하면서도 저절로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보통 사람들도 코로나19때문에 살기 팍팍한데 코로나19에 대한 감염 위험 때문에 노숙자들은 물 한 모금 얻어먹을 수도 없고 덥거나 추워도 어디 들어갈 수도 없다고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노숙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본 도쿄 철도역인 우에노 역의 공원에서 살고 있는 노숙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인 가즈는 노숙자입니다. 노숙자이다 보니 길거리에서 앉아있으면서 지나가가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른 사람들의 모습도 관찰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해주면서 자신이 살아왔던 이야기를 합니다. 한평생 막노동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왔던 가즈가 노숙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나옵니다. 평범하게 살고 더군다나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았는데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어느 날 갑자기 죽어버리는 걸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게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다 큰 아들이 죽었을 때는 저도 정말 속이 상하고 어이없어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이렇게 평범한 보통 사람들도 노숙자가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이 무너져내리는 건 정말 한순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평생 착하게만 살았고 묵묵하게 소처럼 일했는데 이런 결과를 맞는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갑갑하고 답답했습니다. 올림픽을 개최하거나 천황 행차가 있으면 우에노공원에서도 우선적으로 노숙자들의 숙소를 철거한다고 하니 정말 이들이 사는 집도 아니고 천막이 있는 그 작은 땅조차 허락되지 않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이 책은 일본에서 나고 자라고 일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소외당했던 작가 자신이 소외된 자를 대변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쓴 소설입니다. 소설이지만 전혀 소설이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여전히 차별받고 소외당하고 있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리들의 이야기도 합니다. 2014년에 발간했지만 지금 현지에서 역주행하고 있다고 하니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외되고 배제 받는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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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간의 교양 미술 - 그림 보는 의사가 들려주는
박광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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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삼촌이 주신 두둑한 용돈처럼 생각지도 못하게 2일이나 생긴 대체공휴일 잘 보내고 계신지요? 저는 지난 대체공휴일에는 인근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정말 코로나가 무색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아름다운 경치를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이들은 이걸 왜 봐야 되냐고 덥고 힘들다고만 해서 저도 피곤하고 짜증만 나는 여행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체공휴일에는 각자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여유롭게 보내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말 너무나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습니다. 각 나라의 미술관 투어 이 정도로 하려면 몇천만원은 너끈하게 써야 될 텐데 몸 피곤한 것도 없고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으면서 집에서 소파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아름다운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작가님께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겼습니다. 근처에 계셨으면 정말 차라도 한 잔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도 미술품 좋아하고 미술관도 자주 갈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미술에 대한 지식이 1도 없어서 관람하는 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저 혼자만의 느낌은 충분한데 도대체 작가가 무얼 말하고 싶은지 잘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책의 작가님은 의사이신지라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보는 미술작품에 대한 느낌을 표현해 주셔서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거기에 내과 의사가 보는 독특한 관점도 있어서 미술품을 저렇게도 보는구나 싶었습니다. 직업이 무섭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이 많은지.. 유명한 미술가도 있지만 저는 잘 모르는 작가들도 많아서 그들에 대하여 알아보고 그의 작품을 보는 것도 무척 좋았습니다.

60일의 미술관으로의 여행을 떠나야 되는데 재미있어서 이틀 만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옆에 두고 천천히 다시 한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 책이 진작 발간되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제가 가봤던 미술관에서 전혀 보지 못하고 기억도 안 나는 그림들에게서 아름다움을 이제서야 발견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아도 되니 말입니다. 제가 다시 영국을 방문하게 되면 버밍엄 미술관에 가서 월터 랭글리의 작품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네 힘든 삶을 가슴아프게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해외여행을 못 가서 제일 답답합니다. 언젠가 코로나19가 끝나는 날이 오면 미술관으로 바로 달려가고 싶습니다. 네덜란드나 독일로 가보고 싶습니다. 그때 물론 이 책을 갖고 가야겠죠. 여러모로 답답하게 보내고 있는 요즈음 전 세계로 미술관 투어 한 번 떠나보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정말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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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이준석 THE 인물과사상 2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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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40대 후반이지만 부끄럽게도 정치에 관심이 갖게 된 건 최근 몇 년입니다. 국정 농단을 시작으로 조국 사태 등등을 겪으면서 국정이 분열되는 현재의 상태가 너무나 답답해졌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강준만 교수님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부족국가 대한민국] [바벨탑 공화국] 등등 교수님의 책을 여러 권 읽어봤습니다만 하나같이 대만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냉큼 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강준만 교수님의 책을 좋아하는 건 방대한 자료와 객관적인 근거로 시간적 흐름에 따른 일목요연하게 설명을 해주시면서 본인의 의견을 거침없이 말씀을 해주셔서 그렇습니다. 이 책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 국민의 힘 당 대표 이준석을 적대시하는 책인가 싶었는데 읽어보니 전혀 아니네요. 그를 비판하는 내용도 있지만 그가 여전히 자신감을 가지면서 기존의 정치세력에 반해서 새롭게 도전하면서 겸손함까지 겸비하면 좋겠다는 뜻에서 발칙하고 싸가지가 없다고 표현한 것 같습니다.

삼성의 이재용의 이야기도 흥미 있었습니다. 그동안 몰랐던 삼성의 역사와 우리가 왜 맹목적으로 삼성을 지지하는지 그 이유에 대하여도 잘 분석했습니다. 저 역시 삼성이 망하면 우리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는데 그 까닭을 책을 보니 알겠더라고요. 우리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되는 재벌 총수가 그렇게 외롭고 무거운 자리인지 몰랐습니다. 막연히 나도 재벌 3세로 태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마냥 부럽기만 한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이 책에는 정말 흥미진진하지 않은 소재가 없더군요. BTS 이야기는 또 어떻고요. 말해 뭘 할까 싶습니다. 사춘기의 두 딸들이 너무나 좋아해서 집에 앨범도 있고 포토카드 등등 굿즈가 엄청나게 있습니다. 늘 그들의 노래를 틀고 따라 부르고 못 추는 춤이지만 따라 추는 아이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 책을 보니 우리 아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이 책에 BTS가 나온다고 하니 그 부분은 아주 흥미진진해하면서 읽더라고요. 아이들과 모처럼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춘기 딸들과 한층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강준만 교수님의 정치 관련 책만 봤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교수님은 정치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조예가 깊고 아주 철저하게 조사를 하셔서 글을 쓰신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너무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책이었습니다. THE 인물과 사상의 제3권이 기대됩니다. 다음 책도 저는 무조건 읽어보겠습니다. 이런 책을 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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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클래식
김호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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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좋아하시나요? 클래식도 좋아하시나요? 저는 좋아합니다. 그래서 아침, 저녁 출퇴근할 때 라디오로 늘 클래식 음악을 듣곤 합니다. 신난 음악으로 가기 싫은 회사까지도 금방 도착하게 만드는 마법을 보여주고 조용한 음악은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오늘도 잘 견뎠다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게 만듭니다. 제가 직장 생활만 20년 넘게 했는데 20년 동안 클래식을 들었으면 귀가 뚫릴 법도 한데 여전히 클래식은 1도 모릅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데 잘 몰라서 더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 책을 읽기 전의 나와 읽고 난 후의 나는 분명히 많이 다르리라 기대하면서 읽어보았습니다. 클래식이 귀에 쏙쏙 와서 박히는 기적을 기대하면서 읽어보았습니다.

아!! 이 책은 정말 역대급이네요. 클래식 책인데 이렇게 쉽고 재미있어도 되나요? 이렇게 읽기 쉽고 재미있게 책을 쓰면 어떻게 합니까? 반칙입니다. 반칙!! 그동안 클래식이나 미술 관련 책을 많이 읽어봤는데 단언컨대 이렇게 쉽게 술술 읽히는 책은 없었습니다. 거기다 재미까지 있어서 한번 잡으니 단숨에 다 읽겠더라고요. 근데 아까워서 조금씩 아껴서 읽고 싶은 마음에 끊기 싫은 거 간신히 몇 번 나눠서 읽었습니다. 저자께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음악 담당 기자라서 확실히 다른 것 같습니다. 전공자라서 전문성이 있고 기자라서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는 글쓰기가 가능한 것 같습니다. 확실히 많이 아는 사람이 쉽게 가르쳐주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만난 여러 작곡가와 지휘자, 연주자 등등의 이야기가 하나같이 여운이 남고 기억에 남습니다. 유명한 피아니스트들도 무대공포증이 있다는 글을 보고서 음악만 사랑하는 천재이고 차갑고 냉정한 존재인 줄 알았는데 그들도 우리랑 다를 게 없는 사람이구나 싶은 게 인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좋아하는 손열음 님과 조성진 님에 대한 글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글로 읽고 상상해 본 연주를 QR코드로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어서 더더욱 좋았습니다. 너무나 풍성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입니다.

저처럼 클래식을 자주 듣지만 클래식을 잘 모르고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클래식이 어렵다는 이유로 한 발짝 다가가려는 노력을 엄두가 안 나서 못하신 분들이라도 이 책이면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책 제목처럼 오늘부터 클래식입니다. 당장 클래식으로 빠져드시길 바랍니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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