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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국가 - 세월호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
김애란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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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침몰'은 은유나 상징이 될 수 없을 것이다.(p.15) − 김애란


그러나 정치권, 책임을 명확히 하자면 새누리당 정치인들이 '선장'과 '침몰'이란 말을 시도때도 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걸 안다.

책임의 주체가 그런 비유를 한다니, 인륜적 가치를 저버린 게 아닌가 싶고. 청와대 자료 제출 거부로 진상규명도 실패, 안전대책·재발방지책 가시적 성과는 전무한데 소설가가 말하는 "당분간"이 지나갔다 볼 수 있을 리 없고.

아무런 기대 없는 집단에게 조금도 바라지 않았건만, 여전히 감정을 삭이기 힘들다.


국가에는 책임이 있다. 플라톤은 자신의 할 일을 하는 것이 정의(正義)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 정부는 그 기준에 크게 못 미쳤다. 이건 아주 정제된 표현이다.

정부는 유가족들을 비난했다. 최근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심지어는 보수단체를 동원해 여론을 조작하기도 했다. 왜 그런 참사가 발생했나 이유를 밝혀달라는 유가족이 단식을 하자, 이를 막으려 동조단식을 한 야당 정치인에게 자살방조죄를 씌우려고도 했다. 이 말이 무어냐, 그 유족의 죽음을 전제했다는 말이다. 치가 떨린다. 이런 텍스트를 적고 있다는 것이 정말 초현실적이고 비참하다. 그렇지만 이는 아주 건조한 사실이기도 하다.


그들이 무감각하게 사용하는 언어는 대중들의 일상 속에 잠겨 어느덧 자연스러워졌을지도, 혹은 아예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부끄럽게도 세월호 참사를 아직도 똑바로 마주볼 수 없던 사람들은 도덕률과 접점이 있기에 그럴 수 있던 것이다.


현 정부와 여당은 모든 윤리에 등을 돌렸다.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배와 바다를 목도하고 그것을 잊지 않으려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기억한다. 우리 기억 속에 그들은 완연한 상징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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