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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를 뒤흔든 16인의 화랑
이수광 지음 / 풀빛 / 2010년 3월
평점 :
660년과 668년 신라는 당나라와 연합하여 백제와 고구려를 차례로 멸망시켰다. 그리고 한반도를 모두 차지하려는 야욕을 앞세운 당나라와의 일전을 통해 672년 진정한 통일을 이루었다. 물론 대동강에서 이남에 그친 불완전한 통일이었지만 말이다. 삼국중 가장 약했던 신라가 통일을 시킬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백제와 고구려가 지배층의 분열로 인해 자멸한 결과이기도 했고, 당의 도움이 컸던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화랑들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삼국통일의 주역인 김유신을 비롯해 태종 무열왕 김춘주가 화랑의 우두머리인 풍월주 출신이었으며, 백제와의 황산벌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한 반굴과 관창은 화랑이란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화랑 출신들 그 중에서도 우두머리인 풍월주 출신들은 모두 높은 벼슬을 역임하며 신라를 이끌었다. 하지만 삼국이 통일된후에 화랑제도는 폐지되고 말았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화랑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이 책은 화랑세기에 등장하는 풍월주 32명중 가장 활동이 왕성하고 중요한 역할을 했던 풍월주 14명과 비담, 관창까지 모두 16인의 화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화랑하면 김유신, 김춘추, 반굴, 관창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작년에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좀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드라마를 보면 화랑이 낭도들을 이끌면서 경쟁을 하고, 화랑들이 풍월주 자리를 놓고 겨루는 모습이 나온다. 드라마 속에는 여러명의 화랑들이 등장했는데 그 중 상당수가 실존인물인거 같다. 대부분의 화랑들은 왕족이나 그 인척집안 출신인데 정말 복잡하게 얽혀져 있었다. 아무리 그 시대에 근친혼이 성행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관계를 한번에 이해하기란 너무도 힘이 든다. 정식 혼인이 아닌 여기저기서 사통하여 자식을 낳고, 손녀뻘을 첩으로 삼는가하면, 한명의 남편을 섬기고, 남편이 죽은후에는 남편의 아들을 섬기고, 또 그 동생을 섬기기도 한다. 드라마 속에서보면 미실궁주는 여러명의 남자와 사통을 했는데 실제로는 더 했던거 같다. 정말 미실궁주는 색공의 절대고수였나보다.
미실궁주말고도 그런 인물들은 정말 많은거 같다. 얼마나 색공이 대단하길래 수많은 남자들을 거느릴수가 있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그렇게 얽히고 설켜있는 혈통이기에 성골, 진골 혈족을 따지다보면 다들 친족 관계를 맺고 있는거 같다. 이러한 관계들은 신라 상층부를 좀더 단단하게 해주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왕위를 놓고 겨루기도 하지만 이런 친척관계이다보니 타국과 같은 지배층의 분열이 덜했던거 같다. 이 책이 화랑세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화랑세기는 정사로 인정받지 못한 면도 있기에 이 책의 내용이 100%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 책은 삼국 통일전의 신라 사회를 그 중에서도 지배층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주는거 같다.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는 분명하지만 이해가 안되는 면도 여러가지가 있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통정하는것을 지켜보고 인정하는 모습이라던지 왕이 자기 친 자식이 있음에도 진골정통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카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모습 등이 말이다.
이 책을 통해 화랑들의 삶과 그 시대의 성 풍속도를 알 수가 있었던거 같다. 고대 신라가 그들만의 폐쇄적인 사회를 위해 통정이 난무하는 그런 나라였다니 놀랍게 느껴진다. 신라의 주춧돌 역할을 했던 화랑제도. 나라를 위해 때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할 수 있었던 그런 정신이 남쪽의 약소국 신라를 통일에 이르게 했다는것을 알 수가 있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수가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