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 to Mouth: Living in Bootstrap America (Paperback)
Tirado, Linda / Berkley Publishing Group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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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 빈민 그것도 여성으로 사는 일에 대해 솔직하게 써내려 간 에세이다. 작가의 위트와 통렬한 입담이 아주 매력적이다.

사실 블루칼라 백인이라고 하면 외국인 혐오와 인종차별을 일삼고 마약과 알코올에 찌들어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러나 작가는 대단히 현실적인 태도로 주어진 매일을 ‘열심히’ 살아내고 있다. 현실을 인지하는 날카로운 시각에서 그의 영민함이 돋보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와 자본주의의 가치를 내재화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달까, 의도치도 않았고 원치도 않았던 ‘미국식 진보주의’의 자기고백을 듣는 것 같아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작가 본인이 대단히 ‘진보적’인 가치를 지향한다고 믿고 있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공장 직원 노동력 착취’라는 기사에 공분해 공장 제조 상품을 전연 사지 않는 것보다 오히려 공장제 물품을 적극 구매하는 것이 공장의 일거리를 늘려 공장 노동자들을 적극 고용케 한다는 점에서 공장 노동자들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래에 어디에선가 읽은 기사인지 책의 구절인지까지가 덩달아 떠올랐다. ‘합리적 이타주의’랬나,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블루칼라 노동자들에게 사회주의니 공산주의니 하는 것보다 ‘후지고’ 열악한 환경이라도 당장 ‘노동의 대가’로 일당 오 만원이라도 쥐어주는 악덕 고용주와 자본주의가 더 고맙고 절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이타주의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러한 생각이 어떻게 나름의 합리성을 구성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분노와 복잡한 마음을 내 삶에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녹여내야 하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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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 진실보다 강한 탈진실의 힘
제임스 볼 지음, 김선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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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엉망입니다. 원문과 비교대조해보며 읽었는데 비문은 말할 것도 없고 오역이 처참한 수준입니다. 다들 책을 읽기는 하고 리뷰를 남기는 건지 당황스럽네요; 원서가 분량도 짧고 쉽게 쓰였으니 원서로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인 2017년에 출간되었기 때문에 약간 ‘낡은’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만 한번쯤은 일독을 권합니다. 다만 번역이 정말 아쉽네요.

RuPaul의 이야기가 실린 기사 제목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원문에는 있지도 않은 “여장 남자 가수”라는 수식어를 덧붙인 것을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전자책이라 되팔 수도 없고... 2021년 최악의 번역서를 벌써부터 만난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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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오늘도 살인범을 만나러 갑니다 - 국내 1호 여성 프로파일러가 들려주는 프로파일러의 세계
이진숙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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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두 권의 책 <범죄 심리의 재구성>,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 이어 여성 프로파일러가 쓴 책을 펼쳐보았다. 저자인 이진숙 씨는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인천 모자 살인사건’의 전담 프로파일러이다. 이전에 접한 몇 건의 인터뷰 기사에서 굉장히 솔직하고 멋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전에 읽은 두 권의 책에는 경찰 조직 내부에 새로 등장한 프로파일러라는 직책을 맡게 된 저자들이 직무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고 그 자리를 관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가 주로 서술되어 있었다면, 이진숙 씨는 ‘범죄’의 본질에 대한 좀 더 섬세하고 현실적인 고민을 담아냈다.

특히 서문에서 ‘여성으로서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공채 1기 프로파일러로서의 직무를 시작한 본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내가 할 수 있으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쓴 문장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저자가 지금 그 자리에 서있는 것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일 것임을 알기에 단순히 그 문장 자체에서 어떤 울림을 느꼈다기 보다는, 이런 태도로 독자를 대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저자에게 인간적으로 끌렸다. 이런 태도는 글 전반에 깊게 묻어난다.

살짝 빗나간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로서는 연차 높은 선배들의 여유로움이랄까 ‘사회생활의 근력’이 정말 부러운데, 이런 자세로 후임들을 대하는 상사와 함께 일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부분에 범죄 예방에 있어 가족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부분은 약간 진부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잠깐 들긴 했지만 그래도 실무자로서 이미 일어난 범죄를 분석하는 일을 넘어서 범죄 예방을 위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 엿보이는 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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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독서 결산... 구상만 해놓고 연휴 내내 늘어져있느라 글로 옮기질 못했다. 내년에는 책 좀 그만 사야지 다짐했는데 알라딘 2020년의 기록을 보니 왠지 오기가 생기는 것 같고 (??)

해외에 있다 보니 한국어책을 다루는 도서관을 이용하기 어려워 읽고 싶은 책은 전부 구매해서 읽고 있다. 덕분에 이층집 한 면을 전부 책으로 채우고야 말겠다는 꿈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연말에 순수과학 책을 많이 사들여서 2020년엔 교양과학서도 관심분야에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availability heuristic 탓이었다. 여전히 관심 분야에 심리학/사회학 책이 압도적으로 많은 걸 보니 새삼 이래서 전공은 못 속이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211679&custno=416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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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의 연쇄살인 추적기 :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의 연쇄살인 추적기
권일용.고나무 지음 / 알마 출판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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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반복되는 문장과 비슷비슷한 표현들이 산재해 있다. 읽기에 짜증나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작가가 상당히 게으르게 작업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권일용 씨가 직접 쓴 짧은 글의 표현들을 책 여기저기에 담으려는 노력의 흔적이었음을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서야 알았다. (많은 리뷰에서 지적하고 있는 걸 보니 그게 별로 효과적인 전달법은 아니었던 듯하다.)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이 보수적인 경찰 집단에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고 관철시킨” 과정을 여러가지 사건의 개요와 함께 담아내고 있다. “인물에 대한 전기가 아니라 (...) 그들의 태도에 대한 전기다”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 신선하기는 했으나 별로 효과적이지는 못했기 때문에 권일용 씨가 회고록을 직접 쓰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덧)
그리고 제발 인용한 것과 같은 표현은 더 이상 쓰지 않았으면 한다. 성폭행/살인의 피해자들을 ‘누군가의 딸’로 위치시켜야만 ‘동정’과 ‘연민’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은 너무 게으르지 않나? 누군가의 ‘딸/엄마/아내’로 호명되어야만, 즉 이른바 ‘가부장제 정상 가족’의 성원권을 지닌 존재로 간주되어야만 함께 분노하고 가슴아파하겠다는 것은 그 자체로 배제적이고 남성중심적이다. 누군가의 ‘딸/엄마/아내’이기 이전에 ‘동료 시민’이다.

또다시 누군가의 딸이, 어떤 남자에게서, 아무 이유 없이, 무차별 공격을 받고 죽었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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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2022-07-2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의 딸‘보단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표현이 좋을 것같아요. 예쁘다,라는 칭찬조자 하기 힘든 시대잖아요. 옛날에는 별 생각없었는데 뭣만 하면 가부장제라고 하는 사람들때문에 댓글을 달았습니다. 피해자는 성별을 구별하지 않으니깐요.

적막 2022-07-22 10:27   좋아요 0 | URL
헛소리말고 가세요~

적막 2022-07-22 10:33   좋아요 0 | URL
도대체 이 짧은 글에서 오독할 여지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는데, 박스 안에 든 부분이 본문 인용구이고요, 본문에서 님 말마따나 피해자를 “누군가의 딸”이라고 호명하며 동정과 연민의 여지를 보일 것을 호소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말하고 있는 건데요. 정확히 그러한 점이 가부장안에 피해자를 젠더화해 위치시킨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뜻인데 이런 무식한 소리 하면 안 쪽팔리세요?

김지수 2022-07-22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해자도 성별구분없고요.

적막 2022-07-22 10:33   좋아요 0 | URL
남의 블로그에 헛소리 할 시간 있으심 기사라도 한 줄 읽고 오세요 열받게 하지 마시고요 http://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12323#:~:text=지난 해(2020년)기준,38만9553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