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계곡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0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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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리즈를 읽는다는게 참 그러네요, 순서대로 자연스러운 흐름에 맞게끔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야함에도 뒤죽박죽으로 시간적 개념이 없는 시리즈를 오랜 기간동안 읽어나간다는게 뭐랄까요, 좀 안타까운 느낌이 듭니다.. 게다가 번역작품의 경우 동시대적 작품의 시리즈를 만나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국내독자로서 참 거시기한 껄쩍지근함을 느끼곤 합니다.. 특히나 아주 뛰어나고 좋은 캐릭터의 작품을 꾸준히 만나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여러 국내 사정과 이유로 인해 제대로된 상황적 연결이 어려워진 출판문화를 대할때면 더욱 이러한 안타까움이 커지곤합죠, 뭐 이러튼 저러튼 그동안 십년 가까이 시리즈를 접해온 걸로 보이는 소장중이던 마이클 코넬리 작품의 어중간한 마무리를 이제서야 하게 되었습니다.. 시리즈를 읽어오는 시간동안 앞뒤좌우 전혀 상관없이 혼란스러운 맥락을 수십번을 곱씹어보고 뜯어보고 난 뒤에야 이번에 읽은 작품이 아, 이 시절의 이 상황에 연이어 이루어지는 작품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죠, 이렇게 시리즈를 읽어나가는 것이 얼마나 맥락과 재미에 악영향을 미치는가를 생각해봤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마이클 코넬리라는 작가의 작품으로 제대로 인식하고 재미를 느꼈던 작품이 아무래도 "시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들 그러실거라 생각합니다.. 그 전에 제가 해리 보슈 시리즈의 1,2편을 십수년도 전에 읽어본 적이 있었지만 그 당시 코넬리횽의 표지사진은 말그대로 뽀글한 머리의 젊은이였던 기억이 납니다.. "시인"에서부터 코넬리횽은 듬직한 중년의 아저씨더군요, 그래서 갸가 갸인줄은 몰랐던 기억이 납니다..


    2. 그렇게 국내에서 나름 "시인"이 마이클 코넬리라는 작가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시켜주고 나서 나온 작품이 해리 보슈의 시리즈의 하나인2004년작인 10편 "시인의 계곡"입죠, 그때까지만해도 국내 스릴러시장의 특성상 단행본을 위주로 살째기 분위기를 띄우는 입장으로 발을 한번 담궈보고 션찮으면 빼버릴 생각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시인"이라는 작품이 주는 아주 대단한 추리와 스릴러와 코넬리 특유의 상황적 긴장감과 충실한 내용적 구성이 여러 독자들에게 어필한 면이 있었던 모냥입니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시인의 계곡"인 해리 보슈 시리즈의 중간정도 되는 작품이 어떻게 보면 제대로된 출간의 시작점을 맞은 것이죠, 그 뒤로 시리즈가 꾸준이 이어져나왔지만 저로서는 이 처음같은 "시인의 계곡"을 가장 마지막에 읽게 되는 아이러니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고로 십년 가까이 묵혀놨던 작품으로 소장 작품의 피날레를 만든 것이죠, 거의 처음 시작이 "시인"이었던 것처럼 형식상으로 마지막 작품으로 제가 펼친 것이 "시인의 계곡"이란점은 우연찮게도 이런 연속선상에 있는 것입니다.. 아무 쓰잘데기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국내 장르스릴러대중문학시장에서 이처럼 시리즈가 나름 잘 형성되어 나온 작품도 드문 현실이니 혹여라도 저같은 분이 있으시면 부디 처음부터 시간별로 이어지는 작품의 내용으로 이어가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제가 예전에 올린 코넬리의 작품 연대기( https://blog.naver.com/nanjappans/220926342425 )를 한번 보시고 시간상으로 국내 출시 작품이 이제서야 어느정도 구색을 맞춰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시고 독서를 해보시면 좋으실 듯 싶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전 지금 "드롭"이라는 작품을 생전 처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어보고 있습니다..


    3. 국내에서는 같은 시기에 출시가 되었지만 원래는 "시인"이 나온 이후 8여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시인의 계곡"이 나왔죠, 국내에서는 그 시간을 뛰어넘고 바로 시인을 다시 대면하는 것이었습니다.. 뭐 결과론적으로 저로서는 시간적 간격이 이리저리 맞게 작품을 읽은 경우가 되었지만 여하튼 국내 출시 영미번역 스릴러소설은 시간적 배경이 뒤죽박죽이라는 점은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냥 줄거리로 갑시다.. 그렇게 "시인"이라 불리운 연쇄살인마는 누구인 지, 전작인 "시인"에서 밝혀졌던 모냥입니다.. 그리고 그 작품속에서 "시인"이 제대로 죽었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죠, 그리고 이번 작품 "시인의 계곡"에서는 그가 살았다는 것이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 당시 사건의 수사 당사자인 레이첼 월링이 이번 작품의 중심 인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해리 보슈 시리즈죠, 주인공은 보슈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현재까지 집필된 시리즈의 딱 중간정도 되는 작품입죠, 이 작품에서 해리 보슈는 경찰은 은퇴한 후 사립탐정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예전 자신이 함께 일한 적이 있던 테리 매켈럽의 아내가 찾아오죠, 테리가 심장발작으로 죽음을 당한 후(정말, 갑자기) 그의 사인이 사고사가 아닌 타살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테리가 유일하게 믿는 살마인 해리 보슈에게 진실을 밝혀달라고 합니다.. 해리는 그러겠다고 하죠, 그리고 동시간의 레이첼 월링에게는 FBI가 비밀리에 수사중인 연쇄살이사건의 살인마가 드러낸 증거에서 레이첼을 끌어들이는 형태를 띕니다.. 그들은 이 연쇄살인자가 예전의 죽지 않은 "시인"이라는 점을 직시하고 레이철을 수사상황으로 불러들이죠, 이렇게 두가지의 사건은 맞물려 흘러갑니다.. 전반적으로 이야기는 해리의 입장에서 테리가 수집하던 사건의 내막과 그로 인해 발생했을 지도 모를 타살에 염두를 두고 하나씩 상황을 짜맞춰나가는 것이죠, 그리고 테리가 복용하던 심장약이 어느순간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누군가가 그의 약을 바꿔놓은 것이죠, 그리고 테리가 스크랩해놓은 사건의 양상과 메모를 따라 진실을 찾아가던 중 해리 보슈는 뜻밖의 사건과 마주치게 됩니다.. 뚜둥,  "시인"이 등장하는 것이죠, 자.. 이제 달려봅시다..


    4. 시간상으로는 해리 보슈가 이러저런 활약을 펼치다가 경찰에서 은퇴한 시점 즉, 이 소설을 접하신 독자분들은 경찰의 보슈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데 이 시간을 건너 뛰고 시인을 다시 만나는 설정부터 시작된 셈이죠, 그렇다 칩시다.. 굳이 시리즈를 이어볼 필요는 없다지만 그 당시에는 그러했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는 시작부터 "시인"의 감성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느낌을 그대로 받습니다.. 굳이 나쁠 건 없죠, 그렇게 보슈와 시인과 레이첼과 죽은 테리는 만납니다.. 여전히 해리 보슈만의 페이소스를 장착하고 있죠, 보슈 시리즈를 읽어보신 분들께는 충분히 납득 가능한 보슈의 외롭고 고독한 정의적 감성이 역시나 이 작품속에서도 등장합니다.. 끝까지 자신이 견뎌내는 상황적 해결책을 이어나갑니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중요하거나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셈이죠, 코넬리의 성향답게 차근차근 이야기를 아주 매력적으로 풀어냅니다.. 독자들을 하나에서 부족함 없이 설명하는 타입의 코넬리식의 스릴러의 방식은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선호하는 부분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연쇄살인마인 "시인"의 등장과 테리의 죽음을 오버랩으로 크로스 시키면서 어찌보면 대단히 혼란스러운 상황을 간결하고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다음 챕터로 넘기곤 합니다.. 독자들이 원하는 딱 그대로의 설명과 추리적 해석으로 스릴러의 긴장감을 이토록 꾸준히 이어나가는 작가는 드물지 않을까하는게 늘 제가 읽는 코넬리 작품의 느낌인거죠, 이 작품 "시인의 계곡" 역시 끊기는 맥이 어느지점에도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 진실의 영역이 확대되어갑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단순한 감각적 추리가 아니라 자료와 증거와 묻혀진 진실이 끊임없이 단서로 등장하는 것이죠, 이것이 해리 보슈적 방법론입니다..


    5. 자꾸 제가 시리즈의 시간적 흐름이나 출시 기준을 언급하는 이유가 뭐냐면 사실 코넬리의 작품세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요즘 유행하는 마블시네마유니버스의 스타일처럼 각각의 인물들의 연결적 관계가 아주 뛰어납니다.. 과거부터 이러한 코넬리식의 세계는 하나의 가상적 현실로 구축된 느낌입니다.. 각각의 작품들이 동일한 단독성을 띄지만 각 시리즈는 늘 연결이 되어있죠,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연속성은 더욱 구체적으로 등장합니다.. 처음 말씀드린 단행본으로 등장했던 "시인"과 또 다른 작품 "블러드 워크"의 주인공들이 그러하죠, 그들은 해리 보슈의 시리즈에서 함께 합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각각의 시리즈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잊혀지지 않게 만들어내고 있죠, 이번에는 말 그대로 테리 매컬럽과 레이첼 월링이 나온다는 겁니다.. 특히나 시작부분부터 죽음을 맞이한 테리 매컬럽의 인물적 방법론은 독자로 하여금 허탈함과 동시에 끝까지 그의 존재감을 그가 남겨놓은 수많은 프로파일러 자료를 통해서 그를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는 현실에서 블러드워크를 감독한 클린트 동림옹의 영화화된 작품에 대한 끊임없는 풍자와 조롱도 작가의 비꼼으로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40대의 매컬럽을 할배인 동림옹이 연기를 했으니 오죽했겠습니까, 그런 현실과 가상적 현실의 조우는 이 작품이 주는 리얼리티에 대단한 만족도를 올려줍니다.. 독자들은 이같은 배경적 현실에 대한 구분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거라고 확신합니다.. 말그대로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대로 르포식의 추리적 스릴러로 옮겨놓은 듯한 즐거운 작품처럼 느껴지니까요, 분명 미국에는 "시인"이라고 불리운 연쇄살인마가 있었을꺼얌,


    6. 늘 평균 이상의 즐거움과 소설적 내용들의 꽉참이 독자들을 흥분케 하죠, 이 작품도 다름없습니다.. 단지 그동안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조금 더 속도감과 내용적 매력이 이어지지만 전반적으로 짧은 느낌과 급박하게 끝나는 듯한 아쉬움이 남는다는 점이죠, 시인과 대적하는 대칭적 관계의 측면에서 이런저런 수사와 단서찾기와 레이첼과의 관계성이 중심이 되다보니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시인"의 영역이 축소된 느낌은 안타깝게 다가오더라구요, 좀 더 적대관계의 맞수처럼 해리와 시인의 머리싸움과 이를 프로파일러하는 레이철의 영역이 구체적으로 이어졌다면 하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는 작품입니다.. 그동안의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 성향에서 보아온 착실한 내용적 스토리와 꽉찬 구성상의 연결고리가 이 작품속에서도 이어지지만 딱히 뜯어보고 구체적으로 살펴볼짝시면 뭐랄까요, 출판사에서 이 작품을 다른 시리즈보다 앞서 출시한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라는 생각에 공감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냥 이 작품은 해리 보슈의 시리즈로 확인되지만 시인에 이은 후속작으로 판단해도 무방한 "시인1,2" 정도로 정리해봐도 큰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해리 보슈의 전작인 "로스트 라이트"를 보신 후 다시한번 "시인"을 살펴보시고 이 작품 "시인의 계곡"을 읽으신다면 가장 좋은 독서의 조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판사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이렇게 멋진 시리즈의 구성을 이어오신 입장에서 앞으로도 현재까지 출시된 "드롭" 이후의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도 꾸준히 선보여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살면서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같이 힘들고 지치고 괴로운 삶의 세상에서는 이렁거라도 좀 즐거우면 좋게쓰읍,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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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걸 비포
JP 덜레이니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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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람들마다 각자 원하는 삶의 방식과 기준이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사는 곳에 대한 집착과 욕심이 조금씩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개인적으로는 먹는 음식이나 좋은 옷을 입는 것보다 생활하는 곳에 대한 욕심이 좀 있습니다.. 물론 쉽지 않죠, 평생을 벌어야 살 수 있는 집을 원한다고 아무렇게나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실 공동주택단지처럼 아파트의 꽉 막힌 삶의 틀속에 갇혀 지내는 것보다 여려 명들이 땅을 밟고 서로 바라보고 살 수 있는 주택이 많았으면 좋겠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이나 저의 삶의 역량이 그런 집에 살 수 있을만큼 따라주지못하니 많이 아쉽습니다.. 사실 돈 많고 여유로운 경제적 사회적 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굳이 아파트에 갇혀 바쁜 하루하루를 사시고 싶지는 않으실겝니다.. 자신이 원하고 생활하기에 편리한 주택을 설계해서 살고싶죠, 또 그런 주택이나 삶이 나름 클래식한 고급진 인생처럼 보여지기도 합니다.. 사실이 또 그렇구요, 저같은 서민들의 부족하고 바쁜 삶이라는 생활속에서는 언감생심이라는 생각만 듭니다.. 늘 주변을 바라보다, 테리비를 보다, 사진을 보다, 아 나도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


    2. 하지만 그런 집의 내부에서는 또다른 모습이 존재할 지도 모르죠,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은 사생활의 공간은 또 다르니까요, 저 누군가요, 그 대한항공 회장 자택의 이야기만 보더라도 참 기가 막힙디다.. 그죠, 겉으로 지나가다보면 으리으리한 저택이 부럽고 그런 곳에서 살고 싶긴 한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이면은 참 지저분하기도 합디다.. 물론 다 그렇진 않겠지만 인간인 이상 아무리 완벽하고 아름다운 집도 내면의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면 조금 더 인간적인 드라마가 튀어나오기 마련입니다.. 인간 사는 이야기가 멋진 집만큼 동떨어진 부러움으로 다가오진 않잖아요, 예를 들어 한끼를 얻어먹는다는 모 프로그램의 설정을 볼때마다 우리의 이웃과 삶과 그들의 집 내부의 모습을 보면서 우린 많은 공감을 얻기도 하잖아요, 아주 하찮아 보이는 집에서 보여준 대단히 멋진 공감도 우린 보고 아주 거대한 저택에서 냉정하게 이웃의 이야기를 차단하는 모습도 봤습니다.. 좋은 집, 좋은 저택, 좋은 삶의 공간이 부럽긴 하지만 그게 인생의 만족의 중심이 되진 않더라는 뭐 그런 이야기긴 한데, 이번에 읽은 작품은 이런 아주 뛰어난 최신 유비쿼터스라는 정보통신적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완벽한 집에 살게된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과거의 한 여인과 현재의 한 여인이 교차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작품이죠, 그래서 제목도 " 더 걸 비포" 굳이 해석안해도 대강 짐작은 되시죠, 아님 말고,


    3. 두명의 여성이 등장합니다.. 과거의 에마라는 여성과 현재의 제인이라는 여성입죠, 이 두 여성은 동일한 공간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공간은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라는 곳에 위치한 에드워드 멍크퍼드라는 저명한 건축가가 만든 대단히 매력적인 저택입죠, 하지만 이 공간을 임대하기 위해서는 아주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에마는 얼마전 당한 주택침입 강도사건으로 안전하고 보안이 완벽한 이곳이 마음에 들었고 현재의 제인은 사산되어 태어난 딸의 죽음으로 심신이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자신을 감싸줄 집이 필요했던거죠, 그리고 서류를 통과한 이들은 최종 면접에서 이 집을 건축한 에드워드를 만나게 됩니다.. 대단한 매력을 보여준 에드워드는 완벽한 그의 모습처럼 그가 만들어가는 건축의 양식 또한 깔끔하고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는 주택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만든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의 저택에서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과 규칙을 지정해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과거의 에마는 자신의 연인인 사이먼과 함께, 현재의 제인은 혼자 그곳의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집의 주인인 에드워드의 비밀과 진면목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죠, 그리고 그녀들에게 또다른 불안한 삶의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4. 상당히 색다른 설정입니다.. 독특하고 매력적이고 집중도가 높은 설정의 방법으로 이야기를 번갈아가면서 진행하니 아주 읽는 재미가 좋습디다.. 특히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한 한 남자에 대한 두명의 여성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식이 상당한 즐거움이 있더라구요, 아마도 이 작품을 대하는 대다수의 독자분들도 비슷하실겝니다.. 호기심과 궁금증이 한데 어우러져 도대체 얘네들에게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것인가라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다음장을 넘기기에 급급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두 여성이 이끌어내는 내면적 감성의 폭발과 함께 이어지는 심리적 불안감과 그녀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혼란스러움을 이 작품은 무척이나 섬세하고 농밀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내용적인 면에서 크게 어필하거나 스릴감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일 만큼의 임팩트가 강한 소재가 없습니다.. 단지 두명의 여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남자의 모습을 그려내며 과거의 한 여성의 죽음이 어떠한 상황으로 벌어졌는가에 촛점을 맞추고 있죠, 그리고 소설은 여성적 욕망과 감성과 이성적 충돌의 혼란적 상황을 아주 기가 막히게 잘 다듬어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또한 에마라는 인물에게서는 불안한 심리와 혼란스러운 상황의 연속적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현실의 제인이라는 인물을 통해서는 초반의 혼란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희망적 자아찾기를 만들어가는 방법론이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이 두 여성은 모든 동일 선상에 선 다른 인격체인 것이죠, 이런 설정이 주는 짜릿함이 이 작품에는 곳곳에 드러납니다..


    5. 대단히 중요한 매개체인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인간의 감성과 심리와 불안한 여성적 시선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상황적 긴장감을 끌어내려 합니다.. 그리고 한 남자, 에드워드 멍크퍼드라는 인물을 통해서는 아주 집착적이고 자기만족의 완벽주의자의 극단적 성향을 가진 통제적 소시오패스처럼 이야기를 조금씩 이끌어나가는 모양새를 보여줍니다.. 초반부터 이러한 에드워드의 성향은 면접시부터 뭔가 소설적 긴장감과 상황적 불안을 이끌어내는 주요 설정이기도 하죠, 그렇게 연결된 한 남자와 시간적 틈을 두고 등장하는 두 여인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비슷하면서도 다른 상황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냅니다.. 하지만 이런 인물적 연결과 감성적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시작하면서 공간과 매개체로 등장하는 저택의 불안한 상황적 배경은 조금씩 눈에 띄지 않게 되죠, 아주 중요한 배경이자 이 소설의 설정임에도 이야기는 인물의 심리와 불안에 집중하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심리적 불안에 저택이 주는 긴장감이 존재하지만 생각만큼 강하게 드러나진 않더라구요, 오히려 공간과 배경이 주는 그 으스스함을 좀 더 부각을 시켰더라면 대단히 흠칫하면서도 매력적인 심리서스펜스스릴러의 정점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조금은 있습니다.. 물론 이 자체의 이야기만으로도 이 작품은 충분한 재미가 있으니 큰 문제가 될 건 없습니다..


    6. 독특한 설정과 배경적 상황이 주는 이 작품만의 즐거움은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어느 독자가 읽더라도 작품이 주는 재미가 아주 뛰어나다는 것을 어느순간 인식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같은 듯 다른 두 여성의 이야기에 독자들은 숨 죽이고 그녀들이 보여주는 진실과 인간의 이면에 대해서 깊이 빠져들죠, 어렵진 않지만 이 작품이 후반부에 드러내는 반전의 느낌도 자연스러우면서도 상당히 소름끼치는 상황적 연출을 보여줍니다.. 어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강 그럴 수 있겠다라는 전형적 반전으로 그려질 수도 있지만 일반 대중독자적 반응으로서는 충분한 매력을 가진 후반부의 상황적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초반부의 호기심과 중반부의 추리적 궁금증과 후반부의 결말적 아련함이 주는 이 작품의 이야기는 스릴러를 좋아하는 대중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다분한 듯 보입니다.. 대중스릴러소설이 가진 많은 장점을 편안하면서도 즐겁게 보여주는 영민한 심리스릴러소설 같았거덩요, 아마도 이러한 대중적 공감이 주는 즐거움때문에 출판 후 바로 영화화가 진행이 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로서는 근래 영국적 성향의 여성적 심리스릴러소설을 몇몇 접해본 바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재미진 작품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뭐 작가가 영국작가님이신지는 모르겠지만 배경은 영국이니까요, 읽고 나서도 드는 생각은 그래도 세상에는 좋은 남자들도 참 많은데,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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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2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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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첫 해외여행이 태국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가 2000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권이라는 것을 발급받고 처음으로 국외로 나간 것이 태국입죠, 방콕과 파타야를 오가는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뜨뜨미지근후줄근한 날씨마냥 성(?)스러운 태국의 밤거리와 퇴폐적 여행의 찝찝함을 처음으로 느꼈던 개운치 않았던 여행이었죠, 총각이었고 회사 동료들로 구성된 패키지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자의와는 무관하게 코스가 지정되어 있었던 모냥입니다.. 대단히 껄끄러운 여행임을 처음부터 인지는 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결혼 전이라서 그랬는 지, 상황이 그런지라 공동체적 마인드(?)로 싫다는 표현을 하기가 그랬습니다.. 가이드가 패키지 인원을 몇군데의 퇴폐향략업소를 매일같이 데리고 가더군요, 입장료를 따로 지불해야되고 태국은 원래 이러하다라는 의도의 남성적인 성적 지향점을 대단히 그럴듯하게 합리화시키는 모습에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렇지만 둘째날인가 한 업소에서 아주 지저분한 행위를 보여주는 곳에 갔는데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한국사람이었습니다.. 심지어 연세 많으신 노년의 부부들로 구성된 여행객도 있었고 아주 어린 아이까지 동행을 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건 뭘까, 도대체 이해가 안가더군요, 그 이후로 전 따로 행동을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함께 하는 여행에서 아예 홀로 빠지기가 그랬습니다.. 그리고 셋째날에는 방콕의 팟퐁으로 데리고 가더군요,


    2. 대단히 방콕스러운 거리와 밀도높은 밤문화의 상징같은 곳에서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고 태국이 왜 이러한가를 가이드에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 바에 앉아서 태국의 남녀성비와 트렌스젠더의 유전적 성향과 게이문화에 대한 아주 열린 사고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곳에서도 접대를 목적으로 하는 트렌스젠더와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하더군요, 정말 깜짝 놀랬습니다.. 제가 외모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곳에 있는 대다수의 트렌스젠더의 모습은 연예인과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아주 뛰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더라구요, 물론 상황적 꼬드김의 남성의 전유물같은 어울리고 마시고 즐기고 퇴폐로 물든 밤속에 저 역시 어쩔 바를 모르긴 했지만 그 문화의 이면에서 보았던 태국의 밤문화는 오랫동안 기억속에 남겨져 있습니다.. 물론 파타야에서 의 이틀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처음 겪어본 이국의 문화는 태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를 그렇게 머리속에 각인시켜 버렸습니다.. 요즘은 다르겠죠, 가족단위 문화의 여행이 주를 이루고 여행의 목적이 보다 힐링의 영역으로 확장되어 과거 수십년 전의 여행에서 만난 태국은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아닌가요, 여하튼 그런 태국의 모습을 요 네스뵈 횽아는 1998년 해리 홀레를 내세워 작품을 만들기에 이릅니다.. 제가 만난 태국과 그닥 다르지 않은 배경이라 상당히 배경적 이해가 높은 작품입니다.. 네스뵈는 향후 해리 홀레 시리즈를 있게 만든 제대로된 첫 작품으로 이 작품을 이야기한 듯 싶습니다.. 아마 습작처럼 시작하며 조금은 아쉬움이 있던 호주를 배경으로 시작했던 "박쥐"보다는 두번째 작품인 "바퀴벌레"에서 해리 홀레라는 인물의 집중을 제대로 이끌어낸 부분때문에 그런 것인가 싶습니다...


    3. 홀레 시리즈의 3편부터 오리지널리티한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죠, 1편과 2편은 이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바퀴벌레"에서는 태국의 방콕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됩니다.. 태국 주재 노르웨이 대사가 성매매를 목적으로 호텔에 머문 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대사는 노르웨이의 현 총리와 함께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노르웨이에서는 되도록이면 언론이나 매체에 숨긴 체 사건을 조용히 해결하길 바라죠, 그래서 외무부에서는 호주에서 살인사건을 해결한 해리 홀레를 파견하고자 합니다.. 술독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던 해리는 태국으로 가서 사건을 파악하고 조용히 해결하라는 명을 받고 태국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사건의 내막을 하나부터 단서를 찾아나서기 시작하죠, 태국의 수사팀과 함께 대사의 죽음과 그 주변의 인물들을 조사하면서 대사인 몰네스의 가족과 또다른 금융브로커인 옌스 브레케의 관계부터 조금씩 내막을 파악해나가기 시작합니다.. 보여지는 단서는 대사인 몰네스의 성적 취향이 일반적이지 않음을 알게되죠,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이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하지만,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닌 뭔가 숨겨진 연결고리가 있음을 직감한 해리 홀레는 보다 깊은 집착같은 수사의 끝까지 자신을 몰고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이제부터 끝없은 사건의 진실과 해리와의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죠,


    4. 국내 독자들은 이 작품은 보기 이전에 악착같고 자기를 극단까지 몰고가면서 진실을 밝히고 사건을 해결하고자하는 해리 홀레의 그만의 상처와 고통밖에 남지않은 정의를 이미 목격하고 그런 해리 홀레에 착찹한 마음의 동정적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해리의 수사관이자 정의를 밝히려는 자아의 정체성을 우린 이 작품 "바퀴벌레"에서부터 극단으로 끌고가는 모습을 조금씩 볼 수 있습니다.. 시리즈의 뒤로 갈수록 더욱더 심화되는 해리 홀레의 자아파괴외 사회정의의 실현적 목표는 대단히 상반된 불협화음속에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죠, 이 작품에서는 이후의 작품보다는 조금 더 절제되고 조금 더 안정된 상황의 수사방식의 해리의 모습이 지배적이지만 그가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해 벌어진 불상사와 아픔에서 해리는 조금씩 자신을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을 기점으로 해리 홀레라는 형사의 세상이 그 틀을 확보하게 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상당히 이국적인 북유럽의 소설처럼 느껴집니다.. 전혀 상반된 생경한 날씨와 추악함이 느껴지는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북유럽소설이고 또 서양의 문화적 상대적 분위를 내세우며 진행되는 작품이니만큼 독특하면서도 지역적 특색이 두드러진 작품이라고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작가는 단순하게 배경을 태국 그중에서도 방콕을 선정한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자신이 만들고자한 이야기를 자신이 속한 상황을 전제로 진행했기 때문에 이 작품의 배경은 아주 현실적 느낌이 강합니다..


    5.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하는 이후의 작품들에게서 요 네스뵈는 참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소설속에서 그가 독자들에게 하고자하는 말은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작품의 내용을 위해 대단히 많은 주변 설정과 상황적 가지를 끌어들여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자했겠지만 저로서는 그런 네스뵈 횽아의 이야기가 조금은 군더더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더랬죠, 하지만 이 작품 "바퀴벌레"는 그런 부차한 이야기의 갈래를 많이 집어넣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야기의 중심이 그렇게 많이 흐트러지지 않았던 것 같구요, 그로 인해 해리의 수사방식과 상황적 단서들이 주는 흐름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방콕이라는 이국의 분위기가 작품의 서사에 상당한 즐거움으로 가미된 것도 소설을 읽어내려가는 매력중의 하나였다는 생각이 들구요, 하지만 이후에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해리 홀레 시리즈에서 상당부분을 복선과 암시와 상황적인 반전의 연속적 방향으로 끊임없이 변형시켜 상황을 만들어가는 잔재미가 이 작품은 없다고 봐야겠습니다.. 물론 후반부의 반전과 상황이 네스뵈의 장점답게 어떤 작품보다 뛰어나게 느껴진 점은 다르지 않지만 독자로서 상상하고 예상했던 수사의 방향과 연결적 의도를 일찍 간파해버린 점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일찍 예상했다고 해서 그게 옳다라고 생각한 건 아니죠, 긴가민가한 부분이 예상밖의 반전으로 후욱하니 들어왔기 때문에 그 즐거움은 상당했습니다..


    6. 제가 해리 홀레 시리즈를 꾸준히 읽어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작품이 국내에 출시된지도 2년이 훌쩍 지났던 모냥입니다.. 그 뒤로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하는 시리즈가 다시 이어져 나오기도 했구요, 아마 "리디머"와 "팬텀"이 출시되었고 조만간 "폴리스"가 나오겠죠, 그동안 이 시리즈는 순서가 뒤죽박죽으로 출시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차분히 시작점부터 하나씩 이어나간다면 무척이나 즐거운 고품격의 스릴러소설로서 다시한번 즐거움을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로서는 국내 출시된 첫 작품인 "스노우맨"에서 받았던 충격적 즐거움이 되살아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몇몇의 단행본도 요 네스뵈가 보여주는 즐거움이 가득하니 천천히 즐길 예정이긴 합니다만, 이전 작품은 사실 잘 기억도 안납니다.. 단지 "바퀴벌레"를 통해서 익히 제가, 그리고 우리가 알던 해리 홀레의 자아파괴적 성향과 극악스러운 집착적 수사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어느정도 어떤식으로 그가 자신을 놓아가는 지 그 시발점에 대한 인지를 조금 했다고 봐도 될 듯 싶습니다.. 제가 아는 한 여지껏 제가 읽은 제법 많은 스릴러소설의 주인공중 가장 자기파괴적인 정의수호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스스로를 최악의 나락으로 몰아가는 홀레의 감성적 성향은 대단히 불쾌하면서도 동정적이고 감동적인 독자적 동조를 이끌어내기 충분한 극강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우린 끊임없이 해리 홀레를 찾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한 독자적 요구를 요 네스뵈 행님은 잘 파악하고 있는 듯 하구요,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를 해리 홀래의 이야기는 저로서는 또 다시 "리디머"로 옮겨가봐야겠습니다.. 스노우맨의 아픔을 가지기 이전의 해리의 모습을 만나봐야죠, 다른 분들은 벌써 다 보셨죠, 나만 늦어따이..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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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반시연 지음 / 인디페이퍼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1.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죄 없는 사람은 아니죠, 죄라는 개념의 의미는 단순한 법의 개념보다 더 광범위한 뭔가가 있지 싶습니다.. 사회적 규범과 규제라는 일반적 관점이 아닌 죄의 기준은 인간의 모든 면면에 통용되는 하나의 잣대이자 상대적인 굴레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누군가에게 죄를 지은 사람이라는 물음표가 꼭 사회적 규제에 위반되는 행위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죄 없는 자,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라는 말이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누군가에게 아니 자신 스스로 나는 죄가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져본다면, 과연 우리는 자신이 지은 죄가 무엇인 지, 말할 수 있을까요,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치가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누구나 자신이 어떠한 방식이나 행위로든 살아오면서 스스로 저지른 죄에 대해서 되짚어 볼때 어느누구도 죄가 없다라고 말할 수 없는 자기 반성의 습성, 하지만 이러한 인간의 습성을 거부하고 외면하고 끊어내버린 인간들은 인간이 아닌 것이죠, 자신의 죄, 우리의 죄를 스스로 인지하고 깨닫지 못하는 인간들을 우린 짐승이라고 부르거나 인간이되 말종이라 부르며 쓰레기취급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인간들은 죄다 법 없이는 못사는 그런 존재들이죠,


    2. 인간은 그런 존재인 것 같아요, 누구나 자신의 죄를 알지만 그것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대다수의 인간과는 다른 별종의 사회적 부적응자들 또한 존재하니까요, 인간은 사회라는 틀속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영위하면서 생존해 나갑니다.. 짐승들은 약육강식의 자연의 틀속에서 단순한 생존의 방식 이외에는 관심이 없죠, 유희나 쾌락이나 정신적 만족이 그닥 중요하진 않습니다.. 인간과 달리 말이죠, 말그대로 인간이라는 존재는 아주 입체적인 다변화된 특성을 가진 존재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우린 세상의 삶속에서 극악한 인간들의 짐승보다 못한 행동의 반사회적 행동을 저지르는 것을 하루가 멀다하고 접하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한 생존적 범죄가 아닌 유희와 쾌락의 비이성적이고 비도덕적이며 비생존적인 삶의 죄를 지은 체 살아가는 수많은 인간의 모습을 이번에 읽은 작품에서 만나게 됩니다.. 반시연 작가의 "무저갱"이라는 상당히 자극적이고 극악한 삶의 이면을 다룬 음울한 반사회적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스릴러소설입니다..


    3. 프롤로그에 한 남자가 고문을 당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그에게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서 말하라고 하죠, '네가 지은 죄를 말해' 그리곤 곤죽이 되게 그를 지옥의 나락까지 끌고 갑니다..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 그에게 남자가 한 말이라곤 '네가 지은 죄를 말해"밖에 없죠, 모든 것을 털어놓고 난 다음 자유를 찾은 그의 미래는 지옥보다 못한 삶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싸움꿈이라는 챕터로 시작하는 이야기의 한 남자는 30대 초반의 허접한 인생을 살아가는 한 남자죠, 그는 야간에 24시간 복집에서 근무하는 식당 종업원입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일을 하는 여성 과거 한 남자의 극악한 행동으로 인해 역시 사회적 따돌림을 당하며 대부분의 삶을 살아가는 인생과는 어울리지 못하고 사회적 지탄과 부적응에 움츠러든 아픈 여성입죠, 이들은 대중적 사회의 틀속에서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외면되고 차단된 아픔을 가진 인물들입니다.. 그런 남자의 삶속에 또다른 사회적 부적응자가 들이닥치죠, 복집으로 들어온 마약을 한 미친 인간을 마주한 남자는 이로 인해 과거와 다른 새로운 삶에 눈을 뜨게 됩니다.. 그리고 챕터는 또다른 사냥꾼이라 불리우는 인물로 넘어갑니다.. 그는 부산에서 회사를 다니는 남자입니다.. 그가 하는 일은 일반적이지 않은 모냥입니다.. 뭔가 대단히 색다른 직업군에 속하는 모냥인데 자세한 내막을 뒤로 갈수록 제대로 인지가 가능하군요, 하지만 그는 누군가가 지은 죄에 대한 보호를 요청하는 사람들의 의뢰를 받는 사람인 듯 합니다.. 그리고 그에게는 십년전 교도소에 수감된 노남용이라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남용은 지은 죄에 대한 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고 십년만에 사회로 나오기 때문이죠, 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 지는 두고 봅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수꾼이라는 또다른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이는 안락사라는 불법적 사회의 악을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세계 자살율 1위라는 대단한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목숨을 끊지못하고 안락사를 요구하는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거세당한 대중의 아픈 이야기를 이 챕터에서는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명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그리고 노남용이 있죠,


    4. 줄거리가 좀 긴데 별 내용은 없습니다.. 캐릭터로 등장하는 인물군이 세명으로 나눠져 있다보니 이어붙이기가 어려워서 따로 떼어서 말씀 드린 부분입니다.. 전반적인 이야기는 사냥꾼의 시점이 중심이 됩니다.. 물론 사냥꾼의 이야기도 또다른 상황적 배경을 토대로 떨어져 펼쳐지지만 대강 짐작하시겠지만 어느순간 이들은 이어지니까요, 여하튼 대단히 독특한 상황적 배경으로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극악한 범죄적 병폐가 펼쳐집니다.. 이 소설에서 일반적이고 긍정적인 상황은 단 한순간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자극적이고 암울하고 종말적 인간의 밑바닥을 지저분하게 드러내고 있죠, 눈살을 찌푸릴 정도의 사회적 범죄의 양상을 너무나도 리얼하게 그려냅니다.. 흔히 보여지는 사회의 어둠을 겉모습으로 그려낸 뉴스적 상황만이 아닌 누군가의 말처럼 한걸음 더 깊이 들어간 피비린내나는 범죄적 암울함의 지옥같은 세상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의 이 사회의 이면입죠, 우리가 생각하기 싫고 관여하길 거부하고 모른 체하고 나는 고고한 척, 순수한 척 하고 싶은 세상이 아닌 누군가에게는 지옥과 고통과 죽음이 놓여있는 그런 세상을 보여준다는겁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대단히 극악적이고 자극적이고 암울한 내면을 드러내는 극단적인 스릴러소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5. 스릴러소설을 즐기고 좋아라하지만 이런 극악스럽고 자극적인 상황들이 끝도 없이 등장하는 작품에 대한 거부감은 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것은 이 모든 이야기들이 현재의 우리의 삶과 동일선상에 놓여있는 것 때문이죠, 외면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공감을 가지는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가해를 하고 또 누군가는 피해를 입고 살아가는 대단히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사회를 우린 지금 이순간에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이 작품은 굳이 우리가 파고 들 필요가 없고 눈을 돌리지 않았던 사회의 암울한 비극을 작위적이고 드라마틱하지만 재미진 설정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오는 매력이 다분합니다.. 기본적으로 사냥꾼이라 불리우는 남자의 직업과 관련된 특화된 설정은 무척이나 매력적입니다.. 모 영화에서 이와 비슷한 설정을 본 적은 있으나 이처럼 체계적인 직업군을 설정한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무척 매력넘치는 상황적 설정이고 무엇보다 인물이 주는 캐릭터적 감성과 마초적 습성이 이 작품이 지향하는 스릴러적 감성을 잘 표현해낸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극의 후반부에 드러난 반전을 말 그대로 충격적이고 반향을 일으킬만하지만 그 개연성에 있어서는 조금 의문을 품게 되기도 합니다.. 충분히 설득 가능하지만 뭔가 뜬끔없는 반전의 충격과 에필로그의 스토리는 조금은 아쉬웠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6. 이 작품은 사회적 부적응자들의 이야기를 묵직하게 그려내는 대단히 자극적이고 파괴적인 설정을 가진 멋진 스릴러소설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일반적인 기준에서 이 작품의 설정과 상황들과 인물들의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여는 작품들과는 다른 극악한 소재들이죠, 사회의 밑바닥의 인생을 다루고 있기에 그 상황들이 무척이나 자극적입니다.. 현실이라고 생각하기에도 부적합것 같은 이야기를 이 작품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냅니다.. 하지만 우리가 공감하는 세상의 이야기임에는 틀림없기에 이 작품의 스토리에 독자적 감응을 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이 주는 즐거움은 작지 않습니다.. 조금은 과하고 조금은 직설적인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충분한 현실감을 드러내기에 전 이 작품 '무저갱'이라는 제목의 의미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회적 범죄자를 대하는 작가의 입장은 무척이나 통쾌하고 직접적입니다.. 독자가 그닥 떠올리지 않을 세상의 이면을 자연스럽고 현실적으로 이렇나 작품으로나마 날 것 그대로 드러내려는 작가의 의도를 충분히 알기에 개인적으로는 무척 즐거운 독서였다고 생각합니다.. 재미는 말할 것도 없구요, 하지만 소재나 표현등의 비릿한 날 것의 자극적 문법은 갓 시작한 스릴러의 독자분들에게는 조금 낯설고 거북한 영향력을 끼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또 소설이 아니면 어디서 이러한 자극적 현실감을 공유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반문도 해봅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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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멈추는 법
매트 헤이그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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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2인 딸은 하루하루가 1년 같답니다.. 자신이 살고싶고 원하는 삶이 현실의 학교와 사회적 규제등으로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것이죠, 그 친구에겐 여전히 하루가 긴 중2일테지만, 어느듯 50줄에 다가서는 아빠의 인생을 생각해보면 참말로 세월이 빠르네요, 내 아이의 성장과 모습속에서 시간은 총알보다 빠르게 흘러왔고 그렇게 멀리 쏘아져가는 시간을 보고 삽니다.. 모 카페의 주인장의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페이스북을 한번씩 볼때마다 와아, 세월 빠르구나라고 느낍니다.. 그렇게 시간이 어느듯 십년이 일년같이 흘러버렸습니다.. 사실은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것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다.. 단지 그 시간을 조금 더 알차고 의미있게 보냈는가라는 의문스러운 후회가 조금씩 들 뿐이죠, 바쁘고 힘겹게 살아왔지만 오롯이 나를 위한, 내 인생의 삶을 살지 못한 안타까움은 있습니다.. 가족의 중심으로서 당연히 가족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살아왔다는 것에 나름의 정당성을 가지면 될터이지만 그럼에도 개인적인 욕심에 대한 흘려버린 시간에 대한 불만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되돌릴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멈추거나 늦출 수만 있다면 나를 위한 삶도 조금 챙기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어리석은 욕심인거죠,


    2. 하지만 나만 멈출 수 있고 나만 더디게 가는 삶이란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인간이 정한 시간의 개념을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늘 개개인이 받아들이는 시간의 개념은 상대적이죠, 누군가에게는 더디고 또 누군가에게는 총알같은거니까요, 하지만 이 절대적 개념의 시간의 세상속에서 생각적인 상대성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시간의 세상을 거스를 수 있다면, 나에게 더딘 시간의 흐름이 나의 주변의 사람들에게는 빠르게 흐른다면, 존재의 불멸로 이어지는 시간의 상대성은 나에게 어떤 이상적 삶을 안겨줄까요, 함께 하는 시간속에서 우린 나름의 상대적 가치와 삶의 부족함을 찾게 되지만 나의 시간만 거스른다면 그닥 행복하지 않을 터입니다.. 오롯이 나만의 삶과 나의 인생만 바라본다는 개인적 이기심만으로 점철된 인간이라면 다르겠지만 세상과 가족과 나와 관련된 수많은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이라면 굳이 시간이 더디게 가는 방법을 원하지 않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시간을 거스르는 사람들이 있는 모냥입니다.. 그리고 그런 시간의 굴레속에서 세상을 끊임없이 바라보고 살아온 아픈 존재가 있는 모냥이구요, 또 모르죠, 우리가 모르는 그런 존재들이 있을 지도, 혹여나 있을 지도 모를 그런 상상적 존재를 중심으로 펼쳐낸 매트 헤이그의  "시간을 멈추는 법"입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그동안 자주 봐온 소재이기도 합니다..


    3. 1581년 프랑스에서 한 남자가 태어납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일반적이지 않은 육체를 가지고 태어났죠, 다른 이들보다 성장의 흐름이 특이하게 늦습니다.. 그에게서의 육체적 나이는 타인의 20년이 자신의 1년정도의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그에게 시간은 더딜 수 밖에 없죠, 그렇게 그는 400년이 넘게 살아남았습니다.. 그의 현재 이름은 톰 해저드입니다.. 수백년을 살아온 그에게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우리와 같지 않습니다.. 그에게 400년은 오롯이 기억 그자체로 각인되어 있는 것이죠, 현실속에서도 과거의 기억이 수시로 떠오르고 그가 살아온 고통의 나날이 현재의 그를 괴롭힙니다.. 유일한 사랑을 했던 로즈와의 기억과 그로 인해 탄생한 자신의 아이 매리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살아가는 톰은 이제 그 시절 로즈를 만났던 영국의 런던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현실은 과거와 부딪힙니다.. 같은 장소, 같은 기억, 하지만 달라진 세상에서 톰은 여전히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힘들어합니다.. 그 고통의 근원은 사랑이었죠, 자신과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을 사랑한 죄, 그리고 잊지 못하는 고통으로 톰은 현실에서 과거를 걷어낼 수 없습니다.. 로즈를 만나 사랑하던 17세기, 그는 그 시절 세익스피어를 만나고 전염병으로 사랑을 잃고 자신의 아이마저 찾지 못합니다.. 그렇게 수백년을 흘려보낸 지금 그는 과연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에게 다시 찾아온 사랑의 느낌을 외면할 수 있을까요,


    4. 400년 이상 늙어버린 40대의 한 남자의 인생, 어떨까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기 위해 살아온 남자, 그리고 누군가에게 자신의 비밀을 들키지 않기 위해 수없이 떠돌던 남자, 무엇보다 자신으로 인해 남겨진, 그리고 여전히 찾지못한 자신의 아이를 찾기위해 끊임없이 살아가는 한 남자, 생각만해도 뭔가 짜안하지 않습니까, 여러 매체를 통해 우린 시간을 소재로 하는 수많은 창의력 넘치는 작품들을 만나봅니다.. 타임루프 소설이나 영화들은 끊임없는 시간에 대한 사회적 모럴의 이면을 접해보곤 하죠, 이 작품도 그닥 다르진 않습니다.. 다만 이 작품은 한 개인의 삶에 점철된 이야기에 주력하고 있죠, 거하게 과학적 상상이나 사회적 딜레마를 포장한 체 독자들에게 어필하진 않습니다.. 단지 한 남자의 삶을 중심으로 그에게 주어진 유한하나 끝없는 시간의 세상이 얼마나 덧없나라는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죠, 그가 살아온 세상의 한편에서 끊임없이 사람과 충돌하고 사회에서 외면되고 현실에서 버림받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다가온 사랑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벽을 넘진 못하죠, 그래서 그는 세상속에서 숨어버립니다.. 사라져버리는 것이죠, 영원히 고독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영위한 체 수백년을 살아온 그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를 이 작품은 보여주려고 하는 듯 합니다.. 과연 시간을 거스르고 더디게 만드는 것이 그렇게 유혹적인가라는 반문인게죠,


    5. 이 작품의 주인공은 자신이 원치 않았던 삶을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수도 있는 불멸의 육체를 가진 체 살아가지만 그는 스스로를 불행하다 여기죠, 하지만 죽지 못하고 살 수 밖에 없는 삶의 과제도 있습니다.. 자신의 아이죠, 자신과 같은 신체를 가진 체 어딘가에 자신처럼 수백년을 살아가고 있을 아이를 찾는 것이 그의 삶의 단 하나의 명제입니다.. 사랑도 세상도 친구도 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죠, 불멸의 시간속에서 유일하게 외로운 톰이라는 캐릭터의 이미지는 독자에게 그렇게 다가옵니다.. 또한 그가 그토록 찾으려고 하는 자신의 아이도 그처럼 힘들고 지치고 괴로운 삶의 절벽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가지 않을까 두려워하지 않나 싶습니다.. 솔직히 이 작품은 대단한 내용이 없습니다.. 딱히 드라마틱한 삶이나 시간적 스릴감도 없죠, 오히려 현실과 과거를 오가며 펼쳐내는 이야기는 어지럽기 그지 없습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시간을 초월한 자의 이야기를 하고자하지만 소설은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죠, 또한 인물의 캐릭터와 관련하여 같은 존재들을 드러내는 부분도 그닥 독자의 관심을 끌어내진 못하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좋은 이유는 어렵지 않게 한 개인에 대한 사소한 삶의 공감을 시간이라는 테두리내에서 그려낸 것 때문이겠죠,


    6. 흔한 소재와 흔한 설정과 흔한 방법의 드라마틱한 서사로 이루어진 평범한 작품이라는 점은 이 작품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일겝니다.. 하지만 그런 흔함속에서 이 작품은 소소한 한 인간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거창하지 않고 복잡하진 않지만 수백년을 살아온 이 인물이 유한하고 짧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삶보다 딱히 나을게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행복은 판단과 개인적 의도에 따라 달라질겝니다.. 이 작품의 화자인 톰 해저드도 그러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불멸의 욕망을 일궈주는 능력이 자신에게는 평생을 옥죄오는 올가미와 다르지 않은 것이죠, 그의 생각과 그의 삶과 그의 인생을 따라가다보면 딱히 신비롭고 독창적이진 않지만 독자가 원하고 생각했던 삶의 이유를 되짚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심리적 공감과 사고적 동조가 이 작품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하지만 소소한 역사의 한부분을 담당했던 살아있는 화석과도 같은 과거의 남자가 현실속에서 과거에 대한 답을 얻으려고 하는 소소한 이야기지만 느껴지는 부분은 이 남자가 살아온 역사의 순간만큼 대단한 작품이 아니었나 싶은거죠, 개인적으로는 나의 가족과 주변의 사랑하는 이들을 두고 죽는다는 것이 싫을 뿐이지, 나이가 들고 시간을 먹어가는 것 만큼 배부른 일도 없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그렇다구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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