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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제국
이토 게이카쿠.엔조 도 지음, 김수현 옮김 / 민음사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1. 아직까지는 제가 죽는다는 생각을 많이 해보진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주위에 돌아가시는 분들과 세월의 흐름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죠.. 늘 건강하시기를 바라는 부모님 역시 세월의 무게를 못이기시고 군데군데 통증이나 힘들어하시는게 눈에 뜨입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못하면서 늘 짜증만 내는 아들이지만 돌아서서 한동안 울컥해지기도 합니다.. 돌아가시고 후회하지 말고 살아 계시는동안 최선을 다해야함에도 참 이기적이게도 실천이 안되네요.. 근데 죽음이라는건 뭘까요, 한번씩 어머니나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상상을 하게됩니다.. 웬지 모르게 가슴이 답답해져오고 먹먹한 감정이 밀려들더군요.. 죽고나면 어떻게 될까요, 더이상은 내엄마, 아부지를 볼 수 없는거잖아요.. 그런 상상은 언젠가는 현실이 될테고 주변의 기억속에서만 남은 체 땅으로 돌아가시는거겠죠.. 혹여라도 육체는 묻히지만 부모님이 생전 겪으신 모든 기억들과 영혼이 보관 가능한 시대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나름 상상을 해봤습니다..
2. 인간에게 있어 상상이라는 뇌적 능력이 없다면 말그대로 진화나 교육적 발전이라는게 있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자연이 인간에게만 준 유일한 생각이라는 능력때문에 인간은 모든 자연속의 개체들중에서 발전가능한 것이겠죠.. 아마도 자연이 인간에게 이러한 능력을 주었을때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겁니다.. 흠, 이야기가 딴쪽으로 흐르는군요.. 그렇습니다.. 인간이기에 생각이 가능하고 이로 인해 상상하고 학습하고 교육하고 창의적 발전을 이루어나갑니다.. 그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것 중 하나가 자신의 상상력과 경험을 글로 옮기는거죠.. 여기에 한 작가가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를 간단한 프롤로그만 작성한 체 안타깝게 요절합니다.. 이토 게이카구의 "죽은 자의 제국"입니다.. 이 작품은 이토작가가 죽기 전 전체적인 프롤로그만 작성한 체 유고로 남겨진 작품의 뼈대에 엔조 도라는 절친 작가가 살과 구성물질을 채워넣은 작품입니다.. 그러므로 이 "죽은 자의 제국"은 두 작가의 상상력의 조화물로 봐야겠죠..
3. 소설은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스팀펑크의 느낌처럼 과거의 역사에 벌어진 미래적 상상력이 가미된 작품이죠.. 이토 작가가 만들어낸 뼈대는 이러합니다.. 18세기 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죽은 자를 살려냅니다.. 그리고 100여년이 지난 19세기 말에 인류는 죽은 자를 소생시키는 기술을 보유하고 죽은 자를 노예처럼 노동력으로 사용하거나 총알받이같은 군사적 역할을 맡기죠.. 여기서 죽은 자는 살아있는 인간에게 존재하는 영혼이라는 개념에 착안하여 죽은 자의 머리속에 임의의 가짜 영혼을 주입시키는 인스톨방식으로 죽은 자를 깨워 놓는것이죠.. 이렇게 자신이 가진 유일무이한 영혼이 아닌 임의로 만들어진 가짜 영혼이 주입된 죽은 자는 단순히 주입된 프로그램대로만 움직이는 좀비의 역할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반 헬싱 교수와 수어드 박사는 자신의 제자인 존 왓슨에게 죽은 자를 중심으로 죽은 자의 왕국을 건설하고자하는 첩보가 있는 세력을 위해 비밀 첩보원의 임무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존 왓슨은 인도를 거쳐 아프카니스탄으로 향하죠.. 여기에 존 왓슨은 일종의 컴퓨터적 능력을 탑재한 프라이데이, 왓슨의 일종의 경호원격인 상남자 군인 버나드와 함께 죽은 자의 왕국을 건설하려는 알렉세이 카라마조프를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알게된 카라마조프의 진실과 함께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 낸 최초의 죽은 자인 더 원에 대한 진실의 단서를 찾아 또다시 모험을 떠나게 되죠.. 대영제국의 비밀 첩보원으로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존 왓슨 일행이 찾아나서는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요,
4. 정말 이야기가 아주 까다롭습니다.. 단순한 줄거리만 나열하고자해도 어렵습니다.. 19세기 말 영국의 첩보원인 존 왓슨이 인류가 만들어 낸 죽은 자의 소생술로 제국을 만들려고 하는 인물에 대해 모험을 하는 이야기로만 파악하기에는 이 작품이 주는 주제의 무거움이 아주 큽니다.. 단순한 첩보 모험소설로서 이 소설을 판단하기에는 너무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종교, 철학, 사상, 무속적 영혼의 개념등 아주 어려운데다가 개인적으로는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상상속에서 만들어진 허구적 인물들이 아닌 그동안 우리가 보아왔던 허구적 인물들이 그대로 짜집기 되어서 패러디의 형식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일단 주인공인 존 왓슨은 홈즈의 친구입니다.. 그리고 반 헬싱, 수어드는 드라큘라에서 나오고 프랑켄슈타인은 말할 필요도 없겠죠.. 프라이데이, 아달리, 래트 버틀러, 기타등등도 고전소설속에서 만들어진 인물들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그동안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고전의 이야기들, 프랑켄슈타인, 드라큘라, 해저2만리, 필립 딕의 작품,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들이나 심지어는 현대적 첩보물의 기둥인 제임스 본드의 첩보적 역할과 젠틀맨 리그, 호스트, 좀비적 상상력, 지옥의 묵시록등 수많은 영화적 경험들 역시 작가의 상상력과 버무려져 감성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듯 합니다..
5. 이런 형식을 잘은 모르지만 스팀펑크라고 불리우는 대체 역사적 SF소설의 장르인가 봅니다.. 일단 기본적인 구성은 아주 매력적입니다.. 등장인물들의 구성 역시 작가가 지향하고자 했다는 본격 엔터테인먼트의 느낌에 구색이 잘 맞아 떨어집니다.. 위의 구성물들은 여태껏 독자들이 즐기었던 엔터테인먼트의 구성물들이니까 말이죠, 뭔가 즐거움이 가득할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들여다보면 아주 복잡다단한 내용으로 흘러갑니다.. 읽기가 쉽지 않죠, 한문장 한문장 읽어나가기가 아주 지난한 숙제처럼 느껴집니다.. 영혼을 가진 인간의 개념을 일종의 영혼이라는 균주가 서식하는 숙주로서 산자는 죽은 자와 다르지 않으며 산자 역시 영혼이라는 균주가 없다면 죽은 자이고 죽은 자 역시 산자의 영혼을 가지면 산자와 다르지 않고 죽은 것이 산 것이고 산 것 역시 결국 죽은 것도 다르지 않다... 헉, 뭔 말인 지 어렵죠, 제가 읽은 이 소설이 그렇습니다.. 본격 엔터테인먼트라더니 젠장, 하는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인거죠.. 분명 작가가 독자의 장르적 즐거움을 주기 위해 무지 노력한 느낌은 들지만 그와 함께 자신이 보여주고자하는 이야기의 난해함도 함께 던져줘 버렸으니,
6. 무엇보다 제가 익히 아는 인물들이나 이야기의 구성들이 모든 내용에 이런저런 방식으로 끼워넣어져 있기 때문에 더 지난하게 읽혔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을 읽는 동안 드는 생각중 가장 큰 것이 엔조 도 작가가 정말 많은 책을 읽고 이 작품에 그들을 대입시켰구나라는 생각입니다..이 소설이 보여주고자하는 중심 주제 역시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짜집기 된 작품들이나 허구적 등장인물들이 그들의 원작품속에서 가졌던 속성을 중심으로 하나로 만들어볼려는 것이기에 더 어지러웠습니다.. 아달리가 그러했고 반 헬싱과 더 원, 프랑켄슈타인도 그러했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근원인 원작속의 속성을 그대로 유지한 체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 같더군요.. 전 등장인물들의 원작중 읽은 작품이 몇개 되지도 않지만 대강은 알 것 같더군요..
7. 장르소설을 좋아하고 어려운 것을 싫어하고 단순하고 즐겁게 읽히는 작품을 좋아하는 아주 무식한 독자의 입장에서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야기적 구성의 개념을 가진 작품인 "죽은 자의 제국"은 정말 재미없는 책입니다.. 분명 이 이야기의 모든 구성은 구미가 당길만큼 즐거움이 가득해보입니다.. 더군다나 엔조 도 작가의 말처럼 저는 본격 엔터테인먼트을 지행했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믿었기에 더 실망감이 크게 다가왔는지도 모르죠, 분명한 건 작가가 만들어낸 하나하나는 분명 엔터테인먼트의 모든 궤에 걸맞습니다만 왜인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이 소설은 아주 힘들게 읽히고 이해가 어려운 난삽한 소설로만 기억될 뿐입니다.. 너무 힘들게 읽어서 그런지 마지막 단락이 독해져 버렸군요..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