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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탐하다 - 판타스틱 픽션 BLACK 14-3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4
마이클 코리타 지음, 최필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아버지의 그늘에 대해서 요즘 들어 자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시고 계시는 저희 부친이시라 존경을 하고 있습니다만 예전에 어린 시절 제가 보는 아버지는 존경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절대로 닮지 말아야될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마냥 아버지가 좋았던 시절은 없습니다.. 늘 옆에 계시지만 함께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버지였으니까요.. 물론 아버지께서는 달리 생각하셨던 듯 싶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있으면 늘 절 데리고 다니시면서 세상과 삶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해주셨으니까요.. 나이가 들고 제 생각이 머리속에 되먹지못한 또아리를 틀 시절부터는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에서 불합리한 부분을 찾아내 아버지를 공격해대며 상처를 많이 드린 적도 있습니다.. 사실 지금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여전히 상처를 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상처를 드리는 만큼 아버지의 고마움을 또 그만큼 느끼고 있기도 하죠.. 분명한건 제가 받았던 아버지의 그늘의 면적만큼 제가 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그늘의 면적이 턱도 없이 작다는 사실을 이제야 조금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여태껏 제가 받아온 아버지의 그늘이 이 지구를 덮을만큼 대단한 안전망이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거구요.. 건강하실거죠, 아버지
조금 우습네요.. 스릴러 소설 읽고 아버지에 대한 감성적 이야기를 끄집어내다니 말이죠.. 사실 그동안 생각도 못했는데 매주 아버지가 아이들을 데리고 마트에 가서 아이들 좋아하는 군것질거리를 엄청 사오십니다.. 아이들이 워낙 좋아하니 어른의 입장에서는 아무거나 많이 먹는게 나쁘진 않다는 생각을 하신게죠.. 어제 그래서 이런저런 말씀을 나누다가 드린 말씀이 제법 상처를 받으셨나 봅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가진 생각을 어른의 입장에서 더 많은 사랑을 표현하신 방법에 대해 단순한 제 아이라는 이유로 이기적 부모의 잣대로만 판단한 제 잘못이죠.. 어제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약간 해봤습니다.. 그렇게 전 어제 늦게까지 밤을 탐했습니다..
"밤을 탐하다"라는 제목이 제법 그럴싸합니다.. 딱히 소설적 내용과 부합한다는 생각을 하질 않지만 그럭저럭 대중들이 솔깃할 제목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마이클 코리타라는 젊은 스릴러 작가의 작품인데요, 국내에는 링컨 페리 시리즈의 시작점인 "오늘 밤 안녕히"와 단행본인 "숨은 강"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이 작품 "밤을 탐하다"도 단행본인데요.. 사실 코리타는 82년생입니다.. 제가 볼때 아직 애같은데 벌써 대단한 위용을 자랑하는 스릴러작가로서 부상을 했네요.. 여하튼 얘는 하나에 얽매이는걸 싫어하나봅니다.. 링컨 페리시리즈로 제법 인지도를 가졌는데 거기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소재의 스릴러를 단행본 형식으로 실험하고 집필하는 역량을 보여줍니다.. 밤탐도 그런 의미의 페리 시리즈를 벗어나는 첫 시도작인 듯 싶네요..
이제 스무다섯살 정도인 프랭크 템플 3세는 고통스러운 과거가 있습니다.. 7년전 연방보안관이었던 아버지 템플 주니어가 자살한 사건이 있었으니까요.. FBI이자 살인 집행자였던 아버지가 자살한 후 프랭크는 7년동안 위스콘신의 토마호크의 고향을 등지고 떠돌아 다녔습니다만 아버지의 친구였던 에즈라의 메시지로 인해 7년만의 고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아버지를 죽음으로 인도한 마이애미의 데빈 매트슨이 고향으로 온다는 소식에 복수를 위해서죠..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플로리다 번호판을 본 프랭크는 데빈으로 착각한 넥서스의 뒷부분을 들이받으면서 우연히 사고에 얽히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데빈 매트슨이 아니었죠.. 하지만 이 운전자가 뭔가 낌새가 이상합니다.. 그렇게 연결된 사고차량을 인도받은 정비소을 운영하는 노라 스태포드와 프랭크는 알수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그렇게 고향으로 돌아온 프랭크와 그의 아버지의 과거와 복수와 현재의 삶이 엮이면서 위스콘신주의 미시간호수 주변의 토마호크는 피칠갑으로 돌변하게 되는거죠..
하여튼 아직 코리타 얘 31살 정도입니다.. 대단하죠, 타고 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의 구성은 그렇게 어렵지가 않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의 책임에 대한 복수를 생각하는 아들의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또 그만큼 아버지의 그늘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게되는 아들이니까 제법 이야기의 맛은 잘 살아나 있습니다.. 복수적인 측면에서 보여주는 후반의 과격함도 나쁘질 않습니다.. 조용한 한 시골의 동네에서 한순간에 죽음의 폭풍이 휘몰아치는 상황도 제법 입체적으로 잘 그려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만, 만,, 딱히 뭐라고 꼬집을 수는 없지만 허술한 느낌이 듭니다..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거니와 인물들의 상황적 내면과 심리적 묘사도 제법 그럴싸하거덩요, 이야기의 구성도 단순하게 스릴러적 긴박감과 흐름을 잘 이어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왜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까 싶네요.. 나이가 어린 작가라는 선입견이 작용한 것일까요, 그래서 아마추어적 느낌이 더 들었던걸까요,
대단히 과격한 스릴러적 느낌을 가진 조금은 범위가 넓은 시각을 보여줄 것 처럼 보였던 시작의 도입부와 상황적 연결인데 말이죠.. 쉽게 말해서 연방수사관인 FBI가 등장하고 주인공의 아버지는 연방수사관임에도 악인을 처치했던 살인 집행자이며 마이애미의 마피아가 등장하는 구도인데다가 아버지로 부터 살인기술을 전수받은 젊은 떠도는 주인공이라면 초큼은 상황적 배경이 큼지막한 스릴러의 감각을 보여줄거라 제가 지레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생각보다 사소하고 조용조용한 휴가지에서 우연히 엮이게 된 몇몇의 인물들이 알고보니 이렇게 연결되더라카믄서 등장하고 사라지고 마무리되는 이야기다보니 허전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김치국부터 마시다보니 뒤늦게 실망감을 가지게 된 전 자책을 하고 있구요.. 처음부터 작은 의미로 기대하였다면 충분한 재미를 보장 받을지도 모르겠다고 혹시라도 이제 보실 독자분들께 살짝 언질을 드리고 싶네요..
결론적으로 마이클 코리타는 두고 볼 일입니다.. 꾸준히 닦고 조이고 기름치면 코리타의 천재성에 대해 늘 찬사를 아끼지 않는 마이클 코넬리를 비롯한 유수의 스릴러 대가들이 인정하는 대작가로서의 입성이 가능할 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현재까지는 개인적으로는 딱히 우와, 최곤데라고 생각할 정도는 아니라서 지켜봐야겠죠..쳇, 제가 꼴랑 두 작품 읽고 얘가 천재니, 최고니, 판단하는 것도 우습구마는요, 여하튼 이 작품 "밤을 탐하다"를 집필한 시점이 스무살 중후반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제법 이야기의 구성과 상황이 주는 스릴러적 감각은 아주 뛰어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나이 생각안할라고 해도 워낙 어리니까 안 할 수가 없구마는.. 이 선입견을 떨쳐 버릴 수 있게 정말 좋은 작품을 앞으로 많이 보여주길 바래, 꼬리따!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