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플랫랜더 ㅣ 래리 니븐 컬렉션 1
레리 니븐 지음, 정소연 옮김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3년 4월
평점 :

SF과학소설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우리가 바라 본 미래상이 현재의 우리 모습의 투영이라는 사실입죠.. 대체적으로 제가 접한 에수에프소설들은 제가 태어나기도 전인 50, 60년대때부터 집필된 작품들이 고전이라는 무대에 올려져있기 때문에 접하기 쉬운 부분도 있죠.. 그러니 그 시절에 그려진 미래의 모습에는 현재의 우리가 살고 있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가 담겨 있기에 그들의 미래에서 현재의 제가 읽은 작품은 일종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시절로 간냥 그시절의 유명한 미래소설가들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그려내는 모습을 보는게 제법 그럴싸합니다.. 대체적으로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집필된 작품들이다보니 미래예측이 제법 맞아 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구요.. 그 속에 우주의 세계관이나 휴먼스토리가 기본적으로 담겨있을거구요.. 기계적 세상속에 인류학적 고찰이 진화론과 맞물려 생물학적 카테고리의 뫼비우스의 띠처럼 물리학적 시공간의 개념을 연계한 별나라 우주세계의 안드로메다 광속 도라에몽의 주머니속의 세계관을 우리는 마주하게 되는거지요... 이해하시리라;;
간만에 SF소설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랑은 좀 안맞는 경향이 있죠.. 머리속에 쓰잘데기없는 스트레스 찌꺼기를 덮기 위한 방편으로 독서를 하는 저의 입장에서 고민되는 책읽기는 일종의 스트레스 덤터기가 되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잘 안읽어요, 하지만 가끔씩 읽다보면 재미나는 경우가 한번씩 나옵니다.. 예를 들어 단순한 미래과학적 지식의 측면보다는 미스터리와 파괴적 디스토피아가 등장하는 작품들은 제법 흥미를 돋구더라구요.. 아무래도 그런 작품은 지식적인 측면보다 SF라는 껍데기를 뒤집어 쓴 스릴러소설로 보는게 더 맞겠죠.. 제법 유명한 작가님들의 고전 공상과학소설은 솔직히 딱히 재미를 아직까지는 못느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구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소문으로만 듣던 래리 니븐의 하드보일드한 미래적 탐정류의 소설은 저를 혹하게 만들어주더군요.. 내용들도 상당히 자극적인 장기거래와 밀매에 대한 이야기와 살인사건에 대한 한 경찰 캐릭터의 하드한 수사기에 중점을 두었다고 해서 관심이 많이 갔더랬습니다..

"플랫랜더"라는 제목인데 말이죠.. 단편집입니다.. 제목의 의미는 평지인라는 개념으로다가 지구인을 뜻하나 봅니다.. 근 미래의 모습이긴 하지만 지구의 인구는 근 200억 가까이 되고 달과 태양계의 소행성인들이 복합적인 삶을 살아가는 시공간인 듯 싶습니다.. 달에 사는 사람은 월인, 지구인은 평지인, 기타 소행성에 사는 종족은 고리인으로 명명하고 있는 듯 하네요.. 시대적으로는 지금으로부터 한 백몇십년 후의 세상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길 해밀턴이라는 경찰인데요.. 이 사람은 젊은 시절 사고로 팔을 절단하게 됩니다.. 이후 길은 자신의 초능력을 발견하게 되죠.. 사라진 팔 대신 보이진 않는 투명한 팔을 가질 수 있게 된거죠.. 타인이 보기에 투명한 팔로 잡고 있는 담배는 그냥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죠..그리고 이 팔은 장애물에 구애를 받지 않고 뚫고 들어가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길 해밀턴만의 초능력 팔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지구에서 절단된 팔을 장기 이식을 받고 장기 밀매를 다루는 ARM의 경찰이 되어 장기밀매조직을 다루게 되는거죠.. 이런 길 해밀턴에게 우린 "외팔잡이 길"이라는 별칭을 던져줍니다.. 그런 그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집입니다..
니븐 선생님은 평생을 통틀어 길 해밀턴 시리즈를 다섯 편밖에 안 쓰셨답니다.. 그것도 장편이 아닌 단편으로 수십년동안 한 편씩 집필된거죠.. 최초의 단편인 "절정의 죽음"이 69년에 연재되고 마지막 작품이 95년에 나왔으니 길 해밀턴은 26년간 다섯번만 과거인 지금의 현실에 돌아온 것이죠.. 이 작품들속의 세계관은 지구의 인구가 더이상은 증가하면 클나거따 싶어서 강력한 산아제한을 시행하는 2130년 정도되는 시절입니다.. 이 시대에는 임신을 위한 가임 제한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나고 자라고 죽음이라는 사이클을 가진 인간의 삶에 있어서 장기를 자유자재로 이식할 수있는 합법적 세상이 되어버려서 나고 자라고 계속 바꾸는 삶이 이루어지는 일종의 신체적 불멸의 세상이 되어버렸다는거지요.. 그러니 인구가 줄어들 수 없는 거라는거.. 인간을 위한 장기 이식제도가 자리를 잡게 되지만 늘 장기는 부족합니다.. 수요에 따른 공급이 인간의 탐욕과 욕망에 따르지 못하니 불법적 장기밀매가 수시로 발생하게 되는거죠.. 그 자리에 길 해밀턴이 그들의 세상속으로 들어가는 단편들입니다..
"절정의 죽음"은 첫 작품인만큼 제법 흥미거리를 던져줍니다.. 길의 초능력도 입체적으로 잘 살아나 있네요.. "무력한 망자"는 장기 밀매라는 범죄조직에 대한 내용을 미래세상의 인류적 고민거리를 잘 투척하면서 딜레마와 문제인식을 나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이 다음부턴데 말이죠, 조금씩 지루해지기 시작한 이야기가 3번쨰 "ARM"부터는 살살 늘어집니다.. 제법 탐정수사의 기본기를 잘 살려주시고 밀실살인류의 재미를 보여주시고자 했는데 지루함을 벗어나진 못했구요.. "조각보 소녀"라는 작품은 달이라는 공간속에서 벌어진 살인 미수 및 살인사건과 연계된 길의 역할론을 제대로 살려냅니다만 흐지부지하게 끝나는 상황에 직면하구요.. 마지막 "델 레이 크레이터의 여인"은 결국 이 소설들은 지루하고 재미가 그닥 없다는 방점을 찍어주는 안타까움을 만들어내죠..
제가 구체적으로 말씀드린 2130년 정도의 미래에 인간들의 세상을 보여주는 부분은 제법 흥미롭습니다.. 장기밀매가 성행하고 소행성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이 구체적으로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모습들을 그려보는 이미지적 즐거움은 상당하니까요.. 월인이나 고리인의 입체적 모습들과 평지인들의 삶속에 녹아든 근 미래의 시대상은 제법 암울하면서도 하드한 느낌마저 듭니다.. 인간이 인간이되 인간답지 않은 클론적 감성이 많이 보여지는 모습도 그럴싸하게 느껴지고 말이죠.. 그런 상황에서 장기밀매를 다룬 경찰이 등장하면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어야되는데 사건의 진행이나 상황적 해결구도와 캐릭터의 관심도가 너무 약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초반부의 두 작품은 혹시나해서 관심을 주게 되지만 뒤로 갈수록 지루하고 재미없고 게다가 무쟈게 길게 느껴집니다.. 단편집을 이렇게 오랫동안 읽어본 적도 없는 듯 싶네요..
래리 니븐의 알려진 우주의 개념적 관점은 뭐 대단히 칭송받을 만 하겠지만 - 사실 전 그게 뭔지 잘몰라서 대단하다하길래 그럴려니 함 - 이 작품집의 길 해밀턴은 재미적인 면에서는 분명 별로입니다만 그 외에 래리 니븐이 창조한 미래세상속의 하드한 볼거리와 재미가 가득한 작품들이 꽤 된다고 하니 기다려볼 일입니다.. 게다가 "링월드"라는 작품은 SF소설에게 주어지는 상이라는 상은 죄다 받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유명한 작품이라고 하니 한번 찾아볼 필요가 있겠네요.. 물론 다시금 쭈욱 나와준다면 새 책 볼꺼구요.. 이제 헌 책 찾기도 구찮아..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