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콜드 리졸리 & 아일스 시리즈 8
테스 게리첸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지금처럼 마구 쪄대는 후텁지근한 한여름의 열기속에 숨쉬다보면 따수븐 오바를 포근하게 감싸고 악마의 똥가루가 나부끼는 시절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울동네는 한 겨울에 악마의 똥가루가 펄펄거릴때가 거의 없으니 뭐 한번씩 내리는 천사의 똥가루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지긋지긋하게 내리는 눈들이 무섭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을겁니다.. 보기에는 마냥 순백색의 알흠다운 정경일지 몰라도 삶을 살아가는 생활인들의 입장에서는 지독한 자연의 무서움중 하나이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특히나 인간의 신체의 리듬에 있어서는 역시 아무리 싫더라도 더위가 혹한보다는 나으니까요.. 아무래도 인간이 생존한 리얼스토리를 다룬걸보면 대체적으로 혹한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가 많죠.. 그만큼 모든 생명이 숨어버린 혹한의 계절은 삶의 변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속에서 고립된 인간이 살아남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 속에 인간의 더러운 욕망이 잠재된 곳이라면 거의 죽음인거죠.. 눈 올땐 어디 나가믄 안됨,

 

    사실 테스 게리첸의 리졸리&아일스 시리즈는 처음 봅니다.. 처음 "외과의사"가 나왔을때 상당히 히트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미디어나 인쇄매체등에서 로맨스의 여왕이 스릴러의 제왕에 도전하다라는 뭐 그런 이야기도 언듯 본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제가 책을 안 읽을때였네요.. 그렇게 게리첸 여사는 멀어져만가고 별반 관심이 없었습니다만 여덟번째나 되서야 이렇게 조우를 하게 되는군요... 그리곤 이 아줌마 장난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력난으로 고생중인 멍청한 대한민국의 서민 생활의 현실속에서 후텁지근한 여름에 빤스 한장으로 견뎌보고자하는 저에게 대단히 차갑고 뾰족한 고드름 꼬챙이가 절 훑고 지나간 듯 재미진 한겨울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 소설을 만났습니다.

 

    저와 처음 만나는 마우라 아일스 법의관은 상당히 깐깐한 여인네인 듯 싶습니다.. 타인 앞에서 절대로 실수하지 않고 고고한 지식인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아줌마인 듯 싶네요.. 말 그대로 일종의 원칙주의자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그녀에게도 사랑은 비원칙적으로 다가오나 봅니다.. 그녀의 사랑은 신부님이십니다.. 흔히 하나님과 결혼을 하신다는 그 직업을 가지신 분이시죠.. 힘들어합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랑이니까요.. 그런 그녀가 와이오밍주의 잭슨홀이라는 곳에서 의학 컨퍼런스에 참여합니다.. 의사분들 많이 하시는 직업적 행사입니다.. 아주 추운 산악 지역이더군요.. 그곳에서 그녀는 대학시절 남자동기를 만나고 원칙을 고수하는 그녀에게 비원칙의 사랑이 덧씌워진 현실로 인해 하룻동안의 일탈을 꿈꿉니다.. 그리고 동기 더그와 그의 딸, 연인사이인 친구 두명과 함께 1박2일의 겨울 산악여행을 가게 되죠.. 그리곤 쏟아져내리는 악마의 똥가루에 고립되어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사이비종교집단의 생활 터전인 "천국"이라는 곳인데 이 곳이 뭔가 이상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앞날에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죽음의 냄새는 주변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과연 마우라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그녀의 파트너 제인 리졸리는 어떻게 그녀를 찾아나서게 될까요......

 

    상당히 재미지네요.. 뭐랄까요, 아주 전형적이면서 대중적인 스릴러 소설의 기본적 구성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제목처럼 차가운 감성을 중심으로 서늘한 서스펜스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생존이라는 리얼한 스펙타클까지 보여주는 재미가 아주 좋습니다.. 한편의 영화같네요.. 아주 빠르게 읽히고 흐트러짐이 없이 쭈욱 이어집니다.. 사실 전작들을 읽어보질 못한 상태에서 이 작품만으로 보면 테스 게리첸 아줌마는 대단한 스릴러작가임에는 틀림없는 듯 싶습니다.. 웬만한 영미 스릴러에 적응이 된 저에게 전형적이고 일반적인 구성으로 일관한 작품이 이정도 재미지다는 것은 독자가 원하는 바를 제대로 알고 계신거 같아서 말이죠.. 단순하게 끌고 나가지만 그 속에 필요한 심리적 압박과 병리학적 지식을 골고루 섞어가면서 상황적 스릴러감을 끌어올리는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긴 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기대했던 구성의 중점 내용이 상황적으로 외곽에서 겉도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소설의 중심이 되는 사이비종교에 대한 관심와 집중도가 외부적 상황에 묶여 드러나지 않게 되는 상황들이 조금은 안타까웠구요.. 마지막에 가서 이에 대한 반전과 상황적 이해도가 약간은 허술하게 다가왔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무척이나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고 무대가 되는 사이비 종교의 배경적 공간이 생각만큼 부각이 되지 않았으니 말이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는 이 작품의 재미는 앞부분에 치중되어 있는 듯 싶더군요.. 우연히 맞닥뜨린 자연이 준 고립속의 생존에 대한 광범위한 압박과 상황적 긴장감의 공포감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초중반부까지의 고립적 상황의 심리와 주변의 흐름은 상당한 만족을 주더라구요.. 물론 전체적으로 많이 봐왔던 상황적 전개이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더군요..

 

    리졸리와 아일스라는 두 캐릭터의 상반된 이미지가 분명히 있을텐데 제가 처음으로 접한 상황이 "아이스 콜드"이다보니까 아일스라는 여인의 생존적 집중도가 너무 강해서 그런지 리졸리에 대한 상황적 이해도는 조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조만간 "외과의사"부터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작가의 입장에서 자극적인 해부학적 문장이나 묘사상의 잔인성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는 게리첸 아줌마의 무덤덤함도 이 스릴러소설의 재미에 일조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외과의사"에서는 그런 묘사방식이 대단한 화제였던걸로 기억을 하는데.. 잔인하고 파괴적인 상황적 묘사의 느낌을 나름 즐기는 뵨태스러운 저의 입장에서는 기대가 되기도 하는군요.. 이번 여덟번째 시리즈 "아이스 콜드"는 스릴러를 처음 접하시는 독자님들에게도 무난한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구요.. 한 여름에 읽을 독서로서는 제법 완벽해 보이는 스릴러 소설이라고 보여집니다.. 스릴러의 전형을 따라가고있지만 제법 재미적인 측면이 장점으로 부각되는 작품이니 말입니다.. 여하튼 이 아줌마 스릴러감이 대단하십니다.. 누가 로맨스작가였다고 생각하겠습니까,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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