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더
나혁진 지음 / 북퀘스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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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워낙 불경기라 불황이 없다던 밤문화의 술집 풍경도 예전 같지가 않다는군요.. 웬만한 불황에는 큰 지장을 받지 않는다던 단란한 문화를 선보여주시던 불야성의 거리도 이젠 제법 숙지근해졌다고 합디다.. 여전히 화류계를 휘젓고 다니는 친구의 말이었습니다.. 이 친구로 말하자면 제가 첫 회사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밤이 짧아 새벽이 오는 것에 대한 회의를 가지게 만들어주던 친구였죠.. 정말 엄청난 시절이었고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만 이젠 가정을 가지고 아이들에 둘러싸여 우롱차의 기운을 소변에 흘러보내던 시절이 있었던가 가물가물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친구는 밤이 짧은 시간을 보내고 있더군요.. 물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기에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정을 가지고도 가능할 수 있을지도.. 초큼, 아주 초큼 부럽습디다.. 밤안개속에 묻어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솔로의 냄새가 말이죠....정말 아주 초큼,

 

    신진작가님의 작품입니다.. 나혁진 작가의 "브라더"라는 작품인데요.. 제목만으로 뭔가 쌈마이(이런 말 쓰면 안되나요,)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작품입니다.. 흔히들 형님이라는 존칭을 많이 사용하는 조폭의 세계를 표현하기도 하구요.. 말 그대로 형제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상당히 B급 감성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만으로 진행되는 복수극이 아니라 딱히 올바른 이가 없어보이는 밑바닥의 인생속에서 벌어지는 삶의 거친 모습이 많이 담겨있죠.. 인간이라는 존재가 보여주는 본능과 폭력과 자극과 극단성이 제법 많이 보여집니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말이죠.. 여차저차한 1장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김성민이라는 조폭생활을 하는 넘버 쓰리정도되는 인물이 있습니다.. 현재는 자신의 삶에서 제법 자리를 잡기 위해 조직에서 안겨준 로즈라는 고급 룸주점에서 매니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전 자신이 모시던 인물인 박준우 사장이 최창수 사장 조직에게 무참하게 깨지고나서 김성민과 완기만 스카웃되어 현재의 최창수 밑에서 생활하게 된 것이죠, 그런 그에게는 어리버리한 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동생이 사고를 저지릅니다.. 물론 사고를 일으키게 만든 장본인은 따로 있습니다.. 김성민은 동생이 저지른 사고를 해결하라는 최창수의 지시를 어길 수가 없습니다만 그 해결이 쉽지가 않아 보입니다.. 과연 성민은 어떻게 해결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의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조폭세계에서 믿음이란게 과연 존재하는 걸까요, 동생이 저지른 일로 인해 앞으로 성민은 어떤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읽어보셔야 될 듯..

 

    말씀드린대로 5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장마다 주인공이 다릅니다.. 전체적으로는 1장의 김성민의 줄거리에 따라서 이어지는 모양새지만 각장의 인물들은 다릅니다.. 마지막 5장에서는 다시 1장의 주인공인 성민으로 돌아오죠.. 그러니까 김성민에게서 시작된 일이 김성민에게서 마무리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2장에서 4장까지는 김성민의 주변의 인물과 1장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적 연결이 각 주인공의 시점에서 보여지고 있습니다.. 전체적 줄거리는 이어지지만 시점의 변화로 인한 상황적 연결의 어색함이 상당합니다.. 1장에서 급박하게 이루어진 사건의 긴박성과 빠른 진행이 2장부터 갑자기 다른 인물의 사생활과 과거를 들춰내고 새로운 상황적 설정을 덧붙여 만들어내기 때문에 흐름이 깨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1장의 흡입력은 상당했습니다.. 군더더기가 줄어든 느낌에서 상황적 묘사와 서사의 진행과정에서 표현되는 긴박성이 아주 좋았습니다.. 같은 느낌으로 각 장마다 보여지는 여진이나 완기와 미옥의 입장에서도 김성민의 상황적 연결구도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이어졌더라면 상당한 즐거움을 가지게 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을 했구요.. 무엇보다 1장에서 막 달아올랐던 상황적 긴박감의 사건의 흐름이 왜 다음장에서 다른 인물들의 과거의 삶에 집중해야되는지, 사실 그들의 과거에는 큰 관심을 두기 싫은데, 그냥 현재 벌어진 사건의 흐름에 집중해주면 좋겠는데, 여진의 과거의 삶과 현재의 삶의 연결고리는 간단하게 구성해도 무방할텐데 - 완기나 미옥도 마찬가지 - 하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되더군요..

 

    주인공이 주인공의 역할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집중도가 흩어져버리더군요.. 전 그렇습디다.. 이 "브라더"라는 작품의 주인공은 분명 김성민이라는 인물인데, 주변의 인물들에게 각 장의 주인공을 배분하면서 김성민의 역할적 집중도가 줄어들 수 밖에 없었고 이런 구도에서 갑자기 여진과 미옥의 장에서 벌어지는 우연적 연결고리는 억지스러울 수 밖에 없었던거지요.. 뭐 알지도 못한 한 독자가 전문적이지 못한 느낌으로 이야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분명한건 개인적으로 1장에서 제가 느꼈던 대중적 취향에 걸맞은 빠른 진행의 흐름이 2장부터 급격히 집중도를 떨어트려 버렸다는겁니다.. 그 흐름을 마지막 다시 1장의 주인공으로 마무리하려다보니 억지춘향격으로 끝맺음을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 각 장을 따로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분명히 1장은 재미진 구성이고 이거 좋은데, 라는 느낌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겁니다.. 여진의 장 역시 한 인물의 나락으로 치닫는 모습과 잔인한 복수의 파괴적 감성이 제대로 살아있다고 느꼈구요, 완기의 장에서는 제법 공감대가 형성이 잘 되는 챕터였습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아마추어적 느낌이 더 강해서 공감이 잘되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미옥의 장은 따로 떼어 놓고 본다면 가장 재미진 단편적 느낌이었습니다.. 한 여인의 시작과 추락과 사랑과 아픔과 배신과 반전까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각 장마다 인물들의 각자 이야기로는 분명히 나쁘지 않습니다만 이로 인해 마무리 짓는 마지막 5장의 돌아온 쌈마이 성민은 이런저런 인물들과 연관된 상황속에서 김성민 자신의 실속을 챙기려니 뭔가 억지스럽고 어색하게 되어버린거지요..

 

    "조금 우끼죠, 뭘 안답시고 이렇게 되먹지않은 이야기를 끼적대는지", 근데 이 말은 제가 국내 작가님의 작품을 읽을때마다 꼭 하는 말입니다.. 외국 작가들이야 제가 무슨 말을 떠들어대도 알아먹질 못하니 상관없지만 국내 작가님들의 작품들에게는 이런 독후감을 내놓고 나면 상당히 마음이 안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 신진작가님들의 작품을 많이 접하게 되는게 장르소설의 현실이자 아픔인지라 재미있다는 말보다는 재미없다, 독창적이지 않다, 아마추어적이다, 어색하다, 억지스럽다, 이런 말들을 내뱉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애정은 말 할 필요가 없죠.. 정말 사랑하고 안타까운 장르소설의 출판시장의 암담한 현실이긴 하지만 늘 퐈이링하시길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좋은 소릴 마구 늘어놓았지만 이 작품 "브라더"는 분명히 지겹지는 않은 소설이었던건 확실합니다.. 각 장만 떼어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니까요, 뭉치니까 문제였던거지..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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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9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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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경우는 드문데 책을 읽고나서 며칠동안 독후감을 까먹고 있는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날씨가 덥긴 덥나봅니다.. 게다가 퍼뜩 정신 챙기고 작성을 한 독후감을 저장 안하고 그대로 열어놓고 있다가  다 날려먹은 경우도 처음이구요, 다들 더우시고 중부지방에서는 호우주의보등으로 비 피해도 많으실텐데 우야둥둥 주변을 잘챙기시고 자신들이 삶도 잘 챙기시길 바라면서 내용조차 가물거리는 이미 작성했던, 그러나 전혀 생각나지 않는 독후감을 다시 던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도대체 난 누구지, 여긴 어디지,,,,,,,,

 

    살아가다보면 많은 사고와 불상사들이 생겨납니다.. 제 나이가 어느덧 40줄에 들어서니 그동안 살아온 나날의 모습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는지 생각해보니 단순하게 떠오르는 것만 따지고 봐도 엄청나더군요.. 전쟁이라는 죽음의 현장을 제외하고도 수많은 인명들이 하루 아침에 의미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자연재해를 비롯한 인재사고들을 하루가 멀다하고 접하고 있는게 우리네 삶의 현실입죠.. 바로 며칠전만해도 침수로 인한 노동자의 어이없는 죽음이 보도되었고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여한 어린 학생들이 사고로 죽음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인간에게 죽음이라는 운명에 대한 강박관념과 굴레는 어쩔 수 없는 삶의 일부인가 봅니다.. 그래서 종교가 필요하고 미신이 산재될 수 밖에 없는 것일수도 있겠죠.. 누군가에게 의지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특히나 죽음이라는 상황을 당면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더 절실할 것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이번에도 온다 리쿠 작가님은 온다스러운 미스터리를 선보여주십니다.. 제목에서 보듯이 내용은 일종의 질의문답의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누군가가 질문을 하고 누군가가 대답을 하죠.. 이야기의 흐름은 한 쇼핑몰에서 일어난 사고사에 대한 직접 현장에서 상황을 체험한 인물들과 사건과 관련된 주변인물들의 모습을 담고 있고 사고를 당한 당사자 및 주변인물들의 사건 이후의 삶과 후유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습니다.. 또한 이 사건으로 인해 벌어지는 인간의 연약한 정신세계에서 뱉어내는 심리적 극단성의 한계와 파괴적 공포감의 증폭이나 미신으로 인한 상황적 해결방법의 의지박약적 군중심리등을 온다스럽게 끈적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떠한 이유인지 모르지만 평화로운 하루의 오후에 수많은 사람들이 쇼핑과 장을 보는 쇼핑몰에서 갑자기 발생한 비상사태로 인한 군중들의 상황적 붕괴와 당황성으로 인해 사람들이 빌딩을 한꺼번에 빠져나가려는 통에 많은 아이들과 노인들이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주변에서 압사를 당하게 됩니다.. 일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 쇼핑몰의 내부에서 발생한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사건 발생 이후 사건 당사자들을 찾아서 조사를 합니다.. 그 현장에서 있었던 인물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인물이나 그 당시의 현장에 대하여 조사자의 질문에 따라 답변을 하면서 사건의 내막을 조금씩 파악하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고발생원인은 여전히 미궁속이며 이 사고로 인한 후유증을 견디다 못해 힘들어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우리는 알게되죠.. M이라는 명칭을 지닌 쇼핑몰은 왜, 어떻게 해서 사고가 발생하였고 또한 그 사고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삶속에서 피해를 받고 살아가는 지, 질문과 답변속에서 진실을 알아보시죠..

 

    초반 시작은 무척이나 단순해보입니다.. 어느 곳에서 사고가 발생하였고 이에 조사를 하고 그 사고의 당사자들이 밝혀주는 사고 현장에 대한 이야기들을 묶어놓은 듯 싶은데 말이죠.. 조금씩 뒤로 갈수록 사고가 발생한 한 빌딩을 매개로 인해 인간의 삶이 어떻게 폭주하고 변화되는가가 이 이야기의 핵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그동안 온다 리쿠의 작품을 그렇게 행복하게 읽어보진 못했기에 이번에도 별반 다르진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밍숭밍숭한 이야기의 흐름이 아니었나 싶구요.. 중간 이후에 벌어지는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초반과는 많이 다르게 진행이 되고 또한 개인적으로는 약간은 오바스러운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물론 마지막의 내용은 제법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중반부의 흐름은 전반적은 이야기의 중심을 마구 흐트러놓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재미도 없었구요..

 

    각각의 인간들이 드러내는 자신만의 심리와 어떤 사고로 인한 정신적 극단성이나 내면적 공포감을 온다스럽게 표현해주시고자 한 부분이 좋았긴 한데,  전반적으로 시간적 흐름속에서 한 사고로 인한 매개물을 중심으로  다들 연관성을 지닌 인물들이 질문과 답변을 전달하고 상황을 진행해가며 뭔가 미슷헤리한 느낌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어 하신 듯 싶은데.. 별로 미슷헤리스럽지 않았구요.. 긴박한 상황속에서 벌어지는 집단적 당황심리와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능적 삶의 욕구와 이로인해 생겨나는 사고라는 상황이 주는 현장감을 표현하신 부분들은 뭔가 공감은 가지만 직접적으로 와닿지는 않더군요.. 그냥 이야기의 흐름으로 진행을 하는 나라면, 나 같으면 같은 관점의 이야기 구조라면 보다 공감적 측면이 부각이 되었을텐데, 누군가가 묻고, 누군가는 답하는 방식은 흐름에 집중하기에 초큼은 어렵더군요.. 뒤로가면 더 심해지더군요,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온다 리쿠식의 인간의 내면 밑바닥에서 웅크리고 있는 공포적 심리와 상황적 미스터리의 판타지스러운 몽환적 감각은 예전 작품들보다 조금 약한 느낌입니다.. 그대신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인간의 내면과 심리에 대한 군중과 사회의 현상에 대한 사회파적 느낌이 조금 더 깊어졌다고 보면 어떨까 싶은데 말이죠, 아무래도 온다 리쿠이기에 온다스러운 감성에 조금 더 기대를 걸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반적인 사회파적 소설은 여느 일본작품들에서도 제법 흔하게 접해본 부분이라 말씀드린대로 밋밋하게 반응하고 집중을 못했던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온다식의 감성에 사회파적 이슈에 대한 인간적 심리를 더한 작품으로 보시면 큰 무리가 없어 보이는데 일반적으로 온다 리쿠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해보시는 분들에게는 이 Q&A로 시작을 해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전 온다 리쿠의 느낌을 그닥 애정하진 않습니다만 그만의 독특한 몽환적 감성의 끈적한 느낌은 제법 중독성이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많은 독자분들이 온다 리쿠를 자꾸 찾게 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날씨도 더운데, 끈적하면 더 안좋은거 아닌가, 그래서 이 작품은 끈적한 느낌이 덜한가, 난 누군가, 여긴 어딘가,,,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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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늑대 스토리콜렉터 16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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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은 현재 읽는 책에 대한 다른 분들의 서평이나 독후감을 잘 읽지는 않습니다.. 다만 내용이 무척 어려운 작품인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읽었는지 훑어보는 정도죠.. 특히나 저처럼 추리나 스릴러소설을 읽는 경우에는 대체적으로 줄거리을 알아버리면 초반부터 김이 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도 우연히 하나씩 눈에 걸리는 경우가 있죠.. 특히나 베스트셀러의 경우에는 주변 이웃분들의 블로그를 보다보면 자주 눈에 들어옵니다.. 이번에도 그런 경우네요, 우연히 눈으로 한번 쓰윽 지나갔을 뿐인데 단 한마디의 문구가 머리속에 딱 남아있다가 책을 펼치지마자 모든 답안이 떠올라버리는 순간 이 작품의 재미는 반감되어버리는거죠.. 딱히 누군가가 의도한 부분은 아니지만 역시나 읽다보면 드러나는 이야기의 진실을 독후감에 나도 모르게 끄적거리는게 또한 독후감의 성격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늘 스포일러를 흘리고 댕겼을겁니다.. 혹시라도 몇명 되진 않지만 저의 독후감을 보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조심을 해야겠네요..

 

    "넬레 노이하우스"라는 개인적으로는 소세지아줌마라 부르는 이 분은 이제 국내에서 대단한 스릴러소설작가로서의 자리매김을 굳건하게 하신 듯 싶습니다.. 상당히 섬세하고 꼼꼼한 스토리텔링과 사건의 정황적 유기장치를 잘 표현하시는 작가님이시라 더욱더 탄탄한 인기를 구가하시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작품으로 무명(국내에서는)의 독일의 작가님께서 어려운 장르소설시장에서 이례적으로 큰 히트를 치신 후에 연이어 출간된 타우누스 시리즈로 인해서 저같은 장르소설을 즐기는 독자들에게는 기다리는 즐거움이 되는 작가님이시기도 하죠.. 그동안 다섯 권의 피아, 보덴슈타인 콤비의 타우누스 시리즈가 출간되었고 - 물론 순서대로는 아니지만 - 이번에는 최신간으로 여섯번째 출간작인 "사악한 늑대"가 국내 독자들의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동안의 노이하우스 작가님의 스타일은 크게 변함이 없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주변의 타우누스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의 중심은 그대로 이어집니다.. 언제나 그렇듯 주변의 인물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건의 구성과 인물적 연결장치가 아주 좋습니다.. 이런 구성이 아무래도 노이하우스 작가의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쉽게 파악하지 못하게 만드는 여러 인물들의 복합적 연결구도와 사건의 흐름에 대한 밝혀지지 않은 인물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황적 구성들 말이죠.. 전문가가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소세지아줌마의 작품에서는 언제나 미스터리한 한 인물이 등장하여 사건의 핵심인물로 보여지면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역할을 부여하더군요.. 독자들은 그 사람의 역할적 행위와 사건의 진실에 더욱더 집중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 독자들이 더욱더 좋아하는 것 같구요..

 

    이번 작품은 아동성폭행과 아동에 대한 학대행위에 대한 적나라한 사회적 파장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아동성폭력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특히나 국내에서는 근래들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서 더욱더 집중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죠.. 저 역시 많은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치가 떨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분노를 느끼는 일입니다.. 특히나 이번 작품속의 내용들은 이런 분노적 자극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짜증날 정도의 이야기입니다.. 넬레 노이하우스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인간의 이면에 숨겨진 악마적 성향을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거죠..

 

    한 여자아이가 강변에서 살해된 체 발견됩니다.. 살해한 여자아이에게서는 엄청나게 지독한 폭행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하지만 사건의 단서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단지 드러나지 않은 한 남자의 모습속에서 그의 과거 전력과 현재의 삶을 통한 이야기속에서 대강 짐작을 할 뿐이죠.. 그리고 어떤 이유로 한나 헤르츠만라는 인기있는 방송리포터가 어떠한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는 이유로 죽음에 이르는 심한 폭행을 당하게 되죠.. 이전 살해당했던 여자아이의 상처처럼 무서운 성폭행의 흔적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기적같이 생명을 구합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어떠한 사건의 진실을 말해주었던 한 정신과 의사 레오니 베르게스는 죽음을 당합니다.. 분명 이들에게서는 뭔가 연관성이 있을텐데 말이죠.. 자, 밝혀봅시다..

 

    역시나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고 그 역할적 모습들도 다양합니다.. 노이하우스 작가님의 특성이죠.. 인물들의 유기적 역할적 구도가 내용적 탄탄함을 잡아주는 것 말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소재와 주제만 다른 상황에서 늘 비슷한 구성의 인물적 조합과 상황적 방법론은 좁은 타우누스 지역의 배경으로는 이제는 조금 안맞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이 작가님의 작품적 구성은 상당히 자극적이고 사회적 이슈를 불러 일으킬만한 소재가 많습니다.. 또한 권력이 보여주는 사회적 병폐를 많이 다루고 있죠.. 독일 전체를 기준으로 두고 진행해도 무방할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근데  프랑크푸르트의 좁은 한 지방 소도시를 배경으로 이렇게 많은 사회적 파탄에 이룰 정도의 허구적 이야기가 구성이 된다는게 조금은 과장되어 보이기도 하구요..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더 과하게 사회적 문제점을 드러내셔서 다음 작품에서는 우리 피아, 보덴슈타인 콤비를 조금은 넓은 도시로 전근을 보내주셔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타우누스는 악의 온상처럼 느껴지니까 말이죠... 나만 그런거라면 옮길 필요가 없겠죠.. 아마도

 

    사건의 결론에 이르기까지 많은 단서와 상황적 정황들이 조금씩 드러나는 구조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저는 마지막의 해결부에서 조금은 허접함을 느끼게 되더군요.. 아무래도 대강의 짐작을 가지고 읽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초중반의 많은 단서적 연결의 복합적 방법들이 대체적으로 그렇게 어렵지 않은 구성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몇 권의 노이하우스 소설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어느정도 흐름의 적응을 가지고 계실 듯 싶어서 예전처럼의 충격적 결말이나 상황적 반전들이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소재와 주제가 안겨주는 충격적 사실을 배제를 하고서 말이죠.. 그리고 경찰 내부의 사건과 연결된 방법 역시도 크게 집중될 만큼의 재미가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부분과 유독 주변의 인물들에 집착하는 노이하우스식의 상황적 반전은 이제는 조금 지겨워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넬레 노이하우스의 스타일에 만족을 하시는 분들과 처음으로 찰진 스릴러소설을 즐기시려는 독자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을 듯 싶습니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은 재미집니다.. 손해보는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한 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줄 스릴러소설로서의 즐거움은 분명 대단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미리 눈치채버린 결말의 내용이라 조금 재미가 덜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늘 이어지는 시리즈의 포맷이 큰 변화가 없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을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우리 소세시아줌마가 더욱더 넓게 뻗어나가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제는 타우누스에서만 피아의 본능적 감각과 보덴슈타인의 정직한 상황판단의 캐릭터적 즐거움을 즐기기엔 부족합니다.. 프랑크푸르트의 사건도 끌어오고 독인 전역의 사회적 문제까지 끌어와서 독일 최고의 경찰 콤비의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우스개소리이긴하지만 더 박진감 넘치고 대단한 스릴러소설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은 진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 작품에도 큰 틀에서 변함없는 스타일로 진행되는 타우누스 시리즈라면 이제는 조금은 지겨울 듯 싶다는 일종의 협박인게지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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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보상
새러 패러츠키 지음, 황은희 옮김 / 검은숲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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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적은 처음인데 벌써 다섯번째 첫째 단락을 한참을 끄적거리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적다보니 처음부터 스포일러가 되거나 전혀 내용과 무관한 개인적 내용을 적고 앉아있더군요.. 꽤 멍한 월요일이라 그럴지도 모를 일입니다.. 며칠간 꾸준히 내린 장맛비로 온 몸 구석구석 뼈마디가 피로하다 외치고 있네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봅니다.. 또 개인적인 이야기로 흘러가네요.. 장맛비의 영향이라 그러려니 하세요, 전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해 그동안 거부적 반응을 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삶에 대해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얼마전 아내님께서 사회활동에 관심을 보이시며 일을 해보겠다고 하시길래 그러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걱정이긴 했지만 열심히 살아보겠다는데 뭐라 할 수도 없구요.. 남들보다 많은 아이들이긴 하지만 서로 공평스러운 아이키우기의 역할분담이 나름 잘 되어있다는 생각을 했거덩요.. 근데 아닙디다.. 갑자기 시작한 일이라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저에게 조금 더 늘어났을 뿐인데 힘들더군요.. 그렇다고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해서 정작 반대하기에는 또 제가 너무 이기적인 생각을 하는 듯해서 조금 고민스럽기도 합니다.. 그것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개인적으로 대단한 능력을 가진 여성들이 막상 사회에서 다시 나와서 해야될 일이라는게 너무 눈에 보이게 적다는거죠.. 허드렛 일을 제외하고는 실상 큰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인 듯 해서 안타깝더라구요.. 물론 그런 현실에 직면한 당사자만큼 실망스럽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사회에 다시금 나온 아줌마들에게 대하는 모습들은 말그대로 차별적 대우가 그대로 보여집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속에서 보여지는 "빅" 워쇼스키의 모습은 자못 대단스러워보이기도 합니다... 울 와이프가 이런 소설 좋아라하믄 함 읽어봐도 좋을텐데.. 공부 잘하는 사람 책만 좋아라하니, 쩝

 

    새러 패러츠키라는 작가가 집필한 여성 사립탐정의 이야기입니다.. 탐정이 나오고 하드보일드스러운 분위기고 배경도 시카고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여성입죠.. V.I. 워쇼스키라는 사립탐정입니다.. 그냥 친구들끼리는 빅이라고 부릅니다.. 또는 비키라고 부르죠(그녀는 싫어합니다만).. 그녀의 아버지는 경찰이었고 빅은 전직 국선 변호사에서 현재는 사립탐정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첫 시작인 이 작품 "제한보상"에서 그녀의 캐릭터는 그렇게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주체적 삶에 대해 대단한 확신을 가진 카리스마 있는 여성입죠.. 그 시절(아마도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의 여성의 사회적 지위라는 입장에서 볼때는 대단히 파격적인 여성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보통의 여성 사립탐정의 역할적 부분이라하면 섬세하고 꼼꼼하게 사건의 경위와 상황적 추리력이 뛰어난 캐릭터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여기 와쇼스키라는 여인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뛰어난 가라데 실력과 대결모드가 장난이 아니구요, 죽음이 눈앞에 다가와도 굴하지 않는 허세나 시니컬한 대사는 필립 말로 저리가라해도 될 듯 싶습니다.. 상당히 과격한 캐릭터인거죠.. 그런 분위기가 아주 좋습니다.. 자유롭고 독립적이면서도 남자들만의 전유물처럼 보이던 탐정의 세계에서 독보적인 여성적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역할이 말이죠..

 

    빅은 현재 사립탐정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의뢰가 들어옵니다.. 존 세이어라는 남자가 자신의 아들인 피터 세이어의 여자친구를 찾아달라고 의뢰하죠.. 그리고 빅은 의뢰를 받아 드립니다.. 하지만 연이어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의뢰인의 아들이 집에서 죽은체로 발견되죠.. 그리고 여차친구인 애니타 힐은 행방이 묘연합니다.. 몇가지 단서를 피터의 집에서 찾아들고 와쇼스키는 곤혹스러운 현재의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의뢰인의 의도와 사건의 진실을 조금씩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장애물이 그녀를 쉽게 놓아주질 않습니다.. 일단 아버지의 친구인 바비 형사의 딸같은 비키(!)에 대한 걱정이 있습니다.. 여성으로서 과격한 폭력의 세상에 관여하는게 영 탐탁치가 않나봅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주체적 역할에 대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사건의 진실을 찾아나서기 시작합니다.. 존 세이어라고 밝힌 의뢰인이 사실은 당사자가 아니었던 것부터 시작해서 죽임을 당한 피터 세이어의 주변의 인물을 탐문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단서찾기가 못마땅한 누군가가 나타나게 되죠.. 심각한 협박과 함께 사건에서 손을 떼길 원하는 인물이 등장하고 심지어 의뢰인조차 그만 사건에서 물러나길 바라는군요.. 피터의 살해범이 잡혔다는거죠.. 과연 진짜 살해범일까요, 여기까지가 소설의 10% 정도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진실은 저 멀리까지 가봐야겠죠... 상당히 괜찮은 여성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입니다.. 뒤로 갈수록 더 박진감이 넘칩니다..

 

    대강 어떻게 진행이 되는가는 알고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과격한 여성 탐정인지는 몰랐습니다.. 저 역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변명할 여지가 없겠네요.. 여성이 등장하는 탐정소설이고 하드보일드이지만 여느 남성적 모드의 하드보일드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독립적인 여성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내용이 더욱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지 않았나 싶기도 하구요.. 사실 처음의 시작부분부터 얼마까지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저 여느 탐정소재의 구성이랑 큰 차이가 없어보여서 딱히 더 좋구나, 뭔가 새롭구나라는 느낌은 없었습니다..만 폭력적인 진행과 함께 보다 심도깊은 주제의 상황적 긴박감이 얼마 지나지않아 펼쳐지더군요.. 상당히 재미졌습니다.. 머리 굴리고 추리하고 상황을 정리하는 것보다 어설픈 단서 하나로 발로 뛰고 - 아마도 그 시절에는 휴대폰이나 인터넷등의 정보 이용 통로가 적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 몸으로 부딪히는 현장감과 여성 특유의 감각적 섬세함등이 잘 어우러지고 작가가 지금부터 또한 앞으로 펼쳐 낼 와쇼스키라는 한 여성 탐정의 개념적 성향을 잘 만들어주셔서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흐름의 특성상 딱히 반전스러운 면은 조금 덜한 감이 있습니다만 시리즈의 첫 시작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보상을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V.I 워쇼스키라는 특출난 여성 캐릭터를 제대로 자리매김했다는 점과 그녀가 펼쳐내는 상황적 이야기의 진행들이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서 변함없이 즐거움을 줄거라는 확신을 심어주었으니 말입니다.. 이쁘장한 얼굴의 아리따운 여성적 외모를 지닌 일반적인 편견적 느낌이 강한 한 여성이 과감하고 단순 무식한 상황적 직격의 캐릭터로 이루어져 있다면 그만큼 매력적인 인물적 성향도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독립적이고 자유롭고 싸움도 잘하는 여성이라면 두 말 할 필요조차 없는거니까요.. 그러니 현재까지 15권이 넘는 시리즈의 진행을 이어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좀 꾸준히 봤으면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맨날 단행본이나 인문서나 순문학계통의 뭔가 있어보이는 듯한 책을 봐야지만 뭔가 책을 보는 듯한 생각만 하지말고 스릴러소설 시리즈도 좀 봅시다.. 출판사에서 그래야 기분좋게 내주고 그러지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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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 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3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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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후감을 적다보면 늘 할 말이 있고 이야기하고픈 내용들이 나옵니다.. 물론 다 다른 작품들을 읽으니 당연한 결과겠죠.. 하지만 늘 희한하게 주절주절거릴 이야기들이 마구 떠오릅니다.. 마음같으면 독후감보다는 책 읽고나서 떠오른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끄적대고 싶을 때도 제법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을 바로 잡아놓지 않으면 책 읽고 어떤가 궁금해하시는 분들께 죄송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기에 늘 첫번째 단락을 중심으로 간단한 궁시렁거리만 끄적댈 뿐이죠.. 근데 이번에는 그냥 제 이야기를 할랍니다.. 이 작품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를 읽으면서 미리 생각했더랬습니다.. 무라카미슨생이 편안하게 일상의 잡스러운 삶의 소소한 이야깃거리를 연재하신 내용들이 무척이나 공감스럽고 제 맘에 꼭 들었기도 하거니와 이 마지막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에세이 시리즈의 완결편을 읽으면서 나도 한번 하루키 스타일의 에세이 독후감을 써보면 어떨까하는 우습지도 않은 생각을 하게되더군요.. 아무래도 이 모든게 하루키할배(이제는 할배라고 해도 되죠? 싫어하실려나?)의 뛰어난 에세이적 공감 때문인 듯 싶습니다..아닌가요, 아니라면 마는거죠..

 

    사실 제 손에서 책을 놓고 다녀본 적이 샐러드를 좋아라하는 사자만큼 드물 정도입니다.. 이렇게 책을 내 몸과 같이 하는 생활을 시작한지 이제 한 오년 정도 된 듯 싶네요.. 물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장르 위주의 피튀기는 추리스릴러튀김소설을 주로 읽는 남자다보니 주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시는 동네분들께서는 그냥 저 남정네는 대단히 책을 좋아라하는 지적인 남자이구나라는 생각이 주를 이루게 되죠.. 하지만 어느순간 제가 들고 다니는 책들의 표지나 제목에서 풍기는 비릿한 살인의 냄새를 조금씩 맡게 되는 시점부터 주변에 인식이 달라지게 되더군요.. 아줌마들 전체를 매도하고하는 의도는 없지만 한번 소문이 퍼지면 상당히 골치 아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금 친하다 싶으면 다가와서 아이들이 몰래 보진 않는지, 그런 소설을 보면 감정적으로 무섭지는 않은지, 돈주고 사서 그런 책을 읽는게 아깝지는 않은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한마디씩 던져놓고 자기네들끼리 수근대기도 합니다.. 이제는 시간이 지나다보니 더이상 저는 그들의 관심의 대상이 아니게 되었지만 여하튼 제법 오랜시간동안 눈치가 보여서 혼난 적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울컥하는 마음에 그들에게 꺼져~라고 외쳐대고 싶었지만 늘 소심한 저의 타인의 대한 배려는 그들에게 좋은 웃음으로 무마를 해버리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때가 탈 것 같아 표지를 빼고 들고 다니던 무라카미 에세이 덕분에 주변에서의 인식이 순식간에 바뀌는 상황이 되더군요.. 아침에 아이를 유치원에 태워주기 위해 잠시 기다리다가 깜박하고 아줌마들이 즐비한 휴식터에 제 책을 놓고 출근을 해 버린거죠.. 저희 아들이 피망을 우적우적 씹어먹을 만큼 드문 일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제 이미지에는 상당한 도움이 되었네요.. 쌍둥이 아빠, 이런 책도 보시네요.. 아휴, 늘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다니시니 아이들도 아빠에게서 배우는게 많겠어요, 개똥이 엄마(익명이라는거 아시죠), 저 집에 가보면 책이 산더미같이 쌓여있어.. 거의 도서관 수준이던데, 판출이 엄마, 문팔이 엄마... 수근수근, 두런두런 아줌마들이 남자 하나 세워놓고 아주 신이 나셨더군요.. 뭐 딱히 기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한거죠.. 그러면서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무식한 여편네들, 이라고 말이죠.. 제 말이 좀 과했나요

 

    솔직히 그 분들 뭐라 할 이유가 없네요.. 멀리서 볼 것도 없이 집에서도 제 책들은 찬밥신세이니까요.. 그렇다고 사랑하는 아내에게까지 무식한 여편네라고 까댈 필요는 없으니 그냥 내 맘도 몰라주는 여인네로 하죠, 그런 와이프도 무라카미 하루키를 잘 알고 있네요.. 어둠의 공간에 고이 모셔놓은 수많은 장르소설들은 외면한 체 하루키 할배의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와 잡문집을 떡하니 눈에 보이는 책장 한 편에 모셔놓고 조만간에 읽어보리라하는 눈치인 걸 보니 조금 우습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무라카미씨는 뭔가 인생에 도움을 주는 그런 부류의 소설가나 작가라는 걸까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을 책장에 모두 꽂아두니 제법 있어보입니다그려..

 

    다 읽어봤나, 다 읽었지.. 어떻노, 괜찮더라... 세 권의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를 모두 읽어본 바 하루키할배의 내면과 일반적인 모습의 소소한 삶이 잘 살아있고 그냥 편안한 느낌이어서 나쁘지 않더라.. 게다가 이번에 마지막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는 가장 재미있더라.. 이야기들도 제법 흥미롭고 즐거운 생활적 공감의 측면이 더 많아서 실실거리면서 읽었다.. 제일 처음에 나온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를 먼저 읽고, 두번째로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를 읽고 마지막에 이 에세이를 읽어봐라.. 마지막이 젤 좋네.. 근데 니는 어떨지 모르겠다.. 여하튼 결혼 십년이 지나도 읽는 책하나 공통된게 없었는데 잘된네.. 공통 관심사가 생겨서... 라고 와이프에게 말해줬습니다..

 

    여보, 그동안 받은 저 책들 다 팔면 안되나, 그냥 남주기는 안아깝나, 오데 팔데 없을까...라고 판매에 눈독을 들이는 아내에게 한마디 해줬습니다.. 한번만 그런소리하믄 니를 팔아뿔끼다.. 그러면 안되겠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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