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더
나혁진 지음 / 북퀘스트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워낙 불경기라 불황이 없다던 밤문화의 술집 풍경도 예전 같지가 않다는군요.. 웬만한 불황에는 큰 지장을 받지 않는다던 단란한 문화를 선보여주시던 불야성의 거리도 이젠 제법 숙지근해졌다고 합디다.. 여전히 화류계를 휘젓고 다니는 친구의 말이었습니다.. 이 친구로 말하자면 제가 첫 회사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밤이 짧아 새벽이 오는 것에 대한 회의를 가지게 만들어주던 친구였죠.. 정말 엄청난 시절이었고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만 이젠 가정을 가지고 아이들에 둘러싸여 우롱차의 기운을 소변에 흘러보내던 시절이 있었던가 가물가물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친구는 밤이 짧은 시간을 보내고 있더군요.. 물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기에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정을 가지고도 가능할 수 있을지도.. 초큼, 아주 초큼 부럽습디다.. 밤안개속에 묻어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솔로의 냄새가 말이죠....정말 아주 초큼,

 

    신진작가님의 작품입니다.. 나혁진 작가의 "브라더"라는 작품인데요.. 제목만으로 뭔가 쌈마이(이런 말 쓰면 안되나요,)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작품입니다.. 흔히들 형님이라는 존칭을 많이 사용하는 조폭의 세계를 표현하기도 하구요.. 말 그대로 형제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상당히 B급 감성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만으로 진행되는 복수극이 아니라 딱히 올바른 이가 없어보이는 밑바닥의 인생속에서 벌어지는 삶의 거친 모습이 많이 담겨있죠.. 인간이라는 존재가 보여주는 본능과 폭력과 자극과 극단성이 제법 많이 보여집니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말이죠.. 여차저차한 1장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김성민이라는 조폭생활을 하는 넘버 쓰리정도되는 인물이 있습니다.. 현재는 자신의 삶에서 제법 자리를 잡기 위해 조직에서 안겨준 로즈라는 고급 룸주점에서 매니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전 자신이 모시던 인물인 박준우 사장이 최창수 사장 조직에게 무참하게 깨지고나서 김성민과 완기만 스카웃되어 현재의 최창수 밑에서 생활하게 된 것이죠, 그런 그에게는 어리버리한 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동생이 사고를 저지릅니다.. 물론 사고를 일으키게 만든 장본인은 따로 있습니다.. 김성민은 동생이 저지른 사고를 해결하라는 최창수의 지시를 어길 수가 없습니다만 그 해결이 쉽지가 않아 보입니다.. 과연 성민은 어떻게 해결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의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조폭세계에서 믿음이란게 과연 존재하는 걸까요, 동생이 저지른 일로 인해 앞으로 성민은 어떤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읽어보셔야 될 듯..

 

    말씀드린대로 5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장마다 주인공이 다릅니다.. 전체적으로는 1장의 김성민의 줄거리에 따라서 이어지는 모양새지만 각장의 인물들은 다릅니다.. 마지막 5장에서는 다시 1장의 주인공인 성민으로 돌아오죠.. 그러니까 김성민에게서 시작된 일이 김성민에게서 마무리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2장에서 4장까지는 김성민의 주변의 인물과 1장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적 연결이 각 주인공의 시점에서 보여지고 있습니다.. 전체적 줄거리는 이어지지만 시점의 변화로 인한 상황적 연결의 어색함이 상당합니다.. 1장에서 급박하게 이루어진 사건의 긴박성과 빠른 진행이 2장부터 갑자기 다른 인물의 사생활과 과거를 들춰내고 새로운 상황적 설정을 덧붙여 만들어내기 때문에 흐름이 깨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1장의 흡입력은 상당했습니다.. 군더더기가 줄어든 느낌에서 상황적 묘사와 서사의 진행과정에서 표현되는 긴박성이 아주 좋았습니다.. 같은 느낌으로 각 장마다 보여지는 여진이나 완기와 미옥의 입장에서도 김성민의 상황적 연결구도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이어졌더라면 상당한 즐거움을 가지게 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을 했구요.. 무엇보다 1장에서 막 달아올랐던 상황적 긴박감의 사건의 흐름이 왜 다음장에서 다른 인물들의 과거의 삶에 집중해야되는지, 사실 그들의 과거에는 큰 관심을 두기 싫은데, 그냥 현재 벌어진 사건의 흐름에 집중해주면 좋겠는데, 여진의 과거의 삶과 현재의 삶의 연결고리는 간단하게 구성해도 무방할텐데 - 완기나 미옥도 마찬가지 - 하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되더군요..

 

    주인공이 주인공의 역할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집중도가 흩어져버리더군요.. 전 그렇습디다.. 이 "브라더"라는 작품의 주인공은 분명 김성민이라는 인물인데, 주변의 인물들에게 각 장의 주인공을 배분하면서 김성민의 역할적 집중도가 줄어들 수 밖에 없었고 이런 구도에서 갑자기 여진과 미옥의 장에서 벌어지는 우연적 연결고리는 억지스러울 수 밖에 없었던거지요.. 뭐 알지도 못한 한 독자가 전문적이지 못한 느낌으로 이야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분명한건 개인적으로 1장에서 제가 느꼈던 대중적 취향에 걸맞은 빠른 진행의 흐름이 2장부터 급격히 집중도를 떨어트려 버렸다는겁니다.. 그 흐름을 마지막 다시 1장의 주인공으로 마무리하려다보니 억지춘향격으로 끝맺음을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 각 장을 따로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분명히 1장은 재미진 구성이고 이거 좋은데, 라는 느낌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겁니다.. 여진의 장 역시 한 인물의 나락으로 치닫는 모습과 잔인한 복수의 파괴적 감성이 제대로 살아있다고 느꼈구요, 완기의 장에서는 제법 공감대가 형성이 잘 되는 챕터였습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아마추어적 느낌이 더 강해서 공감이 잘되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미옥의 장은 따로 떼어 놓고 본다면 가장 재미진 단편적 느낌이었습니다.. 한 여인의 시작과 추락과 사랑과 아픔과 배신과 반전까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각 장마다 인물들의 각자 이야기로는 분명히 나쁘지 않습니다만 이로 인해 마무리 짓는 마지막 5장의 돌아온 쌈마이 성민은 이런저런 인물들과 연관된 상황속에서 김성민 자신의 실속을 챙기려니 뭔가 억지스럽고 어색하게 되어버린거지요..

 

    "조금 우끼죠, 뭘 안답시고 이렇게 되먹지않은 이야기를 끼적대는지", 근데 이 말은 제가 국내 작가님의 작품을 읽을때마다 꼭 하는 말입니다.. 외국 작가들이야 제가 무슨 말을 떠들어대도 알아먹질 못하니 상관없지만 국내 작가님들의 작품들에게는 이런 독후감을 내놓고 나면 상당히 마음이 안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 신진작가님들의 작품을 많이 접하게 되는게 장르소설의 현실이자 아픔인지라 재미있다는 말보다는 재미없다, 독창적이지 않다, 아마추어적이다, 어색하다, 억지스럽다, 이런 말들을 내뱉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애정은 말 할 필요가 없죠.. 정말 사랑하고 안타까운 장르소설의 출판시장의 암담한 현실이긴 하지만 늘 퐈이링하시길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좋은 소릴 마구 늘어놓았지만 이 작품 "브라더"는 분명히 지겹지는 않은 소설이었던건 확실합니다.. 각 장만 떼어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니까요, 뭉치니까 문제였던거지..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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