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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저어
소네 게이스케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제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제가 아는 것보다 수천만배의 다른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문득 떠올리곤 합니다.. 특히나 뉴스등에서 보게되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참 생경한 것들이 많죠.. 일 예로 국정원같은 스파이의 세계에서 만들어내는 상황적, 유기적 사기극을 꾸며대는 음모론들이나 범죄조직속에서 묻어나는 어두운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참말로 남의 세상인 듯 싶습니다.. 그런 남의 삶에 가장 잘 적응하면서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아마도 미디어에서 보게되는 간접적인 체험이 대부분이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장르소설같은 책을 좋아라하는 저같은 아저씨에게는 보다 더 어두운 세계를 들여다 볼 기회가 많을거구요.. 제가 속하지 못한 세계이지만 그들의 삶을 허구로나마 체험해보는 재미가 솔찬히 좋다고 볼 수 있겠네요... 뭐 영웅적 행위등을 중심으로한 히어로 무비의 개념은 조금은 어린 분들에게 재미를 주는 경향이 많을거구요, 저같은 이제 중년으로 들어서는 아저씨들의 입장에서는 보다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에 가슴이 더 와닿는거겠죠... 뭐 저는 그렇다구요.. 그래도 영웅적 이야기는 언제나 즐겁긴 하지..
보통의 스파이소설들은 수많은 음모와 협잡과 배신과 불신속에서 끝까지 자신을 놓지않고 신념을 지켜나가는 한 영웅적 인물이 세상을 구하거나 자신의 나라를 구하는 이야기가 대체적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속의 스파이는 월급쟁이라는 사실을 멀리는 르 카페 할아버지의 작품들에서 알게 되었고 가까이는 이번에 읽어본 소네 게이스케 작가의 데뷔작인 "침저어"에서 동양의 그것도 일본의 스파이에 대한 경찰 이야기를 보게 되네요.. 상당히 현실적이고 메마른 삶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어 제법 그럴싸해 보입디다..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스파이라는 개념은 일반적인 스파이와는 다른 형상입니다.. 특히나 국내나 미국과 러시아등을 대변하는 스파이의 세계와는 질적인 차이가 있죠... 일본은 어떻게보면 스파이라는 것에 대해 상당히 유동적인 나라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외사과라는 곳에서 일본내 상주하는 주변나라의 스파이의 역할에 대해서는 언제나 주시를 하고 있죠.. 그 중심에 있는 나라가 아마도 북한, 한국, 중국등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 나라들은 일본뿐만 아니라 러시아나 미국과도 연계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죠.. 특히나 중국의 대일본 강경노선이나 북한에 대한 일본의 경계심은 충분히 중요한 국제적 사안이니까요.. 하지만 일본의 경찰조직에서 담당하는 스파이에 대한 조사는 딱히 활동적이진 않나 봅니다.. 여기 외사2과라는 곳에서 펼쳐지는 스파이에 대한 수사의 진행은 상당히 정적이면서 경찰 내부적 문제가 심각하게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후와라는 주인공은 경시청 외사2과에 소속된 수사관입니다.. 주변의 많은 외사과 담당 수사관들이 자신의 영역속에서 그들만의 정보원인 S를 구축하고 서로 무리를 이루는 반면 후와는 그렇지가 못한 일종의 외로운 늑대의 개념이 짙습니다.. 그런 그를 따르는 와카바야시라는 수사관 역시 타인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약간은 모가 난 수사관이죠.. 이들이 "침저어"라 명명한 침저어 맥베스라는 스파이의 수사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거죠.. 중국의 스파이로서의 활동이 의심되는 한 인물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속고 속이는 관계를 일본의 경찰청 외사과 내부에서 그들만의 방법론속에서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내부적 갈등의 간극을 아주 현실적으로 표출하고 그들의 실제적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보여집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진실의 모습은 거부할 수 없는 현실속에 그대로 투영되는거죠...
나이가 있으니까 이런 작품이 삐까뻔쩍하게 마구 돌아댕기면서 총쏘아대는 그런 작품보다 조금 더 와닿는 느낌은 있습니다.. 물론 가독성이나 재미적인 측면에서는 그렇게 빠르게 읽히기는 않지만 찬찬히 읽고 즐기는 느낌은 오히려 더 좋다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너무 길지 않다는 전제를 깔고 말씀드리는겁니다.. 너무 정신없이 꼬이고 꼬인 스파이의 세계를 다루는데 내용까지 파악 불가능으로 오래 끌면 느낌적으로는 와닿지만 재미적으로는 못미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결국 손을 놓게 되는 경우가 제법 발생하죠.. 하지만 이 작품 "침저어"는 상당히 짧으면서도 복잡다단한 내용적 스파이의 속고 속이는 이면을 나름 잘 소화해낸게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측면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지만 너무 메마르게 진행되는 감성적 느낌이 삭막하다 못해 부스러질 정도로 건조해서 안타깝더군요.. 물론 작가가 의도한 메마름이고 건조함이겠지만 조금 더 인간적인 면을 강조했더라면 가독성이나 재미적인 측면에서도 충분히 일반 대중독자의 입맛에 잘 적응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구요.. 특히나 스파이소설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본 경찰청 내부의 외사과라는 스파이담당부서의 정치성과 그 음모론에 집중된 일본 경찰소설에서 주로 선보이는 경찰내부의 갈등을 다루는게 주이다 보니 스파이의 세계라는 배경에 조금 더 인간적인 내면을 잘 다듬었으면 정말 멋진 작품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대로의 작가적 감성도 나쁘진 않습니다만 조금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작가가 이 작품을 언제 집필하였는지는 정확하게 파악을 안했습니다만 게이스케 작가는 이전부터 일본 정치인들의 불건전한 보수 애국주의를 이 작품의 일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 같아 아직까지는 일본의 지식인들이나 국민들의 대부분은 이러한 시대적 포용력과 친화성에 나름 적응하고 있지 싶은데 말이죠, 유독 현재 일본내 정치세력의 중심인 자민당이라는 정당의 강경보수적 신애국주의적 보수성향은 상당히 위험한 상황까지 올라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말 그대로 평화를 외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자국의 팽창에 눈 먼 정신나간 사리사욕만 앞세우는 정치인들이 일본이라는 나라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은 심히 우려되는 현실입니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껴도 정치인들의 사상이나 생각들은 구시대의 유물적 본질에서 한걸음도 뻗어나오질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비단 일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그런 느낌은 다분하지만 분명한 건 일본이라는 나라의 본질상 그들이 내면적인 반성없이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모습들은 쉽게 변화되지 않을 그들의 정치적 정체성인 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도 좀 반성하자구요, 사실 남 욕할 거 못된다... 요즘 우리 노친네들 하는거 보니까...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