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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거리에서 1
오쿠다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민음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아직까지 아이들이 어려서 그런지 중2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아주 대단한 질풍노도의 시기임에는 틀림없는데 제가 겪었던 그 시절의 중2때에는 요즘이 아이들처럼 어마무시살벌한 사춘기의 혼란을 겪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죠.. 워낙 오래된 기억이어서 제 스스로도 정확하게 기억을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하튼 그 시절에는 중2병이라는 개념의 단어는 존재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냥 사춘기의 시절이었죠... 조금은 감성적이고 로맨틱한 에로적(?!) 상상이 꿈틀대던 그런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님 말고
요즘은 시대가 변하고 교육적 개념 자체가 그 시절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동무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많았던 그 시절에는 현재처럼 과격하고 폭력적인 왕따의 개념이 크게 부각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여전히 교내 폭력은 존재했지만 언제나 어울릴 수 있는 상황적 개념의 중학교 시절의 폭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학교마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기억속에는 그랬습니다.. 싸움을 하더라도 수십명의 아이들이 몰려가서 타학교와 부딪히는 경우는 있었지만 교내에서 한 아이를 극한적인 폭력으로 몰아부치는 경우는 경험해보질 못했습니다.. 아니 있었더라도 사회적 문제로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킬 정도의 무시무시한 왕따적 폭력은 지금과 비교해서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틀림 말고
또래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는 언제나 있어 왔습니다.. 늘 함께 지내지만 흔히 말하는 고문관처럼 어리숙한 친구가 꼭 있었죠.. 하지만 소통은 가능했습니다.. 늘 당하는 듯 일종의 노예처럼 그 친구를 부려먹는 듯 했지만 함께라는 개념은 언제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한쪽의 시선으로만 판단한 저만의 편중된 시각일 수는 있지만 여하튼 지금의 아이들이 자신들과는 조금은 다르고 여린, 어리숙한 친구에게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해대는 폭력적 왕따의 현상은 상당히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세상이 변하면서 자신만의 공간속에 적응되어 주변의 소통의 공간의 부족과 가정적 소홀함이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문제가 되는 것이겠죠.. 싫음 말고
함 찾아보니 중2병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일본에서 처음 생겨났나봅니다.. 또래의 사춘기 아이들이 겪는 일종의 질풍노도의 감성적 심리 상태를 뜻하는 말인데요, 아시다시피 국내에도 이젠 아주 중요한 시기적 문제로 부각이 되고 있나봅니다.. 우스개소리로 북한이 이 세상에 두려워하는게 단 하나가 있는데 남한의 중2들이라고 합디다.. 그래서 북한이 남침을 못한다고 검색해보니 나오는구만요.. 이런 사춘기적 아이들의 삶과 배경은 언제나 학교라는 테두리속에 형성되어 있죠.. 하루이 대부분을 보내는 곳이 학교이니까요.. 이 시절에는 부모와 가족의 개념보다는 보다 확대된 사회적 테두리인 학교속에서의 자아의 형성이 중요합니다.. 그러다보니 학교내 문제가 청소년 범죄가 아주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죠, 그렇게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이라고 예외는 아니구요.. 오히려 일본이 시대적 상황과 현실적인 면에서 국내의 상황보다 조금 더 사회적 주제로 인식하고 많은 사회파소설속에 아이들의 문제를 던져주고 있곤 합니다..
오쿠다 히데오라는 제법 유명한 작가님께서도 그런 중2병을 앓는 아이들의 삶에 대해 상당히 리얼한 방법으로 이야기를 제시해주시고 있는데 그 작품이 이번에 읽은 "침묵의 거리에서"라는 작품입니다.. 우와, 책 이야기가 이제서야 등장했다.. 서론이 엄청 길었네요.. 한 아이가 죽은 체 교내에서발견됩니다.. 이 죽은 아이의 이름은 나구라 유이치, 지역내 유지인 포목점의 유일한 아들로 허약하고 늘 따돌림을 당하던 아이였습니다.. 경찰 조사에 의해 나구라를 괴롭힌 친구들인 테니스부의 4명의 아이가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왜 나구라가 죽음을 당했는지, 어떻게해서 아이들이 나구라를 괴롭혔는지, 또한 피해자와 가해자의 부모들의 심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또래의 아이들의 가려진 진실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보여줍니다.. 수많은 시선들이 교차하면서 한 아이의 죽음으로 인해 현실적인 삶의 반향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보여주는 사회파 소설입니다..
아주 현실적이고 섬세한 삶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 아이의 죽음으로 인해 벌어지는 주변의 부산스러운 상황들과 이 사건 중심에 놓여있는 부모, 형사, 기자, 교사, 또래의 친구들의 시선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단순하지 않은 이야기를 섬세하게 표현해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은 오쿠다 히데오답게 끊김없이 원활하고 집중되는 가독성을 보여주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많은 시선들이 하나의 사건에 몰려들어서 교차되어 보여지기 떄문에 조금은 집중되는 느낌이 뒤로 갈수록 떨어지더군요.. 물론 모든 이야기들은 각자의 입장과 상황이 존재하고 특히나 중2라는 한없이 어려보이는 미성년 아이들이라는 시점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교차된 입장들은 상당히 리얼한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너무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독자에 따라서는 무척이나 섬세한 오쿠다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시선으로 표현된 이야기가 무척이나 즐겁게 느껴지시기도 하시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초반의 의도가 뒤로 갈수록 많은 부분이 이야기적 구성에서 몇갈래의 줄기로 너무 뻣어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뭐랄까요, 상당히 심각하고 딜레마가 넘치는 상황적 이야기가 초반의 무거움이 후반으로 갈수록 많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딱히 끊기는 곳도 없고 자연스러운 이야기의 진행이고 큰 중심을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 이야기의 집중도가 흐려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많은 부모들의 입장, 직접적 가해자로 지목받은 아이들의 입장, 그 외 수많은 주변인들의 입장들이 산재하여 드러나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네요..
재미없지 않습니다.. 분명히 재미있다고 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제시한 사회적 딜레마에 대한 읽고 난 후의 먹먹한 느낌이 일반적 감성 이상으로다가 다가오진 않네요, 전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예전에 조금 읽다 만 작품이 있긴 한데 제목이 전혀 기억이 안나네요(주인공으로 조금은 시크하면서도 우낀 의사가 등장하는 작품이었는데) 아직 작가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그럴지는 몰라도 생각했던 것 만큼의 느낌은 없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아마도 얼마전에 읽었던 게이고슨상의 "방황하는 칼날"의 감성과 어쩔 수 없이 비교가 되었던 점도 무시못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작가의 스타일이겠습니다만 전 개인적으로 오쿠다보다는 히가시노의 사회파가 더 나은 느낌이 드네요.. 하지만 서론이 무척 긴 독후감으로 보시다시피 이 작품이 시사하는 바는 아주 큽니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상황적 현실감을 제대로 알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되실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울 아이들도 중2 될텐데, 걱정입니다.. 질풍노도의 소통부재의 상황이 들이닥칠까,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