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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웰즈의 죄 ㅣ 판타스틱 픽션 골드 Gold 5
토머스 H. 쿡, 한정아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다보면 언제나 과거의 추억에 대한 단상이 떠오르곤 합니다.. 특히나 어떤 계기로 인해 나의 인생이 어떻게 변해왔는가에 대한 원초적인 운명론과 마주칠때면 뭐랄까요, 상당히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그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때 판단을 달리 했더라면, 뭐 이런 생각들이죠.. 물론 현재의 삶이 싫어서 우울하다는 것이 아니라 뭔가 더 좋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는 상상을 기준으로 한다는 이야기일때의 생각들인거죠... 특히나 지루하게 하루하루 뭔가 큰 변화없이 중년의 삶을 이어가는 현실속에서 뭔가 색다른 삶에 대한 상상은 과거의 판단에 대한 뭔가의 아쉬움이 남기 마련인 법입니다..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난 월터 미티의 삶처럼 상상속에서만 벌어지는 모험을 하고 있지만 말이죠.. 막상 상상이 현실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하게되면 살짝 두려움이 먼저 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젠 현실에 안주하고 바꾸기 싫은 마음이 몸을 지배해버렸으니까요, 그리고 니 개인에게 주어진 삶이라도 이젠 니 멋대로 행동하고 살지 마,,,,라고 하고 있습니다..
토머스 H.쿡이라는 작가는 일반적인 장르소설 작가들과는 조금 다른 경향의 문장을 선보여주시는 스릴러 작가님이십니다.. 보다 문학적이고 감성적인 인간의 원초적인 심리에 많은 문장적 상상을 불러 일으켜주시는 작가님이시죠.. 이 분의 문장은 쉽게 읽혀나가질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읽혀진 문장들은 쉽게 잊혀지지도 않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결말에서 안겨주는 씁쓰름한 감정의 여운은 한참동안 작품속의 문장들을 되새기게해주는 재주가 뛰어난 작가이죠.. 대체적으로 이 분이 국내에 선보여주신 작품들의 경향들은 아주 깊은 여운을 오랫동안 남겨주시더군요.. 특히나 인간의 삶의 방향에 있어서 단순한 판단으로 인해 선택되어진 인생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삶에 대한 반추적 회상등은 매우 위력적인 감성적 생채기를 전달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읽은 몇 안되는 쿡의 작품은 회상적인 이야기가 대다수였습니다.. 이번 작품인 "줄리언 웰즈의 죄" 역시 그러한 기본적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습니다.. 잘은 모르겠으나 쿡샘만의 감성을 제대로 살리기 위한 구성으로서 가장 적합한 방법적 이야기의 서술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줄리언 웰즈는 자신의 집이 있는 몬톡의 호수에 배를 끌고 나가서 자살을 합니다.. 그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역사적 범죄와 참상을 자극적으로 다룬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역사적으로 인간이 저지른 악행적 범죄와 전쟁으로 벌어진 인간의 참혹한 악마성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제노사이드적 집단 학살의 현상의 참상을 소설적 언어로 책을 집필하였던 것입니다.. 그런 그가 어느날 자신의 집 호수에서 자살을 하는거죠.. 그리고 그의 동생 로레타와 자신에게 단 하나의 존재였던 평생 친구이자 이 작품의 화자인 필립 앤더스는 그의 죽음에 대한 의혹과 함께 왜 자살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당혹감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 합니다.. 자신의 평생 친구인 줄리언의 죽음에 있어 자신이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친구이지만 전혀 알지 못했던 줄리언의 삶에 대해 조금씩 찾아나서게 되는거죠.. 친구이지만 전혀 도움이 될 수 없었던 죄책감이 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줄리언의 삶을 처음 성인으로서 자신과 함께 시작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여행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의 중심은 그 시절 혼란의 아르헨티나의 여행속에서 벌어졌던 한 여인의 만남에 대한 회상으로 꾸준히 이어지죠.. 세상의 모험과 삶에 대한 활기찬 남성적 성향이 짙은 줄리언은 필립의 아버지의 도움으로 혼란의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그가 꿈꾸던 정의로운 삶과 세상의 질서에 대한 스파이와 모험적 인생에 대한 즐거움을 찾아보기도 하죠..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들의 여행에 도움을 줄 가이드인 마리솔이라는 운명적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날 실종되어 사라져버립니다.. 이 과거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꾸준히 이어집니다.. 필립이 줄리언의 삶에 대한 진실을 찾아나서는 동안 파리에서 런던에서 헝가리에서 러시아에서 모든 이야기는 아르헨티나로 이어집니다.. 과연 줄리언 웰즈가 저지른 죄는 무엇이었을까요,
무척이나 지적이고 우와한 고전소설의 느낌이 다분한 작품입니다.. 그 말인즉슨 읽어나가기가 생각만큼 수월하지는 않다는 말입니다.. 상당히 고급스러워서 과연 이 작품이 스릴러소설로서의 즐거움이 있는가라는 의문도 들더군요, 소설속에서 줄리언 웰즈라는 작가가 만들어 놓은 세계의 역사적 제노사이드의 참상의 이면을 탐색해나가며 보여주는 인간들의 죄와 원초적 두려움에 대한 감성적 공감은 쉽게 읽혀지지 않은 문장의 느낌만큼 오랫동안 되새기며 읽어나가야 했습니다.. 이런 작가적 느낌을 살리기 위해 문장 곳곳에 고전작품들의 정보들과 비유적 작품들이 넘쳐나는 표현은 고전작품을 싫어하는 저로서는 문학적 지식의 축적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문장마다 턱턱 걸리는 느낌이 조금은 짜증이 났습니다.. 사실 전 고급스러운 느낌의 해박한 지식이 전제가 되는 작품의 서사는 딱히 좋아하질 않는 초보적 대중소설의 독자임을 다시한번 실감했습니다..
하지만 고전소설류의 감성과 지적이면서 문학적인 감각적 문장들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즐기는 독자님이시라면 충분히 즐거울 독서이긴 합니다.. 뭔가 장르소설보다는 진득한 문장적 서사와 고전적 취향을 즐겨 읽어시는 경향을 가지신 독자님이시라면 아마도 좋아하실 작품 같다는거죠.. 사실 개인적으로는 전작들에서 느꼈던 쿡샘의 감성적 결말부의 즐거움은 조금 덜하더군요.. 이야기의 진행과 상황적 구성이 대체적으로 미루어짐작이 가능한 구성이기도 했거니와 작가가 마지막으로 달려갈때쯤 미리 조금씩 던져놓는 구성상의 느낌이 그닥 반전스러운 결말은 아닐꺼라는 주제적 측면이 보여지는지라 지루한 느낌이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별로였습니다.. 하지만 쿡샘을 좋아라하시고 쿡샘의 문장을 즐기시는 기존의 쿡샘빠 독자님들에게는 아주 고급스러운 소장용 선물처럼 여겨지는 듯한 즐거움도 분명히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고전적 느낌으로다가 향후 쿡샘의 대표작으로 보여질 공산도 다분한 상당히 고급스럽고 지적이며 우와한 감성적 장르소설이라고 봐야겠죠..
쿡샘은 언제나처럼 그때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더라면, 그때 내가 선택한 그때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그 순간이 앞으로 펼쳐질 삶의 질곡속에서 어떠한 고통과 후회와 절망과 지옥같은 인생의 암울함으로 살아가게 될까에 대한 회상적 씁쓸한 아픔에 아주 뛰어난 장인적 문장을 가진 거의 유일한 작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도 쿡샘을 사랑하시고 즐겨 보시는 많은 독자분들께서는 충분히 감응하시는 느낌이실겝니다.. 혹시라도 아직 접해보지 못하신 분들도 쿡샘의 작품을 접해보신다면 조금 초반의 지리함과 조금 중반의 졸림을 이겨내시고 나면 후반의 쿡샘의 한땀한땀 장인의 문장으로 수놓은 감성을 느끼시면서 다시한번 초반의 지리함이 아하, 결과를 위한 포석이 이렇게도 감성적으로 표현히 가능하구나라고, 중반의 졸림이 이야, 반전을 위한 복선이 이렇게도 구체적으로 문장적 섬세함으로 표현되는구나라고, 느끼실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님 말고,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