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아데나 할펀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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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스물아홉에 난 뭘하고 있었나를 먼저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스물아홉.. 우리나라의 남성의 입장에서는 이제 막 뭔가를 시작할 나이쯤으로 받아들여지는 또래의 나이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대학 4년에 군대 2년 6개월을 보내고 막 졸업하면 내 나이 스물여덟이 됩디다.. 물론 민증상의 나이인거죠.. 중간 복학하는 시점과 휴학이나 재수가 한번쯤 걸리면 딱 저 나이가 됩니다.. 스물 아홉.. 뭔가 시작해야될 나이.. 사회에 발을 내딛는 일반적인 나이.. 여지껏 내다보던 세상과 막상 부딪히는 세상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하는 나이.. 참 지랄맞은 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내가 원하는 세상과 나를 원하는 세상의 현격한 차이를 제대로 인식했던 나이였으니까요.. 아프고 힘들고 고통스럽고 좌절했던 나이입니다.. 뭔가를 시작할 시점에 뭔가에 좌절부터 하게되더군요.. 그리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누군가가 가장 아름답고 가장 활기찬 시간의 젊음이라고 하더만 닐리리 맘보같은 나이였다는 생각이 먼저 앞서네요.. 전 그랬다는겁니다.. 그때 내가 원하는 취직이 될수만 있었다면 길가에 돌맹이 수천개는 와그작 씹어먹을 준비가 되어있었더랬습니다.. 뭐 혹자는 돌맹이를 씹어도 즐거운 나이라카긴하더만(설마?).. 독서실에서 꾸질한 츄리닝 차림으로 취직공부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돌맹이는 커녕 집에 식은밥 한끼 얻어먹기도 눈치보이던 시절이었거덩요.. 그러니까 전 그랬다는겁니다.. 참 부정적이죠?.. 하지만 결국 그렇게 된장맛나던 시절을 보낸 후 현재의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 뭐 긍정의 마인드로다가 생각해볼때 그렇게 나에게 나쁜 시절이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전히 세상은 스물아홉의 젊음을 찬미하고 있나봅니다..

 

"스물아홉"이라는 번듯한 제목에 걸맞게 활기찬 소설입니다.. 남성이 아닌 여성의 스물아홉의 나이를 가르킵니다.. 전적으로 여자사람들의 감성과 사랑과 과거와 인생을 다룬 소설작품이라고 보시면 되시지 싶네요.. 그런 작품을 40대 아저씨가 읽은거지요.. 사실 소설의 주인공인 엘리의 나이는 일흔 다섯의 할머니신데 말이죠.. 생일날 우연히 하루만 스물아홉으로 돌아가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날 몸이 스물아홉으로 돌아가 있는거죠.. 대강 짐작이 가시죠?..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하죠?.. 그렇습니다.. 예상하시고 낌새를 느끼시고 조짐을 가지신 그런 부류의 작품인 것입니다.. 75세의 할머니가 29세의 섹시하고 매력적인 여인으로 바뀐 뒤에 벌어지는 부산스럽고 즐거운 사건을 다룬 작품이니 말이죠..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위의 내용만 보시더라도 아하,라고 하시지 싶어서 길게는 적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말씀을 드려야겠네요.. 75세의 할머니가 29세의 젊은 매력녀로 바뀌었지만 그 마음이나 삶의 경험은 그대로이라는 것이죠.. 겉모습을 제외한 모든 것은 변함없는 할머니라는 점이 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지 싶네요..

 

소설 자체의 구성적 재미보다는 상황이 주는 재미가 많습니다.. 헐리우드 로맨틱 영화 한편 보는 느낌 딱 그대로입니다.. 문장이 그림처럼 영상처럼 그대로 투영되어 나오니까 말이죠.. 심리적 묘사도 중요하지만 상황적 묘사가 안겨주는 독서의 재미가 상당합니다.. 즐겁죠.. 금방 읽힙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 성향의 묘사방법도 상당히 감칠맛나게 잘 만들어 주셨구요.. 그래서 인물들의 모습들을 살피는 재미도 만만찮습니다.. 특히나 엘리 할머니의 딸 바바라의 모습은 정말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멋진 캐릭터의 맛을 살려주신 듯 하더군요.. 밉쌀스러우면서도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50대 후반의 아주머니의 역할을 잘 묘사해 주셨더군요.. 꼭 울 어무이처럼 말이죠.. 아무래도 개인적으로는 이 바바라여사의 캐릭터가 작품의 재미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입니다.. 소설적 구성의 흐름은 별볼일 없는 반면 상황적 재미를 만들어내는 부산스러운 캐릭터의 맛깔스러움이 너무나 좋았거덩요.. 단순한 소설적 구성만 놓고보면 무지 재미없는 흔하디흔한 상황적 연결이라는 느낌이 큽니다.. 수천번을 울궈먹은 상황들이니까요.. 하지만 바바라나 프리다같은 캐릭터가 엮어내는 상황적 재미는 그 수천번의 되새김질의 장면일지라도 소설적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작품임이 시작부터 끝까지 나타납니다.. 여성분들이 읽으시면 무척이나 재미있어 하실만한 작품인거죠.. 읽는동안 흐뭇하고 읽고 나서도 그 즐거운 느낌이 오랫동안 남을 수 있는 그런 소소한 재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남자인 저도 참 흐뭇하더라구요.. 그리고 돌이켜 제 나이 스물아홉의 짜증스러움(?)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도 같구요.. 혹시라도 이 글과 이 책을 보실 아직 서른이 넘지 않으신 수많은 스물아홉 즈음의 여인네들에게 또는 남정네에게 혹시라도 지금이 힘들고 지치고 짜증스러운 나이의 인생일지라도 - 저에게는 아주 생각하기 싫은 나이였습니다만 - 앞으로 펼쳐질 당신의 세상은 당신이 만들어 나가는대로 다가온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네요.. 지금 당장은 참 눈물나는 나이일지는 몰라도 돌이켜보면 가장 가치있는 나이가 될 것 같기도 하군요.. 스물아홉, 당신의 인생을 시작하고 만들어 나가는 가장 활기찬 시간이 되었으면 하네요.. 아마 작가인 아데나 할펀씨도 그런 의도로 작품을 집필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스물아홉보다 조금 더 나이를 먹은 제가 돌이켜본 세상도 대강 그러한 것 같습니다만.. 아님 말구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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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문학 걸작선 1
스티븐 킹 외 지음, 존 조지프 애덤스 엮음, 조지훈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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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군대를 제대하고 친구들이랑 여행을 가던 중이었던가 뭐 그렇게 기억을 합니다만 우연히 기차안에서 한 종교인을 만나게 되었죠.. 그때가 아마 9월달이었을겁니다.. 하필이면 옆자리였던 것입니다.. 옮길 곳도 없었죠.. 그래서 한참동안 인류의 종말과 휴거에 대해서 장광설과 성경의 가르침을 늘어놓은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솔깃한 부분도 있더군요.. 그동안 인간이 저질러온 모든 악행들과 그 종교를 믿지않은 사람들의 의심으로 인해 블라블라.. 지금 당장이라도 신을 의지하면 동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날이 이틀후라고 외칩디다.. 근데 그날은 우리의 목적지인 무주로 서울에서 내려올 그녀들을 만나기로 되어 있는 날이었기에 종말이 오더라도 전 그녀들을 한번 만나보고 끝내겠다고 농담처럼 이야기를 했더랬죠.. 하지만 정말일까?라는 일말의 의구심은 들더군요.. 친구들은 웃고 넘겼지만 전 이틀동안 설마하면서도 몇번은 소름끼치는 종말의 예상을 해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녀들을 만나던 날 지구는 그대로 화기애매하게 세상을 지키고 있기는 했더랬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독후평도 쓰는거 아입니까..
 
"종말"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참 애매모호합니다.. 아주 꺼림칙한 찝찝함과 함께 호기심적 결말을 이끌어내주는 공포적 매력도 동시에 지니고 있으니 말이죠.. 설마라는 기준을 두니까 더욱더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으면서도 일어나면 과연 어떻게 될까라는 예상적 공포의 매력이 있으니 말이죠.. 노스트라다무스나 마야달력에서도 2012년을 인류 종말의 해로 예언해 놓았더군요.. 무수히 많은 종말론중에서도 가장 설득력있는 종말론이라는데.. 이제 갓 일년도 채 남지 않았네요.. 과연 종말이 올까요?.. 하기사 종말이 온다고해도 모든 인류가 사라진다는 전제는 거의 없고 조금은 인류를 남겨두는게 기정사실화 되어 있습디다만 이 작품은 대체적으로 그런 의도의 종말후의 지구상의 인류의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종말이라해도 살 넘들은 다 삽디다.. 돈없고 권력없고 믿는 구석 없는 인류들은 다 죽고 말이죠, 농담이었구요..) 여하튼 "종말"이라는 전제를 두고 만들어진 단편소설집입니다.. 말그대로 종말이라는 말에 걸맞은 작가군들이 포진되어 있습니다.. 대단한 거장들이시고 인기작가님들이십니다.. 일단 시작은 언제나 에이스를 내세우곤 하죠.. 그 에이스가 누구라도 이런 작품집에서 먼저 떠올릴만한 분이시죠.. 킹쌤이십니다.. 스티븐 킹이라는 대가의 작품을 필두로 종말이라는 의미의 문제제기와 서론적 기능까지 잘 갖춘 작품으로 작품집의 전체적 의도를 잘 표현해주시고 계십니다..
 
제가 본 건 1권입니다.. 총 12편의 단편이 실려있구요 대체적으로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그 작품의 내용은 모두 판이합니다.. 각 작가의 개성이 잘 살아나 있다고 보고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파올로 바시갈루피의 모래와 슬래그의 사람들이라는 작품과 조지.R.R.마틴의 어둡고 어두운 터널들, 코리 독토로의 시스템 관리자들이 지구를 다스릴 때등을 들 수 있겠군요.. 타 단편들도 그렇게 나쁘진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종말에 이르는 세상의 모습과 그 후의 인류와 개인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만 대체적으로 개연성과 그 연관성을 상당히 독자들이 잘 수긍하게 만들어주신 듯 합니다.. 딱히 직설적인 화법은 아니지만 단편속에 담겨야될 근원적 종말론에 부합하는 주제는 잘 살려낸 듯 하더군요.. 인간의 폭력과 자만으로 세상은 리부팅되고 새롭게 시작되는 세상은 끊임없는 절망의 세상일지라도 포기할만큼의 절망은 없다라는 뭐 그런 의도도 엿보이구요.. 종말에 이르기까지 행한 인간의 잘못에 대한 후회와 반성도 내비칩니다.. 그러지 말자는거죠.. 종말이 오기전에 인간들이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살펴보고 두루두루 행복하고 잘 살자는 뭐 그런 이야기인데 또한 그러면서도 종말이 오길 바라는 듯한 뭐 그런 인간적 이중성도 있다는거.. 웃기지 않습니까?..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일 수도 있으니까요..
 
단편이 주는 묘미를 잘 살린 작품들이긴 합니다만 번역상의 오류도 자주 눈에 띄는 단점이 있구요.. 어떤 의도로 한 것인지 알지만 시작의 킹쌤의 작품속의 결말부의 번역이 읽는데 약간은 곤혹스러웠습니다.. 대체적으로는 상당히 재미난 작품들이고 영화적 상상력과 가상현실적 관점으로도 상당한 즐거움을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구요.. 여러 작가의 단편인만큼 지루하지 않고 각각의 개성적 느낌을 잘 살려주셔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2권도 보고 소장하고 싶은 생각을 가질 정도의 욕심은 생기는 작품이었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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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왼팔
와다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들녘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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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크게 관심을 둬 본적이 없는 분야이긴 합니다만 일본의 역사를 이렇게 또 한번 파악을 해보게 되네요.. 사실 국사에 대해서도 문외한인데 어떻게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 알 수 있겠습니까만.. 이렇게 한 권의 소설을 접하게 됨에 따라 간단하게나마 소설속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에 대해 파악을 해보게 되는군요.. 일본의 역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토요토미 히데요시라는 임진왜란과 무척이나 긴밀한 관계(?)에 있는 풍신수길이 할아버지 아니겠습니까?.. 아마도 이 시점이 일본 역사에 있어서의 1세기에 걸쳐 벌어졌던 전국시대의 혼란을 평정한 오다 노부나가라는 - 일본에서 볼때는 아주 위대한 - 인물을 기점으로 노부나가가 죽고나서 히데요시가 일본을 지배하는 시점의 역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대강 아는대로 내부의 혼란을 외부로 눈을 돌리기 위한 방책으로 임진왜란을 책략했다는 뭐 긴가민가 소식통이 있기도 하더군요.. 역시 역사는 어렵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일본의 역사의 한 단면인 센코쿠시대에 벌어졌던 드라마틱한 소설입니다.. 그러니까 시대적으로 위에서 말씀드린 오다 노부나가가 이 센코쿠시대를 평정하여 전국을 통일한 히데요시가 등장하는 시대 이전의 전국시대라는거죠.. 시기적으로는 15세기 중반경부터 17세기초까지 일본내 혼란이 아주 극심하고 영주들이 전쟁을 벌이던 시절이라는군요.. 이 시절이 요즘 흔히 보여지는 일본 역사의 한단면의 중심이 되는 시대라는겁니다.. 만화책을 보아도, 영화를 보아도, 사무라이, 닌자 뭐 이런것들 나오는 시대는 대체적으로 이 센코쿠시대라고 보시면 된다라꼬 하네요.. 살펴보니 그렇답니다.. 아님 말구요..

 

막부의 시대라꼬 보면 되겠죠?.. 그러니까 무사들이 자신들이 주인들을 위해 지역의 권력 쟁탈전을 수시로 치르는 상황이 이 소설의 배경입니다.. 그 중심에 도자와 가문의 무사인 한에몬과 고다마 가문의 무사인 하나부사 기베에라는 출중한 무인이 있는거죠.. 진정한 무인들입니다.. 죽음을 두려워않고 사내대장부의 기개를 높이 펼치는 뭐 명예가 죽음보다 강한 그런 사람들이죠.. 그들의 싸움을 다룬 작품입니다..실질 주인공은 이 도자와 가문의 영주인 한에몬으로 보시면 되시겠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제목인 "바람의 왼팔"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 주인공이 고타로라는 아직은 열한살의 어린 소년인 것이지요.. 이 소년의 활약상은 소설의 중반 이후부터 실질적을 등장하게 됩니다.. 왜 그가 바람의 왼팔인지 알려주니까요.. 하여튼 소설은 각 지역의 가문의 당주들이 자신들의 세력권을 넓힐 목적으로 지역의 가문들을 흡수 통일하는 전국시대에 빈번한 지역전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속적인 전쟁을 하고 있는거죠.. 진정한 무사도 정신을 명예로 삼고 자신의 신념과 어긋나면 배때지에 빤딱거리는 칼로다가 횡으로 쓰윽~~ 그리곤 내장을 꺼내 자신의 가치를 죽음으로 보여주던 뭐 그런 이야기들을 영화스럽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만화 한 편 재미나게 읽은 느낌입니다.. 근래에 들어서 이렇게 빨리 읽혔던 소설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묘사방식이나 구성방식이 깔끔하고 군더더기없이 단순하게 연결되고 이어집니다.. 대중적 취향에 걸맞는 엔터테이너로서의 느낌 그대로입니다.. 생각할 것도 남는 것도 없지만 읽는동안만은 제대로 집중시켜주는 그런 즐거움말입니다.. 소설 자체도 길기도 않아요.. 보통 500페이지의 소설을 최소 4일 이상으로 읽는 저의 입장에서 300페이지의 소설을 하루만에 읽었으니 다른 말씀은 드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역시 너무 단순하고 명쾌하고 간결하게 정리된 느낌이라 전혀 남는게 없습니다.. 무릇 대중소설의 가치는 재미에 있다고 늘 개인적으로 말씀을 드리고는 있습니다만 너무 단순한 재미에만 치중된 구성은 또다른 욕심을 불러 일으켜줍디다.. 너무 만화같았거덩요.. 아쉽죠..

 

와다 료라는 작가에 대해서 저짝나라에서는 말그대로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신성이라고 불리우는가 봅니다.. 대중적 키치에 맞는 즐거운 소설을 지대루 집필할 줄 아는 작가님이라는 뭐 그런 의미이시겠지요.. 전작인 데뷔작 "노보우의 성"에서부터 그 진가가 드러난 듯 합니다.. 출간되자마자 영화화가 되고 개봉박두라는군요.. 그만큼 대중적 감성을 잘 살린 작가라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일본의 한 역사속의 상황을 전문적으로 그려내는 작가님이시지만 절대 어렵지 않고 즐거운 역사의 상황묘사와 캐릭터의 구성이 흥미롭습니다.. 어려운 책이 지치시거나 일본소설의 독서는 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될 지 모르실 분들에게는 시작지점의 작품으로 선택하셔도 큰 무리가 없지 싶습니다..뭐든 처음에는 쉽게 가야되지 않겠습니까?.. 물론 쉽고 단순하다고 우습게 보지 마시길 바랍니다.. 바람의 왼팔로 귀싸대기 맞아보셨어요?..안맞아보셨다면 말을 마세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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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집의 살인 집의 살인 시리즈 1
우타노 쇼고 지음, 박재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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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친구들이나 동료들끼리 밴드를 결성해서 취미생활이든 전문적인 뮤지션이든 음악을 하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특히나 고딩시절 그런 유혹 한번 안겪어본 사람 드물꺼여요.. 전 그렇게나 드러머가 되고 싶더군요.. 같은 반 친한 친구가 동네에서 잘 나가가던 드러머였는데.. 주위에 여자들이 끊일 날이 없었습니다.. 이 친구가 드럼뿐만 아니라 일렉트릭 기타에도 일가견이 있어 친구들을 끌어모으더라구요.. 특히나 이 친구 때문에 기타에 입문한 한 친구는 거의 지역 고딩중에서 최고의 기타리스트로서 발돋움하는 청출어람의 한 예까지 보여주었더랬죠.. 여하튼 전 그 드러머 친구에게서 드럼을 배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사실 굉장히 친했습니다.. 친구는 어떻게든 저에게 가르쳐 줄려고 했고 전 머뭇거리기만 했죠.. 어떻게 보면 상당히 심한 일탈일 수밖에 없었거덩요.. 그 시대는 그러했습니다.. 딱히 잘하는 공부는 아니었지만 어른들의 말처럼 딴따라가 되기에는 부모님의 불호령이 너무 두려웠던겁니다.. 그렇게 밍기적거리다가 그 친구는 상처를 받았고 대신 다른 친구가 드럼을 배우고 그들과 함께 하게 되었던거죠.. 그렇게 세월은 흘렀습니다.. 대학을 가고 군대를 가고 어느 순간 만난 동창들에게 그 친구의 소식을 듣게 되었죠.. 일본에서 생활을 하더군요.. 사실 주류에서 벗어난 뮤지션들의 앞날이란게 그렇게 녹녹치가 않잖습니까?.. 그 친구도 예외는 아니었나 봅니다.. 힘들게 견디어나가던 친구는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일본이라는 나라를 택해서 국내를 벗어났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중에 하나가 대마초라는 마약에 의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잘은 모르지만 이 마약은 예술적 감성의 극대화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뭐 그런 긴가민가 길가에 떠도는 소문이 전해지더군요.. 뭐 전 착실한 사람이니 이런 말을 꺼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잡혀갈까 두렵기도 합니다.. 심지어 전 그게 무서워 담배도 끊었습니다..(이 이야기는 단순히 개인적 이야기이고 개인적 생각임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꼬투리 잡지 마시라능.. 그냥 지어낸 이야기라 생각하셈!)

 

이런걸 밀실 살인이라고 해야하나요?.. 제목은 "긴 집의 살인"이라는 우타노 쇼고 작가의 집의 살인 시리즈의 1탄이자 우타노선생의 첫 장편소설 데뷔작이기도 하더구요.. 쉽게 말씀드리면 방이 여러개 길게 나열된 집의 밀실에서 살인이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곤 도저히 풀리지 않을 살인사건의 추리를 해나가는거죠.. 내용인 즉슨 5인조 밴드가 시골의 펜션에 자신들의 마지막 밴드 연습을 겸한 MT를 가게 됩니다.. 다케, 야마와키, 고마무라, 도고시, 그리고 홍일점 미타니 마리코가 있죠.. 그리고 매니저도 아닌것이 사진기사도 아닌 6의 멤버 이치노세가 있습니다.. 실질적인 화자 역시 이치노세가 되시겠습니다.. 이렇게 여섯 명이 게미니 하우스에 모였습니다만 도고시는 살해됩니다.. 아니죠.. 자신의 방에서 사라져버렸다가 다음날 오후에 살해된 체로 발견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요?..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지고 이치노세는 나름의 추리를 해보지만 역시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게 되죠.. 그건 읽어보심 아실겁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해결사로 독일에서 유학(노가다?)를 마치고 돌아온 시나노 조지가 있습니다.. 명탐정의 역할을 제대로 해냅니다.. 혼자 똑똑한 척은 다하는거죠.. 밀실살인의 해결사들이 다 그렇듯이 말입니다..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은 과연 어떨까요?.. 현재 가장 잘나가는 추리작가중 대표주자이신 우타노 쇼고의 첫 장편소설의 맛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싫음 말구요

 

간만에 만나본 밀실살인기법의 추리소설입니다.. 근데 싫음 말구라는 말에 더 공감이 가는건 좀 아쉽네요.. 제가 우타노 작가의 책을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첫 데뷔작이긴 하지만 그렇게 와닿는 재미는 없는 듯 합니다.. 의도와 반전과 진실을 알고나서도 딱히 수긍이 갈만한 느낌이 드는 부분이 없더군요.. 사건의 구성 역시 상당히 억지스러운 동기가 이루어졌고 밀실살인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배경적으로다가 크게 독자들에게 어필할만큼의 영향력이 지대한 밀실적 구조가 아니라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고 나서의 상황입니다.. 긴 집이 필요한 이유가 궁금했었는데 아, 그랬구나~라고 무릎을 탁 칠 정도의 개운함은 없었다는 뭐 그런 말입니다.. 게다가 살인이 벌어지고 나서의 사건의 이음새들도 딱히 긴장감을 준다거나 독자들을 심히 집중시켜주는 역할을 제대로 못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또한 갑작스럽게 등장한 탐정 삐리빵상한 시나노 조지의 역할도 개운치가 않습니다.. 막 귀국해 이치노세를 만나자마자 사건의 상황을 대번에 파악해버리고 며칠만에 사건을 해결해버리는 상황과 마지막의 결론적 구성은 그나마 가지고 있는 추리적 호기심까지 뭉게버리는 불상사가 되어버렸습니다.. 전 그랬습니다..

 

첫 소설이자 데뷔작이다 보니 뭐랄까요?.. 현재 작가가 가진 역량의 프로적 냄새보다는 아마추어적 구성이 더 많이 드러나있다라는 - 지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면서 남의 소설을 지맘대로 파악해버리는 - 그런 비전문적 평을 하게 되는군요.. 이러한 전차로 전 별로였다는 말씀을 드리구요..  앞으로 이어질 "집의 살인" 시리즈의 캐릭터 명탐정 시나노 조지에 대해서도 큰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군요..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다음으로 출시될 작품은 다른 분들의 평을 읽어보고 정해야겠다는 얄팍한 마음가짐을 가지게 됩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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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칼리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9-3 아서 왕 연대기 3
버나드 콘웰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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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좀 할 말이 많은 관계로다가 쓰잘데기없는 주절거림은 이 한줄로 그치고 바로 책에 대한 이야기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단히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제목답게 연대기로서의 대서사적 줄거리를 가진 상당히 많은 분량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읽기에 딱 좋게 집필되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잘은 모르겠으나 수많은 아서왕에 대한 이야기들이 보통은 대서사시에 걸맞게 많은 분량(보통 5권 이상 되지 않나요?)을 가지고 있거나 청소년용의 단권의 짤막한 분량을 가지거나 뭐 그런 정도로 봐왔습니다.. 단행본 형식으로 볼때는 이 작품이 가장 대중소설로서의 입맛에 걸맞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더군요.. 3권의 연대기속에 아서왕과 그의 동지들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다 채워져 있답니다.. 뭐 사실은 다른 아서왕 이야기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어 정확한 데이타는 아니란 점을 알려드립니다..

 

이 작품은 한꺼번에 연대기가 출시된 것이 아니라 2년 가까이의 시간을 두고 차례로 한 권씩 출시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부가 출시되기전 1,2부를 읽었습니다만 그 시간이 제법 길었죠.. 하여튼 결과적으로 이렇게 아서왕 연대기 3부작을 모두 읽게 되었습니다.. 아서왕이라는 글로벌적 남성 로망의 영웅을 앞세운 작품이다보니 상당히 거친면모가 돋보이는 야성적 5세기경의 브리튼을 중심으로한 전쟁소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전히 야만스럽고 비이성적이고 마법이 주를 이루는 북유럽적 감성속의 축축한 대지의 기운을 가진 공간적 배경을 중심으로 로마의 속국에서 벗어나 그들의 나라를 세워나가는 초기의 현재의 영국의 역사인거죠.. 로마로 부터 들어온 기독교의 기세가 몰아닥치는 가운데 영국적 전쟁 서사시가 펼쳐지는겁니다.. 그게 진실이든 전설이든 상관없습니다.. 아서왕이라는 존재는 있으나 없으나 우리의 머리속에는 영웅으로 이미 각인되어 있는 인물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좀 더 화려한 역사적 가면을 두른 우리나라의 영웅을 원하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우리의 윗세대(또는 우리세대)는 우리의 역사라는 관점에 대해 보수적이고 무심하고 외면하고 대중적이면 그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거같아 조금은 안타깝기도 합니다만.. 여하튼 저 나라에서는 아니 글로벌적으로다가 영국의 조상인 아서라는 왕(소설속에서는 왕이 되지 않음)은 대단히 남성적 로망의 기준이 되는 분이 되셨다는거죠..

 

아시다시피 아서왕하면 원탁의 기사이고 기사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인지시켜주신 분이시죠.. 그리고 동맹이라는 개념과 절친(?)과 서약이라는 남성적 맹세에 대해 세상의 남자분들의 거친 면모의 감성을 깨우는데 일조를 하신 분이십니다.. 하지만 이 작품속에서는 우리가 아는 원탁의 기사라는 개념은 없습니다.. 그저 군주와 친구의 개념과 동맹의 현실적 역사속의 존재가치가 담겨있을 뿐이죠.. 물론 대단히 멋진 존재 가치를 발산시켜 주시는 분들이 마지막까지 아서와 함께 합니다.. 진정한 동지이자 친구인거죠.. 그중의 한 인물이자 이 작품의 화자이고 전설의 기사인 데르벨 카다른이 주인공인거죠.. 사실 이 연대기의 중심은 아서왕이지만 주인공은 데르벨이라는 그와 평생을 함께한 기사의 이야기입니다.. 데르벨이 바라본 세상과 그의 친구인 아서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거죠.. 소설은 데르벨이 훗날 자신의 과거에 대해 회고록적 역사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기억을 더듬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권인 윈터킹에서 둠노니아의 왕 유서의 서자로 태어나 왕이 되지 못하는 남자 아서가 유서의 아들 모드레드를 왕이 되게 하기 위한 서약을 함으로서 아서왕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 연대기는 모드레드를 왕으로 만들어 브리튼을 통일하고자 하는 아서와 그의 동지들에 대한 이야기인 것입니다.. 그리고 전쟁을 하게 되죠..연대기를 통틀어 수많은 전쟁이 등장합니다.. 하나하나 전쟁의 묘사방식은 아주 적나라한 모습으로 구체적인 영상적 감성까지 독자들에게 선사해줍니다.. 제가 머리가 나빠 공간적 이해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독자중 일인이자만 콘웰 할아버지가 들여주시는 전쟁의 이야기는 도저히 듣다가 오줌누러가는것도 잊어먹을 정도의 집중도를 보여주시니까요.. 하지만 전쟁과 땅따먹기의 구시대적 전쟁의 기준선외에도 인간의 유기적 관계에 대한 사랑과 배신과 권력과 욕망과 본능에 대한 시대적 상황이 절절히 흘러나옵니다.. 그 시대의 비이성적 세상은 참으로 야만스럽고 본성에 기인하는 감성적 야성의 리얼리티가 제대로 묘사되었다고 보여집니다.. 진짜로 그 시대의 그 나라에서는 그러했을꺼라는 확신까지 들더군요.. 가상의 소설임에도 말이죠..

 

무엇보다도 아서왕이라는 존재의 가치에 빛을 내어주는 인물은 멀린이라는 마법사입니다.. 어떻게 보면 현재의 우리가 봤을때는 아서왕보다 더 존재적 가치와 역사적 영웅으로 떠받들어지는 인물이 멀린이 아닐까 싶네요.. 왜냐하면 가장 신에 가까운 인물이니까요.. 위대한 마법사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 작품속에서의 멀린은 까탈스럽고 이기적이고 영웅적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인물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그의 마법과 관련된 내용은 현재의 우리들에게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미신적 집착으로 보여지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멀린은 역시 위대한 마법사이고 대단한 통찰력을 지닌 역사적 인물임에는 틀림없는 존재로 데르벨은 그를 확인시켜줍니다..

 

그리고 화자인 데르벨의 눈으로 기존의 역사속에서 보여진 아서왕의 사랑과 배신에 대한 이야기를 달리 알려줍니다.. 란슬롯과 귀니비어에 대한 이야기인거죠.. 우리가 알고 있는 화려하게 치장된 역사의 이면에 숨겨진 인물들의 진실을 까발려주는겁니다.. 너거들이 알고 있는 애네들이 사실은 똥묻은 쓰레기만도 못한 인물일수도 있다는 사실인거죠.. 물론 그 중심은 란슬롯이라는 은백의 기사의 이야기입니다.. 어떻게보면 1,2부의 아서와 대립의 중심도 란슬롯일겁니다.. 역사적으로는 란슬롯을 위대한 전사이자 기사로 노래하고 있지만 사실은 비겁한 권력추종자의 면모 외에는 가진게 없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배신을 밥먹듯이 하고 권력에 빌붙는 부르조아적 기회주의자의 전형인거죠.. 아서와는 정반대의 성향인 것입니다.. 세상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권력을 탐하기보다는 평화를 사랑하는 한 영웅의 모습과는 말이죠.. 영웅은 스스로 되는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것이라는 말이 그대로 실천되는 인물인 것입니다.. 자신이 의도한 것이 아닌 세상에 의해 영웅이 되어버린 인간이니까요.. 데르벨은 그런 아서의 아픔을 함께하는 주인공인거죠.. 그러나 아서가 사랑하는 귀니비어는 한마디로 여걸인 것입니다.. 귀니비어에 대해서는 근래에 많은 해석이 바뀌었습니다만.. 기존의 귀니비어는 청아하고 고고하며 여성적 자태에 여신의 이미지가 강하지 않았던가요?.. 하지만 실제 기록된 귀니비어라는 인물은 아주 탐욕적이고 권력과 부에 대한 집착과 거친 면모와 군림하고자 하는 속물적 근성이 넘치는 여걸의 이미지를 많이 보여줍니다.. 특히나 1,2부에서는 아주 밉쌍으로 자리매김하죠.. 물론 3부에서 보여지는 귀니비어의 모습은 진정한 여군주로서의 이미지로 탈바꿈하게 되지만 말이죠.. 

 

자, 정리해보면 3부작을 통틀어 제일 중심이 되는 주제는 둠노니아의 왕세자 모드레드를 왕위에 앉히기로 유서왕과 서약한 아서의 이야기이구요.. 그럴려니 주변의 속국을 통일해야되는 과정이 담긴거구요.. 전쟁을 할려면 군인과 기사들이 필요한데 그 인물들이 아서왕의 기사들이자 친구들이구요.. 그 중에 란슬롯이라는 쓰레기같은 인물이 대립각을 세우는거구요.. 물론 모드레드라는 되먹지 못한 왕자의 행동들도 아서를 평생 괴롭힙니다.. 물론 귀니비어와의 사랑과 배신과 아서의 고독도 중요합니다.. 이런 모든 이야기를 아서왕의 진정한 동지인 데르벨이라는 화자가 회고록으로 기록하고 있다는거지요..

 

이 모든 이야기들을 어떻게 간단한 독후감에 담겠습니까만 대략적 이야기는 그러합니다.. 그 속에 5세기의 브리튼의 모습이 모두 담겨있다는 사실만 알려드리구요.. 전 정말 작가이신 버나드 콘웰 할아버지작가님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역사소설을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만 초장에 말씀드린대로 이 작품은 대서사시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읽기에 적당한 분량(?!)으로 구성시켜주시는 센스와 배려가 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적당하지만 그 속에는 모든 이야기와 세상이 담겨있음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죠.. 상당히 꼼꼼하고 섬세하게 이야기적 구성을 맞춰 나갑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누구하나 허투루 여기지않고 그들의 면면을 모두 보여줍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만 이야기가 길어지다보면 애초의 구성이 가지를 치기도 하고 줄기가 두꺼워지기도 합니다만 콘웰 할아버지께서는 그런 우려를 말끔히 제거해주시고 간지러운 부위를 정확하게 찝어서 효자손으로 긁어주신다는 말입니다.. 그 효자손의 역할을 하는게 훗날 데르벨이 회고록을 쓰는 과정에서 회고록을 보게되는 이그레인 왕비인거죠.. 아서와 친구들의 세상이 사라지고 난 후 포위스의 왕비인 이그레인에게 들려주는 역사의 진실인거죠.. 이그레인은 그런 독자들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인냥 하나하나 데르벨에게 작품속에 순간순간 드러나지 않았던 궁금증을 지적해서 들려달라고 하는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즐거운 부분이었죠.. 그런 섬세함이 작품을 읽는데 집중할 에너지를 높여주더란 말입죠.. 생각해 보세요.. 2천 페이지가 넘는 작품을 어떻게 지루하지도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겠습니까?(물론 전 이전에 두 권의 시리즈를 읽었습니다만 이번에 다시 또 읽었거덩요) 그러다보니 읽다가 놓치는 부분도 상당한데 그것을 꼼꼼하게 복기시키고 궁금증까지 유발시켜주는 즐거움을 알려주는거죠.. 아서왕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그레인과 할배 데르벨의 만담들도 꽤나 즐겁더라는 말입니다.. 전 그랬다구요..

 

남성적인 이야기일 수밖에 없고 역사적 배경속에 가공이든 아니든 영웅담을 펼쳐낸 이야기라서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1편의 중반부분을 넘어가면 끝까지 읽지 않으면 못견디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나 이런 류의 소설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는 무척이나 즐거운 작품이 되지 않을까 감히 짐작해봅니다.. 이야기 구성의 맥을 끊지 않고 대서사시를 이어나가는 콘웰 할아버지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라고 생각들구요..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생동감있는 묘사 하나까지 독자들이 원하는 방식을 제대로 알려주시더이다.. 물론 생소한 지명과 이름들과 언어들은 이야기의 흐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불안을 안겨줄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 역시도 1권 중반 이후부터는 글을 읽는다는 전제하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책이든 두께가 만만찮은 작품을 처음 펼치기까지는 쉽지않습니다.. 선택의 부담도 상당하구요.. 한 권만으로도 그 두께가 마빡 깨질 정도의 도끼의 무게와 맞먹는데 게다가 세 권씩이라니요.. 허걱!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꼭 읽어보시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세 권을 이어서 읽어보시는게 더욱더 독서의 즐거움을 한꺼번에 만나실 수 있는 행복이 가득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번역의 대해서 한마디하자면요, 군데군데 도대체 원작속의 언어는 어떤 말이 나왔을까 할 정도의 생각지도 못한 단어들이 등장합니다.. 고개가 갸우뚱하게 되는거지요..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해석한 단어들과 지명과 문장들의 어려움을 한글로 보는 우리들도 느꼈다시피 무척이나 힘든 작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을 이어가는 문장과 대화들의 잡스러움(?)과 읽기 편한 문체의 사용이 좋았습니다.. 그 번역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즐거운 독서의 기폭제가 된 것은 사실이니까요..

 

아서왕이 있다 없다라는 기준은 무의미합니다.. 브리튼의 역사속에서도 존재의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인물이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영웅적 영혼의 역사는 후대의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즐거움이 지대한 것이지요.. 굳이 아서왕이라서 그를 칭송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를 도운 주변의 인물들이 더 정감스럽고 영웅적이기도 하더군요.. 이런 작품을 읽는 것이 좋습니다.. 근데 왜 아직 저는 우리나라의 진정한 영웅들의 모습이 담긴 멋진 작품들을 만나지 못한 것일까요?.. 아직 제가 우물안 개구리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세계적인 아서는 아니되더라도 우리들만의 을지문덕이라도 한번 제대로 찾아보고 싶군요.. 가능하겠죠?.. ..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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