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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상처 ㅣ 스토리콜렉터 1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11월
평점 :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때에는 반공이 국시였던 시절이었습니다.. 유신정권이 사라지고 5공화국이 막 들어서서 대한민국을 유린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막 88올림픽을 유치했다고 전국적으로 떠들썩하게 호외를 나부끼던 시절에 전 한 편의 글짓기로 학교내 최우수상을 받았더랬습니다.. 단상 위에서 전교생이 바라보는 중에 교장샘에게서 상을 받았으니까요.. 내용은 6.25때 괴뢰군의 총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엄마가 알고 있던 할아버지의 과거에 대해서 듣고 생각나는 부분을 적었더랬죠.. 빨갱이와 북한군이 남한 깊숙히 들어와서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되던 시절, 막내 삼촌을 임신하고 계셨던 외할머니와 가족을 남겨둔 체 싸우러 나가셔서 장렬하게 전사하셨다고 말이죠.. 덕분에 그 글짓기 한 편으로 학교를 비롯한 주변에서 소문이 나 한참동안 대단한 영웅취급을 받았더랬습니다.. 하지만 훗날 할머리를 통해서 알게된 할아버지의 과거는 동란중에 빈번하게 발생했던 평범한 시민의 안타까운 죽음일 뿐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가슴 아픈 죽음이었지만 제게 각인된 그리고 주위에 보여준 할아버지의 죽음은 대단한 영웅의 희생이었다는 것이죠.. 물론 전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굳이 밝힐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냥 그렇게 할어버지를 영웅으로 남겨두는거죠.. 그게 잘못은 아니잖아요,
이거 뭐, 순서대로 출간이 안되다보니 구분이 잘 안가기는 하는데 넬레 노이하우스 작가의 타우누스 시리즈의 한 편이 출시 되었습니다.. 찾아보니 시리즈의 3편이라고 하네요.. 제목은 "깊은 상처"입니다.. 흐름이 뒤죽박죽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건이 발생과 추리와 단서와 해결이니 소설의 주변인들의 로맨스나 사랑의 사적인 부분은 흘려버려도 큰 무리가 없지 싶습니다.. 물론 짜증이 나긴 합니다만 이제는 좀 면역이 되네요.. 4편을 먼저보고 2편과 5편을 보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1편을 접한 다음 이제 3편으로 마무리를 하자니 헷갈릴만도 하지요.. 그러니 이제라도 아직 넬레 소세지아줌마의 작품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첫 편인 "사랑받지 못한 여자"부터 필히 보시길 바랍니다.. 물론 시리즈는 뒤로 갈수록 그 재미가 배가된다는 개인적인 평을 함께 드리지요..
전반적인 소세지아주머니의 구성적 짜임새는 변함이 없습니다.. 오히려 사회적, 역사적 의도가 상당히 몰입이 잘 된 작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많은 등장인물들도 변함없이 어지럽게 만들어주고요, 아시다시피 파트너인 보덴슈타인과 피아의 주변 인물들과 사건과는 별개의 이야기들도 꾸준히 이어집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세번째 작품은 사건에 집중할 수 있는 몰입도가 가장 좋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네요.. 아무래도 독일이라는 나라에 배경을 둔 작가의 역사적 인식과 시대적 의도를 반영하려다보니 시리즈의 다른 편들보다 조금 집중을 한 듯 싶습니다.. 독일하면 2차대전의 나치의 역사적 아픔을 떠올릴 수 밖에요.. 이 작품 "깊은 상처"도 그런 역사적 의도가 너무나 짙게 배여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속에 묻혀진 사람들의 배신과 아픔이 그대로 역사의 뒷면에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거죠..
노인이 살해됩니다.. 유대인으로 전쟁후 미국으로 이주하여 대단한 성공을 거둔 아흔살이 넘은 노인이 총살당하는 것처럼 살해됩니다.. 그리고 보덴슈타인과 피아는 수사를 하게 됩니다.. 살해된 장소에는 16145라는 암호같은 숫자가 남겨줘있죠.. 하지만 골드베르크는 미국에서조차 유명인사여서 수사에 차질을 빗고 미국에서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빼앗아 갑니다.. 그렇게 포기될 듯 싶은 사건은 또다른 살인사건으로 표면으로 드러나게되죠.. 헤르만 슈나이더라는 노인 역시 살해되고 똑같은 숫자 16145가 남겨진것입니다.. 그리고 슈나이더의 지하창고에는 친나치의 징표와도 같은 수많은 전범들이 자료들이 드러나죠.. 그리고 이들은 프랑크푸르트와 독일에서 유명한 여성인 베라 칼텐제라는 인물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베라 칼텐제는 현재까지 수많은 사회적 명망이 높고 존경받는 여성경제인으로 귀족으로서의 모습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86세의 노인입니다.. 조금씩 사건의 내막을 파악하던 피아와 경찰들은 칼텐제 가문의 진실에 대해 하나씩 밝혀나가기 시작하고 노인들의 죽음과 관련한 용의자 로버트 바트코비아크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역시 칼텐제 가문과 연관이 있습니다.. 모든 사건의 진실은 칼텐제가문의 정치적, 경제적, 역사적 이야기로 뭉쳐지고 베라 칼텐제는 살인의 위협에 놓이게 됩니다.. 과연 이들의 즉음과 살인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정말로 넬레 노이하우스 소세지아줌마의 작품은 줄거리를 정리하기에 어려움이 많네요.. 사건의 이야기의 구성이 워낙 꼼꼼하고 주변의 인물들과의 연계도가 워낙 방대해서 참 적고 정리하고 추리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제 능력이 안되기 떄문이기도 하고 말이죠.. 여하튼 이번 작품은 제대로 기억나지 않은 전작들에 비해서 상당히 몰입이 잘되는 이야기 구조입니다.. 물론 초반의 지루한 구성적 이해도는 이제는 좀 면역이 되었지만서도 그래도 어느수준에 이르기까지는 따라주지 않는 머리의 능력으로 인해 시간이 좀 걸리긴 합니다만 초반의 도입부를 넘어서면 아주 좋습니다.. 특히나 숨겨진 과거사와 인간의 추악한 일면을 조금씩 파헤치는 부분은 울 소세지 아주머니의 특기이니 뭐 두말 할 필요는 없죠.. 겉으로 보여지는 인간의 모습과 그 속에 숨겨진 추악한 악마적 본성에 대해 찰지게 표현해내는 역량은 거의 프로급이시니 말입니다..
역사적 아픔과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은 참 공감스러우면서도 무섭기까지 합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읽게 되는 독일의 이야기지만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네요.. 아마도 이 작품을 접해 보시는 많은 분들에게는 오히려 전작들인 시리즈들보다 더 공감하고 집중하고 즐거워하실만한 소재인 듯 싶네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울 넬레 아주머니는 소설의 시놉이나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 상당히 조직적이고 꼬아서 연결시키는 장점을 가지셨으니 복선 아닌 복선들을 중간중간 넣어 놓으시는 상황이 조금은 지리해지는 짜증스러움도 있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분명 이사람이 뭔가 있어보이는데 뻔히 눈에 보이는 수작을 부리고 쉬쉬하다가 나중에 드러나는 식의 모습과 똑똑치 않은 독자들이라도 이쪽에서 뭔가 연기가 피어나는데 저쪽에다가 소화기를 갖다 대는 형태의 어설픔이 조금은 남아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몇 편 읽다보니 나름 제가 잘났다는 자체 추리력 급상승 모드가 되버렸는지도,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제가 느끼는 부분이고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엔 전체적으로 그려낸 범죄소설과 역사적, 사회적 연결과 상황적 재미가 더 큰 부분으로 작용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뒤로 갈수록 집중되는게 아주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순서대로 보시는게 좋겠지요, 말씀드린대로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그 재미가 더 나아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4편이 가장 히트를 치고 꾸준한 독자들의 부름을 받고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3편과 4편의 재미가 현재까지 나온 시리즈중에서 가장 나아보인다는 개인적 독후감을 피력하면서 제가 소세지아줌마라고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애칭을 넬레 노이하우스작가님에게 불러드리는 것에 대해서 혹시라도 잘 모르시는 분들은 넬레 작가님의 약력을 읽어보시고, 오해는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전 천하장사 소세지를 가장 사랑합니다.. 누런거,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