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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매화
미치오 슈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라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뭐 이런 비슷한 제목의 영화도 있었던 것 같긴한데 패스하구요..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어리나 젊으나 나이가 드나 연세가 많으나 누구나 자신만의 비밀 한 두개쯤은 짊어지고 살아간다는거지요.. 그게 크든 작든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숨겨진 이야기는 꼭 있다라는 말입니다.. 보통은 그런 비밀들은 어둡고 아프고 고통스럽고 드러내기 부끄러운 이야기일때가 많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곳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사람들도 자신만의 비밀이 있을테지요.. 그리고 그 비밀속에서 희망을 찾을 수도, 망각의 저편으로 묻어버릴 수도 있을겁니다.. 저 또한 세상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이 있습니다.. 하지만 털어놓고 싶죠.. 아직까지 그 대상을 찾지 못했다고 보는게 좋겠지만요, 가족이 있으시니 부인에게 털어놓으시면 되잖아요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 가족이기에 더 조심스럽고 숨기고 싶은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누구나에게 간직된 그런 비밀들을 털어놓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그런 자신의 입장을 알아주고 공감해주는 이야기를 만나게 되면 아, 나와 같구나라는 일종의 토로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는 거지요.. 그런 작품이 아마도 "미치오 슈스케"의 요즘 작품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나 "광매화"
미치오 슈스케는 그만의 스타일이 확고하게 자리잡은 듯 합니다.. 이런 스타일이 많은 독자분들께서 그의 작품에 집착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한마디로 미치오 슈스케는 독자들의 마음속에 간직한 모든 아픔에 독심술을 부리는 작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직 어린 양반이 말이죠(칭찬입니다).. 상당한 공감적 묘사가 두드러지는 작가님이시기에 그의 작품을 읽어본 많은 독자분들이 그의 작품을 사랑하게 된다는거지요.. 하지만 잘은 모르지만 초창기의 미치오상의 작품들은 호러와 스릴러적 추리의 영역에 많이 치우쳐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그의 초기의 작품을 읽어보질 않아서 제가 평가를 하진 못하겠지만 근래들어 그가 보여주는 문학적 감성은 정말 나와 같은 이야기처럼 인간적인 냄새가 진동하는 것들이라 좋더군요.. 근데 단순히 인간적인 따스함만이 있는게 아니라 미치오상 특유의 장르적 감성속에 잘 스며든 상처받은 우리들의 모습과 그것들을 보듬어내는 이야기라서 더욱더 와닿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중에 이번 단편집 "광매화"가 아주 그런 미치오 슈스케의 감성을 잘 표현한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총 여섯편의 단편들로 묶여 있습니다.. 일종의 연작의 형식인데 말이죠.. 하나의 단편이 끝나면 다음 편은 인물들과 스쳐 지나가 듯 만나는 사람이나 주변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또 엮어 나갑니다.. 그러니까 이 모든 단편속의 인물들은 가까운 지역에서 생활하고 모여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주변의 모습인게죠.. 첫 편인 "숨바꼭질"의 도장가게 아저씨의 과거의 아픔과 모습을 그리고 있고 "벌레 쫓기"는 같은 동네에서 사는 친구가 많지 않은 남매가 강둑변에서 곤충을 잡으려다 겪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겨울나비"는 한 노숙자가 남매에게 말한 이야기의 진실을 참회하고 지난날의 자신이 겪은 아픔과 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후회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음 편인 "봄나비"는 겨울나비의 노숙자가 어린시절 함께 했던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녀가 지금 살아가면서 주변의 생활과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는 따사로운 이야기죠, "풍매화"는 또다시 주변에서 함께 스치듯 이어진 성인 남매의 개인사와 이야기를 다루고 있구요.. 마지막 편인 "아득한 빛"은 성인 남매중 누나인 초등학교 교사가 직면한 학생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아주 공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배경속에서 많은 인물들의 유기적 관계와 사회적 구성속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들인거죠.. 너와 내가 살아가는 이 곳에서 가지고 있는 수많은 비밀과 아픔과 회환과 외로움과 고립과 무관심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이 모든 이야기들에게서도 희망과 행복은 언제나 존재한다는거죠.. 그런 이야기입니다.. 책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작가, 커피 한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작가... 뭐 이렁거, 아님 말고
처음에도 말씀을 드렸다시피 미치오 슈스케작가는 그만의 스타일이 이제는 확고해진 듯 싶습니다.. 그동안 초기의 장르틱한 이미지가 이제는 보다 휴머니티스러운 공감적 감성으로 진화되었다고 봐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슈스케가 초기에 가지고 있는 미스테리한 구조가 바뀐건 아닙니다.. 이 작품의 단편들의 첫 세 편은 그런 미스터리와 인간애의 구성이 너무나도 잘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이 슈스케표 소설인거지요.. 전 그렇게 봤습니다.. 길지 않은 이야기의 단편속에서 하고자하는 의미를 모두 부여해 넣기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겁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미치오상의 작품경향상 저는 단편집이 더 잘 어울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단편만 많이 읽어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짧지만 그 속에 담긴 내포적 감성과 느낌을 이렇게 잘 표현하는 작가를 저는 여즉 본 적이 없습니다.. 동양적 사고와 가치관과 생활의 기준에서 볼때 제가 아는 몇 안되는 일본 작가들을 통틀어 보아도 가장 우리네 인생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작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작가가 만들어낸 이야기들이 재미집니다.. 공감이 잘 되는 이유도 그런 중심적 의도를 잘 포착해서 이야기로 만들어내기 때문이겠지요.. 아직 어린 양반이 말입니다(역시 칭찬입니다)..
일본소설류보다는 영미나 서양적 스릴러소설에 보다 많은 인센티브를 던져주는 저이기에 개인적으로는 일본소설에 나름의 선입견과 낮게 보는 평가도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소설의 문장이나 묘사적 측면보다 내용상의 서사에 중점을 두고 줄거리적 재미에 독후감을 많이 할애를 하는 성향인지라 일본소설에서 느껴지는 감성적 공감대에 큰 평가를 주진 않죠.. 조금은 빡빡하고 구성상의 충실한 느낌이 많은 영미쪽의 스릴러나 추리에 재미를 많이 느끼게 됩니다.. 일본소설을 많이 안읽어봐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분명히 그럴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번에 미치오상의 감성적 공감들이 그동안 몇몇 작품속에서 느꼈던 "얘, 나름 괜찮다"의 이미지에서 "와우, 얘 정말 괜찮다"로 바뀐 듯 합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작가이기도 하구요.. 근데 솔직히 제가 단편집만 읽어봐서 장편소설은 어떤지 찾아봐야겠군요.. 장편까지 읽어보고 좋으면 완소해준다, 하기사 뭐 내가 소중하다해준다고 별반 달라질 건 없긴 하지만,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