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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환자
재스퍼 드윗 지음, 서은원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8월
평점 :
1. 얼마 전에 상당히 직설적이고 자기 멋대로인 동화작가가 주인공인 드라마를 본 적이 있습니다.. 기존에 본 적이 없는 캐릭터였던지라 여주인공에 대한 매력이 잘 드러나더군요, 요즘은 본방을 사수하지 않더라도 넷플릭스같은 곳에서 시즌을 통으로 보여주기때문에 쭈욱 이어서 보는 맛이 남다릅디다... 시작은 아이들이랑 엄마때문이지만 흘깃흘깃 보다보니 상당히 매력있는 작품이더군요, 흔한 통속드라마의 전형적인 면도 있지만 화면들이나 스타일면에서 상당히 발전한 면모도 보이고, 동화를 이용한 챕터의 구성이나 이미지들도 아주 좋더라구요, 이런, 드라마 홍보하려는게 아닌데, 여하튼 드라마속의 배경은 한 지역의 정신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남주의 직업이 보호사이고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가진 정신적 결함과 약함과 의지의 빈약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아픔들을 다루는 목적도 큰 작품이었죠, 인간의 정신은 참 강하면서도 약합니다.. 쉽게 허물어지고 또 망각하고 새롭게 자립하곤 하죠, 많은 정신질환들이 소통과 이해와 포용등으로 완화되어지고 잊혀지곤 합니다.. 너무나도 연약한 누군가의 정신이 어떻게해서든 자신의 의지로 일어서고 굳건히 지켜내기 위해 이런 저런 도움을 받곤 합니다.. 무엇보다 혼자서는 치료할 수 없는 부분을 인간관계와 생각의 확장으로 조금씩 스스로를 변화시켜 나가곤 합디다.. 사실 전 아직까지 허물어질만큼의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요즘은 힘들고 지치고 괴롭고 이겨내기 힘들때 자신의 모든 것을 소통하고 의지하고 개선할 수 있는 정신의학의 도움을 받는 것이 그렇게 주변의 눈치를 보는 시대는 아닌 듯 합니다.. 아닌가, 눈치보나, 그래서 나도 굳이 힘들어도 혼자 참고 마는건가,,,,하는 생각이 잠시....
2. 사실 일반적인 우리의 입장에서 의학적 분야중에서도 정신과 치료와 관련해서는 대중적으로 조금은 도외시하는 경향이 없지않아 있지 않나요, 일종의 치부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않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의학의 영역에서 정신과 분야는 대단히 높은 퀄리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는데 진짜인지는 몰게꼬, 여하튼 인간의 정신영역이 아주 복잡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치료영역인 관계로 일반적인 심리학적 관점과는 다른 접근들이 다양하게 접목되는 뭐, 블라블라 하더군요, 물론 자기들만의 분야의 전문성과 지적 자부심은 누구나 있겠지만 말입니다.. 인간의 이성이 적용되지 않는 정신적 질환의 치료와 그 방법들을 대단힌 고능력의 이성으로 찾아야되는 불합리적 방법들이니 쉽진 않겠죠, 아님 말구요, 사실 인간의 머리속을 어떻게 다 이해하고 파악하겠습니까, 우주만큼이나 끝없는 생각의 공간들이 존재하는 곳인데요, 아무리 이해햐려고 들어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하는 곳이 인간의 뇌와 정신영역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전제로다가 이 작품을 읽다보면 한순간 충격적인 반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생각치도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는 인간이란,,, 정확한 산원은 알려지지 않은 필명의 재스퍼 드윗이라는 작가의 작품인 "그 환자"입니다.. 소설 역시 실재하는 것처럼 다루지만 알 수 없지요, 언제나 소설은 허구를 중심으로 실재를 다룬 것들이니...
3. 작가는 시작부터 자신의 의도와 상황을 아주 상세하고 현실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파커라는 이름의 정신과 의사는 자신이 경험한 상황과 정신적 질환의 영역에서 벌어진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실재함을 전제로 다가섭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을 수 없는,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이야기라는 점도 확실히 하고 있죠, 전도 유망한 엘리트 정신과 의사인 파커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속에서 가장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의 직장을 구합니다.. 코네티컷주의 재정이 어려운 주립 정신병원을 택한 파커는 뉴 잉글랜드의 차가운 바람속에서 병원으로 첫출근을 합니다.. 출근과 함께 그의 눈에는 아주 충격적인 사실이 눈에 띄죠,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환자에 대한 이야기와 그로 인해 간호사와 보호사들이 줄줄이 고통을 겪는 상황을 목격하고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기에 '그 환자'의 치료가 가장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병원 내에서도 드러나지 않은 '그 환자'인 일명 조라는 인물은 수십년동안 병원에 갇힌 체 그를 아는 소수의 인원들만 그의 방을 출입할 수 있는 괴물같은 존재입니다.. 도대체 왜, 조를 접촉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청난 고통에 직면하고 심지어 죽음을 당하기까지 하는 지, 파커는 시간이 지날수록 궁금증이 커져만 갑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가장 오래되고 노련한 간호사인 네시에게 조에 대한 관심을 이야기하지만 네시는 절대 가까이 가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네시 역시 유일하게 장기간동안 조와 접촉하면서 투약을 하는 간호사이기에 파커는 오히려 더 심해지는 조의 정신질환의 병력에 관심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는 집착과도 같은 자신의 치료 욕심에 조의 이력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여섯 살부터 병원에서 격리된 조의 챠트에는 오히려 의문점만 더 커집니다.. 그러던 중 네시 간호사의 자살이 일어나죠, 그리곤 파커의 집착과 요청에 따라 병원장 로즈는 조의 치료를 파커에게 일임합니다.. 과거 자신이 조를 담당하며 일어났던 일들과 그간의 치료이력을 함께 설명하면서 파커가 조의 병을 치료할 수 있길 바라지만,,,,,,,, 그렇게 조를 첫대면한 파커는 도저히 괴물이라고는 느낄 수 없는 연약한 인간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4. 우리 사회의 주변과 관련된 대중적 심리스릴러만 자주 보다가 전문영역의 정신질환을 다룬 작품을 보니 조금 새로운 맛이 있습니다.. 상당히 짧고 깔끔하게 이루어진 작품이다보니 집중적인 면이나 속도감이 제법 좋습니다.. 상황의 전환이나 전개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파커라는 정신과 의사를 중심으로 한 '그 환자'와의 대면과 그 상황적 전개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초반에는 미스터리한 인물의 상황적 고립과 숨겨진 진실에 대한 진실 찾기의 흐름으로 이어지다가 직접적인 대면의 상황에서 파커와 조의 스토리속에서 독자들은 또다른 반전의 매력을 만나게 되죠, 이러한 흐름은 후반부의 조로 인해 파커가 알게된 진실의 충격적이고도 엄청난 반전의 진실은 또다른 즐거움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아주 짧습니다.. 게다가 단순한 이야기구조입죠, 말 그대로 '그 환자'에게 주어진 상황의 미스터리를 찾아내는 구도입니다.. 파커라는 인물을 그가 경험하고 겪은 인간의 정신적 영역에서 도저히 밝혀낼 수 없는 진실의 결과를 독자들과 나누려고 하는 겁니다.. 상황이 꼬이고 이어질 수록 독자들은 주인공이 겪는 상황의 혼란속에서 함께 공조하면서 어떤 것이 진실인 지 확신할 수없는 상황을 따라갑니다.. 무엇보다 후반부의 결과와 마무리는 믿고 안믿고의 차원을 벗어난 아주 어지러운 현실과 비현실과 이성과 환상과 공포와 두려움과 혼란이 가중되는 대단히 오픈된 결론으로 치닫죠,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의 결말이 이 작품의 백미였다는 생각을 합니다.....
5. 근데 너무 짧고 단순하게 이루어진 이야기의 구조가 아쉽습니다.. 상황이 주는 서스펜스와 이야기의 흐름이 제법 멋드러지고 잘 어울리는데 작가는 이 스토리가 실재인냥, 현실인 것처럼 만들기 위해 너무 다큐먼터리적인 방식으로 객관적 시점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파커의 상황들이 주는 독자적 공감과 심리적 혼란을 보다 리얼하게 묘사하고 그가 만나는 상황들이 아주 끈적하면서도 농밀한 감성과 정신역학적 전문성과 의학적 지식등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와도 딱히 지리하지 않았을 것 같은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초반의 '그 환자'에 대한 주변의 이야기들과 파커가 진실을 밝히려는 미스터리한 병원내의 상황들과 인물들의 이야기와 소문들의 진상인 그 환자 '조'의 신비스러운 이야기에 흥미를 덧붙여주셨더라면 하는 생각도 있구요, 중간은 그렇다치고 후반부의 급격한 반전과 흐름의 결과물이 너무 직접적이고 단순하게 드러나는 부분도 아쉽습니다.. 이 또한 작가가 의도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염두에 둔 것인 지는 모르겠으나 어차피 이 작품은 소설이자나, 굳이 그렇게까지 깔끔하게 정리하고 단순하게 문장, 문단을 끊어서 정리할 필요는 없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마지막의 몇장의 결과물이 주는 오묘하고 애매하고 혼란스러운 마무리가 더욱더 이 작품의 즐거움을 배가 시켜주었다는 점에서 그나마 개인적으로는 위안을 받습니다.. 또 모르지요, 초중반에 주절거림이 많았으면 후반부와 결말의 매력이 반감되었을 수도, 하지만 난 아니라고 봐, 작가님, 느무 깔끔했어,
6. 그래도 짧고 강한 임팩트는 무시 못하는 즐거움입죠, 한여름의 폭염속에서 이 작품이 주는 심리적 두려움과 환상 공포의 설정은 아주 매력적입니다.. 전문적인 정신의학의 영역속에서 비현실과 현실의 상호작용이 주는 혼란스러움(?!)은 작품을 읽는데 상당한 집중을 보여줍니다.. 군더더기가 없이 벌어지는 상황을 짧고 속도감 넘치게 이어나가는 방식이 작품의 분량에 흡족한 집중과 가독성을 보여주죠, 그동안만큼은 더위나 주변의 짜증스러움을 잊고 작품속에서 션함을 만끽할 수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진 않지만 단순한 설정과 구성의 깔끔함은 이 작품속에서 그 위력을 제대로 발휘한다는 것이죠, 막 정신질환의 영역이 어떠니, 인간의 멘탈이 어떻게 무너지니, 인간들이 어떻게 서로에게 반목과 질시와 욕망과 배신등으로 정신적으로 아픔을 겪고 또 이를 이겨내는 인간승리의 감동스러운 전형성같은 흔한 이야기들은 이 작품에서 딱히 다루지 않습니다.. 아주 현실적이고 하나의 대상속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비정함과 함께 의학적 이기심과 편견과 선입견과 인간의 본성이 가져다주는 약함을 드러내고 있죠, 우린 누구나 각자의 정신적 약함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게 열등감이 될 수도 있고 죄책감이 될 수도 있고 자괴감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숨겨진 잔인성과 폭력과 비이성적 공포가 될 지도 모르죠, 누군가는 그런 우리의 연약하고 무너지기 쉬운 머리속을 들여다보고 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그 숨겨진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가 꼭 갇혀진 병원에만 있으라는 법은 없죠, 지금 이순간 당신의 주변에서 당신의 지켜보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나한테 오지마, 오면 주그쓰, 땡끝